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시우스님께 도움을 드리고자 연락드립니다. 인간의 훼손된 감정 복구에 관련한 연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도움을 받고 싶으실 경우, 이 번호로 회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 UReport-
훼손된 감정 복구?
짚이는 것이 있습니다.
그의 감정은…
그 치료 기기로 인해 훼손되었었습니다.
천천히 문자의 내용을 읽으며 이해해봅니다.
훼손된 감정 복구라면,
... … 그가 잃어버린 당신에 대한 감정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도대체 어떻게?
그러고 보니 문자를 보낸 자의 이름도 꽤 낯이 익습니다.
어렵게 작년의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UReport.
지구 외적인 것에서 오는 모든 사건사고를 총괄하는 곳이 있고,
그곳에서 보내준 기기로 그의 병을 완치했으며… …
그 기기는 그가 당신에게 가지는 감정을 가져갔었습니다.
지능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이잉..)
그러고보면,
그 당시 기기에 비슷한 설명이 적힌 구절이 있었죠.
글귀는 기억나지 않으나 대충 그러했습니다.
…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헛소리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당신의 눈앞에서 얼어갔었고...
당신은 분명히 이상한 기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도 슬픈 관계가 되었지요.
당신,
아직 그가 소중한가요?
모든 것을 돌이키고 싶은가요.
1년이 지난 지금,
돌이킬 수 있다면,
만약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
그렇게 할 건가요?
카시우스:(문자를 천처히 읽다가 그리고 액정을 만지작거린다. 그러고 보니 1년이 지났구나. 바람빠지는듯이 웃어버리고는 가만히 그 액정만 바라보고 있는다. 그는 잘 지내고 있을려나. 한켠데 이것을 추억이라고 정의내릴 수가 있던가. 나도 참 바보같았지.
사람의 잘못,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날이 올까. 나는 그를 되돌릴 수가있었나? ... 영 복잡한 감정들이다. ..)
..잘 지내고 있을려나..
(이번 겨울도 추울것같은데. 바보같이 그를 걱정해보고 해맑게 웃어버렸다. 아직까지는 아니 아직도 그가 중요하지. 당연한것이 아닌가. 비록 슬픈관관계가 되었지만. ..)
(가능하다면 되돌리고싶었다.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그것을 다시 똑바로 만들수만 있다면.)
:해당 번호로 문자, 혹은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전화를 걸어본다. 연결음이 들릴려나.)
:삐익 소리와 함께 기계음이 울립니다.
카시우스:(와..이게 뭐람? 당황한건지 눈만 끔뻑이다가 차분해져선 2번을 누른다.)
:2번을 누르면, 잠시 기다리자 우스울 만큼 평범하게 담당자와 연결됩니다.
유레포트:안녕하세요, 유레포트입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카시우스:..저 안녕하세요. 카시우스 덱스터라고..합니다..만.
:이름을 말하면, 찾아보는 듯한 소리가 이어집니다.
유레포트:카시우스님은 지구의 서기 201X년 12월 25일, 그러니까 약 366일 전에 히메미야님의 글라치에스 감염을 저희 회사에서 보내드린 기기로 치료하신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맞으십니까?
카시우스:..네..맞습니다.
유레포트:네, 확인했습니다. 이 기기의 부작용으로 히메미야님이 카시우스님께 가지던 감정이 치료의 대가로 협력업체에 전송되었을 터이고,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히메미야님처럼 특수기기를 사용하여 글라치에스 완치에 성공하신 분들의 감정을 복구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성공했습니다.
그런고로 현재는 글라치에스 완치자들의 감정 복구 지원 사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카시우스님은 지원사업 해당자로 확인되셔서 연락드렸습니다. 지원을 원할 경우 도와드리겠습니다.
카시우스:... 그러면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그렇게 말하면, 몇가지 조건만 지키면 어렵지 않을 거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안내사항을 꼭 숙지해달라는 말도 함께요.
핸드아웃 '안내사항'을 확인해 주세요.
유레포트:앞서 말씀드린 모든 조건을 지키는 것은 카시우스님의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을 것 입니다.
440명의 지원사업 참여자 중 426명이 잘 잘오셨습니다. 이것은 본사에서 선의로 지원하고 있는 사업임을 알려드립니다. 참여하시겠습니까?
카시우스:(뭐가 맞네.....)네,참여할게요.
:어쩌면 모든 것을 잃거나, 모든 것이 없었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거네요.
하지만… … 96퍼센트의 성공율에 가깝잖아요.
어쩌면 모든 것이 잘 풀릴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이상한 병이, 그 불행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으로…….
