COC
작성일
2022. 9. 10. 21:16
작성자
굔정뱅이

2022.09.03 [오웬모모] 히스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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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웬 다비엔 칼드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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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ath bell:곧 시간인데 캐입으로 각오 한마디 좀
 
오웬 다비엔 칼드웰:어떤일이 있어도, 배신하지 않는것이 있으니. 그저 서로를 믿고 열심히 하도록 해볼게.
 
heath bell:힘내자!!!
 
 ꧁ₒₒ▫ᵒᴼᵒ•.¸꧁࿚ପଓ ꧂•´ᵒᴼᵒ▫ₒₒ꧂ 
 
 
히스꽃위
 
 
COC 7th fanmade scenario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어?나는 네가 필요했어.나는 만 필요했어.
 
시나리오 타이포
 
 
KPC 모모에
 
PC 오웬 다비엔 칼드웰
 
2022. 9. 3 PM 6:30 ~
 
히스꽃아래
 
장면전환
 
절벽에 핀 히스꽃에리카 - Heath - 의 꽃말은 고독
 
 ꧁ₒₒ▫ᵒᴼᵒ•.¸꧁࿚ପଓ ꧂•´ᵒᴼᵒ▫ₒₒ꧂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놈의 가문의 명성.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휴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질 않는군요.
 
 
모두 이 결혼과 축하연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 모두는 아닌가.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 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영략없이 웃는 얼굴입니다.
 
봐요.
 
지금조차.
 
상냥하게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그는 당신의 파티 준비를 돕습니다.
 
깔끔한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돈해줍니다.
 
모모에:괜찮으세요? 그러니까, 으응... 이런 정략 결혼이라도...
 
오웬 다비엔 칼드웰:...피곤해. 괜찮을리가 없지. ...그리고, 우리끼리 대화할때는 말은 놓으면 좋겠어. 그렇게 하자고 몇번 말했던것같은데... (피곤한 눈을 슬 감으며, 네 손가락에 제 머리카락을 맡기듯 고개를 살짝 기울어 제 뒤에있는 너를 바라보았다. 이 나이에 이런일을 쉽사리 받아드릴수가 있겠는가, 어이없고 현실성없는 상황에 저도모르게 웃음이 다났고) 괜찮지 않다고 하면, 취소할수 있을까? 얼굴도 모르는 사이인데...
 
모모에:아무래도... 그렇겠죠? 헤헤... 도련님 가슴에 구름이 진거 같아 보이셔서 심려되요. 천둥은 안 쳤으면 좋겠지만... (피곤해 보이신다... 그런 시시콜콜한 말을 잇지 못하고 분위기에 어울리지도 않게 히히 웃었다. 준비를 돕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몰라서.) 결혼을 하지 않을 순... 으응, 없겠죠. (없느냐고 묻기엔 잔인했고 확언하기엔 현실이 선명했다. 아마도 제가 취할 수 있는 대답은 이런 어중간한 것들 뿐이리라.)
 
오웬 다비엔 칼드웰:...천둥은 치지 않아. 비는 내릴지도 모르겠어. 당장 내일인데도 와닿지 않아 그런걸까, 햇빛하나 들지않고 구름만 잔뜩 낀것같네. ...그래. 평소라면, 금방이고 밝아왔을텐데.
 
(햇살보다 따스한 네 웃음을 보자하면 제 마음이 편해질만도 한데, 어지간이 현재의 상황이 맘에들지 않나 보구나. 여전히 잿빛속에 이제는 앞으로 예전처럼 편하게, 아니 혹은 아예 보지못할 네 웃음을 이렇게 아쉽게 보내야 할지도. 머금지 못해 아쉽다)
 
...있잖아. 모모에. 어릴적부터 알았잖아, 우리. ... (괜시리 내려앉은 시선은 제 손끝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어때? 내일당장 내가 결혼한다는 사실이. 감정도, 애정도, 그 무엇하나 없이 ...네가 알고 있는 내가. 누군가와 함께 생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는게.
 
모모에:헤... (어쩐지 눈치가 보이는 거 같다. 자신은 비단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쓸려서. 예쁜 솜사탕도 아니고, 회색으로 칙칙하게 물든 솜구름이 가슴에 한 가득 품고 있는 사람을 보고 그나마 천둥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라고 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래서 제 태도가 이리도 애매하고 미묘한 것이겠지. 그러니까 웃으며 당신의 옷 매무새 따위를 정돈 했고.)
 
모모는 아직도 그 때를 선명하게 기억한답니다. 그러니까 으응... 그러니까, 도련님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말을 쉼없이 골랐다. 무어라 전하기엔 상황도 장소도 그걸 다 막는 것 같아서. 무엇보다 당신의 기분이 가장 중요해서.)
 
오웬 다비엔 칼드웰:(말을 이어갈수록 너에게 듣고자 하는 대답은 들을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아직 어리석은 탓일까, 분명 스스로 인지하고 있음을 알았지만, 아쉬움만 커져갔다. 현재를 살지만 당장 1초전이 되돌릴수 없는 과거과 되는것처럼, 내일이라는 미래가 다가올수록 이 짧은 현재 속 너는 후회만 가득남을 과거를 남기고 있었다)
 
...그러니까. 도련님 말고 오웬이래도. (슬쩍 아쉬움에 감은 눈과함께 어깨를 으쓱였고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미안해. 네가 하는 말에 하나하나 토를 달 생각은 없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원하지 않는 결혼을 치루는것에 행복은 찾기 어렵지 않을까. 너에게 거짓말은 하기 싫지만, 또 이렇게 투덜되는것같아서 미안하게 생각해. 내가 네 자리라면 쉽사리 말을 꺼낼수 있었을까 싶으니깐. 알면서도, 냉정적으로 판단하긴 어려운거구나. (괜히 옷소매 단추를 한번 풀었다. 오늘따라 조금은 답답해서. 몸을 살짝 돌아 너를 마주하고는) ..내일 만날 여자가, 크게 질투심이 많은 여자가 아니길 바래. 난 무슨일이 있어도 친구 한명은 자주 만나고 싶거든. .... 결혼을 한 상태에서는 아내가 되는 분에게 매너없는 행위일려나.
 
모모에:(아주 천천히, 아주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며 고르기에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이 또한 상냥함이 제 작은 몸에 담기엔 넘쳐 흘러 그러는 걸테지. 혹시라도 알면 큰일나는데, 혹시라도... 퍽 상냥한 손길에도 불과하고 불온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더라. 제 손으로 번듯하고 말끔하게 만들어 놓은 모습이 새삼 거울에 보였다. 그 뒤엔 자신의 웃는 낯이 보였고.)
 
괜찮아요! 그냥, 심란하셔서 그런거겠죠. 아는 걸요. 정말 괜찮아요. 그것도 그렇지만 확실히 모든 일정이 빠르긴 했어요. 으음...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을거에요. 모든게 괜찮아 질거에요. (나쁜 아이. 나는 나쁜 아이일거야. 아닌 듯 하면서도 결국 대답하지 못한 것들 투성이니까. 그럼에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잔인한 상냥함이었다.)
 
준비 다 된거 같아요. 모두가 기다릴거에요. 엄청 멋있으세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래.
 
(어려, 지독하게 어리구나. 이런것에 축 쳐지는 제 자신이, 거울속 보이는 얼굴은 너무나도 읽기 쉬워 쓰게 웃어보았으나 더욱 숨겨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마 너도 알고 있으리라. 어릴때부터 지독하게 착하고도 남을 위해 제것을 내려놓는 너라서, 그런 네가 내 얼굴을 읽지 못할리가 없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칭얼거리고 있었구나. 창피하기 그지없었다)
 
....결혼식은 내일인데, 지금부터 이렇게 차려입어야 하는거야? ... 고마워. (소매 단추를 다시 채우고, 제 옷깃을 고쳐입었다. 말끔하고, 네손길 안간곳이 없는 모습. 이것마저 아쉬워질것같아 제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천천히 뒤돌아서서는, 곱게 모아놓은 네 손을 풀어 두 손으로 네 손등을 쓸어보았나)
 
여태 고맙다고 제대로 말 못한것같아서.
 
(이손으로 저보다 험한일을 많이도 했을텐데 여전히 곱구나. 제대로 이리 잡아본것은 처음인것같다. 가느다란 손목과 보드라운 손등을 두 엄지로 쓸고나면, 소중한것을 쥐어보듯 감싸고 작게 두어번 흔들었다)
 
너무 빨리 인사하는걸까. 정말 헤어지는게 아닐수도 있고 말이지. 고마웠어. 친구로써, 그리고 사용인으로써. ...이제 갈까? 남들이 보면 오해할수도 있겠고. 참으로 큰일이겠네 그건. 내일 당장 결혼해야할 남자가 다른 여자의 손을 잡고있는걸 보면. 곤란해 질거야. 친구랑 악수도 못하고, 도련님으로 살기 참 힘들다. 갈게 모모. 이야기, 고마웠어. (어깨를 으쓱이며 못이기겠다는듯 하하 웃고는 네 손을 내려놓았다)
 
이미 준비도 모두 마무리됩니다.
 
무어라 더 말하기도 전 사용인들이 찾아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장면전환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하게 지키고 선 그가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주위는 어디를 보아도 왁자하기만 합니다.
 
몇몇 귀족들이 다가와 왁자하게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댑니다.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heath bell: .
 
.오랜만일세!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있는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주위를 둘러보면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습니다.
 
 ✷ 듣기 판정입니다. ✷ 
 
오웬 다비엔 칼드웰:
듣기
기준치: 55/27/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heath bell: .
 
.그러고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며?
 
.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아.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당신을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가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안녕하십니까, 라던지. 과찬이십니다, 라던지. 감사할 나름입니다 라던지. 별 마음에 없는 말들과 함께 웃어보았다. 제 생각과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그 상황과 직위에 맞게 행동하는것에는 지독하게도 익숙해져 있어서, 즉 제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것은 일찍히 느끼고 있었다. 누구를 원망하지는 않았으나, 남들이 탐내고 높게 보는 이 자리를 한번이라도 감사하게 느낀적이 있었는지. 편히 잘수 있고 배가 고프면 입에 들어오는 음식을 당연시 여기는것은 아니였지만)
 
…후우.
 
(사람들이 오고가며 잠시 몇초라도 혼자 남는 이 시간에는 한숨만을 내뱉었다)
 
실종이라.
 
(차라리 듣지 못했다면 좋았을걸. 머리가 지끈거려오는지 두 손으로 쉽게 풀리지 않는 미간을 지근 눌렀다. 멍청하지. 머리가 아프고 꽉 차있으면 외부의 것을 차단하면 되는데도, 그럼에도 지식을 삼키는 어리석은 오래된 버릇이었다. 결혼하는 상대의 그런 소문도 알지 못했다니. 정말 쉬쉬하는 분위기였나 보구나. … 얼굴도 알지못하는 제 미래의 아내의 첫 소문이 이딴것이라니. 참으로 제대로 돌아가는것 없다 싶어 어이없음에 숨섞인 웃음을 내보냈나)
 
…머리가 아프군.
 
오웬 다비엔 칼드웰:(미간사이를 눌러도 풀어지지 않는 머리의 긴장감에 저도 모르게 혼잣말이 세어나왔을까. 다른날보다 더욱 표정관리가 힘든듯, 몇차례 의미없는 인사를 주고받으면 힐끗 제 옆에 조용히 서있는 너를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
 
조금 쉬고싶은데. ….5분이라도 좋아. 안될까.
 
피곤한 시선 너머 저 먼 발치에 있는
 
결혼 대상 집안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린튼 가.
 
문득 당신은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을 떠올립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가문.
 
러나 희한하게도 저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미친 이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은 그 정도입니다.
 
 
곁에 서서 있던 그는 당신의 부름에 낯이 화악 펴졌다가도
 
 
린튼 가를 보자마자 무슨 일인지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적대감이라고 할까… 어쩌면 그냥 뻘뻘거리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꼴을.
 
 
당신의 친척이 다가와 웃으며 잔을 건네는 순간에도요.
 
 
인사해야지. 이제 사돈인데 말이야.
 
 
인사하지 마세요,
 
 
인사하지 말고 그냥 저랑 나가요…
 
 
낮게 속삭이는 소리만이 들립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너도 네 얼굴을 잘 알듯, 나또한 네 얼굴을 잘 안다. 얼마나 많이 네 얼굴과 표정을 읽으며 살아왔는지. 그 작고 환한 웃음도 참으로 다양했다는것을. 안절부절해하는 네 모습은, 본적 없는 너의 모습이다. 환청이었을까, 내가 듣고싶었던 너의 대사를 진정 놓지 못해 이제서야 네 목소리를 빌려 듣는것일까.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네 목소리를 그리 나는 듣고 곱씹었는가. 피곤하던 눈은 어느새 허망하게 바라보던 린튼가가도, 인사하라며 제 어깨에 손을 올리는 친척도 아닌 오로지 너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제 어깨에 올려진 손을 잡고 내려놓으며. 웃음을 지으며)
 
말씀대로, 사돈이 될 분들인데. 조금 긴장한 터인지 상태가 마냥 좋지 않아 지금 인사드려도 좋지않은 모습만 보여드릴것같습니다. 시간은 아직 있으니, 조금이라도 괜찮아지면 좋은 얼굴로 다시 찾아뵈어 정식으로 인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나마 짧게 바람이라도 쐬고 오겠습니다. 멀리 안갈테니,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몸에 베인 몸짓은 정결하고 품위있게 양해를 부탁한다는 얼굴을 보이며, 먼저 앞서 너를 지나가며 곁눈질로 따라오라는듯 바라보았다. 나오도록 해. 라고 작게 속삭였나.)
 
 
장면전환
 
 
정원에 나오기 무섭게 고요가 찾아옵니다.
 
 
시끌벅적하던 파티홀 내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그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온화해진 것 같습니다.
 
 
시간은 밤 9시고 달은 보름달이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달빛을 등지고 문득 그가 당신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입니다.
 
 
그런 행동을 하면 안됐었는데.
 
 
변명은 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삭막합니다.
 
 
누가봐도 주인과 하인 밖에 안되는 형식 같아서.
 
 
괜히 숨만 막히는 것 같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
 
(먼저 도착해 있으면, 서늘한 밤공기가 기껏 네가 만져준 머리카락을 살짝 헝클인다. 가까워지는 네 발걸음 소리. 그래, 네 정도는 보지않아도 알정도로 지겹게 들은 저 발소리에 몸을 돌리면 후회가득한 얼굴로 불안하게 꾸벅 숙이는 네가 보인다)
 
….꽤나 해서는 안되는 짓을 했어.
 
(딱히 너에게 화낼 생각은 없었다만,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했고. 그런 자리에서 너의 행동은 결국 어긋난것이기에. 네가 한없이 후회하고 있으며 그저 사과할것을 알고있음에도 말을 이어갔다)
 
어떤사람들이 있는 자리임을 잘 알잖아. 그 자리에서 그런 얼굴을 하는것은, 내가 넘어가도 다른분들의 눈에는 절대 쉽사리 넘어갈수 없는거야. 표정관리가 어려우면, 뭐라하지는 않을테니 자리를 비워도 좋았고.
 
(한참 허리를 숙이며 저를 바라보지 않는 너를 보다, 이내 한숨을 내뱉고는 조금더 가까이오라는듯 손짓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물론. 신경쓰지 않으면 되는 것을 다른 사용인이였으면 무시했을지도 몰라, 너라고 이러고있으니 나도 마냥 잘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가까이 오도록 해. 남들이 보면 곤란하니까, 금방 돌아갈 생각으로 나온거기도 하고.
 
…고개를 들어. 혼내는것은 여기까지야. ….알잖아. 네 행동이 싫었던게 아니라 그런 자리인만큼 주의하라는 차원이라는걸.
 
(누군가 보고 있을수도 있다. 그럴수록 들키게되면 곤란해지는것은 아마 내가 아닌 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고 거리를 유지하며 말만을 이어갔다. 알아주길 바랬다. 지나치게 착하고 따스한 너라서 나의 이런 행동이 너에게 지나친 죄책감과 후회를 안기지 않길 바랬다)
 
….. 모모에. 날 봐. 괜찮아? ….. 네가 한 말이야? 인사하지말고, ….너와 나가자는거.
 
화나지 않았어.
 
…걱정이야. 원래 이럴 네가 아니잖아. 도련님이 아니야. …친구잖아. 원하는게 있고, 조금이라도 두려운게 있으면 …마지막이 되기 전에 너도 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순 없을까.
 
 
모모에:(불편했다. 과연 이걸 불편하다는 한마디로 축약할 수 있을까 싶을만큼 마냥 뒤숭숭했다. 평평하게 가득 담긴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크게 퍼내면 그대로 동그란 자국이 남는 기분이었다. 맞지 않는 걸 억지로 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괜찮다고, 괜찮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몸에 새겨진 것 마냥 순간적으로 울컥 올라오는 바람에. 온갖 것들이 섞여 되려 이상해진 솜사탕 물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당신의 말이 맞다.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 바보, 바보야. 나는 정말 바보야. 멍청이. 모모는 멍청이. 그럼에도 간간히 비집고 나오는 억울함 이라는 혹을 모른 척 했다. 그런 것 따위, 전혀 중요한게 아니었으므로. 연신 나오는 건 비루하고 초라한 저 같은 사죄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하고.)
 
죄송합니다... (다가가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당신과 가까워지기 전에 자신을 다듬을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이었다. 자신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당신은 그걸 단번에 눈치챌테니까,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본래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 개념이며 쫒아가는 토끼 시계와 같다. 그래서 한정된 짧은 찰나의 순간에 자신은 자신의 위치와 해야할 일을 떠올렸다. 그것은 너무 강렬해서, 눈물을 삼킬 수 있었다.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자. 당신이 말씀하시는 거처럼.)
 
...응! 걱정끼져서 미안해! (평소로 돌아와 웃자. 저 멀리 떠있는 동그란 보름달 친구의 빛을 빌려 자신의 잘못엔 사과하고 그저 약간의 기우였던 것처럼 웃으면서. 친구의 자격으로서 있는건 저도 좋았으니.) 걱정해줘서 고마워, 오웬. 기쁘네에... 그리고 정말 미안해. 앞으로 주의할테니까... 후후. 괜찮아. 정말로 다 괜찮아.
 
 
오웬 다비엔 칼드웰:아니야.
 
(들켜서는 안돼. 나는 언제나 나의 뜻대로 행동할수 없지만, 그렇기에 남들의 눈을 살피며 결코 제 마음대로 행동하면 안되는 사람이었다. 허나 사람은 감정이라는것에 그렇게 간사하기 그지없어, 몇년을 올려쌓은 탑이 고작 제 앞에 있는 너라는 존재에 무너진다. 아니, 중요하지 않았기에 무너지는 탑을 조금이라도 막으려 하지 않았다. 무너지는 탑보다 마지막까지 솔직하지 못하는 너에게 더 안달나있었고,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네가 위험하게 되는것을 알고있음에도 그것보다 무엇이 더 중요했기에 네가 다가가지 못하는 그 거리를 스스로 줄였다. 성큼 길게 뻗은 다리는 겨우 두어번 움직이자 네 코앞이었고, 작디 작은 네 두 팔뚝을 제 손으로 웅켜잡으며 다급히 말을 이어갔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괜찮지 않잖아. 아니야. 거짓말…중이잖아. 싫어.
 
내가 모르지 않을거라는것도 잘 알잖아-
 
(한없이 떨리는 눈은 너를 바라보기 바빴다. 이리저리 보아도 거짓말 투성이인 웃음이 마지막의 웃음이 되기 싫었다. 서로 어리지 않은가, 그리고 서로의 자리에 결국 둘다 한번도 솔직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더 늦기전에, 정말로 후회뿐이 되기전에, 그 어리석고 어림에 둘다 넘어가 유치하고 혼날짓을 하면 안되는걸까. 그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어른으로 태어났을터인데.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입은 파르르 떨다 터질듯한 긴장감을 삼키고 말을 내뱉었다. 크게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괜찮을거라 판단한 말이 아니다. 어리석음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정말 제 마음대로 할수 없는 어른이 되기전, 어린아이로 남아있고 여전히 나를 어린아이로 바라보는게 가능한 여자의 앞에서 나온 진심이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네가 먼저, 용기를 ….내준거잖아. 인사하지 말라고, ….인사하지 말고, 그냥 너와 나가자고. ….만약 내가 그게 듣고싶은 말이라고 한다면, 나와.. 나가줄거야?
 