그리고 며칠 후는 크리스마스잖아요, 카시우스.
:밀려올 감정들을 홀로 감당하게 될 겁니다.
괜찮을까요, 카시우스. 이번에는 괜찮을 자신이 있나요?
카시우스:...
(그야 그건 잘모르겠네. 자신은 없지. 난 그를 놓쳤는데. 일단 부딪히고 생각할려고.)
유레포트: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집주소를 알려주시겠습니까?
카시우스:아..어..주소가요.(그리곤 제 집주소를 알려준다.)
유레포트:감사합니다. 원하시는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이내 전화는 끊기고 직후, 액정에 답장이 뜹니다.
[ 카시우스님의 자택에 차원 관문이 생성되었습니다. 이상이 있을 경우 다시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 정신 차원의 세계로 건너가신 동안은 이쪽에 연락하실 수 없으니 숙지 부탁드립니다. ]
카시우스:(이대로 집에가면되는건가. 제 머리를 긁적이고는 일단 집으로 향한다.)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면, 못 보던 문 하나가 거실에 덩그러니 홀로 서 있습니다.
확실히, 전에 본 적도 없었던 디자인의 문입니다.
정말로 저 문 너머는 그의 정신세계와 연결된 걸까… … .
문을 눈 앞에 두자, 여태 당신이 겪은 이상한 것들에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예컨대 그, 라거나.
그는 당신에게 처음처럼 다정할까요.
어쩐지 긴장감으로 심박수가 올라가는 것만 같습니다.
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손을 뻗어 열어달라는 것처럼요.
: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손을 뻗어 열어달라는 것처럼요.
카시우스:...(신기하네. 애초에 그 전화가 된것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괜히 제 입가를 만지작거리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 하아.. ..(괜히 긴장되네, 그를 안본지 1년인데 그는 나를 기억할려나..두려움이 없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미세하게떨리는 손으로 조심히 문고리를 잡아 열어본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면, 마력과 이성이 1 감소합니다.
:저번의 겨울처럼,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폐허를 다시 쌓아올리기 위해.
어지러운 감각이 뒤섞이며 속이 울렁거리고…….식이 깊게 침잠합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한겨울,
밤의 눈 벌판 가운데 있습니다.
바람이 뺨을 날카롭게 할퀴고 지나갑니다.
눈발이 펄펄 흩날려 한 치 앞조차 분간하기 힘들지만,
이 추위와 눈으로 가득한 시야 속에서 단 하나 이례적으로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가운데 부자연스럽게 하늘에 박혀 있는 저 푸르스름한 달.
직감적으로 깨닫습니다.
저게 얼음달이구나.
관찰력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바람으로 시야가 크게 흔들려 제대로 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등 뒤엔 이곳에 도착하기 전, 집에서 열었던 것과 같은 디자인의 문이 있습니다.
그것 외에 이 벌판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빛과 왔던 문.
… 지금으로서는 저 빛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겠네요.
카시우스:...(영 제 눈을 느릿하게 비비적거리고는 천천히 앞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없네. 약간 다 죽어버린 ..폐허 분위기인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보이는 빛을 따라 걸어간다.)
나아간다면, 관찰력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금 걷다보면 잿빛 눈발 사이로 멀리 빛이 보이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저기로 가면 되는걸까요.
카시우스:(멀리서 보이는 빛에 그쪽만 보더니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흐린 시야와 폭설, 지독한 추위를 헤치며 걷습니다.
시린 눈을 밟는 감각이 꼭 현실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다 무너져 가는 폐허같은 집이 한 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곳, 그의 집입니다.
그도 그럴 게 현실의 집과 흡사한 걸요.
집의 모양과 색깔이, 그 모든 게 전부 같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당신의 확신을 반증하듯 문패가 보입니다.
그의 이름이 새겨진 걸 보면 맞게 온 것 같습니다.
집 안에서는 미약하게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네요.
카시우스:.....(그곳을 빤히 쳐다보다가 천천히 더 가까이 걸음을 옮겼다. 가까워진 폐허 그리곤 문패. 손끝이 떨린다. 내가 추워서 떠는걸까? 그렇다고 믿고싶었다. 현실에서 만나는것은 아니였지만서도 ... ...떨려왔다. ..그리곤 손을 뻗어 조심히 그 문패를 천천히. 밀어본다.) .. ...누구 있..어요?
:들어가려고 보면, 낡은 현관은 꽁꽁 닫혀 있습니다.
그 누구의 침입도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처럼요.
하지만 당신의 방문은 어떨까요.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처럼 해보는건 어떨까요.
카시우스:....(제 뒷목을 긁적이며 한동안 그 현관문 앞을 지켰다. 그리곤 조심히 손가락으로 현관문을 두드렸다.) ..계세요?
:우습게도 문은 그것만으로 열렸습니다.
끼익, 하는 낡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 그곳에는…….
"... ..."
:멍한 얼굴의 그가 서 있습니다.
잠깐의 정적.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그는 울 듯, 아니 무슨 표정인지 모를 얼굴로 다가와 당신의 옷을 살짝 잡습니다.
당신이 계속 바라던, 당신의 그.
당신을 원하고 바라는 파란 장미.
당신이 그로 말미암아 행복했던, 지나버린 그 시절의 사랑.
당신이 그의 목숨과 맞바꾼 것이 이곳에는 여전히 남아있었나 봅니다.
그의 온기가 고스란히 당신의 앞에서 전해집니다.
:바로 앞에 있는 감각이, 건조하듯 침착한 그의 목소리가, 숨소리가 … … 모든 것이 꼭 꿈을 꾸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오바라:……. 그동안 대체 어디에 가셨던 건가요. 1년 동안이나 안 보여서, 그래서… …. 찾, 았어요… … 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알 수 없어서……. ...바깥이… 춥습니다. 괜찮으신가요?
카시우스:아..(1년간 못봤던, 당신이 제 앞에 .. 순간의 기쁨이 순간의 아픔이, 순간의 그리움이 복합적으로 밀려들어온다. 나는 당신의 앞에 서 있는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못한체 다급하게 제 손으로 눈가를 닦아내며 웃어보였다.) 아.. 아 ..그러니까. 미안해요.. 너 말 없이 갔나? 아하하. .미안해요. ..응 밖은 춥네요..
아오바라:...아... (어딘가 가긴 갔구나. 홀로... 말없이 가버리긴 했구나. 그렇다고 너를 질책하는건 또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어? 그저 울렁거리는 속을 영문 모른채 달래야 했을 뿐. 바람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이 허름한 집의 문을 닫았다. ...네가 추울까봐.) ...들어오세요. 이 날씨에 어찌 잘... 오셨습니다.
카시우스:조금...길을 헤맸거든요.좀..많이?(장난치는듯이 이야기하며 제 뺨을 긁적인다. 하긴, 1년. 그 1년이라는 세월이 나혼자 가버린것이다. 충분히 너와 친구라는 관계를 맺어 옆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없어진건 나였으니까. 흐르는 눈물이 멈출 수가 없어서 다급하게 손등으로 닦아내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계속 혼자 있었어요? ..
아오바라:...그런가요. (네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나는 믿을 수 밖에 없는 처지이며 의심하는 그 마음을 몰랐기에, 그저 이유도 모른 채 우는 네 얼굴을 하나하나 닦아 주었을 뿐이었다. 왜... 이렇게 울지. 네가 그렇게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어. 집은 내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름했다. 거실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것만 있는 딱 그런 기초적인 집. 그 중에서는 네 이름이 새겨진 방도 있었다.) ...1년전부터 계속.
카시우스:(1년동안 참아왔던 모든 감정들이 너를 봄으로인해 다, 풀린것이다. 저 혼자 쌓아왔던 모든것들이 무너지고, 풀어지며 .. 다정하게 제 눈물을 닦아주는 너를 바라보며 평소처첨 바보같이 웃어버린체 당신의 손바닥에 제 얼굴을 묻고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내가 미안해요... 1년동안 나 뭐한거람... 당신을 두고 어디를간거람... (웃지만서도 울음은 멈추지못했다. 보고싶었던 사람을 1년동안 두고와버렸다는 마음이 내키지않았고 .. 슬펐다. 그래 슬펐다. 너를 두고 .. 허름해서 정말 손가락으로 툭 치면 부서질것만 같은 이 공간에 당신혼자있었구나. 그 사람의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걸 알 수가 있었다. 애초에 당신을만난것부터 거짓말이 아니라는걸 느꼈지.) .. ...많이 외뤄웠나요?(제 이름이 적혀있는 방을 바라보곤, 다시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오바라:(아, 이럴 때 하는 말이... 있었는데. 뭐였더라? 네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것을 손바닥 안에 가득 담아내면 여전히 그저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리 우뚝 서서 얼굴을 덮어주었다. 너도, 저도 일이 있었던거겠지. 아마 영영 떠나간다고 했어도 자신은 죽을 때까지 이러고 있을지도 몰랐지만 어쨌든 1년을 걸쳐 와준거니까. 더듬거리며 잘 다녀오셨어요, 그리 말해버렸다. 그 동안 머리카락도 꽤 많이 길어져 있었지 뭔가.)