...싫어. 싫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여자와 평생을 하겠다는 약속, 죽어도 싫어. 처음으로 태어나서 아무런 계획, 확신이 없음에도, 이만큼 허술해서 금방이라도 잡힐걸 알고 있음에도 나가고 싶어, 떠나고 싶어, 아니. 내일이 오지 않으면 좋겠어, 나. 모모에, 너랑-....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몰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보다 혀가 재빨리 움직이는 이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혼란스러웠지만 동시에 심장이 빨리 뛰었다. 처음으로 느끼는, 앞뒤 사정 없이 원하는것을 날것 그대로 뱉는 심정이, 얼마나 진실성을 가지고 있을지.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 더욱 후회할지도 몰라. 냉정하게 생각하면, 해서는 절대 안되는 바보같은 짓임을 알아. 그럼에도-... 네가 처음으로 뱉은 무의식의 바램이잖아, 그렇다고 믿으며 버리고 싶지 않아. 모모에, 나랑… 나가고 싶어? 다시한번, 나에게 물어볼수 있을 정도로 간절해?
 
너도, 나도… 마지막이 될지 몰라.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이 되어버리기 전에, 우리 서로 이 자리에서 솔직해질순 없을까. 내가 듣고싶은 말을 네가 해주었어. 그러니까, 나도 네가 듣고싶은 말을 하고 싶어-...
 
(여전히 네 팔뚝을 잡은 체 어깨를 푹 숙였다. 가슴팍에 제 머리를 기대고는 숨을 골랐다. 이렇게 원하는것을 말하면 속이 시원할줄 알았는데, 긴장감에, 간절함에 속이 타들어가는것같았다. 더이상 밤공기는 차갑지 않았고, 너를 잡은 손끝은 녹아내릴것같았다)
 
 
모모에:오웬. (부르는 소리가 이렇게 상냥한데 어째서 이리 살을 꿰는지, 향하는 시선이 이렇게 다정한데 어째서 이리 멀어지는지, 채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것들 이었다. 어쩌면 짧은 순간 벌컥하고 올라와 네 이름 뒤에 그럼 결혼하지마, 하며 쏟아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사실 눈 깜박하던 방금 전까지도 그런 생각이 언뜻언뜻 들었으니까. 가끔 높디 높은 대리석 분수대처럼 마음이 주체없이 올라갈 때가 많았다. 그것을 전혀 나쁘게 생각하진 않았으나 애석게도 제 그런 감상과는 마냥 똑같지 않음도 않았다. 사람들은 분수대에 깨끗하고 예쁜 금색, 은색의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데 자신의 앞치마에 그득 담긴 것은 동전이 아니라 돌맹이였다. 울퉁불퉁하고 못난이 돌. 하지만 그것도 좋게 생각할 수 있었다. 무관심이 아니라며, 쓴 소리는 사람을 일으켜세울 수 있으니까, 생각해주기 때문이라고. 그것을 아는가.)
 
괜찮아. (너무 큰 상냥함은 되려 목이 막힐만큼 잔인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문질거리며 스쳐지나가는 손은 따뜻한 주제에 외로운 것. 사랑과 헌신으로 똘똘 뭉친 것과도 다를 바 없는 사람은 이다지도 외로운 칼바람이었다. 어느 동작 하나 조심스러운 것이 없는데도 불과하고. 너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안심했어. 지독할만큼 깊고 뜨겁다. 그래, 그것은 햇볕 아래 놓여진 사탕처럼 뜨겁고 달았다. 사탕은 그대로 흩어지지 않고 놓은 채 굳어 달라 붙어도 할 수 있는 건 없다. 마치 가까이 닿아 끌어안고 있는 우리처럼, 달래듯 네 등을 쓸어내리는 제 손처럼.)
 
괜찮아. 응, 괜찮을거야. 오웬은 괜찮을거야. 걱정하지마. 후훗... 한 순간이면 돼. 딱, 단 한순간만...- (부스스 소리를 내는 듯 채 끝나기도 전에 말은 흩어졌다. 먼저 다가온게 너였다면 조용히 놔주는건 제 역할이었다. 상냥하고도 잔인한 아이는 보름달을 벗 삼아 아마도 희게 웃었다.)
 
벌써 돌아갈 시간이 된 거 같아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알고 있었다. 한번 세어 나온것이 기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너를 안다. 결코 나의 간절함을 네가 무시해서도 몰라서도 아닌. 그저 너란 사람에게는 그것마저 기적을 바래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라는걸 잘 알았다. 상황이 조금이나마 더 좋아서, 네 그런 바램을 들어줄 자리가 되었다면 이 모든것이 달라져 있을까. 그랬다면 너는 더욱 내가 듣고싶은 그 목소리를 울려주었을지.
 
마음을 어리석게 먹으니, 네 손짓 하나하나 그리 잔인할리가 없다. 작고 보드라운 손이 제 등을 쓸어내릴때마다, 상냥함과 감사함은 커녕 지나치게 뜨거운 태양과도 같은 네가 지나간 자리는 도려낸 듯이 아파왔다.
 
처음으로 원하는것이 생겨, 그것을 향해 절벽의 끝까지 걸어왔다. 제 무게를 견디기 버겁다는듯 으스러지며 제 발판은 작아져만 가지만, 그 순간만큼 간절한것은 없었기에 떨어지고 난 후의 일을 걱정할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는듯 목놓아 원하는것을 외쳤다. 외치자 마자 찾아오는 고요함에 메아리 하나 없어 좁아진 시야를 넓게 뜨고 나니, 제 목소리가 부딪히고 반사될곳 하나 없는 싸늘한 평원임을 알았다. 그래, 내가 서있는 이 자리는 결코 자신의 행동을 숨길수있는 산은 커녕 돌맹이 하나 없었고. 나는 그런 승산없는 외로운 절벽위에 너무 많은것을 바랬구나.
 
…그럼에도, 유일하게 그 작은 발판 사이 나와 함께 하늘거리며 서있어준 그 꽃에 다시한번 모든것을 걸고 싶었어. 들어줄수도 있지 않은가. 태어나서 딱 한번, 아주 딱한번 원하는것에 솔직해 졌는데도. 메아리가 없다면 네 그 작은 꽃향기라도 맡게 해줄순 없는지. 햇빛을 그렇게 잔뜩 머금었음에도 단한번도 네 스스로를 뽐내지 않고 그 작은 뿌리로 으스러져가는 절벽을 감싸주는가)
 
그래. 잘 알았어.
 
(천천히 너에게로부터 떨어지면, 얼마나 너를 강하게 잡고 있었는지 푼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그리도 차갑더라. 강하고도, 배울점이 많은 여자다. 내것을 모두 다 주고도 부족할정도로 아까운 여자다. 그것을 알았기에 탐내왔고 마음을 내어준 여자다. 허나 나보다 한참은 어른스럽고 지혜로운 너를, 내가 듣고싶은 말을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 그 하나로 지금은 틀렸다며 어리광을 부리기로 했다. 고개를 슬 들고 너에게 있어서는 지독할수도 있는 쓴, 상처란 상처는 다 받았다는 웃음을 보이며 네 볼을 검지와 중지로 쓸어내렸고)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래도, 아마 난 네가. 당장 내일 나의 결혼식에, 가지말라고 소리친다면. 옆에 있는 여자에게 미안할 정도로 망설임 없이 알겠다고 할거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서도.
 
먼저, 들어가도록 할게. 넌 그 얼굴이 조금 더 정리되면 들어오도록 해. 내 얼굴도 말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는 거짓말을 잘 하니까. 너는 여전히 하지 못하고.
 
(찬찬히 머리를 쓰다듬고는 내린 팔은, 힘없이 제 옆을 덜컹거리고, 신발창은 애꿎은 바닥을 쓸며 너를 뒤로하고 정원을 향해 돌아갔다)
 
 
2022. 9. 3 PM 11:00 CUT ~
 
 
2022. 9. 4 PM 7:02 ~
 
 
그렇게 정원에서 나오면,
 
 
타이밍 좋게 린튼 가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래도 장인 어른 될 분도 계시고,
 
 
린튼 가는 왕족과 연관된 집안이고…
 
 
잘 보여야하지 않겠어요.
 
 
이 모든 건 가문을 위한 일인데.
 
 
그들은 반갑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린튼 가 사람들을 자세히 살피면,
 
 
대부분 눈동자가 흐린 걸 눈치챕니다.
 
 
어째서인가 눈밑이 거뭇하고 대다수 낯빛이 창백합니다.
 
 
햇빛을 오래 보지 않은 사람처럼.
 
 
혹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한 사람들처럼.
 
 
heath bell: .
 
.이게 누구야, 우리 새가족 될 사람 아니야!
 
.
 
.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먼저 말문을 트며 다시 한 번 반갑게 여깁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안녕하십니까. 먼저, 인사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런자리는 아무래도 처음인지라 긴장한것인지...
 
(그런일이 있었음에도, 금방이고 얼굴을 고치며 누구나도 좋아할 웃음소리로 이들을 마지했다. 진정선 하나 없는 자신에게 조금은 질린듯 했고)
 
...그나저나, 저만 긴장을 한것은 아닌가 봅니다.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걱정하에 물어보는것임으로. 조금은 피곤해 보이기도 하시는데...
 
 
heath bell: .
 
.그런가? 곧 우리 가족 될 사람이라 걱정을 해주니 기분이 좋구만!
 
그들은 그리 말하며 즐겁게 웃을 뿐입니다. 대수롭지도 않는 것처럼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창백해보이시는것이 지쳐보이기도 하여서.
 
...허나 별 일이 아니라면 다행입니다만. 아무래도, 네. 가족이 될 분들이니 걱정이 되는것은 당연한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듭니다. 괜한 말씀을 드려 죄송하군요.
 
(하하, 웃어보이고는. 괜찮다는 사람을 잡고, 더불어 외관상에 대해서 물어보는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지라 더 물어보지 않기를 택했다만, 참으로 탁한 눈에 자꾸만 눈이 갔다. 들은 소문과 더불어 하나같이 창백하고 탁한 눈을 가진 집안이라니... 할아버지께서 꽤나 특이한 집안을 고르셨지.)
 
 
적어도 평범한 집안을 고르실 분은 아닐테니까요.
 
 
그들은 특히나 제 가족이라는 단어를 여러번 상기시키듯 사사로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어느 정도 대화가 무르익다보면,
 
 
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을 부릅니다.
 
 
하퍼,
 
 
하퍼 린튼!
 
 
곧 부부 될 사람끼리 춤 한 번 춰야지 않겠어.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썩 말끔하고 멀쩡한 생김새입니다.
 
 
정중하게 에스코트를 부탁하는 모습 마저도 귀족답네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 하퍼 린튼. …..
 
(입밖으로 한번, 그리고 속으로 두어번 씹어보았다. ….그닥,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이름이었다)
 
….이름을 이제 듣는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오웬. 오웬 다비엔 칼드웰입니다.
 
(적당히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작은 미소와 함께 자세를 고쳐 잡으며 한손은 등 뒤로, 다른 한손은 앞사람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고 손등에 입을 맞춘다. 이렇게 입을 맞춰드린 자는 당신뿐이 아니었기에 결코 자신에게 있어서는 결국 품위있고 예의를 가추는 행위였지만, 아마 지금 이 순간 나의 이런 행동은 남들의 눈에게 있어선 한껏 의미있는 행위리라. 이질감이 들었으나 그것으로 흔들리는 자신은 아니여서 꿋꿋하게 입을 맞추다 떨어지며 앞사람을 바라보았다)
 
…숙녀분을 이렇게 뵙게되어 영광일 나름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죄송할 나름일까. 당신이 나의 내일의 배우자가 될 자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적대감을 들고 대하지 않았을텐데. 뱉는말과는 다르게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도 썩 맘에들지 않았다. 사람이 아닌, 이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의 끝에 서있는 앞사람이 달갑지 않았으므로)
 
….첫 만남부터, 대화보다 발을 먼저 맞추게 될것같습니다만. 부디 저와, 다음곡에 맞춰, 춤 출 영광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뱉는것 하나하나 이질감이 들어 입안이 썼다. 네가 보고있다 한들. 여전히 누구나 좋아할 미소로 앞사람의 손끝을 쥐어보며 살짝 들어올렸다)
 
 
그는 한마디 대답대신 그 손을 잡으며 서서,
 
 
곧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 사람만 제외하고.
 
 
하퍼 린튼의 어깨 너머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그의 얼굴은…
 
 
무슨 표정인가요?
 
 
알 수 없으나 .
 
 
적어도 입매가 여전히 올라간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원하지 않음을,
 
 
이 순간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인정하는건 당신 뿐인건지.
 
 
당신과 하퍼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감시라고 하기엔 따뜻해서,
 
 
지켜주는 것 마냥.
 
 
찰나입니다.
 
 
귓가에 내려앉는 속삭임.
 
 
heath bell: .
 
.당신의 친구가 굉장히 당신을 아끼나봐요.
 
 
하퍼의 속삭임입니다.
 
 
하퍼 린튼:하지만 관리는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저게 사심이 섞인 거라면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걱정.
 
 
걱정 마시길 바랍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달갑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으니, 저로써도 가만히 있을 생각은 아님을.
 
(넘어가는 방법은 꽤나 많았다. ‘원래 그런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라던지 ‘소꿉친구이니 친구인자가 결혼을 한다는것이 신기해서 그런가 봅니다’ 등등 앞사람의 그런 말에 대답할 선택지는 많았으나, 여기서 조금이라도 네 편을 들어준다면 어지간이 귀찮아지는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 앞사람의 웃음에 저도 쉽게 웃으며 받아주었다.
 
‘질투가 나십니까?’ 라던지, ‘신경쓰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또한 하지 않았다. 잘만하면 서로를 알아가는 다소 장난스러운 대화가 될 수 있었으나, 유치하게도 본인은 당신과의 대화를 크게 바라고 있지 않았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저보다 높은 가문의 사람. 나라는 자와 결혼하는것에 있어서, 저자는 아쉬울것이 없을 사람, 남의 시선에 안절부절할 필요가 없는 여자다. 그런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 애정도, 깊은 관계도, 서로에 대해 사적으로 아는것 하나 없는 상태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쓴다는것은 그만큼 가볍고, 여유로우며, 약간의 우월감에 빠진 사람이라는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소유욕이던, 불안할 필요 없이 저 사심이 섞인 여자가 자신보다 한참 뒤떨어짐을 알고 있음에도 발언하는것은. 나를 시험하는것일까.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충성심을 보기 위해서일까. 가벼운 악취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 자신은 그런 악취미에 맞장구를 쳐줄수 밖에 없는 초라한 위치였음을.
 
판단이 끝나면 그 후로 들어오는 약간의 원망함. 그런 눈으로 나를 보고 있음에도 나의 진실에 대답해주지 않은 너를, 내가 차라리 잘 몰랐다면 원망이라도 했으리라. 너를 지나치게 잘 알고 있는 자신이었기에 끝까지 어중간한 원망만을 느끼며 조금이라도 그런 시선을 버리라며 말없이 너에게 제 마음이 전달되길 바랬다. 끝까지 거짓말을 하지 못할 바에는, 슬프지만 자신을 속여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것이 방법이었다. 우리는 서로 솔직하지 못하기에, 아무래도 그 방법밖에 없으리라. 하루빨리 네가 그것을 알길 바랬다. 나 또한 그랬고.)
 
 
하퍼 린튼:... (훗. 사소하고 짧은 침묵 뒤엔 실소가 튀어 나왔다. 그 웃음에는 약간의 오만함과 확실한 당돌함이 섞여 확고하며 단단했다. 어쩌면 봐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위치는 너를 그리 봐도 허용할 수 있는 자리가 분명했으니까. 그러니 조금 뜸들인 것을, 봐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예의없이 드러내지 않으며 배와 어깨를 맞대고 바닥을 유유히 미끄러질 수 있던 탓은 교양이 스며든 탓이요, 명망높은 귀족인 탓이리라. 저 멀리 굼뜬 누군가와 달리 표정도, 몸짓에도,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당신처럼 총명하고 영리한 사람이 저희의 새 가족이 된다는 사실에 대단히 감복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 그러니까 제 가문의 사람들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정말 좋아요. (좋다는게 과연 무슨 뜻인가. 그 말대로 듣기엔 정작 말하는 사람이 대귀족 중 귀족이니 그들의 화법을 파헤쳐야 그 심중을 할 수 있겠지. 오만하나 멍청하지 않은 사람인듯 했다.) 특히 당신의 전 가주님과 이야기가 잘 통해서 반갑다는 소리를 어깨 너머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만... 곧 제 배우자 되시는 분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지 못한건 아쉽습니다. 듣자하니 사정이 있어 저 먼 변방으로 가셨다지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당신과 같은 분에게 감히 그런 칭찬을 들으니,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당장 제 웃는 모습이 보고 싶어 그러신건지. (장난스레, 웃어보았다)
 
… 어쩌면 저보다 저에대해 많이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군요. 예. 맞습니다.
 
(달갑지 않았다, 애초에 우월함에 사는 본인은 아니었지만 그저 앞사람의 말에 적당한 대답과 맞장구를 쳐주며, 자신도 차마 잘 알지 못하는 본인의 사정을 남의 입에서 듣는것은 썩 좋은 기분이 아니었기에. 아버님과 어머님이 멀리하여 잘 알지못하는 할아버지도, 정확히 어떤 이유로 변방에 내려간 부모님인지도 알지 못했기에, 제 마음에 둔 여자를 지키기는 커녕 스스로의 구실 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앞으로의 미래에도 앞사람의 배우자의 삶은 자신의 것을 빛내지 못하며 살아가는 인생이겠노라, 어딜가나 혼자이며, 당당할수 없는 미래는 암담했다)
 
어머님도 아버님도 정황이 되셨다면 만남을 가지는것에 무척이나 기뻐했을더러, 푸른 비단과도 같은 당신의 배우자가 되는 사실에 일생의 자랑거리라며 입을 아끼지 않으셨을겁니다. 아버님께서 워낙 재치가 있으신 분인지라.
 
(속에도 없는 소리를 하며 다시끔 웃어본다.)
 
 
애석하게도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아니, 잘된 일이었을까요?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더 함께해주지도 않는다니.
 
 
기분이 좋진 않네요.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르지만.
 
 
결혼식 전날, 파티는 그렇게 지나갑니다.
 
 
장면전환
 
 
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코빼기조차.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보이네요.
 
 
본인의 의사가 조금도 담기지 않은 정략혼인데도 말인가요?
 
 
귀족들이란.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그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인사는 해야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이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 같을 일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간절함이 가득했던 어젯 밤, 처음으로 태어나 이렇게 진실되어본적 없던 시간, 그 후에 찾아오는 한없이 거짓으로 가득찬 허구의 모습과 말뱉음. 피곤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오지않길 바랬던 하루는 무리없이 찾아왔고, 눈을 뜨면 저를 도와줄 너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여야 할지, 어제의 말을 이어나가야 할지 머리가 복잡했던 와중에 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고싶은 말이 여전히 많았고, 또 듣고싶은 말이 많았으나 그것은 이루어지기 어려운것을 잘 알아서, 적어도 형식적인 인사라도 하고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아무리 마음이 복잡하다 해도 쉽게 없어지고 행동하는 네가 아니여서 조금은 의아했지만, 동시에 너도 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기에 서로가 답지 않은 행동을 하여도 이해가는 상황이었다. 그저, 네가, 조금은 나처럼 이 상황이 불편해서 잠시 자리를 비웠겠거니. 그리 생각하려 했다.
 
의미없는 인사와 축복을 받고나면 일어나자마자 원하지 않게 웃어된 덕에 얼굴이 지끈거렸다. 조금이라도 사람이 없어보이는 순간에 마른세수를 하였고 미간을 문질거렸으나, 감각적으로 뒤쳐지지 않는 자신이어서 어느순간 부터 저를 감싸는 공기가 탐탁지는 않다는것을 느꼈다.
 
서늘함, 미미하게 내뿜는 시큼하고 시린 냄새, 아까의 분위기와는 달리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 목소리를 쉽사리 높이지 못해 술렁이는 흐릿한 언어들. 자연스레 저 역시 홀 쪽으로 걸어갔다)
 
이게 무슨 소란이지?
 
 
 ପଓ 듣기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듣기
기준치: 55/27/11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heath bell:지나가는 사용인들이
 
.
 
.경찰이 왔어!
 