...나... 잘... 모르겠어요. 모르겠는데, 찾아다녀서... ...그런데도 보이지 않아서. 당신의 방도 그 때부터 열리지 않아서... 저, 모르니까... 기다... 렸던거 같아요. (기다리는건 자신의 특기였다. 본인은 자각이 없었겠으나 어렸을 때 가족아닌 가족을 기다려본 적 있고 그에 비해 1년이라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 시간보다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뒤늦게 네 웃음을 보면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 정말 당신이구나. 건조한 얼굴과 눈에서 투명하게 눈물 한줄기가 타고 내리더라.)
카시우스:(딱이 이 상황에 필요한 말이, 그리고 정해진 말이 있을까? 그저 우리가 하고싶은 말을 내뱉을 수가 있다면 서로의 체온을 확인 할 수가 있고, 바라볼 수가있다면 다한게 아닐까? 저는 적어도 그리 생각했다. 그게 지금 우리의 상황이 아니던가. 그 고운 손으로 제 얼굴을 덮어오자, 흠칫하고 멈추고 말았다. 무슨 표정을 지어야할지 몰랐기에 우는 모습인건지 웃는 모습인건지 갈피를 못잡은것은 저였기때문이다. 그리고 잘 다녀왔다는 말에 투둑 떨어지는 눈물에 멍하니 있었을 뿐이다. 바보같이. 기다렸구나. 아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것이다 당신은, 그야 기다리는걸 외에 제가 가르쳐준게 없어서. 그것이, 후회였다. 좀 더 많은걸 가르쳐줘야했는데 말이야.)
.. .. ..그래요? 내 방이 안열였어?(나지막하게 당신이 진정될 수 있도록 제 떨리는 목소리를진정해보며 나긋하게 이야기해본다. 괜찮다며 나른하게 당신에게 속삭여주고 천천히 제 큰 손은 얼굴을 가리고 있는 당신의 자그만한 손을 천천히 잡아 내려주고 되려 소중하게 깍지 껴 잡아본다.)
.. ... ....그렇구나. 미안해요. 1년간 내가 ..어디갔기에 정말..(바람빠지는듯이 웃어버리곤 조심히. 당신이 깨지지않도록 제쪽으로 당겨 당신을 끌어안아보며 등을 규칙적으로 다독여본다. 괜찮아. 괜찮아.라고 이야기해주며.)
아오바라:(정말로 당신이다. 벅차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 앞으로도 당신밖에 없을 사람. 저보다 좀 더 큰 이 손을 잡아본게 1년, 1년이 되어갔었다. 순간 숨이 헉하고 삼켜져서 그대로 손을 살짝 더 잡았던 것 같았다. 나에게 많은 걸 알려주고 알려줄 사람은 당신 밖에 없는데도, 나는 왜이리 모르는 것만 많고 멍청한 것일까. 허름한 집 안으로 바람소리가 여전히 크게 들렸다. 한 떨기의 꽃처럼 그 품에 안기면 숨쉬기가 그렇게나 어려울수가 없었다. 뭐라고할지 모르는 감각만이 남아 결국 소리없이 우는 것은 저였다. 도자기 인형같은 얼굴에 눈물만 보이는 기이한 어떤 형상 같기도 했고. 그래, 당신이 있으면 됐다. 일단 이렇게 당신을 느껴보고 스스로가 진정하길 원했기 때문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알 수 없는 이 폭설이 지속된지 1년, 그걸 넘어서 와준 네게 감히 한참 모자랄 애정과 감사를.)
카시우스:(제 품에 안겨들어오는 당신을 1년만에 제 품안에 넣어본다. 자그만하고 푹하고 자스라 업어져 없어질것만같은 나의 푸른장미여. 괜찮다고. 괜찮다고 1년간 기다려줘서 고맙다며 당신에게 다정하게 속삭여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이것밖에 없으니까. 그래야 당신이 진정할 수 있을것같아서. 얼마나 당신을 안고 있었을까. 솔직히 이야기를 해본다면 당신을 놔주고싶지 않았다. 계속, 계속 안고싶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면 안되고 할 일이 있으니까.