라고 연신 속삭이는 걸 듣습니다.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부인의 남편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하퍼의 시체입니다.
 
 
 ପଓ 이성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는 가운데
 
 
바로 그 경찰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아.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제 앞에 어제까지 저와 춤을 추던, 그 당돌하고 한편으로는 꺼림직했으나, 그저 상황에 들어온 여자였기에 미워함에 있어 약간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자신의 배우자가 시체가 되어 싸늘하게 누워있었다. 시큼한 향이 이제서야 당신에게서부터 뿜어나오는것을 알자 속이 뒤집어지고 금방이라도 토가 쏠릴것같았다만 이상황에서 몸에 박힌 매너는 억제하며 그저 놀란 얼굴을 유지하며 몇초간 아무것도 못할 뿐이다.
 
오열하는 부인을 안정시켜야 하는지, 시체가 된 자를 구경하는 구경꾼들을 먼저 돌려보내야 했는지. 애석하게도, 지독하게 놀라고 사람이 떠났음에 섬뜩함을 느낄 뿐, 자신이 스스로 잔인하고 차갑기 그지없다고 느낄 정도로, 슬픔보다는 혼란스러움이 먼저 앞섰다. 무엇에 분노하는지 모르겠으나 정신을 차려보면 제 손은 피가 통하지 않은지 한참이 되었다는듯 새하얗게 주먹쥐어있었다. 처음으로 사람의 죽음을 목격해 발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지만 차라리 놀란 마음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다웠을수도 있었으나,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제 다른쪽은 빠르게 이 상황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계산하고 있었다. 즉, 또 다시 정신을 차려보면 한 경찰의 어깨를 잡으며 말을 거는 자신이 있었다)
 
이.. 이게 다 무슨 일인거지? 살인 사건인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지?
 
 
...말을 걸면.
 
 
경찰은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heath bell: .
 
.사인은 총살입니다.
 
.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
 
.총살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heath bell: .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살인 현장을 둘러봄이 가능합니다.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조금 살핀다 하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말도…. 안돼….
 
(경사로운 결혼식, 살인사건, 유감. 어찌하나 저에게 맞는것 하나 없는 문장이었다. 결혼식은 저에게 있어 경사롭지 않이하였고, 그런 날 살인사건이 일어난것을 믿기가 어려웠으며, 유감이라 하기엔 생명의 죽음에 슬픔, 원통, 분노를 느꼈으나 동시에 눈물이 나지 않았다. 어제부터 현실성 하나 없는 일의 연속에 제 스스로 감정이 무뎌진걸까, 아니면 결국 제 자신을 속여가며 껍데기만이 남은 상황인걸까. 이질감이 생겨 부디 스스로 울어달라며 속으로 바라고 있었다. 눈은 여전히, 눈물 하나 없이 떨리기만을 반복했다)
 
(손으로 몇차례 벌려지는 제 입을 가렸고, 이마를 쓸었으며, 당연하면서도 평소보다 빨리 뛰는 제 가슴을 웅켜 잡았다. 공기가 부족해 숨을 들이켰으나 동시에 시큼함이 몰려와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죽은 자에게서 나는 것을 제가 함부로 들이켜도 되는것인지. 이 공기에 살인을 저질렀을 이의 흔적도 남아있을것을 생각하면 속이 뒤집어 졌다.)
 
….아.
 
(갑자기 싸늘하게 스쳐지나가는 생각, 그리고 이제는 참을수 없다는듯 밀려오는 불안감에 한번 욱 소리를 내며 들썩였다. 다행이도 그닥 먹은것이 없어 무엇이 밀려나오진 않았지만, 속 감정이 거북한지 두어번을 들썩였다. 살인자가 다닐수도 있는 상황에, 제 옆에 항상 있어줄 네가 없었다. 혼자 남겨져있는 네가 행여나 위험에 처해있지 않을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이 곧잘 어딘지도 모른 채 너를 찾으려 뛰쳐나갈것같았으나, 나에게 있어 너는 보호의 대상일뿐, 이자리에 보이지 않는 너는 용의자로 오해받을수 있는 상황임을 동시에 알았기에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얼굴을 조금이라도 들면 끈적한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기 싫었으나,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기 위해서는 그녀를 바라봐야만 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네가 어딨는지 알고 싶다, 무사하기만을 바라고 싶다. 죽은 제 배우자보다 너를 걱정하는 자신의 잔인성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상황을 더욱 이해하고 알아야 했다. 여전히 오열하며 떨고있는 부인의 어깨를 꽉 쥐어잡고 말없는 위로를 보냄과 동시에 그녀의 시체 옆에 저 또한 부인과 같이 무릎 꿇고 앉아 총구는 없는지, 총탄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았다)
 
 
현장은 1층 응접실로,
 
 
카펫 위에는 쓰러진 하퍼 린튼-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의 시체가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카펫, 열려있는 창문
 
 
장식장 정도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린튼의 시체 를 살펴본다)
 
 
heath bell:▶ 총살 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눈도 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머리 쪽에 피가 흐르는 것이 정확히 머리를 쏜 모양입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
 
그의 머리카락 빛 덕분에 피가 더 선명해 보이는 착각도 듭니다.
 
린튼의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어떤말을 해주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대답하나 돌아오지 않을 시체임을 알고 있었으나 짧게나마 대화가 오고갔고, 여전히 감정은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도 사랑받고 자라온 사람이 아니겠는가. 감지못한 눈을 아무런 위로도, 어떠한 말도 건내주지 못한 체 제 엄지에 입을 맞추고 입맞춤이 묻은 손가락으로 두 눈을 살포시 감겨주었다.
 
이미 떠나버린, 자신의 배우자에게 해줄수 있는것이 이상황에는 크게 없어 자신의 무능함에 속이 탔다. 적어도 제가 할수 있는것은 싸늘하게 죽어버린 숙녀를 향해 제 겉옷을 벗어주며 조금이라도 가려주는 것이었으나, 식에 어울리게 입은 하얀 겉옷은 쉽게 피에 적셔가기 시작했다.
 
굳은 그녀의 손을 잡아 무엇의 위로가 되겠나 싶지만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아 제 이마에 대며 기도를 하고 있노라면, 그녀가 무엇을 쥐고 있음에 눈치 채 조심스럽게 굳어버린 그녀의 손가락을 천천히 피며 안의 것을 확인했다)
 
 
 ପଓ 은밀행동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은밀행동
기준치: 30/15/6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heath bell:Imgur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보면 찢어진 쪽지입니다.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오웬 다비엔 칼드웰:(쪽지를 펼처보면, 생각지도 않은 그림에 혼란스러웠으나, 단서 하나에 매달릴수는 없기에 조심스레 남들의 눈을 피해 쪽지를 다시 작게 접어 제 주머니에 넣었다. 다시한번 싸늘한 손을 잡고 기도를 하다 두손을 곱게 모아 내려놓았고, 헝클어져 피에 엉킨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단처럼 곱다는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작게, 그 누구도 들지 못할정도로 중얼거렸고, 카펫을 조사했다)
 
 
heath bell:▶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딱 봐도 고급 재질, 비싼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이 방면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ପଓ 관찰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eath bell:떨어진 탄피를 발견합니다.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딱 봐도 이게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오웬 다비엔 칼드웰:.... 권총탄.
 
(탄피를 줍지는 않았으나, 한발만에 사람의 손목을 날릴 정도로 위력이 강하다는것은 잘 알고 있었다. 왠만하면, 워낙 총탄의 힘이 강해 박히기는 커녕 관통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잘만 찾아보면 탄피가 아닌 총알도 있으리라. 어떠한 살해방법이던 잔인성은 똑같았겠거니만서도 이만큼의 위력이 담긴 총알이 제 배우자의 머리를 관통했다는 사실을 다시끔 곱씹자 속이 차갑게 식어갔다.
 
여전히 오열하고있는 부인의 어깨를 두손으로 감싸 뒤에서 안으며, 일어서고는 장식장을 향해 걸어갔다)
 
 
heath bell:▶ 문득 바라본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입니다.
 
열린 틈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살해당한것은 린튼가의 하퍼 린튼. 한번에 사람을 관통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매그넘 리볼버로 사람의 머리를 정확하게 겨냥한것, 린튼가의 사진을 억지로 빼어간것까지. 머리가 좋지않아도 이 상황을 봐서는 린튼가를 향한 악의적인 감정을 품은 자가 이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것 쯤은 얼추 알수 있었다. 결혼식이란 경사로워야하는 날에 제일 주인공인 자를 살해하는것, 단순 그녀라는 존재보다는 그녀가 집안의 일원이었음에 휘말렸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으며, 그저 이 상황에서는 린튼가였기에, 오늘의 주인공이 될 장본인이였기에 운이 좋지 않았다고 할수밖에 없었다.
 
결혼식만 다가오면 누군가 실종된다는 소문부터, 그녀가 스스로 쪽지를 쥐고 있다 죽음을 마지한건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흔적은 남기지 않는것이 이득인 자가 어떠한 단서를 그녀의 손에 쥐고 간지는 몰라도, 어쩌면 살인자가 누군지 알게되어도 끝나지 않을, 더 중요하고 거대한 무언가가 이 사건과 린튼가에 얽혀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명예롭고 직위높은 가문인 만큼 이런 일에 휘말리는것은 이상하지많은 않았기에.
 
마지막으로, 열려있는 창문을 향했다)
 
 
heath bell:▶ 창문 근처에는 마침 경찰이 있습니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살피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크기는 꽤 작습니다. 한 눈에 봐도 크지는 않습니다.
 
…어쩐지 익숙한 크기입니다. 저 신발 자국도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활짝 열려있는 창문에, 아마 용의자가 이곳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이곳을 통해 도주를 하지 않았을까 얼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보다 익숙하게 들어오는 신발자국의 크기에 바쁘게 뛰던 가슴은 한순간에 멈추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리만큼 솔직하지도, 하지만 거짓말도 하지 못해 제 의견을 내뱉다 말던 너의 그 모습과, 유난히 오늘만큼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 네 모습은, 조금이라도 누군가 깊게 생각해본다면 너는 충분히 오해받고 수상할 상황이었다.
 
철렁 내리는 가슴이었지만, 동시에 절대 네가 그럴 자가 아니라는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의심의 불안감이 아닌 걱정의 불안감만 커져갔다.
 
사건현장은 얼추 돌려본것 같았고, 경찰들이 이는 사건을 진행시킬것을 고려해 자신이 여기에서 머물 이유는 그저 시체가 된 그녀의 자리를 지켜주는 도리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무엇보다, 죽은자의 앞에서 죄책감이 크게 다가왔으나 너의 안전이 그 누구보다 중요했다)
 
 
현장을 보고 있으면, 경찰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정말 심각한 얼굴입니다.
 
 
이 망한 결혼식날 당신을 집에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코앞에 도달한 경찰이 신중하게 묻습니다.
 
 
heath bell: .
 
.혹시 모모에씨를 아십니까?
 
.
 
.그 집에서 거둬들인 고용인이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는군요.
 
.
 
.그런데 오늘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heath bell: .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 다니니 모두 그 사람과 비슷하다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
 
.혹 오늘 그가 이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오웬 다비엔 칼드웰:…………
 
(그래, 잠깐이나마 이 상황을 조사한 자신 조차도 결국 여기서 의심할수 있는 사람들 중 너는 꽤나 쉽고 알맞는 타겟이라는것을 알고 있었다. 경찰들을 무시하는것은 전혀아니였고, 오히려 현실을 잠깐은 부정하고 싶었으며 경찰들은 네가 어떤 이인지를 잘 몰랐기에, 쉽사리 여기서 내가 그녀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결국 너는 아닌것을 잘 알기에 지금에서라도 그 사실을 잘 전달하고 보이면 되는것이다. 침착해야져야하고 냉정해져야한다. 한순간 나의 사람을 무턱되고 감싸는 순간 모든것이 더욱 돌이킬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기에)
 
….이런 상황에서, 나와 어린 시절 알고 지낸 사이라는것을 왜 중요한 단서마냥 말하는지 이해가 안가는군.
 
(감정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한 주제에 저도 모르게 나온 혼잣말이었다. 냉정하기로 했던 그였지만, 동시에 감정적인 아버지의 아들이었다. 제 사람을 욕보이는것에 대해서 냉정하게 하는것은 큰 노력이 필요했다)
 
….현재 저 또한 그녀가 어디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녀는 이 시각에도 제 옆을 항상 따라다니며 수중을 들었기에, 지금 그녀의 부재는 비이상적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그녀의 인상착의는 그녀의 머리를 제외하고는 여성 고용인 전부 동일한 옷을 입고 있기에 그 증언을 바로 믿는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싶지만… 예. 그것과 별개로, 오늘 그녀를 보지 못했습니다.
 
(매번이고 거짓된 행동을 하던 자신이 이런 자리에서는 자신의 판단력으로 인해 솔직해질수 밖에 없는 점에 화가 났다. 그녀를 위한 거짓말은 결코 도움되지 않을 거짓말임을 알았기에, 나의 판단력이 떨어진다면 너를 무리하게 감쌌을까. 분함을 숨길려 애썼으나 이상하게 너를 향한 일만큼은 냉정적으로 판단하는것이 어려워 이를 물고 주먹을 쥐어보았다)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아무래도 당신은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모양이네요.
 
 
그를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하퍼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무어라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함이 좋을까요?
 
 
하지만 당신이 무어라 말을 해도
 
 
그들은 당신만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지경입니다.
 
 
이만 자리를 뜨고자 하여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서면,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린튼 가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
 
 
 ପଓ 관찰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짐을 발견합니다.
 
 
장면전환
 
 
2022. 9. 4 PM 11:09 컷~
 
 
2022. 9. 7 PM 5:15 ~
 
 
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것도 심지어 결혼 대상이.
 
 
당신은 어떤가요?
 
 
괜찮나요?
 
 
괜찮든, 괜찮지 않든,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그와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많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설마,
 
 
그 아이가?
 
 
일단 두 사람은 아주 오래 알아온 사이잖아요?
 
 
고민해봅시다.
 
 
방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는 가운데
 
 
창밖으로부터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인과 제 가족이 뛰어나가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심부름을 다녀왔노라 답하는 게 시야에 잡힙니다.
 
 
 ପଓ 관찰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창문과 거리가 너무 먼 탓인지,
 
 
흐릿한 얼굴에서 무언가를 읽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문득 창문 너머로 그와 눈이 마주친 듯합니다.
 
 
당신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었던가요.
 
 
알 것 같으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저 분위기…….
 
 
오웬 다비엔 칼드웰:(냉정하게 봐서 이 상황속의 너는, 충분히 의심적었다. 사건의 발달은 항상 기본적인 틀의 어긋남속에서 피어나는 것으로. 항상 제 옆을 떠나지 않던 네가 이런 상황에 있어 제 곁에 없었던점, 너와 비슷한 자를 보았다는 목격담까지 아무리 네 평소의 행실이 좋다 한들 내가 가진 너를 향한 이해도와 다른이들의 가진 너를 향한 인지도는 심히 달랐기에. 어디에 있는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쉽사리 너는 무사하지 않을까 싶어 움직이는것 조차 자신에게는 이 모든 상황에 오해를 부풀수 있다는 부담감이 제 곁을 맴돌았다.
 
그럴 리가 없다. 너일리가 없다. 고작 길에 피어난 이름없는 흔하디 흔한 꽃 한송이의 존재만에 웃음지어보이고, 태어나서 단 한번도 자신을 먼저 두지 않을 정도로 멍청한 네가 사람의 목숨을 끊기는 커녕, 그 가벼운 욕 하나 하지 못할 사람인걸 내가 제일 잘 안다. 잘 알고 있음에도, 내가 그것을 뒷받쳐 줄 수 있는지. 너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 모모-
 
(저 멀리서, 네 이름을 부르는 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방의 문을 열고 바깥을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답하는 너. 그 모르겠다는 얼굴 그대로 자신을 봐주었으면 좋을련만 이 상황에서도 희미한 미소를 지우는 네가 처음으로 낯설게 느껴졌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웃는건지, 너는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원하고 있으며 그 작은 머리속에는 어떠한 생각으로 차 있는지. 유리병처럼 투명하디 투명한 너였으나 마치 인간에게는 이해하지 못할거라는듯 투명한 유리병의 내용물은 알수가 없었다)
 
어딜 다녀오는거지?
 
(정신을 차려보면, 네 앞에 꽤 가까이 다가갔으리라)
 
 
오웬 다비엔 칼드웰:여태까지 어디에 있었던거야,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두 손으로는 어느새 네 양쪽 팔뚝을 잡고 있었고, 살짝 불안에 떨린 눈은 이제서야 네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시 네 눈을 바라보았고)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거야. 여태. 말없이 돌아다닐 사람이 아니잖아 넌.
 
 
그가 있는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그가
 
 
성큼 다가온 당신에게 잡혀 잠깐 눈을 껌벅거립니다.
 
 
그가 말하길.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습니다.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시내에, 있었어…?
 
(거짓말을 못하는 너에게 내가 무어라 할수 없겠구나, 너한테 만큼은 저 또한 한없이 얼굴의 표정이 금새 드리우는 격에, 영수증과 물건을 보며 흔들리는 눈은 도로 다시 너를 향했고. 걱정에 앞서 매서웟던 눈은 안도감에 휩쓸려 이내 크게 숨을 내뱉고 고개를 떨구었다)
 
…아……… 다행이다…
 
(작게 제 혼잣말을 하고 나면은 안도감 후의 약간의 짜증남, 걱정에 달아올랐던 제 자신을 이기지 못한듯 너에게 쓴 소리를 하는 자신이었다)
 
물론, 물론 네 위치가 그런것을 잘 알지만 오늘같이 더 특별한 날은 먼저 언저리 말을 해주고 가고 해야하는것 아닌가? 네가 충분한 알리바이가 없었다면 충분히 내가 보아도 너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슨 뜻인지 알아?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날리야 없길 바라겠지만서도 만약에 이런일이 일어나면 그때도 이렇게 휘말릴뻔한 상황에 들어갈 생각인가? 평소에도 제대로 제 의견을 쉽사리 내세우지 않는 네가? 너는, 너는-..
 
(정신을 차리고 보면, 보는이들이 많아서 결국 몇초 짧은 침묵을 유지하고 너만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뱉고 널 잡던 두 손을 슬 내려놓았다. 머리를 넘기고 다른곳을 보며 깊게 한숨을 내뱉다가 “...됐어” 라고 중얼거렸고)
 
 
그럼 그렇죠.
 
 
그가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다를 바 하나 없어요.
 
 
그는 언제나와 같습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입니다.
 
 
그런데 왜이리 안도하면서도 찝찝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던 그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는 가진 짐을 잠시 두고
 
 
보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그 사이 그의 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짐가방 안에는 심부름과
 
 
무관해보이는 신문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
 
(한참 너를 바라보았나, 무언가 맞지 않았다. 한없이 잘 웃고 가끔은 무엇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는 눈치의 너였으나 오늘만큼은 그리 보고도 질리지 않는 네 웃음이 네 것 같지가 않았다. 가는 너를 잡지 않았으나 그 뒷모습을 한참 보았고.
 
네가 사라지자 자연스레 짐가방에 눈이 갔고, 신문을 꺼내 읽어보았다)
 
 
heath bell:신문을 꺼내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의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하퍼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ପଓ 자료 조사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eath bell:일정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명단을 보면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돌아온 그는 당신이 신문을 가지고 있든, 아니든\
 
 
신경쓰지 않습니다.
 
 
모모에:어라?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얼굴로! 괜찮으세요, 도련님?
 
 
그저 당신의 상태만 살핍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아?
 
(어이없음에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신문을 쥔채 살짝 일그러진 얼굴. 사람의 감각은 때로 이론보다 정확할때가 많았다. 그만큼 제 앞에 있는 소꿉친구이자 제가 마음을 두는 여자는 한없이 낯설고 너와 같지 않았다. 허나 자신의 감각적인 부분을 지금 현재로써 어떻게 할 도리는 없었고, 그저 대답없이 너를 바라보다가 신문에 눈을 돌렸다)
 
…. 네가 신문을 읽는것을 잘 본적은 없는 것 같던데.
 
(사망, 실종자 명단을 읽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낯설음은 의심을 물고 든다. 퍼져가는 머리속은 빠르게 회전하며 무언가를 의도하듯 질문을 내뱉었고.)
 
….그리고, 당장 내 배우자가 하루아침에 살해를 당했는데 얼굴이 밝을수가 없을텐고. ....이상하지. 이런 상황에서는 도려 울상이여야할 너인데 말이야.
 
 
모모에:자주 안보는 것 뿐이지 그래도 종종 보곤 해요! 저는 저택의 사용인이니까요. 헤헤. (방금 전까지 추궁을 당한 사람 치고 뒷머리만 살살 긁으며 넉살 좋게 웃었다. 하기사, 어떻게보면 이게 맞을지도 모르지.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결국 결백을 증명했고 결백한 사람이었으니 이런 식으로 태평한거겠지. ...그런거겠지. 왠만큼 넉살 좋아 탈이었을 지경이었으니. 다만 딱 거기까지만 좋았다. 딱, 정말로 딱거기까지만. 너를 이길 생각은 또 없었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이기지 못하겠지. 너는 영리한 사람이다. 난감하게 말끝이 흐려졌다.)
 
으음... 물론... 물론, 사람이... 죽는다는건... 슬픈 일이에요. 사실 지금도 슬퍼요. 모두 뒤숭숭한 분위기에 불안해 하는 중이고... 하지만, 하지만요. 그런데도 다들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할 일을 하고, 돌아다니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도. 이러한 상황에도 각자가 각자의 할 일을 한다. 사람이 죽었다고 세상 자체가 멈추지 않는 것처럼. 언뜻 들으면 맞는 말이고 실제로도 그럴 것이다. 자신은 아마도 슬퍼하되 그것을 이리저리 흩뿌리고 싶지 않으려고 노력 중일지도 모르겠다. 네 말마따나 눈물이 많은 사람이니까.)
 
 
오웬 다비엔 칼드웰:넌-
 
… 너는…조심 하도록 해. 이런 상황일수록 나 마저도 평소와 같이 행동하지 않으면 금방 의심을 살 수 있는 상황이야. 너는 증거를 제출 했다 한들 이미 한번 의심스러움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널 달갑게 보고 있진 않아. 여기서 네가 너를 지켜주는 것 또한 이상할만큼 스스로를 잘 지키지 않으면 상황은 금방 바뀔 수 있어.
 
(겨우 앞에 있는 너에게만 닿을 목소리로 작게 말을 이어갔다)
 
….소꿉친구한테까지, 의심을 받을 일은 없잖아. 난 널 의심하고 있지 않아.
 
….하지만, 그만큼 내가 너를 믿고 알기에 하는 소리야. 나 말고 다른 이들 앞에서도 그렇게 태평하게 웃고 있으면 그때는 지켜줄 수 없어. 벌써 두번째다. 자각심을 가지고 네 위치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해. 아무도 바라지 않아, 네 그런 과도한 배려심을.
 
(엄격하기도, 어머니를 닮아 매서운 눈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다. 말은 날카로웠고, 차가웠다. 허나 더욱 단호해야했고, 나 조차 순간 너의 그런 낯설음에 이질감을 느꼈으니, 짧은시간에 벌써 두번이고 너는 의심가는 행동을 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현재로써는 알 턱이 없지만 그런 너의 행동은 달갑지 않았다. 조심하길 바랬다. 결국 언제나 힘 없는 나여서 너를 지키지 못한다면 그만큼 분한것은 없을테니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지금으로써는 네 위치를 스스로 인지하며 잘 알기 바랬다.)
 
 
모모에:걱정 감사합니다. (비단 여기서 먼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고작해야 한마디였다. 하지만, 이라거나 그래도, 라고 하기엔 네 말도 일리는 있다. 그 증거로 경찰부터 완전한 의심을 걷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지 않았던가.)
 
그래도 선의란 본디 바란다고 펼쳐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니까. (허공에 힘없이 퍼지던 목소리는 어떤 의도였나. 어쩌면 제 유유부단함을 그저 속절없이 털어놓은 말일수도 있겠다. 너처럼 능숙하게 표정을 숨길 순 없어서, 자기 잘못마냥 미안한듯 그렇게 누그러져 절로 시선이 떨어졌다. 무력한 자신이 할 수 있는거라곤 지긋지긋하게 웃는 낯으로 대변할 뿐이었다. 안주인님과 많이 닮았구나. 그저 속절없이 그런 생각도 했다.)
 
모모는 괜찮아요! 정말로요! 그러니까, 네. 평소처럼 있어주세요. 의심은 곧 믿기 위한 발판이니까요. (믿고 있어요. 지독하게 좋은 것만 보는 사람의 답답한 형평성이었다. 기분 나쁠만한 의혹에서 어떻게든 티끌만한 호의를 두 손에 끌어 안아 쥐는 아이처럼. 어쩌면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 사랑과 친절함이라고 한다면, 그래. 그럴수도 있겠지.)
 
 
오웬 다비엔 칼드웰:(다른이가 해도 좋아, 너는 하지 않길 바래. 지나친 선행을 베푸는 자가 네가 아니길 바래. 지금까지 했던 그 마음만큼으로도 너는 너무 과분하였고, 세상은 널 담을 정도로 넓지 못했다. 지나친 선행을 베푸는 자와, 세상을 더 옳은 곳으로 인도할려는 자는 애석하게도 힘이 없었다. 제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랬기에, 어리석고 나약한 나는 그런 이들이 간사하길 바랬다)
 
…너는. 무척이나 눈치가 없어.
 
(네 손을 잡고 작게 중얼거렸다. 눈은 여전히 신기할리만큼 저보다 보드랍고 고운 손끝을 바라보았고)
 
난, 네가 괜찮지 않길 바라는거야.
 
(네가 말하는 괜찮음은, 자신을 향한 적 한번없이 남만을 위해 쓰여오던 말이여서. 그것을 잘 아는 나는 네가 괜찮지 않길 바랬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할 날이 오기만을 바랬었고, 그래서 어제의 그 작은 속삭임이 한순간에는 그만큼 기쁘지 않을수가 없었다.
 
너만은 아니길 바래. 이 세상을 위해서 다른 이가 희생을 하길 바래. 네가 나를 닮아서 나약하고 이기적이길 바래. 그게 내가 바라는거야.
 
 
오웬 다비엔 칼드웰:이마저도 뱉지 못해 화가 밀려왔다. 분홍빛 손가락에 힘을 쥐어보자 피가 살짝 통하지 않았는지 금새 새하얗게 질렸고, 그런 네 손을 놓았다)
 
…넌 참 별나. 그걸 걱정해서 말하는게 아니잖아. 항상 너와 말을 하다 보면 참으로 어긋나는 느낌이야. 단 한번도, 똑같은걸 바라보기가 어렵구나. 내 말은 이해한건지. 너무 어렵게 말했나?
 
(쓴 웃음을 지어보았다. 아빠를 닮은 다소 작고 호탕한 웃음까지 다나왔지)
 
 
모모에:(애석하게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완벽하게 그린 듯한 웃음을 그려넣었으면 나았을까? 그렇게 했다면, 정말로 좀 더 나았을까. 정답을 알기엔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짐작하기엔 가능성이 없었다. 만약은 그저 만약일 뿐이므로, 희망과 동시에 비통하고 비참할 어떤 존재하지 않을 세계에 불과했다. 눈치가 없는건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었겠지만. 상대방에게 듣고 나서야 그랬나? 하는 얼굴이면 말은 다했을지도. 모르면 정말 몰랐지 모른 척 할 위인이던가. ...그런 이던가?) 다, 괜찮아질거랍니다. 분명... ...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이것저것 하느라 이렇게 빨리 가버릴줄도 몰랐어요. 도련님도 얼른 들어가 보셔야죠.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러니까, 괜찮다는 말을 하지 말래도.
 
(듣기 싫다는 말을 이렇게 해도 계속이고 읊는 너에게, 그만큼 너에게 있어 저 말 만큼 의미있는 말이 아닌가 싶어 결국 다시 포기하는 자신이었다. 아마 너는 나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너만큼 이 세상에 제가 이길수 없는 자가 있을까. 결국, 오늘도 세상이 너를 삼키지 않기를 빌며, 보고 지나쳐가길 빌며 나 또한 그저 넘어갈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나약하고, 이기적이며, 약한 자신이었다)
 
...그래. 허나, 현재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니 너와 더불어 다른 사용인들에게도 절대 혼자 다니지 않고 최소 두명이상 이루어 당분간 활동하도록 전해. ... 제발이야. 조심해.
 
 
...밤이 늦었습니다.
 
 
엉망이 된 결혼식날이 이렇게 저뭅니다.
 
 
그는 대답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넌지시 말합니다.
 
 
취소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오는 것 같다고.
 
 
문득 허공을 응시하던 그가 중얼거립니다.
 
 
괜찮을거야.
 
 
혼잣말 끝에 당신이 무어라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사를 한 뒤 나갑니다.
 
 
닫힌 문 너머 그가 무슨 표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새벽이 가까워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밤입니다.
 
 
장면전환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춰졌다 사라지는 것을
 
 
밤잠 설치던 당신은 발견합니다.
 
 
복도로 나가면 끝에 위치한
 
 
그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안 자고 여태 뭘 하는 걸까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꽤나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자신이어서, 크게 잠을 못이루는 밤은 없었다. 물론, 이따금씩 몰래 책을 읽는것을 즐겨해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으나 새하얀 외관덕에 피곤한 얼굴은 금방 너에게 들키기 일수였고. 유일하게 네가 조금은 당당하게 저에게 잔소리를 겸한 걱정을 해주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런 자신도 오늘만큼은 누가 잠을 쉽사리 이룰수가 있겠는가. 어떠한 애정하나 있던 사람은 아니었으나 싸늘한 시체를 보았고,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속이 복잡할수 밖에 없었다.
 
바깥을 나오면 싸늘하지만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는 덕에 한참이고 눈을 감고 그 공기를 맞대었다. 눈을 뜨면 한참 감고있던 덕에 네 방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더 찬란하게 반짝거렸다. 소꿉친구라고 한들 숙녀의 방을 한 밤중에 찾아가는것은 예의에 어긋나는것을 알았으나 동시에 너에게 있어서도 힘들고, 괴로운 하루였을거라 생각했다. 사실, 그저 아무런 이유 없이 만나고 싶다는 마음과,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너를 만나고 싶다는 개인적인 마음또한 같이 있었으면서도.
 
그렇게, 살짝 열린 문을 열며 들어갔다)
 
모모.
 
 
그의 방으로 다가가면 내부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리는 하고 살라 잔소리를 해야 할 대목인가 싶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그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모모?
 
(내뱉은 말이 무색하게 아무런 반응도 없는 방은, 사용인의 방이라고 하기 부끄러울정도로 널부러져있는 방이었다. 네 방을 들어가본적이 그닥 없어 평소 이런식으로 생활한다면 당연 잔소리를 해도 마땅하겠다만, 괜시리 오늘일이 있어 널부러진 방은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이 밤중에 어디에 있는건지, 방은 왜이리 엉망인건지. 살짝 불안한 눈은 방 이곳저곳을 바라보며 상황을 추려가던 도중, 눈에 들어오는 수첩을 줍고 읽기 시작했다)
 
 
살피면 이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ପଓ 지능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 이상하네.
 
(늦은 시간 덕에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건지, 눈이 침침한건지... '내가 이걸 모를리가 없는데' 라는 생각 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당연하게 좋은 머리를 가진 자신이었기에 약간의 재수없음을 인지도 못한 체 다시한번 이름들을 살펴..본다...... ....... ....하지만 그렇지 않은가. 내가, 아버님은 모르겠다만 (....) 어머니의 아들인 내가 이것을 모를리가.)
 
 
 ପଓ ㅋ 강행 하세요~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
 
 
heath bell:참나...
 
 
오웬 다비엔 칼드웰:(.......눈 부비적.......;;;)
 
 
heath bell:참나.............
 
 
오웬 다비엔 칼드웰:...... ............. (자신의 지능의 문제라고는 전혀 생각 못하고 이제는 글씨체가 너무 좋지않은게 아닌지 라는 재수없음을 선보임)
 
 
heath bell:아 ㅋ 그렇게 나오시겠다 ㅋ
 
모모는 1악필이다 2아니다 1
 
.
 
 
오웬 다비엔 칼드웰:(ㅍ"ㅍ............
 
.................역시. (뭐가 역시야)
 
 
heath bell:ㅁ... 모모는.... 최악의 악필이었나 봅니다!!!!
 
 
문득 악필인 수첩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찰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탄피입니다.
 
 
리볼버의 탄피,
 
 
쓰지 않은 탄피가 굴러왔습니다.
 
 
근원지를 살피니 침대 밑입니다.
 
 
그가 없는데 멋대로 살펴도 되는 걸까요?
 
 
그러나 찝찝함이 가시질 않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악필을 보아하니 방 상태가 조금은 말이 되네..
 
(라고 중얼거렸다. 하아, 숨을 내뱉으며 이제 이 밤중에 또 어디를 다니시는지 문제덩어리를 찾을려 일어서면, 제 발치에 걸리는 ….탄피.
 
아마, 1-2분을 그렇게 바닥에 굴러다니는 탄피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있던것같았다. 그 침묵은, 밀려오는 당황함에 유지한 침묵이 아닌, 머리속에 빠르게 꺼내온 판단를 부정하고싶어 굴려본 침묵이었다.
 
리볼버를 이용한 살인사건, 잡히지 않은 범인, 너를 보았다는 목격담, 허나 확실한 알리바이, 선상에서 벗어난듯 했으나 유난히 이상했던 너, 사망자/행방불명 명단의 신문과 의문의 명단을 적은 수첩, 한밤중 사라진 용의자, 그리고 결정적으로 네 방에서 나오는 동일한 사용하지 않은 탄피.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이것만큼으로도 너란 존재는 이제는 결코 이 사건에 있어서 무시할수 없는 용의자가 된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어 한없이 머리를 굴렸으나, 곱씹을수록 타당한 의심과 확신만이 굳어갈 뿐, 너는 필시 위험한 인물이 되었다.
 
알리바이, 살인사건에 있어 범인이 혼자서 움직인게 아닐 가능성은 처음부터 있었다. 결혼식과 더불어 린튼가는 누군가에게 위협 또는 미움을 받는지 이상한 소문이 돌았고, 범죄를 범행한 집단은 일종의 자신들의 업적을 남기고자 단서를 놓고 간다. 하퍼 린튼의 손에 쥐어진 알수없던 거미의 쪽지가 만약 경우라면, 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알리바이 또한 만드는것이 가능하다. 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허나 추리 중 일종의 납득이 오고가면 그것이 정답이 아니다 한들 너를 유일하게 지키는 알리바이라는 방패는 한 순간에 쇳물이 되어 녹아 스스로의 발등에 굳어 너를 자유로부터 멀리하리라. 스스로를 지키라며 말한 나의 걱정은 무색하게도 벌써 힘을 잃어, 한순간에 너는 내가 지킬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몸을 천천히 낮춰 무릎은 바닥에 내려앉아 침대 밑을 살폈다. 이 상황이 다 거짓이라는듯, 오해라는듯, 마법과도 같은 다른 단서가 나타나길 바랬다)
 
 
 ପଓ 관찰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노트 한 권을 발견합니다.
 
 
내부를 펼쳐보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이건 분명 하퍼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는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문득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면 그가 방으로 들어오다
 
 
당신을 보고 놀란 낯을 합니다.
 
 
잠옷 차림의 그는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팔은…….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치 챈 그가
 
 
빠르게 겉옷을 챙겨 입겠지만 이미 늦었죠.
 
 
모든 걸 봐버린 뒤인데.
 
 
어쩐일이냐며 요란스럽게 말하는 그는
 
 
당혹감이 미미하게 서린 얼굴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뭔데?
 
(기껏, 바쁜 머리속에서 나오는 첫 문장은 너를 향한 물음이다. 내가 네 방을 뒤지고 있는것에 대해서는 숨길 생각이 없었다. 도로, 물어볼 생각이 가득했으나 이런 상황에도 어리석은 자신은 제 눈에 당장 들어오는 네 상태에 몸을 움직였다. 차마 다친 네 상처를 잡을 순 없었고, 도로 그 당황스러워 하는 네 눈이 자신을 올곧게 바라보길 바래 네 양쪽 볼을 잡고 당기며 말을 이어갔다)
 
….너, 어쩐 일이라는 말이 나와? 그건 내가 물어봐야 할거 아니야? 내가 멍청이도 아니고 누구보다 날 잘 알잖-
 
(말을 잇지 못하는 저는 그저 너를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며 살짝 벌린 입과 함께 침묵을 이어갔다. 여태 자신의 삶에 있어서 제일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생각했던 내 앞에 서있는 작디 작은 여자는, 한순간에 세상에서 제일 읽기 어려우며 스스로 그간 알고있다 생각했던 모든것이 무너질정도로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알지 못하는 여자가 되었다. 쌓아올린 탑이 무너지는 감각은 꽤나 비참하고 고통스러워, 두 눈이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뻑뻑하던 눈은 금새 젖어가기 시작한다. 흐르지 않았으나, 반짝거렸으리라.)
 
………….. 날… 알긴 알아….. 너는…..?
 
 
오웬 다비엔 칼드웰:(두 손은 네 양 볼을 쓰다듬으며, 손가락은 여전히 따스한 네 얼굴 위를 매만졌다. 마치 눈은 이러지 말라는듯 애원하며, 현실이라 받아드리고 싶지 않은 감정에 무엇이라도 금방 끊겨 폭포수가 될것같았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거야, 모모- 그건 어디서 난 상처인건데? 설마- 설마 누구한테 공격이라도 당한건가? 이 시간에 도대체 어딜 다녀간거야, 왜 네 방에서 탄피가 나오는거지? 거미 그림은 뭐고- 상처. 아 상처, 어떻게 하면 이렇게 깊게 상처가 나는거야 기다려-
 
(테이블위에 있는 대야에 깨끗한 물을 부어 수건으로 네 상처를 닦기 시작했다. 금방 붉게 물들이는 수건에서는 충분히 맡았다고 생각한 시큼한 피의 냄새가 다시 코끝을 맴돌자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새 하얀 얇은 이불보를 찢자 작은 실밥들이 하얀 눈처럼 공중을 떠돌았고, 얼추 닦아낸 팔을 묶어주었나 금새 또 천 위로 붉은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허둥지둥 응급처치라고 하기도 뭐한짓을 하다보면 금새 몰려오는 불안감. 태어나서 이만큼의 불안감을 느낀적이 있었나. 차라리 스스로가 멍청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좋았을텐데, 여전히 바뀐것 하나 없는 현실에 무너지듯 너를 와락 안으며 제 손바닥으로 네 뒷머리를 지근 눌렀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한순간에 제일 잘 알고 있다 생각했던 여자에서 이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할것같은 낯선 여자가 되는거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안 말해줄 셈이야? 다.. 모든게, 모든게 널 향하고 있는데, 괜찮다고 하지마. 전혀 괜찮지 않으니까-
 
….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너는….. 너는 누구야………….?
 
…모모….
 
 
오웬 다비엔 칼드웰:(사라질것같았다. 딱히, 오늘에서야 느낀 감정은 아니고 너는 언젠가 항상 사라질것같은 사람이었기에. 단지 오늘이 그것의 절정을 다하듯 네 허리가 휠 정도로 안아주지 않으면 없어질 사람이 될것같았다. 낯설음 만큼 사람을 겁먹게 하는것은 없는지라, 흐르는 눈물은 턱에 맺히다 바닥에 으스러졌다.)
 
 
모모에:(온갖 추궁에, 섞인 걱정에, 입 한 번 열지 못했다. 오웬. 네 이름 한 번 부르지 못해 당혹서린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부르기엔 네가 너무 절실해보여서 끼어들 틈도 없었겠지만.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역시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였으면 좋았을까. 거짓말은 나쁜건데. 거짓말은... ... .....나는, 나는 역시, ...나쁜 아이겠지. 자신이 나쁜 아이가 되었다는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그로인해 네가 겪을 괴로움이 더 컸을테니까. 그게 더 걱정이 되니까. 저를 잡아주는 네 손은 이렇게나 따뜻한데, 상냥하기 짝이없는데. 나는 나지. 오웬, 모모는 그냥 모모일 뿐이야. 모모에는 모모에야. 지독했다. 정작 뱉어야 할 말은 그저 말로서 목안에 삼키며 넘겼다. 둘만 있을 땐 꺄르륵거리며 마주 잡아주는 손은 없었다. 저를 품에 안는건 너였으나 너를 먼저 놓은건 저였다. 지독했다.)
 
...
 
(그저 웃는 얼굴로 마주하는 것이 지독하지 않다면 무어라 할까. 그 얼굴은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보이지 않을 만큼 희고 투명해서, 포근해서,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을지도 모르겠다. 어떡하지, 하며 한순간 네 모든 추궁을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기 바빴지만 어쩌면 그건 필요없을지도 모르겠어. 하마터면 그 손길에 얼굴을 기댈 뻔했다. 잘 참았어, 모모. 잘 참은거야. 그런 네가 나 때문에 네가 우는구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괜찮을거야. 모든게, 이 모든게 좋아질거야. 괜찮아질거야. 아주 조금만 더 버티면 모든 일이 원래대로 돌아갈거야. 네 보석을 훔쳐 반짝이는 표면을 타고 젖은 서러움을 닦아주기엔 자신이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쁜아이니까. 하지만 그 이상으로 네 앞에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는 터라 성실하고도 상냥하게 훔쳐주었다. 제 손가락을 타고 그것이 흘렀다. 차라리 매정하라고 빌만큼, 뻑뻑한 구름을 삼켜 목이 막히는 친절함이었다. 무엇 하나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은 채,)
 
시간이 늦었어요.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뭐-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물어보잖아,
 
분명… 분명 들었잖아 모모-, 네가 침묵을 유지하면 안되잖아.
 
(더 이상 무너질것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내 품에 잠깐이나 안겨있던 너는 한순간 잡을수 없는 모래알처럼 제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고, 금새 새벽바람이 불러 공중에 흐트러진다)
 
나-
 
 
오웬 다비엔 칼드웰:(희망없이 동그랗게 떠있는 눈에는 눈물 마저 들어갈정도로 비참하고 아파, 겨우 마지막 눈에 담은 한줄기가 볼을 타고 내려간다. 순간 너를 잡으려 뻗은 손은 허공에서 살랑이는 네 머리카락 끝을 닿았으나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나를 멀리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녀가 나를 멀리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려서)
 
…………….괜찮지, 않아.
 
(차라리 너를 향한 믿음이 깨진다면 이만큼 아프진 않았을까. 멀리하고 있음에, 자신을 잡지 못하는 너를 원망하기보다 저는 알지 못하는, 네 스스로 나를 멀리하게 만드는 상황에 네가 있음에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것을 원망했다. 결국 네가 스스로 세상을 위해 삼켜지기를 허락했구나. 아무도 바라지 않았으며 아무도 부탁한적 없는 지나친 따스함을 위해 네것까지 포기하고 마는구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하겠지)
 
…..나를.
 
멀리하고 있구나.
 
 
오웬 다비엔 칼드웰:(주제넘은 사랑을 하고 있구나, 스스로 생각했다. 내 위치를 알지 못하고 감히 너같은 여자를 사랑하는구나. 내가 너를 이리 아낌에 무너져도 자신보다 커다란 세상이 너를 원함에 있어 자신에게 무슨 힘이 있을까. 이루어지는것 조차 한때 포기했으나 그저 옆에 있어주길만을 원했고, 이제는 그 마저도 너는 자신은 누구의 것이 되지 못한다고 말하듯 스스로 사라지려 든다)
 
………. 있잖아. 모모.
 
(침묵속에는 떨어지는 눈물 조차 바닥에 터지는 소리가 적나라게 났다. 눈을 감지 않았으나, 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오로지 자신의 감정이, 눈물이, 소음만이 몸에 남아 있어 그 외 아무런 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앞에 서있음에도 보이지 않아 그저 짐작하며 손을 뻗었고, 아마 운좋게 네 볼에 닿았을리라. 한쪽 볼을 쓰다듬으며 잘 보이지 않는 시선을 적당히 내려 보았고, 속으로는 눈이 마주쳤기를 바랬다)
 
사랑해. 널, 사랑해.
 
결혼, 하고싶지 않았어.
 
너와, 하고싶었어. 평생을.
 
 
오웬 다비엔 칼드웰:(마지막까지 이기적인 자신이었다. 느닷없고, 언젠가 전하고 싶었으나 지금의 속마음을 고백하는 상황은 단순 이럼에 있어 네가 내 이런 간절함을 알아주고 제 말을 곱게 따라주길 원하는 수단으로밖에 쓰일수 없었다)
 
…도망가자.
 
도망가게 해줄게. 널 혼자 두지 않을게.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 그러니까.
 
…………….그럼에도,
 
그럼에도.
 
 
오웬 다비엔 칼드웰: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괜찮다고 말할거야?
 
…날, 진정 멀리 할거야?
 
 
모모에:응. 나도 오웬을 좋아해. (너는 바보가 아니다. 아니지. 너무 똑똑하고 영리해서 탈인거겠지. 이렇게 말한 걸로도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 어쩌면 그 말을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바랬지. 순간이나마 같이 도망치기를 그렇게 바랬지. 심지어 같이 갔던 정원에서 조차 그걸 바랬다. 그런데, 그런데 언제부터였지? 모르겠어. 너를 보니까 나는 도망가지 않고 싶어졌어. 오웬, 알아? 네 덕분이야.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지금도 그렇게 말해주니까, 나는 도망가지 않기로 했어. 이것을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한다면, 그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방문을 열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도련님.
 
 
당신이 완전히 나가기 직전,
 
 
문득 자리에서 멈춰서 조용히 말합니다.
 
 
마지막 순간,
 
 
마지막 순간,
 
 
만약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그 때는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을까?
 
 
곁.
 
 
내 곁.
 
 
당신의 대답이 어떻든
 
 
그는 미소와 함께 방문을 닫습니다.
 
 
완전한 단절.
 
 
... ...아침이 옵니다.
 
 
장면전환
 
 
2022. 9. 7 PM 11:00 그거뭐냐 컷
 
 
2022. 9. 8 PM 5:35 ~
 
 
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를 보면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부엌휴게실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잠을 자지 못했다. 죽은자로 인한 상실감보다 너로 인해 얻은 상실감에 잠을 청하지 못했다고 누군가 않다면 차가운 피를 가진 자라고 할텐가. 스스로도 옳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몸은 무거웠으나 어째서인지 머릿속은 하염없이 가벼웠다.
 
어떠한 말이 오고가고 어떠한 감정이 외면당했는지. 그 짧은 시간 안에서 너와 나의 사이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거부당하고 멀어지며, 외면할수밖에 없는 현실은 더욱 그림자처럼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
 
사랑한다 전달한 그말, 그리고 나와 같다며 제 감정에 답해준 너. 허나 안지 못했고 입맞출수 없었다. 같은것을 바랬으나, 서로 너무나도 다른것을 보고 있었다. 문이 닫혔을때 어둠에 삼켜지며 단절된 순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너를 향한 마음 마저 누군가에게 숨을 쉬고 있는 체 뜯겨지며 가슴한켠에는 뻥 뚤린 구멍만 남았으리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으며, 린튼가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으며 하루가 시작되지 않길 바랬다.
 
애석하게도 사용인들을 살펴야하는것은 제 책임이었기에 미치도록 싫은 몸을 겨우 움직여 부엌을 향해 걸어갔다. 너를 만나지 않을까, 가급적으로 그 얼굴을 오늘만큼은 보고싶지 않았다)
 
 
heath bell:▶ 하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ପଓ 듣고자 한다면 듣기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듣기
기준치: 55/27/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heath bell: .
 
.린튼 가 사람들이… 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 요리 소리에 묻혀 대화의 일부만 전달 받습니다.
 
.
 
.린튼 가 사람들이… …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하퍼 린튼 씨가 마지막 ……였다더라.
 
.
 
 
heath bell:. 그럼 뭐야? 그 부부만 ……거야?
 
.
 
.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긴 했다는데 전부 ……면 대가 ……는 거겠지…….
 
 
오웬 다비엔 칼드웰:(음식 냄새에 속이 뒤집어 질것같았다. 이런 곳에서 헛구역질을 하다간 그만큼 예의없는 짓은 없으니 참아보았으나 사람이 죽고, 마음이 죽었는데 그럼에도 살기위해서 음식을 섭취해야하고 배고픔을 느껴야하는것이 싫었다. 상실감이 컷는지 꽤나 중요해보이는 사람들의 말소리 조차 잘 들려오지 않았으나, 이러면 안되는것을 알면서도. ...듣고싶지 않았다. 관여하고싶지 않았다)
 
.... 어제 밤은 다들 탈 없이 잠은 잘 청했나? 범인이 아직- .. .....잡히지 않은 상태다. 나와 관련되있는 일에 너네들 또한 끌어들인것 같아 미안하지만 당분간은 2인조로 다니며 조심하도록 하면 좋겠어.
 
(무거운 얼굴, 피곤한 얼굴, 그런 얼굴을 숨기지 않고 조곤조곤 대화하는 이들의 사이에 서 말을 뱉었다)
 
그 외에. ...이상한일이라던지 내가 알아야 하는 일은 없나?
 
 
heath bell:그들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다, 문득 당신의 소리에 급하게 허리부터 숙입니다.
 
곧 다음 말에 혹시 들으셨나? 하며 눈치를 조금씩 보기도 합니다.
 
.
 
.무, 무슨 말씀을... 그, 저희도 사이에서 들리는걸 주워들은지라...
 
 
오웬 다비엔 칼드웰:...상당히 눈치를 보고 있군.
 
(주위를 살피다, 잘 듣지 못한 말을 이어가던 하인 한명에게 다가갔다)
 
들리는것을 주워들은것이라 함은, 벌써 별 소문이 다 난것같은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었던거지? 어떤 소문이 돌아다니며, 네가 그것을 믿고 떠드는것은 자유이자 내가 막을 생각은 전혀 없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이 사건과 린튼가에 관련이 되어있는 사람으로써 혹여나 말도 안되는 헛소문일까 싶어 걱정이되는데.
 
(...하아. 한숨을 내뱉으며 미간 사이를 손으로 누르며 풀었다. 자신이 다른날보다 민감한것을 잘 알고 있었으나, 그것을 숨길만큼의 여유는 없었다)
 
 
heath bell: .
 
.히, 히익... 저, 저, 저희도 정말 자세한건 모, 모릅니다...
 
.
 
.조, 조심하겠습니다...
 
어지간히도... 무서웠나봅니다... 곧 울겠네요...
 
당신 얼굴 무서운거 알고 있죠...?
 
 
오웬 다비엔 칼드웰:... ... .....아.
 
(생각 이상으로 반응하는 덕에 조금 놀랐는지, 그제서야 제 얼굴에 얼마나 힘이 많이 들어간지를 인지한다. 다시한번, 한숨을 내뱉고는 한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더니)
 
하아... 그렇게까지 기죽을 필요는 없다. ....허나, 소문에 관하여 너무 쉽사리 떠드는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좋지 않으니 조심하도록. 하던 일들을 마저 하도록 해.
 
(아마, 무서운 얼굴은 끝까지 풀지 못했으리라. 잔뜩 겁을 준 꼴이 되었지만 오늘만큼은, 그것을 풀 만큼의 여유는 없었다. 다시 한번 사용인들을 바라보더니 휴게실로 향하였다)
 
 
heath bell:▶ 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탁자와 벽난로가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하아...
 
...하루가 시작된지 얼마 되었다고..젠장..
 
(혼자 있으면, 저도 모르게 말이 다소 거칠게 되더라. 제 목소리만이 맴돌뿐 고요함만이 가득하자 조금이나마 숨이 트는 착각이 들었을까. 그래 착각, 괜찮을리가 없지. 마른세수를 하며 머리를 넘기고 살짝 짜증이 난듯 털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어머님, 아버님.
 
(어린아이같았지만, 그럼에도 현명하신분들이었기에 이런 상황에 있을수록 그리워지는 이름들이었다. 한숨을 내뱉고, 조용한 휴게실을 훑어보다 탁자를 향해 걸어갔다)
 
 
heath bell: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신문을 들어올려 읽기 시작했다)
 
 
heath bell:1면에 `하퍼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모모에
 
머릿속을 스치는 이름입니다.
 
 
heath bell:모모.
 
 
오웬 다비엔 칼드웰:............ 말했잖아, 내가 말했잖아!!!
 
너는 나를 감싸고 괜찮다며 멍청이같이 말할 상황이 아니라,
 
아무도 지켜주지 못할 너를 지키라고,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젠장…젠장, 젠장!!!
 
(터지는것이 당연하였다. 욕지거리를 읊조리며 머리를 박박 긁었고, 분노에 이기지 못해 살짝 제 몸으로 민 테이블이 덜컹이며 찻잔 한두대가 바닥을 요동치다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진다. 이리저리 튀는 파편들을 마다하지않고 신문을 꽉 쥔 체 테이블위에 제 몸을 지탱하였나, 며칠간 급격히 저를 괴롭히던것들이 결국 참지못해 터져나오자 고요한 방안에는 거친 제 숨소리만이 가득찼다. 주먹을 꽉 쥐다 한 손으로 제 얼굴을 쥐엇고 부들부들 떨기 바빴다)
 
…. 너일리가 없어.
 
 
오웬 다비엔 칼드웰:(하지만, 모든 단서는 그녀를 향하고 있잖아)
 
….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사람을 죽일리가 없어.
 
(그녀의 방에서 나온 탄피를 무시할수 있어?)
 
………… 아아…. 아아아-
 
(앓는 소리를 내면, 머리가 깨질것같았다. 너는 네 스스로를 보호 할 줄 모른다. 나역시 약해서 너를 보호할 바가 없었고, 결국 도망치자는 제일 승산없는 결과 마져도 너에게 거부당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눈 앞에서 너를 잃을지도 모르는데)
 
…..
 
 
오웬 다비엔 칼드웰:(주먹을 쥐며, 한껏 구겨진 신문을 박박 찢고 구기며 벽난로의 앞으로 다가갔다)
 
 
heath bell:...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방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활활 타는 벽난로 안에 한껏 찢고 구긴 신문을 던질라고 하는 찬라, 벽난로 안에 타다 만 종이를 발견한다. 다른 한손으로 옆에 있는 부지깽이를 줍고 조심스럽게 안쪽 종이를 꺼내보았다)
 
 
heath bell: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이런 게 원래 있었던가요?
 
 
 ପଓ 이성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SAN Roll
기준치: 49/24/9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heath bell:종이의 내용 중에 몇 가지 띄엄띄엄 적힌 단어만 겨우 읽습니다.
 
전염을 통한… 지배…….
 
…그리고 그 아래에 그려진 소름끼치는 거미 그림…….
 
 
오웬 다비엔 칼드웰:………… 잘 모르겠어.
 
잘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하는거죠.
 
(타다만 종이, 거기에는 더욱 이해를 할 수 없는 만들 뿐. 하나같이 붕 떠있으며 모아지면서도 흩어지는 단서들.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 거미)
 
….거미, 거미…. 숙주… 지배…
 
(미친사람처럼, 하나에 몰두한 그는 세상과 단절되듯 중얼거리는것이 그의 버릇이었다. 현실성 하나 없는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으나,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보다 저에게 있어서 현실성 없던것은 너의 행동들이었다. 다른사람이지 않을까 라고 의심치 않을 정도로 낯설던 너. 만약에, 아주 만약에 어떠한 숙주에 지배당하고 있다면. ..네 이야기가 아니였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을지언정, 너였기에 너의 그런 행동이 스스로 나왔다라는것을 믿을 바에 말도 안되는 가설이 더 현실성 있었다)
 
…… ….. 하하.
 
 
오웬 다비엔 칼드웰:(마음이 놓여졌다. 그래, 네가 그랬을리가 없다. 말도 안되는, 허나 저에게 있어 더 신빙성 있는 하나의 단서. 이 중요한 단서를 누군가 없애려 든다. 그러지 않았으면 타들어가는 장작불속 남아있지 않으리라. 발견되지 않길 바라고 있고, 누군가 알아서 안되는 단서이다. 손에 쥐던 신문을 던져 타들어가는 종이를 바라보며 작은 단서는 소중하게 제 주머니에 넣었다. 괜찮아, 할수 있다. 너를 향한 믿음과 충성만큼은 이 세상 어떠한 기사보다도 더욱 굳건하고 간절했기에.
 
뒷마당을 향하기 위해 휴게실을 나섰다)
 
 
heath bell:벽난로를 보고 지나칠 떄, 문득 카펫 아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살피면 암호처럼 무어라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heath bell: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ପଓ 교육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heath bell:과거 학교에서 배웠는데, 이걸.
 
그러니까… 해독하자면…….
 
이름이군요.
 
낯선 퍼스트 네임과 익숙한 라스트 네임.
 
린튼.
 
 
 ପଓ 이어 지능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heath bell:필체가 그의 것임을 깨닫습니다. 당신이라면 특히 모를 수 없겠군요.
 
우선 이 린튼의 이름은 적어도 하퍼 린튼의 부모님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른 린튼인가요?
 
친척?
 
가문 구성원?
 
도대체 이걸 왜 적어둔 거죠?
 
 
heath bell:뭘 위해?
 
그들이 지내는 지역은 왜 알아내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면 벌써 뒷마당입니다.
 
▶ 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그가 있습니다.
 
당신을 보고도 잠잠한 낯입니다.
 
그저 고요한 미소와 함께 꽃이 참 예쁘다고 이야기합니다.
 
 
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그가 있습니다.
 
 
당신을 보고도 잠잠한 낯입니다.
 
 
그저 고요한 미소와 함께 꽃이 참 예쁘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일도...
 
 
꽃의 이름은 에리카, 히스.
 
 
모모에:알아요? 이 꽃의 이름은 에리카인데. 히스라고도 불려요. 꽃말은 고독이래요.
 
 
곧 손님이 올 거다.
 
 
손님에게 꽃을 선물해 드리고자 한다.
 
 
자식분을 잃었지 않느냐.
 
 
평이한 어조의 그의 모든 말들은 어쩐지
 
 
이런 상황에서 묘하게 기이한 형태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도망간 줄 알았어. 이곳에는 없을 줄 알았어. 너를 보는것이, 어쩌면 어제가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르는 생각을 했었어. 그런 걱정, 원망감, 분노, 아쉬움, 서러움이 섞인 와중에 너는 그 꽃밭 사이에 잘도, 아무런 일도 없다는듯이… 햇빛에 삼켜질것같은 금색같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낯설기만을 반복하는 너 답지 않은 말을은 귓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듣는것을 거부했다. 천천히 시작되는 발걸음, 그리고 이내 천천히 빨라지며 너의 앞에 도달하자 제 밟는 발마다 근처의 꽃잎이 으스러지들 공중에 흩날리다 바닥에 천천히 떨어졌고, 빠르게 네 두 팔뚝을 잡았다)
 
잘 들어 모모- 아무래도 넌 알지 못하겠지만, 바보같다고 할 수 있지만, 너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니다. 숙주던 뭐던 확실히 너는 지금 평소의 너와는 많이 달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너를 이렇게 만든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나 또한 온 힘을 다해 움직일 생각이야 그러니- 그러니까-...
 
(떨리는 동공, 이리저리 너를 보았으나 외관상으로는 무엇하나 달라진것 없는 너였다. 살짝살짝 떨리는 손으로 하늘거리는 네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볼을 쓰다듬었다. 얼마나, 네 앞에서 몇번이고 간절해서 이기적이게 돌변해야 나의 말과 진심이 너에게 전달될지. 이번만큼은, 이번만큼은 제발 제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제 발 밑에는, 네가 말한 히스꽃이 마지막 햇빛을 머금은체 짖눌러있었다)
 
...제발, 더는 내가 모르는 여자로 변하지 말아.
 
 
모모에:(요즘 들어 네게 이런 식으로 자주 잡히는 거 같다. ...그럴만 한 것 같지만, 애써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네 눈 앞에는 그저 햇빛을 받는 내가 보일 것이고 또, ...또... 어쩔 수 없다는 냥, 그리 웃어버렸다.) 모모는 모모야. 모모에는... 그냥 모모에야. 도련님이, 오웬이, 당신이, 네가, 만났을 때 부터 계속. 어쩌면 그 전부터... 쭈욱.
 
(어찌보면 맞는 말이다. 사실 맞고 아니고를 떠나서 틀린 말 자체가 없는데 그 두가지로 판가름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불안하고 무너질거 같은건 네 쪽이 아니던가. 너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게 어떠한 진실이던간에, 그걸 받아들일 정도로 착하며 상냥하고 강한 사람. 그런 너를 동경한다. 그런 당신을 소중히 해. 나한테 없는 것들을 많이 가진 내 도련님, 소꿉친구. 내가 네 손에 기대지 않았던건 감히 그럴 수 없어서. 그럴 자격을 잃은지 오래라서. 나도 너처럼 강해지고 싶었다. 너를 지키고 싶을만큼, 그리 소망했다. 정작 할 수 있는 거라곤... 휘날리는 꽃잎과 화단에 생각마저 저 뒤로 사라졌다. 두 손 안에 꽃다발이 움켜쥐어졌다. 이리 잔잔해도 되는 것인지.)
 
모모는 항상 모모였는걸. 후훗...
 
 
오웬 다비엔 칼드웰:(분홍, 붉지도, 연하지도 않을 그런 꽃이 공중에 휘날렸다. 몇몇 형태를 유지하며 떨어졌고, 몇몇은 만개하듯 으스러지며 바람을 탔으나 그리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너를 안고 있었고, 네가 곱게 움켜잡은 꽃다발은 둘 사이에 눌려 꺾이며 시들어갔다)
 
모든, 모든 사람들이, 세상이, 널 의심하고 있어. 모든것이 널 향하고 있다. 너는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라. 괜찮아, 온전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제발 내가 너를 지킬수 있도록 허락 해줘. 모든것을, 자신을 잃고 있으며 인지도 못하는 와중에서까지 남을 위해 움직이지 마, 괜찮다고 말 하지마, 이 모든것이 만약 나를 위해서라면-... 나를 위해서라면 그런 나를 위해 이제는 내 말을 들어줘, 모모- 모모, 제발 모모, 모모에-.... 제발.
 
(한번을 안았고, 두번을 안았을 때에는 너와 나의 사이에 아무런 공간조차 남지 않을정도로 너를 안아 올렸다. 제발이고 이 이상으로 없어지지 말라며, 너를 뺏기는것이 싫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함에 어린아이처럼 그저 안으며 가지말라고 하는것이 전부였다)
 
제발 단 한순간이라도…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나를 바라봐, 너를 바라봐. 사랑을 바라지 않을게, 너와의 영원을 바라지 않을게, 그저 네가 내 행복을 바라는것 처럼, 나도 네 행복을 바랄수 있도록 하게 해줘… 부탁이야… 부탁이야…..
 
 
그저 잔잔한 대화 끝에 그는 떨어져
 
 
문득 당신을 응시합니다.
 
 
말없이 한참이나.
 
 
그 눈에 깊게 박힌 애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맹목.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그가 입을 엽니다.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
 
 
내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모모를 만나러 와.
 
 
무슨 뜻이죠?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뭘 의미하는 이야기인가요?
 
 
그는 꽃다발을 들고 자리를 떠납니다.
 
 
얼마 안가 바깥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이 찾아와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장면전환
 
 
탕.
 
 
총 소리가 울렸습니다.
 
 
명백한 총 소리입니다.
 
 
근원지는 현관.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그가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그를 응시합니다.
 
 
그의 손을 보면,
 
 
그래요.
 
 
리볼버.
 
 
리볼버가 쥐여져 있고,
 
 
그리고…….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ପଓ 이성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감소합니다.
 
 
피가 튄 뺨을 든 그가 당신을 응시합니다.
 
 
어쩐지 이 현상이 익숙한 얼굴.
 
 
웃는 낯에는 어떤 것이 번져 있습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발음한 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도련님. 우리 도련님..
 
 
도련님. 우리 도련님..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 중얼거림.
 
 
누군가 외칩니다.
 
 
날카로운 비명입니다.
 
 
살인자! 살인자야!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그를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는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꽃이 지금의 그 같습니다.
 
 
마침내 고개를 떨군 그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그를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문득 당신의 목소리에 반응이라도 한 듯,
 
 
마주친 그가 입을 벙긋댑니다.
 
 
권총.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요.
 
 
제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저를 만나러 와요.
 
 
마침내 연행되는 그가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살인마.
 
 
네가 살인마라니.
 
 
어떻게 할까요, 당신.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할 텐데.
 
 
오웬 다비엔 칼드웰:(뛰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뒤로 하고, 어제 저를 고백했던 그 방을 향해 뛰어갔다.
 
‘살인자! 살인자야!’
 
공기를 가로지르는 소리, 찢어지는 비명, 너를 향한 겁먹은 시선들, 그 모든것을 뒤로 하고 나만을 바라보는 너의 눈빛. 이 모든 순간 중 네가 유일하게 나에게 부탁한 그것 하나만을 잡고 한없이 뛰었다. 이 순간 이 상황을 뛰쳐나가는 자신을 그 누구가 이상하게 바라본다 한들, 자신의 이런 행동이 더 상황을 좋지 않게 만든다 한들 상관없었다.
 
유일하게 네가 부탁한, 나만이 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 무엇을 위해 하는 부탁인진 몰라도 그마저도 나에게는 너무 소중했기에 그것을 위해서 한없이 달렸다.
 
무슨 생각이야? 부탁을 했을때의 너는, 모모, 너는 어디에 있었지? 얼마만큼이 진심이었고 얼마만큼을 위해 내가 움직여야 하는것이 맞지? 나의, 이런 일방적인 너를 향한 충성심과 사랑이 너를 좀먹고 있는것은 아닌지.
 
…나락에 떨어진다 한들. 너를 믿기로 했다. 그것밖에 할줄 모르는 자신이었다. 발을 멈추지 않았고 오로지 너를 위해 달렸다. 아버님의 말씀이지 않았는가. 지나친 생각과 감정에 휩쓸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더한것을 잃을 수 있다며. 네 방에 도착하고 나면 다소 거칠게 문을 열었고 바로 몸을 낮춰 침대 밑에 손을 뻗었다)
 
 
그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 밑을 살피면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권총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도 하지 못할 정도로.
 
 
꺼내 뚜껑을 열려 하면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해야 할까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6
 
(6을 입력한다)
 
 
6을 돌리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내부에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종이를 펼치면 한 호텔의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네요.
 
 
시간을 돌리는 주문
 
 
 ପଓ 이성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SAN Roll
기준치: 47/23/9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감소합니다.
 
 
잠깐,
 
 
그러고보니 그가 뭐라 했죠.
 
 
방아쇠를 당신이 당겨주길 바란다 했던가요.
 
 
 ପଓ 이어 지능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떠오르는 그의 몸에 나 있던 상처들……
 
 
설마.
 
 
설마.
 
 
오웬 다비엔 칼드웰:.... 말도 안돼...
 
(수없이 나있던 알수 없는 상처들, 몇번이고 반복해왔던 시간선을 이야기하는 알수없는 주문. 너의 이상했던 행동들, 마치 죄많은 자신의 옆을 너는 지켜줄까 싶은 그 읊조림까지. 이해되지 않았으며 이해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제 손에 쥐어진 리볼버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살이 아닌 타인으로 부터 타살. 그것이 이 굴례를 반복하는 주문. 그 뜻은 누군가는 너를 위해 몇번이고 이 방아쇠를 당겼다는 것인가. 혹여나 몇번을 반복하는 도중에는 상대방에게 미움을 사 타살을 유도했을까, 또는 네가 그러는것을 이해하는 누군가가 너를 위해 방아쇠를 기꺼이 당겨주었을까)
 
.......
 
(... 그는, 권총을 쥐고 네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장면전환
 
 
그가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당신이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그는 당신에게 총을 가져왔느냐 묻습니다.
 
 
고요하게.
 
 
아쇠를 당겨줄 거냐고도 묻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도착하기 직전, 저는 이미 방아쇠를 장전하였다. 딱 한발. 이 작은 쇠붙이에 모든것이 매달려있음을 알았으나, 그럼에도 이 말도안되는 상황속 어느 작은 기적이라도 이루어지진 않을지, 저 조차 생각못할 변수로 인해 모든일이 뒤바뀔까 싶어 그런 말도안되는 희망만을 가지고 방을 들어섰다.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구나. 하고도 많은 장소속에서 자신의 죄로 인해 묶여있는 쇠창살 너머에 너라는 존재가 있는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이 세상, 지금 이 순간, 너의 그 지나친 친절함을 아는 사람은 나 말곤 아무도 있어주지 못했다. 나를 뒤로한 온 세상은 너를 잔인하기 그지없는 살인마로 보고있었으니. 제 뒷주머니에 숨긴, 차가운 리볼버가 너에게 다가갈때마다 작게 덜컥거렸다.
 
총을 가져왔냐는 너의 물음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방아쇠를 당겨줄거냐는 물음에는 침묵을 유지했다. 쇠창살 하나를 잡지 않으면 무너져 내릴것같아 제 몸을 그리 지탱하였고, 너를 바라볼수 없어 고개를 떨구었다)
 
…….. 모모에.
 
나는 바라는것이 참 많아.
 
(쇠창살을 잡은 손에는 비린내가 나는 듯 했었다. 시큼한 피 냄새와 비슷하여 속이 매스꺼웠고, 말을 이어가는 목소리는 한없이 떨렸으며, 눈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어. 무엇이라도…
 
(꽉 잡은 손바닥은 한없이 차가웠다)
 
…. 있잖아 모모. 너도 나와 같을까.
 
그 원하는것이 있어서, 그렇게 간절했기에, 몇번이고 몇번이고-
 
….. 그만큼, 네가 진정 원하는것이 그거야?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았다. 닿지 않는, 오로지 닿을 수 있는 것은 너를 관통할 총알뿐인 이 거리에서)
 
 
오웬 다비엔 칼드웰:나는 너에게 부탁할것이 참으로 많은데, 네가 부탁하고 싶은것은 그거 뿐이야? 내가, 그래주길… 바라고 있어? 그것이, 너의 간절함이야…?
 
(네 앞에서 참으로 많이 우는구나. 제가 이리 눈물이 많은 사람인줄은 몰랐다. 지키는것은 커녕 세상은 제 스스로 세상에서 제일 원하는것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라 하고 있다. 원하는것이 있으면 말하라며 그렇게 애원한 나의 마음속에서, 네가 고작 나에게 원하는 것은 방아쇠를 당겨 달라는 말. 네 부탁은 뭐든 들어줄수 있을거란 마음에 너는 최악의 소원을 나에게 간절하게 부탁하고 있구나. 그것을, 내가 들어줄 수 있을까. 나는 그만큼 용기가 있는 사람일까.)
 
 
모모에:(그 흔한 안녕, 한 번 말하지 않았다. 그러기엔 다시 보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랬을지도. 자신은 한 번도, 이제껏 반복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그리 생각해본 적 없지만 정말 그 누구보다 이곳과 안어울리는 사람이긴했다. 이곳을 정겹게 느끼고 녹아들기엔 나약했고, 바보같았고, 미련했고, 상냥한 아이여서. 어쩌면 주변과 붕 떠서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전히 자신만큼은 그걸 모르고 있겠지만. 수감된 사람치고 믿을 수 없는 몸짓이었고, 얼굴이었다. 차다찬 곳에서 홀로 빛나는 것 같았다.) 있잖아, 오웬.
 
시간을 계속, 계속 몇 번이나 돌려 많은 사람을 죽였어. 어떤 이유에도, 사정에도, 그건 절대로 해선 안될 일이야. 그렇지? (그것은 현실이며 동시에 진실이다. 제 아무리 억울한 심정이라 할지라도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누구에게든 없기에. 그는 저도 포함일터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내는거야, 모모. 지금까지 와서도 아이는 모든 걸 말해주지 않고 삼켰다. 오로지 삼켰다. 변명하지 않고 울부짖지 않고 소망을 말하지 않았다.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들이 속 안에서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맞지 않으나, 끝내 삼켜야하는 것들. 시선을 마주치는 순간에서 조차, 해야할 말을 할 뿐.)
 
응. (오로지 그것 뿐이리라.)
 
 
시간을 몇 번이나 돌려 모조리 죽였노라고.
 
 
그렇게 말하는 그는 고개를 숙인 상태입니다.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에 깃든 건…
 
 
죄책감?
 
 
고통?
 
 
혹은 후련함?
 
 
시원한 복수심?
 
 
혹은 그 모든 것?
 
 
얼마 남지 않았어.
 
 
끌려가면서 중얼거린 그 한 마디를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이게 마지막이야.
 
 
못내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말도 안 돼.
 
 
다정함이라니.
 
 
다정할 수가 있다니….
 
 
모모에:이게 마지막야. 나를 죽여줘. 부탁해.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래. 맞아.
 
….너의 행동은,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 정당화 되지 않아.
 
사람의 생명을 가져가는것… ….. 우리 인간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으니.
 
너는, 내가 아는 너라면, …그 죄책감을 잘 알고 있겠지. 얼마나 스스로가 잔인하고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질렀는지. 네가 모를리가 없어. 그런 네가, 흔히들 불리우는 천사같은 네가.
 
너의 범죄에, 너의 죄에, 옹호하고싶지 않아. 어째서, 그런일을 저질렀는지. 어째서 많디 많은 사람들중 네가 그 잔인하고 더러운 피를 제손으로 물들기를 자초했는지.
 
…용서할수 없어. 너의 죄를, 나는 용서할수 없어.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래서.
 
(울어가는 얼굴 속 왜 스스로 웃기를 택했는지 알리가 없었다. 헛웃음이 나왔고, 원망스러운 눈으로 너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정말 돌이킬수 없는 죄인인 너를, 너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을까)
 
…. 그래서 같이 도망가주길 바랬던거야.
 
너의 죄를 알고도, 그 죄를 같이 가져감에 있어서까지라도 너를, 너를 떠나고 싶지 않았어.
 
네가 저지른 죄에 언젠가 둘이 나란히 잡혀 목숨을 잃는 다 하여도, 나는, 너보다 더 사악하고 착하지 못한 존재라 남의 너의 죄를 받아들일 정도로 너를…. 너와 함께이고 싶었던거야.
 
내가… 내가 너였다면. 너만큼 스스로 용서하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 하며 이 모든것을 반복하지 않았을텐데.
 
 
오웬 다비엔 칼드웰:…하하.
 
너도, 나도. 참 바보같다.. 그렇지?
 
너도… 나도…
 
바보같아.
 
… …………….말했잖아.
 
같이, 도망가 주겠다고.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 죄, 내가 가져갈수 있는 만큼 가져가겠다고.
 
(뒷주머니에서 제 빨리 리볼버를 잡았다. 눈물이 앞을 막아 어깨로 제 얼굴을 닦았다. 상황이 참 웃기지 않아? 사랑하는 이가 제대로 죽을 수 있도록 눈물을 닦는 꼴이라니. 겨냥하고, 정확하게 네 가슴을 향해. 트리거 위에 검지를 올렸다. 천천히 힘을 다하고. 후회가 되지 않기를 바랬다. 제 손으로 방아쇠를 당겨 네 상처를 늘리는것만큼 아픈것은 없었다. 아무도, 제 스스로 조차 지킬생각을 하지 않는 너를 지키는것은 유일한 나의 존재의 이유이자 의무감이였음으로. 허나 어떤 기사가 감히 제 사랑하는 여자의 바램을 마다 할 수 있겠는가. 너의 그 무언의 아픔속에 내가 위로이자 안신처가 될 수 있도록)
 
……………… 미안해.
 
(사랑해 라는 말이 조금 더 상황에 옳았을까. 그 한마디를 하다간 마치 모든것이 뒤틀릴것같아서, 그 말을 전할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가 더 자신에게 주어지길 바라며 그렇게 방아쇠를 당겼다)
 
 
그가 눈을 감습니다.
 
 
기꺼운 표정입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한 표정.
 
 
당신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제압을 시도하려는 순간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아쇠를 당겼습니다.
 
 
탕,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그의 심장을 관통하고……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 얼굴이.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장면전환
 
 
그거뭐냐 컷이다
 
 
2022. 9. 9 PM 5:00 ~
 
 
정신을 차리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돌아온 것입니다.
 
 
잠깐,
 
 
그는 어디 있죠?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간 거예요?
 
 
그의 방으로 뛰어가면
 
 
말도 안 되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모든 짐이 빠져나간 장소.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방아쇠를 당기며 네 심장에 붉은 꽃이 필려는 찬라 모든것은 그렇게 되돌아간다. 귀가 물에 잠긴듯 모든것이 희미했으며 중력이 뒤바뀐듯. 그렇게 눈을 떠본 아침, 너는 여기에 없었다)
 
..모모-
 
(마치, 너는 애초부터 여기에 없었다는듯이 비어있는 방안. 단순 네가 보이지 않음에 머리속이 복잡해졌으나 그리 오래가지않아 방안을 살펴보았다. 방아쇠를 당기길 원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너는 어떠한 계획이 있으리라. 모두 결국 마치 내가 알아주길 바라는듯 남겼던 그간의 단서들이 여기서 끊길일 없어. 찾아야 한다, 네가 수없이 반복하며 남겨왔던 작은 흔적 조차 놓치지 않겠노라 방안을 그리 살폈다)
 
 
책상 아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채 닫지 못한 흔적입니다.
 
 
서랍 내부를 보면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아이호트의 일족?
 
 
의문을 갖기도 잠시입니다.
 
 
이 명단,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요?
 
 
 ପଓ 지능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이건 신문과 그의 수첩에 적힌 명단의 이름이 연상되는 듯 합니다.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여가려 한 내용.
 
 
수를 늘여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들의 다음 숙주로 점찍힌 이는,
 
 
당신입니다.
 
 
 ପଓ 이성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이성 2 감소합니다.
 
 
그 아래 필기체로 휘갈겨진 한 문장은
 
 
그의 글씨체입니다.
 
 
지켜야 해.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어디론가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방을 나가면 사용인이 지나갑니다.
 
 
사용인은 그의 방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합니다.
 
 
그는 방금 떠났는데,
 
 
인사하고 가지 않던가요?
 
 
떠났다고?
 
 
도대체 어디로?
 
 
사용인은 그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이리 답할 뿐입니다.
 
 
heath bell: .
 
.마지막으로 남은 일처리가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heath bell: .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ପଓ 지능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ପଓ 그가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친척이 머무는 장소를 ପଓ 
 
 
그가 마지막 남은 린튼 가의 친척이 머무는 장소를
 
 
메모해둔 책장의 종이를 떠올립니다.
 
 
그래, 씨를 말릴 작정인 모양이죠.
 
 
그게 무엇을 위한 것이든.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는 당신이었을까요?
 
 
손에 피를 그렇게 묻히고,
 
 
그렇게 죽어갈 가치가 있는 존재였단 말인가요,
 
 
그에게 당신은?
 
 
몸에 난 무수한 흉터들.
 
 
망가져가면서도 지켜야 했던 건가요?
 
 
당신을?
 
 
사용인이 문득 당신에게 편지를 내밉니다.
 
 
아!
 
 
대신에 이걸 전해달라 했어요, 그 아이가.
 
 
편지를 펼치면 간결한 문장이 몇 개 남겨져 있습니다.
 
 
메모
 
 
마지막 순간.
 
 
마지막 순간!
 
 
도대체 그 마지막 순간이 뭐길래.
 
 
정작 지금 곁에 없는 건 그 자신이면서!
 
 
그래요.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나봅니다.
 
 
몇 번이고 고쳐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일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당신을 애정했나봅니다.
 
 
...그럼 당신은?
 
 
당신은 어때요.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나요?
 
 
못한대도 상관 없을 겁니다.
 
 
적어도 그 사람은 할 수 있으니까.
 
 
그거면 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아니, 인사하지 않았어.
 
(어울리지 않게, 조금은 악필인 네 편지. 무엇이 그렇게 저에게 중요한지 두손 곱게 모아 제 심장쪽에 네 흔적을 받쳤다. 마치 자신이 지켜야하는 것을 다시끔 마음이 알 수 있도록 밀어넣듯이, 몸은 그렇게 굽어 제 소중한것을 한껏 안았다.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몇번이고 죽어가며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어 가면서도 너는 나를 그렇게도 지켜야 했을까. 도대체 네가 말하는 그 마지막 순간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몇번이고 자신이 네 옆에 있어줌에 대한 물음을 내뱉고 있는가.
 
...감정에 휘말려 묶여있을 수 없었다. 내딪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심히 무겁고 아파왔으나 저만치 혼자 외롭고 아픈 길을 걸어가는 너를 더 이상 지켜만 보고싶지 않았다)
 
....호텔
 
... 기다려. 모모
 
 
오웬 다비엔 칼드웰:(양피지에 적혀있던 호텔의 주소지. 그곳을 향해 가기로 했다)
 
 
장면전환
 
 
당신은 지도를 들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다.
 
 
기차를 잡아 타고 움직이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런 게 중요하던가요?
 
 
그가 향한 장소는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안쪽으로 발을 디디면 그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모모-...
 
(네 이름을 몇번이고 읊어보는지. 기차안의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이 오고갔는가. 초조함, 불안함, 아직도 이해하지 못할 너의 행동들, 나를 향한 수많은 희생을…
 
호텔에 도착하고 나면, 양피지를 한번 더 펴보인다. 방 호 수 따위는 적혀있지 않아, 찾아야 한다. 그녀가 현재 이 호텔에 머물고 있으리라 믿으며.
 
주위를 둘러보며, 호텔 직원이 없는지 살펴본다)
 
 
heath bell:호텔 안에는 돌아다니는 소수의 직원과, 프론트의 직원이 한 명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멀리서, 목을 가다듬으며 프론트의 직원에게 걸어갑니다)
 
 
heath bell:당신이 다가가자, 직원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듭니다.
 
.
 
.어서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오웬 다비엔 칼드웰:안녕하세요. 그. 다름이 아니라.
 
(조금은, 조심스럽게, 머뭇거리는듯 하나 이내 말을 이어갔다)
 
...린튼가가 머물고 있는 객실의 호 수를 알고 싶습니다만.
 
 
heath bell:직원은 한 번에 알아들은 눈치지만 반응은 크게 달갑지 않습니다.
 
.
 
.죄송합니다. 저희 호텔 측에서는, 기본적으로 호텔에서 숙박하는 손님의 정보를 비밀로 붙이고 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호텔의 방침인지라.
 
 
오웬 다비엔 칼드웰:(그러겠지. 쉽사리 알려줄거라 생각은 안했다만 꽤나 시간에 쫓기는 듯한 느낌에 얼굴에 표현을 하지 않을뿐 속으로 찡그렸으리라)
 
죄송합니다, 호텔의 방침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린튼가와 만나기로 한 사람입니다.
 
(곤란하다는듯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볼 한쪽을 긁었나)
 
그런데, 조금은 당혹스럽게도 만나는 호텔만을 정했을 뿐 호 수에 대한 정보를 나누지 않은 상태인지라... 살짝 벌써 약속시간이 넘어간 시점에서 빨리 약속을 위해 방 호 수를 알려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것같습니다만... 어떻게... 안될려나요?
 
(한껏 무해하다는것을 어필하듯 그렇게 뒷목을 쓸며 잔잔하게 웃어보았다. 왕자같은 얼굴 쓰기!)
 
 
그렇게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당신!
 
 
 ପଓ 외모(ㅋㅋ) 혹은 대인기능 판정하세요!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외모
기준치: 70/35/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
 
 
heath bell:진짜냐
 
 
오웬 다비엔 칼드웰:......
 
 
heath bell:양아치끼 좀 집어넣으랬지, 이모가!
 
 
오웬 다비엔 칼드웰:잠시만요.
 
긴장 한 듯 하여, 저도 멍청이가 아니고 제 얼굴이 어느정도 반반한것을 알고 있으니 다시 한번 시도해보고 싶습니다만. (당당)
 
...이게 안먹힐리가 없어서... (나왔다! 스스로 모르는 재수없는 발언!)
 
 
heath bell:넌 임마... 너네 어머니 있었으면 혼났어...
 
 
오웬 다비엔 칼드웰:...하지만.
 
자신이 가진것을 누구보다 스스로 인지하며 받아드리는것 만큼 중요한것은 없다는것이 어머니의 가르침중 하나였습니다.
 
 
heath bell:입 잘터네... 다른거 놔두고 왜 얼굴빨을 먹으려고 하는진 모르겠다만?
 
그 뻔뻔함이 가상하여 다시 판정하도록해라
 
 
오웬 다비엔 칼드웰:살다 보니, 제일 빠르게 먹히는것이 애석하게도 사람의 첫인상이자 외간같아서요...
 
(머리카락 정돈..!)
 
외모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eath bell:.
 
뭐 얼마나 뜯어먹으려고 저러지
 
 
오웬 다비엔 칼드웰:(왕자 미소...)
 
 
heath bell:... ... ....허억!
 
순간 당신을 넋놓고 본 직원이 헛기침을 합니다. 참고로 이 직원은 여자입니다. (ㅎ...)
 
 
오웬 다비엔 칼드웰:(다 하고 나니 조금.. 이게 뭐하나 싶어서 자괴감이 살짝 밀려오는것은 어쩔수 없다. 하지만... 해내야 한다!)
 
죄송하네요, 이런 부탁을 드리게 되어. 정말 수상한 자는 아니니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웃음!)
 
 
heath bell: .
 
.... ... .... 크, 흠.
 
아닌 척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곧 뭔가 생각났는지 아, 하고 짧게 탄성합니다.
 
.
 
.아, 그럼 혹시...
 
아무래도 린튼가와 어느 귀족 집안의 혼담 소문을 어렴풋이 짐작한듯 합니다.
 
 
heath bell:이런 호텔이라면 높으신 사람들이 종종 올테니 아마 이상한 일은 아닐겁니다.
 
.
 
.말씀하신 린튼 가 사람들이라면 2주 전쯤 VIP룸에서 숙박하고 있습니다.
 
.
 
.바깥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룸서비스를 시켜도 얼굴을 보이지 않아 어떻게 지내는지는 직원도 모르고요.
 
.
 
 
heath bell:. 프론트 담당은 저지만, 보이지도 않아서 외출을 하는지도 잘...
 
.
 
.그 분들은 901호실에 묶고 계십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 저런. 역시 그랬군요.
 
(상황에 어울려 가듯, 대범하게 아는척을 이어갔다)
 
예전부터 원래 그리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수 없으신 분들이었습니다. 나름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약속시간에는 크게 늦지 않게 될 것 같군요. 소중한 시간 감사드리겠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당신에게 민폐가 가지 않도록 저만 잘 알고 있도록 할게요. ...고마워요. (싱긋..)
 
(다시한번, 제 얼굴을 있는힘껏 써보이며 웃어보았고,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몸을 돌렸다. 발걸음은 평소의 속도를 유지하였으나 웃던 얼굴도 잠시 제 본례의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가 901호실을 향해 걸어갔다)
 
 
901호실 맞지?
 
 
901호실로 올라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발을 딛기 무섭게
 
 
탕, 하는 총성이 들립니다.
 
 
얼어붙어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901호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으니까요.
 
 
그는 아주 당황한듯 했습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고 당황할 틈도 없이
 
 
총성에 사람들이 몰릴 조짐이 보이자 그는 즉시 자리를 뜹니다.
 
 
비상구를 통해 사라지는 그의 뒤를 쫓아갈 수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모-
 
(탕, 총성과 함께 뛰어가면 제 눈을 마주치기도 무섭게 빨리 자리를 피하는 너. 순간의 당황함에 네 목소리를 큰 소리로 부를 뻔 했으나 빠르게 상황을 읽고 벌써부터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 네 이름을 차마 부를 수 없어 이를 아득이며 네 이름을 삼키고 멀어지는 너를 빠르게 뒤쫓았다)
 
 
 ପଓ 쫒아가고자 한다면 민첩 판정입니다. ପଓ 
 
 
오웬 다비엔 칼드웰: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계단의 중간에서 그를 붙잡습니다.
 
 
이전보다 더 상처가 늘어나고,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알립니다.
 
 
그는 당신보다 먼저 이제 다 끝났다,
 
 
는 말과 함께 지금은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음을 드러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무슨..-...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결국 뱉어지는 울분, 분함, 분노. 이제는, 이제는 그만 되지 않았는가, 감히 나보다 더 아프고 참았던 네 앞에서 얼마나 자신이 더 참아야 속이 풀리겠냐는 말을 내뱉지 못했지만 너처럼 결코 마음이 넓을 수 없는 자신이었기에 그 한순간의 울분이 터져 참던 목소리를 내뱉었다. 네 손목을 잡고, 정말 놓아주지 않겠다며 저에게 당겼다.
 
한없이 가까이 하고 싶던 얼굴, 그 작은 얼굴을 바라보다 이마, 볼을 쓸어주며 입을 맞추고 싶었던 그 얼굴은 고작 드디어 다가가고 나서야 자신의 감정만을 일방적으로 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만해, 이제 그만하라고! 네가, 네가 왜 이러는지 잘 알겠어. 알겠으니까, 이젠 제발 그만해, 왜… 같이… 같이 갈수 있는 길을 혼자서 걸어갈려 하는거야, 상처를 봐, 지켜보는 내가 얼마나, 얼마….나….
 
(파릇하게 떨리는 손, 그제서야 제가 얼마나 가련한 너를 꽉 잡고 있는지 알았다. 손을 풀자 하얗게 질려온 네 손목은 조금씩 생기를 찾아갔으나 여전히 하얀 눈밭보다 창백했으리라. 애원하듯, 간절히, 이기적이고 치사하다 해서라도 나를 아끼는 너의 마음을 이용해서라도 나의 간절함을 보였다. 결국 두 무릎을 네 앞에 꿇고 두손으로 잡은 네 손에 제 눈가를 맞대었다. 네 손가락 사이에 흐르는 눈물에 얼마나 더 나의 진심을 담아야 아프고 지쳐 시들어가고 있는 너의 마음에 도달할까)
 
 
오웬 다비엔 칼드웰:다 끝났다면- …다 끝났다면, 이제는 정말 나와 도망가자… 제발… …. 제발, 이제 그만하면 됐잖아…. 내가 원하는것은 너의 희생이 아니야, 어쩌면 네가 바라는 누구 하나 다치지 않는 그런 세상조차 아니야… 나는 이기적이여서, 너만을.. 너만을 원해… 모모에, 제발-.... 제발 이제는… 이제는 나와 도망가줘.. ….. 부탁이야…
 
 
모모에:괜찮... ...괜찮아.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그 괜찮다, 라던 말을 하면 네가 어떻게 나올지 뻔히 보며 일순 삼켰다가도 끝내 뱉었다. 괜찮노라고. 급하게 감싸고 묶어놨던 상처가 이리 제 몸을 파고 드는데도 어찌하여 가슴이 더 아픈 노릇인지. 그래도 못내 웃었다. 괜찮다고 말하거나, 웃지 않으면 어찌 해야할지 몰라서. 혹은 알고도 모른 척을 하는거겠지. 내가 너를 지금 만나고 싶지 않았던건 이럴까봐, 반드시 이렇게 될게 뻔하니까. 기어이 무릎을 꿇리며 애원하며 빌고 우는 너를 순간이나마 끌어안을 뻔했다. 가엽고, 안타깝고, 미안하여서. 만약 이를 이용하고자 한 행동이었다면 정답이었으나 그를 멈춘건 다른 것도 아닌 네 따뜻한 온정이었다. 손이 젖어갔다. ...그래. 다 끝이 났구나. ...다. 저릿한 감각은 이런 식으로 현실 밖에 꺼내진다.)
 
...오웬, 집에 같이 돌아갈까?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적어도 너한테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제와서 집에 돌아가잔다, 도망치는게 아니라 도망을 가잔다. 이걸 뜻하는건 대체 무엇인지 깊이 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다. 아직도 부족한가? 맞다, 아직도 부족하며 때가 아니었다. 지금 여기서는 아니었다. 비겁하고 잔인하게 네 얼굴을 스치듯 만져주었다. 끝까지 단 한 번도 네 요구에 그럴듯한 대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등 뒤의 날개는 여러번 꺽여 허술하게 붕대를 감아놨는데도 불과하고, 그런 식으로.)
 
우리, 같이 돌아갈까?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된 거 같아. 돌아가면... 모든 걸 다 말해줄게. 응? 알잖아. (네 우수함을 여기서 모르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없다. 두루뭉실하게 끝맺음으로서 대답을 요구했다. 바닥이 차가웠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원하는것이 그렇게 많음에도 무엇하나 답해주지 못하는 네가 미웠다. 허나 동시에, 너의 작은 바램 하나가 저에게 도달하면 그것을 뿌리칠 수 있었는가. 그 작은 바램 하나가 보잘것 없는 자신이 들어줄수 있는 것들 중 하나였기에. 또 이렇게, 나의 바램은 묵살되며 너의 바램에 움직일수 밖에 없었다.
 
허나 몹시도 서러워 아무말을 하지 못하고 결국 조금은 목 놓아 울었나, 오랜만에 열어둔 목에서 앓는 소리가 다 나왔고, 목 놓아 우는 듯 하였으나 익숙하지 않아 사실상 끊어지는 숨소리와 중간중간 헐떡이는 불규칙한 숨소리만이 다 였다. 흠뻑이고 네 손을 적셔져도 끊어지지 않는 울음을 지속하는것은 단순이 네가 불쌍해서였을까, 내가 비참하여서 일까, 아니면 끝없이도 넓은 세상에 저 둘이 온전하게 있을 곳 하나 없다는 사실에 무너져 내린 눈물일까.
 
지나치게 착했으며, 지나치게 잔인한. 사랑하는것을 후회하고 싶었으나 그런 생각마저 들지 않을 정도로 나의 모든것을 가져가고 내어준 나의 천사야.)
 
……
 
(천천히, 축축하게 젖어든 네 손을 잡고 일어섰다. 얼마나 울었는지 머리가 울리고 얼굴이 아파왔다. 여전히 울음이 가시지 않아 몇번이고 어린아이처럼 헐떡이였으나 이내 입술을 꾹 물고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눈물에 잠긴 목소리는 나오지 않아 침묵을 유지하며, 자신이 결국 할수 있는것은 네 손을 놓지 않는 것. 여전히 네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으나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는 맞잡으며 이만 집으로 같이 돌아가자 말합니다.
 
 
마지막이 머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요.
 
 
모든 걸 고하겠다는 말도.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든 그는
 
 
살인마라고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투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한,
 
 
살해를 거듭한 굳은 살이 박힌 손.
 
 
그가 잠든 사이 당신은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천사를 본 적은 없다만, 인간의 모습을 빌려 천사가 내려왔다면 너의 모습과 흡사하리라. 항상 그리 생각했다. 사랑하는 이를 향해 천사라 표현하는것은 지극히도 평범하며, 하다 못해 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천사라는 단어를 빚대지 않는 이상 어찌 너를 표현할 수 있을까. 지쳤는지 그 작은얼굴에 내려앉은 피곤함에 안쓰러워 볼을 매만졌고, 상처투성이인 거칠고 작은 손을 꽉 잡아주었다. 얼굴에 내려온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치워주었고, 잠결에 살짝 열린 보드라운 입술을 매만졌다.
 
그런 곤히 잠자는 네 입에 제 입술을 맞대고 떨어졌다.
 
소리 하나 나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고 겨우 살과 살이 맞닿은 입맞춤. 달콤하지도 않았고, 종소리가 울리지도 않았으며, 그저 시큼한 피비릿내가 맴도는 듯 했다. 다시끔 손을 잡고, 제 어깨에 기대는 네 얼굴을 감싸 저 또한 제 고개를 네 얼굴위에 기댔는가. 덜컹되는 기차 안, 그런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지나치게 고요했다.
 
그렇게 자는 너의 숨결에 맞추듯 제 불규칙한 숨결을 고르고 나면 눈에 들어오는 신문. 네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신문을 펼쳐보았다)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입니다.
 
 
문득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그를 힐끔대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그는 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잠에서 깹니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기색입니다.
 
 
어느 새 창밖에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그곳의 정원의 히스 꽃을 함께 보자고.
 
 
장면전환
 
 
저택 뒤쪽에 난 정원으로 따라나가면
 
 
그가 그곳에 서 있습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그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꽃무더기 사이에 주저앉듯 앉는 모습은 일어설 기운조차 없음을 알립니다.
 
 
뺨에는 너덜한 거즈가 붙어 있습니다.
 
 
어디서 얻어온 흉터인지 모릅니다.
 
 
또 늘었군요.
 
 
또…
 
 
살인을, 함으로…….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그가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흐릿합니다.
 
 
제 몸을 살핀 그가 느릿하게 말합니다.
 
 
나는 이제 곧 사라질 거야.
 
 
모모에:...존재를 대가로 시간을 돌렸어. 이번이 마지막 회차니까, 응. 곧 소멸될 거야. (나는 이제 곧 사라질 거야. 제 마지막을 알리는 것 치고 무던하게 이어졌다. 마치 그래야하는 것처럼, 비단 그게 옳은 것처럼. 많은 사람을 죽여놓고 저 혼자 너와 해피엔딩이라니...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그러니 이것이 당연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안됐다. 웃음이 걸렸다.)
 
세상은 안전해. 기이한 존재가 숙주로 차지한 인간들을 모두 없앴으니까... 더 이상 번식하지 않을 거야. (잔인한 말, 잔인한 고해, 잔인하기 짝이없는 현실. 이런 와중에도, 이 순간이 찾아옴에도, 그럼에도 너와 세상을 걱정하는 아이. 약속했으니까 모든 걸 말해줄게. 네가 더 묻기 전에 알아서 이것저것 털어놓았다. 꽃 향기가 짙었다가 금새 덧없이 사라지더라.)
 
네가, 오웬이... 할아버님에 의해서 결혼하게 되어서... 안 주인님이 마련해준 기반으로 린튼 가를 조사했어. 그랬더니,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가, 일족이 차지한 숙주라는 사실을 알게됐어. 숙주가 번식하려 한다는 것도... 번식 끝에 그들의 신을 불러내려 했다는 것도...
 
... ...그 사람들은 다음 숙주로 너를, 오웬을, 널 고르려 했던거야. (약속했어. 부탁받았어. 내 은인들에게서 널 넘겨 받았어. 그걸 위해서, 고작해야 그런 것들을 위해서.)
 
 
그걸 막고자 모모는 여기까지 왔어.
 
 
...다정한 목소리입니다.
 
 
너덜하고 상처투성이인 그는 그저 평온한 얼굴입니다.
 
 
가시면류관을 쓰고 십자가를 진 메시아가 꼭 저런 모습일까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인간처럼 보이죠…….
 
 
오웬 다비엔 칼드웰:(외면했던거야, 자신의 판단력에, 빠르게 회전하는 머리 속 어느순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었지만, 어떠한 결과에 도달하고 말아 - 마지막이라는 말의 의미를 죽어라 외면했던거다.
 
두 발로 서있는 너였으나 어째서인지 세상을 등지고 힘없이 누워있는 듯 해 보였다. 희미해져가자 그 뒤로 늦바람에 흔들리는 히스꽃이 너를 통해 보였고 그 향기는 너의 존재를 무시하며 그대로 제 코끝에 일렁인다.
 
한발자국 다가갈때마다 제 발에 짖눌린 꽃이 제 향을 다했고, 공기에는 꽃향기가 젖어 쓴 맛을 자아했다.
 
알고있었음에. 네가 진정 이제는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 네가 스스로 뱉을 때 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었다. 원망을 하지 않으려 애를 써도 지나온 시간이 하나같이 후회가 되었다.
 
빌어먹을 숙주도, 얼굴 한번 빚춰본적 없던 할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너만이 중요했기에, 너만을 원했기에 너를 제외한 세상의 모든것들은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다. 그들을 향한 어떠한 감정따위 남아있지 않았고, 오로지 남은것은 너를 담지 못한 이 비겁한 세상을 향한 분노 뿐이었다.
 
제 앞에 네가 있음에도 만지지 못해,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 아직 살아있음에 숨을 쉬고 그 어여쁜 목소리로 저에게 말을 거는 너였으나 바로 답하지 못했다. 손을 뻗다가도 도로 쥐어본 손에는 히스꽃의 향기만이 쥐어졌는가)
 
 
오웬 다비엔 칼드웰:…왜. 하필. 너여야 했을까.
 
..참. 이상하다고 생각해. 지독하게 사랑하는 여자가, 도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 만큼
 
그보다 황홀하고 행복한 감정은 어디에도 없을텐데.
 
..네가.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윽-..하아…..
 
 
오웬 다비엔 칼드웰:(괴롭다는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푹 떨어진 고개에는 다시끔 눈물이 흘러 아무것도 모르며 향기를 내뿜는 작은 꽃의 세상에는 작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생각해 제것을 마셨으리라. 괴롭다는듯 끊어지는 소리를 내었다)
 
….멍청하긴,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야… 아니야…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해도, 너는. 너라는 사람은, 이 세상을 죽도록 사랑해 결국 똑같이 사라질텐데도.
 
아… 아아…….-
 
그것보다 제일 잔인한건, 여기서 누구보다 아프고 다치며 상한 사람은, 너라는거야, 모모- 너라는… 거라고. 내가, 내가 아무리 이렇게 아파도, 이 세상에서 가장 상처로 가득한 사람은 너라는 거야…
 
왜 그랬냐고도 할 수 없어, 지독하게, 아주 오랫동안 너를 지켜보았기에, 너라는 존재가 어떻게 이루어지었는지를 잘 알기에 도대체 왜 그랬냐고 원망도 할 수 없어, 그것만큼 너에게 있어서 잔인한것은 없을테니까..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네가 그러지 않기를 바랬어, 다른 누구가 희생을 하여도 좋으니 너만큼은 아니길 바랬어. 이 말도 너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의미 없고 이기적인 말일까, 내가 얼마나 이기적으로 보일까, 큭…윽-...
 
……….
 
 
오웬 다비엔 칼드웰:………………….. 내가 결국 숙주가 되었다면, 그만큼 너를 아프게 하는것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아플 너를 생각하니 이제껏 네가 해왔던 모든 일에 대해서 왜 그랬냐는 말 조차 할 수 없어. 난, 난 널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나 역시 너를 위해 목숨을 내어서라도 어떠한 짓도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데, 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있잖아- 모모-
 
내가…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두 손을 내려놓고, 엉망인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있잖아, 나는 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지막 순간까지도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해 사랑하는 여자 앞에 스스로 움직이기는 커녕 모든 책임을 돌리는구나. 부끄러워서 너를 볼 자신이 없었으나 어째서인지 눈은 너를 피할 수 없었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네 모습, 그 뒤에 수없이 피어난 히스꽃이 밤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모모에:후훗... 으응. 아냐, 아니야. 오웬. 오웬은 이 세상을, 평화로운 세상을 좀 더 지켜봐주고 살았으면 해. (제 상태를 알기는 아는걸까. 아니지, 누구보다 잘 알터였다. 그러지 않고서야 여기까지 올 수 없으니까. 이 꼴, 이 지경이 되어서도 튀어나오는 웃음 소리는 부산히도 가볍고 따뜻해 히스꽃과 함께 흩날렸다. 꽃잎과 나뭇잎을 스쳐지나가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마치 시간처럼, 바람은 스쳐갈 뿐.)
 
그렇게 괴로워 하지 않아도 괜찮아. 모모가 말한 것 처럼 모든게 다 괜찮아졌잖아. 응? 괜찮아. 모모는 괜찮, (그저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제 몸을 통과할지도 모르는 달콤하고 차디찬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런 걸 빼면 그 모든 것이 괜찮아졌다. 이 세상은 제대로, 언제나처럼 돌아갈 것이며 너는 살아갈 것이다. 네 부모님도 언젠가는 이 곳으로 올 것이다. 모든 게 잘되지 않았던가. 이럴 줄 알았잖아, 이걸 원했잖아, 이런 끝맺음일 줄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제 치마자락을 움켜쥐었다.)
 
어라, 어라... 어라? 괜찮아졌는데... (그런데 왜 네가 흐리게 보일까? 아니, 네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구나. 동그란 눈에서 소리없는 것들이 후두둑 떨어져 잎을 타고 똑똑 흘러내렸다. 어라, 왜 이러지. 한 번 터지기 시작한 것들이 굵은 망우리를 지며 그 무게를 버티지 못해 너나 할 것 없이 터져나왔다.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지는 기분에 앞으로 수그라 들었다. 괜찮아, 괜찮잖아.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흑, (그래, 마지막이었다. 마지막인거야. 이제 두 번 다시 너를 볼수도 없고 만날 수 없고 이 세상에 두 발 딛고 서 있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제와서? 이제와서 무서워진건가? 아니었다. 꾹꾹 눌러 담은 것들이 이제 더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병에서 서서히 흘러내리는 것이다. 병은 넘처 흐르는 것 까지 주워담을 수 없는 법이니까. 무서워졌다. 죽는게 무서워졌어. 끝내 마지막이 되서야 금이 갔다.
 
사실은 힘들었어. 처음 사람을 죽였을 때, 그 감각이 아직도 선명해. 한 명, 두 명, 제 손에서 바르라져 가는 생명의 무게들이 너무나 무거워. 그래도 멈추지 않았던 건 그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었어. 너무 힘들고, 너무 아팠어. 그래서 마지막 순간 만큼은 함께 있어주길 바랬어. 내 곁에 네가 있길 바랬어. 숨 한 번 삼키지 못한 말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제 울음을 삼킬 병은 더 없어서, 저 하늘 높이 아이처럼 짖었다.) 힘들었어어어어어... 허어어... 우아아, 아아... 우, 우아앙...
 
 
내 마지막 순간에 네가 함께하길 바랐다는 말.
 
 
그저 내 곁에 네가 있길 바랐다는 말.
 
 
힘들었다는 말.
 
 
아팠다는 말.
 
 
무던한 문장들이 스쳐지나가고
 
 
아, 맙소사.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중력이 뒤바뀌듯, 모든것이 공중에 떠오른다. 작디 작은 꽃잎이,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이였을지도 모를 이파리가, 사이사이 잠을 청하던 작은 벌레들이, 네가 흐르는 눈물이. 잔뜩 흘려 보내는 그 눈물 조차 그안에는 네가 없었다.
 
꽃잎이 비내리고, 네 머리카락을 닮은 달이 은은하게 비춘다. 나의 그림자는 선명하게 그려졌으나, 어느샌가 희미하게 그려지는 네 그림자는 꽃밭사이에 삼켜진다. 온통 보라빛으로 물든 시간 속. 멈추라고 다급하게 소리치며 시간을 잡았지만 잔재처럼 아직 남은 너의 일부만이 제 속에 들어올 뿐 아무것도 제대로 붙잡지 못하였다.
 
네 뒷 머리를 꾹 누르며, 연신 괜찮다는 주문을 읊었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다 안다며, 모든것이 괜찮을것이라며, 스스로를 속이는 마법같은 주문은 아무런 힘이 없었다. 무엇하나 괜찮지 않았고, 네 울음 소리 외에 고요한 이곳, 그 안에 우리가 머물수 있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네가 흐르는 투명한 눈물 속에는, 희생의 아름다움이 달빛을 머금어 반짝일뿐 아무것도 담아있지 못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 미안-....윽, 아아…미…-.....흐윽-
 
미안….. 미안해….. 미안해….. 아, 아아아-..... 왜… 왜, 왜 왜왜- 왜-...
 
 
오웬 다비엔 칼드웰:(너는 너무 작고 약하지만 그와 동시에 세상이 담지 못할 정도로 거대하고 강해서. 안아버리다간 그 남은 시간 마저 제 힘으로 뭉개 버릴 것 같아 쉽사리 만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너를 이리 힘차게 안아 버리는 것은, 너와 있는 시간이 더욱 빨리 흘러가며 소멸한다 한들 그 찰나의 시간 조차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것을 하고 싶었어. 괜찮다며 읊조리고, 미안하다 속삭이며 사랑하는 너를 수고했다며 안는.
 
몸서리 칠 정도로 잔인한 세상아, 그녀를 담지 못할것이면 애초에 그녀의 생명조차 주지 않았어야 했지 않겠어. 앞으로, 네가 없을 세상에 그리움에 울다 지쳐 잠을 드는것이 벌써 지겨워, 너의 그리움에 사무쳐 또 돌아오는 하루에 눈을 뜨는것이 두려웠다. 과연 무언의 시간이 흘려 너 또한 흘려보낼 수 있을지. 아니, 절대 그리 못하리라. 제 유리병에 담아있는 모든것을 비우고, 너만을 남기고 흘려 보내다, 억지로 닫은 덕에 또 네 생각에 유리병이 차다보면, 너를 향한 나의 감정이 벽에 금이 가도록 부풀리다가 언젠가 날카로운 잔재만을 남기며 저 조차 깨지겠지)
 
….울고 웃으며 힘들어 하는 인간이야, 그녀가 세상이 감당 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고? 아무것도 몰라, 너는 아무것도 몰라-...!! 누구보다.. 누구보다 약한 인간이야, 그런 그녀에게 이상을 바라지 마, 그녀를 내버려 두란 말이야,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그런 나약한 인간에게 더 이상을 바라지 마, 빌어먹을, 제발… 제발…- 그녀가 깨질 것 같아, 이러지마, 이러지마… 이러지말란말이야아-................아아아—--...!!!!
 
(누굴 향해 외치는 분노일까. 네 표정과 내뱉은 마디마디에, 이제서야 겨우 울분을 토하는 그 작은 날개짓에 왜 그것을 알아주지 못하며,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미안함이 아닌 너를 대신해 화를 내기로 했다. 화낼 대상을 찾지 못한 체 멈춰버린 공중에 한없이 소리쳤고.
 
…..
 
…… 이별이 다가온다는것을. 알고 있었어)
 
 
오웬 다비엔 칼드웰:…모모에, 날 봐.
 
…마지막이야. 마지막이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미안하다 하지 않을게, 너는 내가 미안하지 않길 바랄테니까.
 
원망하지 않아….. 걱정마….
 
(고개를 들고 여전히 너를 안은 체, 울다 지쳐 쓰러질것같은 네 볼을 연신 어루어 만졌다. 이마를 맞대고, 네 이마에 입을 맞추며 눈을 감고 그리 계속 중얼거렸다. 입술이 네 이마를 스칠때마다, 제 얼굴에 타고드는 눈물이 너를 적셨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고맙다고 하지 않을게, 너에게 남은 죄책감이 얼마나 큰 줄 아니까, 고맙다는 소리를 듣고싶은 네가 아닌걸 잘 아니까, 고맙다고 하지 않을게-...
 
…. 수고했다고 하지 않을게, 힘들었다 말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위로받고 싶지 않을테니까. 수고했다 말을 듣기엔 네가 지른 죄가 너를 아파오겠지, 너는 어디서도 평온을 찾지 못할테니까, 수고했다 하지 않을게.
 
모모에, 나의 모모에. 너에게 입을 맞출거야. 오로지 너를 죄책감 없이 기쁘게 만들 수 있는 것, 너에게 입을 맞추고 사랑한다 외치는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 한 것이니까.
 
(네 눈물처럼 투명하고도, 어떠한 죄책감 하나 느낄 필요없이 너에게 나의 감정을 전달할수 있는 유일한 고해를.)
 
사랑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몰라.
 
그저 한순간에 네가 아름다웠고, 그것을 탐하고 있었어.
 
 
오웬 다비엔 칼드웰:햇빛에 네가 비춰질때면 세상과의 경계선이 희미해지도록 빛나던 네 머리카락을
 
사랑했어,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황홀 하다고 생각했어.
 
(맞춰지는 입술, 그리고 포개지다 슬픔이 흘러나와 벌어진 입술 속 나오는 탄식. 다시끔 네 입을 머금다 조금 떨어지는 그 순간에 이어지는 고백을.)
 
사랑해, 몰래 몰래 잠깐이나마 너와 단 둘이 있었던 시간,
 
그 시간속 어느 노래보다 황홀한 네 목소리가 나의 이름을 부를때,
 
그것을 행복이라 칭하기로 했어. 그 행복에 답하듯 너의 이름을 부를때,
 
 
오웬 다비엔 칼드웰:나는 나의 행복을 나눠준거야. 매번이고, 매번이고..
 
(다시끔 맞대는 입술, 벌린 사이로 넘쳐오르는 사랑, 입안에 뭉개지는 살결에, 숨을 쉴려 살짝 벌어진 둘의 사이, 그 사이에 단 한번이라도 더 외치고싶은 사랑을.)
 
…사랑해, 너무나도 사랑해. 내 곁에 머물러서, 그리고 내 곁을 떠나는 순간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은.. 그래, 모두 너를 향해 있구나.
 
시간을 돌리는 마법, 그것과 동시에 기적까지 빌려 만약 서로가 태어난 그 날까지 돌린 다 해도 이 운명을 거스를수 있을까.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겠지, 세상을 사랑하겠지.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감히, 내가…. 아름답고도 고귀한 너의 아프디 아픈 여정을,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네가-..... ..윽…….
 
…네가, 마련해준 나의 남은 시간을, 감히 후회만으로 가득 채워 볼품없이 살 수 있을까. 누구보다 빛나고, 네가 남긴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언젠가 다시 너를 만났을때 네 눈을 올곧게 바라볼수 없을거야. …. 그렇..잖아?
 
 
오웬 다비엔 칼드웰:(마지막의 입맞춤, 아름답고 황홀하며 달콤하게 끊임없이 입을 맞추고 싶었으나 생리적으로 나오는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서로의 울음에 자꾸만 입이 벌어졌다. 억지로 더 입을 맞추었으나 숨이 차올라 더 이상 이어가지를 못했고, 네가 충분히 내 얼굴을 보라며 이마를 맞대며 눈을 떴다. 아마 네가 지독히도 좋아할 나의 웃음을 잔뜩 보고가라며 그리 웃어보았을까. 수없이 울었으니 아마 흉한 얼굴이겠지만 그 마저도 네가 좋아해줄것을 알기에. 연신 네 이름을 부르며 사랑하는 너에게, 나를 가득 주었다)
 
 
컷 컷 9일 10시 반 컷
 
 
모모에:(끝내 한 번 터지고 멈추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나는 너를 안았다. 뒤돌아 볼 곳도 없는 낭떠러지 밑에 서고 나서야 그렇게 버티던 웃는 낯이 없어졌다. 여기까지 와서야 겨우 솔직해질 수 있음에 스스로의 끝을 자각했다. 처음부터 서로를 잘 알아 끌고온 일들이 비로소, 그제야 처음으로. 이미 다 있고 난 후에야 처음으로 이루어져 모든 걸 한꺼번에 받는 것이다. 그것은 너무 크고 무거워, 우리 두 사람이 들어도 힘들기 짝이 없으니 이렇게 아이처럼 우는거겠지. 나는 원래 눈물이 많아 터진 것이고 너는... 너는 사실 너무 상냥하니까. 태초에 우리가 지금 같은 사이가 아니었더라도 나는 분명 어떻게든 해냈겠지, 어떻게든 세상을 구해보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겠지, 그런 생각이 뭇내 떠나지 않았다. 이유없이 그런 생각이 들이닥치곤 했다. 남이 아닌 내가 해야겠지, 라는 감각과 뒤에 소중한 사람이 가득해도 결국엔 뛰어드는 모습을 상상하고 만다. 어쩐지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그득 차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가끔 이 세상 자체가 그리 시키는 것 같은 착각에 들고는 했다. 그러니까 나는 이런 결말을 맞이하는거겠지. 다만 나는 많은 것을 사랑했다. 너무 사랑했고 예쁜 상자나 병 따위에 그것들을 모아 소중히 했다. 나 또한 너를 사랑했다. 사랑한다고 하기엔 끝이 너무 코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너는 네게 어떠한 것도 바라지 않으며 말하지 않았다. 비단 그래야만 했다, 나는 나쁜 아이라 벌을 받아야 할터이니. 그러니 저도 너를 안았다.)
 
모모가 여기에 왔을 때부터, 저택에 와서 오웬을 봤을 때부터, 쭈욱... 그 때부터 계속, 계속... 좋아했어. 좋아해, 좋아했어. 사랑했어. 그러니까 모모는 오웬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었어. (치우쳐진 애정이자 사랑이었다. 오직 너만을 위해서 한 일이라는 거짓말을 할 순 없겠지만 네가 계기이자 시발점이었다. 나를 움직이게하는 단 하나의 불완전하고 열렬하게 피어나는 애정이 지금껏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었노라며. 목 안으로 넘긴 꽃들이 넘쳐 지독히도 향기로웠다.)
 
 
오웬 다비엔 칼드웰:(마지막 시간까지, 힘을 다하며 울고 제 마음을 고백하는 네 목소리가 그리 사랑스러웠으리라. 저를 좋아한다는, 사랑한다 읊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어째 이런 상황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주었는지. 역시 너는 끝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따스한 것을 넘기고 가는구나. 작은 병속에 모아두었던 작고 소중한 보물 하나하나 꺼내다 보면, 마지막의 시간에 추억으로 챙겨가도 좋을 네가 사랑하는 남은 것들 마저 남김없이 거꾸로 들어 탈탈 털어 놓고 가는구나)
 
..모모에. 있잖아 모모에.
 
(두 손으로 한껏 상기되어 뜨거운 네 두 볼을 감싸 안아 저를 보게 하였고, 웃어보았을까. 눈을 감을때마다 눈가에 차오른 눈물이 넘쳐 제 볼을 타고 내렸다)
 
시간을 되돌리는 주문보다, 무엇보다 희망차고 아름다운 주문 하나를 알려 줄까…?
 
(이마를 맞대고, 제 작은 코에 입을 맞추고 슬 떨어지며 푸흐 웃어보았다. 닦아도 의미없을정도로 한없이 흐르는 네 눈가를 손가락으로 훔치며 볼을 쓰다듬었고)
 
…아무런 댓가 없이, 누구하나 아프지 않아도 괜찮은.
 
 
오웬 다비엔 칼드웰:사랑하는 마음만 가득 담아 빌어본다면,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지도 모르는
 
그런 마법의 주문을 말이야.
 
(이마에 입을 맞추며 낮춘 몸을 일어나, 이내 한쪽 무릎을 꿇고 투명해져가는 상처로 가득한 그 손가락을 쥐어보았다.
 
네 앞에 무릎꿇은 기사는 무안의 시간의 주문에 앞서 충성을 다하듯 네 잡은 손에 이마를 맞대었고, 영광과 헌신의 입을 맞추었다. 네 앞에 자신의 모든것을 천번 정도 내주고 나서야 감은 눈을 살짝 뜨며, 다른 한손으로는 심장을 그리며 제 가슴팍을 잡았다. 너를 올려다 보았고, 기사는 달빛아래 마법의 주문을 읊었다)
 
부디 이번생에 이루지 못한 너와 나의 서로를 향한 이 사랑이.
 
몇번이고 세상이 뒤바뀌어 새로 써지다 타오르고 다시 태어난다 해도,
 
 
오웬 다비엔 칼드웰:이 사랑 만큼은 변하지 않음을 믿으며.
 
언젠가, 너의 그 고귀한 희생이 필요하지 않을.
 
날개없는 천사가 땅을 밟고, 그를 지킬 기사가 태어나는 날을.
 
언제가 될 지 모를 다음 생을 기약하며,
 
지금보다 더욱 반짝이고 아름다운 세상에.
 
…다시 만나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
 
 
오웬 다비엔 칼드웰:내가 너를 찾아 달려갈게.
 
기약없는, 하지만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 마법의 주문이야.
 
이번 생에 피우다 만 그 꽃을 다시 묻어 잠재우고,
 
햇빛이 따사롭고 맛있는 다음 생에, 같이 태어나자.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네 손가락에 제 입술을 맞대며 마법의 주문을 끝마쳤다. 기약없는 약속, 확신할수 없는 맹세. 허나 누구 하나 아프지 않을 주문이다. 누구하나 다치지 않았고, 누구하나 희생하지 않았다. 그보다 마법같은 주문이 있을까. 다시 태어난다 한들 너를 만나지않으면 그것을 ‘생’ 이라 부르지 않겠노라. 똑같은 해에 태어난 너를 만나는 그 날 나는 그것을 ‘생’ 이라 부르겠노니. 기사는 그리 천번의 맹세를 그리며 웃음을 지었다)
 
 
장면전환
 
 
그래.
 
 
보내야죠.
 
 
어쩌겠어요.
 
 
그가 바라고 있잖아요.
 
 
이 마지막 순간에,
 
 
그저 곁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듯이…
 
 
달빛 아래 당신에게 가만히 기댄 그는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감은 눈꺼풀과 잦아드는 숨.
 
 
숨결.
 
 
아, 숨결.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숨결.
 
 
꽃잎이,
 
 
수많은 히스-에리카의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달빛이,
 
 
달빛이 그의 몸을 둘러쌀 때,
 
 
그래서 눈부실 때,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
 
 
품안이 가벼워집니다.
 
 
빛이 허공에서 맴돌고
 
 
누군가의 체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허공으로.
 
 
공중으로 흩어져…….
 
 
[이별.)(#" style="color:#FFCF73;text-decoration:none; font-size:12px; font-weight: normal;display:block;)
 
 
이별
 
 
바람이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그만큼 서글픈 것입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픈 이별이.
 
 
END 2. 히스클리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