천천히 당신을 제 품에서 뗴어내어 제 두손으로 당신의 눈가를 쓸어준다. 차가울려나 장갑도 없어서 괜스레 당신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면서 고개를 기울였다.) 아오바라.. 많이 추웠죠.. 미안해요.. 진짜 면목없다. 오면서 뭐라고 사올걸. 케이크라던가.(하하 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제가 할 수 있는것은 이것밖에 없으니까. 그리곤 얼굴을 가까이하며 이마를 조심히 맞댔다. 이제.. 자신감이 생기고 당신을 되돌릴 수 있을것만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
.. ...나의 장미. ...(시들지않안서다행이야.라고 중얼거리며 환하게 웃어본다.) .. 이 허름해진 집을 같이 정리해봐요. 새로 고치고 새롭게 단장해봐요. 어때요?
아오바라:...네. 당신의 장미입니다. 사실... ...드릴 말씀도 있으니까. (이러면 되는거겠지. 긴 공백에서 간단히 대답하고 자신도 그 점에 무어라 덧붙이지 않았다. 설마, 네가 먼저 말해줄거라곤 예상하지 못해서. 자신이 먼저 너를 끌었다.)
:그는 일단 추울 테니 담요와 차를 가져오겠다며 다 낡아 해진 거실 소파에 당신을 앉힙니다.
분명히 그의 집인 만큼, 당신의 기억에 있는 곳인데 훨씬 낡고 해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필수적인 것만 빼면 아무것도 없는 허전한 내부였는데.
그가 일어나 천천히 차를 끓이더니, 곧 따뜻한 차와 담요가 금세 대령되었습니다.
몸을 녹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도 그의 시선이 닿습니다.
아오바라:... 저, 기. (한참을 머뭇거렸던 모양이었다. 나는 여전히 모르는 상태에서 모르는 것을 접해야 하는 처지였으나 이상하게도 끝은 너라서, 자기도 모를 말을 뱉었다.)
다시, 왔으니니까... ... 어디에 가지 않… 으실건가요? 저와, 계속 있어… 주실건지. 잘… 모르겠지만.
카시우스:(당신이 이끄는곳으로 걸어가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잔을 만지작거리며 잔 안을 바라본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시선이 천천히 올라가 당신과 마주하게 되었고.
머뭇거리며 저에게 질문하는 모습에 귀여워서 웃어버렸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살짝 멈칫했다. ... ..주의사항에 떠오른 말이 생각나서..) .. ..아마, 이 집을 고칠려면 나갔다가 다시와야하는..경우가 있을거에요 뭐가 많이 허름해졌으니까. 그쵸? .. ..
:아… 그는 변하지 않는 얼굴로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시선을 아래로 내립니다.
깊이 상처받고 외로울 것이나 스스로는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탓이겠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이곳은 현실이 아니니까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나가지 못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아오바라:(그래, 그래요.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죠. 이 주제를 가지고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채념하지 않았다면 하지만, 하며 자기도 모르게 덧붙여 버릴 정도의 것이 손에서 사라졌다. 그냥 해야할 말을 하자. 또 다시 말을 꺼내준건 당신이니까. 역시나 머뭇거리며 입을 연 쪽은 자신이었다.)
...그렇다면 이, 집을... ...고쳐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게.. 아무래도 좋을 듯 하므로...
:그는 당신이 왔으니 집을 고치는 게 좋겠다며 당신에게 이것만이라도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어봅니다.
집을 다 고치면 꽁꽁 얼어버린 채 굳게 닫힌 당신 몫의 방도 열고 싶다고 하고요.
함께 돌아다니면서 살펴봐달라고 부탁합니다. 자기는 아무리 해도 고칠 수가 없다고요.
당신은 [거실]에 있습니다.
카시우스:(괜히 미안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우리 말이야. 현실가면 같이 있을거야 더 이상은 멀어지지 않을것이고 이렇게 함꼐.. 잔을 조심히 내려놓고는 당신의두손을 제 뺨에 가져다대며 배시시 웃어본다.)
..응, 고쳐볼까요?우리 고쳐요.같이.
(그리곤 고개를끄덕이며 당신의 손을 조심히 내려준다.) 어디부터 볼까요?(그리곤 거실을 두리번거린다.)
:벽 군데군데에 금이 가고 소파의 솜은 튀어나와 있는 채의 거실입니다.
테이블은 한 쪽 다리가 무너졌는지 삐걱거리고 화분은 말라 죽어 있습니다.
천장 한 쪽은 눈이 녹아 물이 새는지 물이 뚝뚝 떨어지고 전등은 전기가 부족한 건지 어둑합니다.
망가지고 무너진 곳이 고쳐지고 있는 사이, 문득 그의 팔이 당신의 옷자락을 다시금 잡아옵니다.
그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조용히, 무게감 하나없이 등 위로 얼굴을 올려 기댑니다.
아오바라:...카시우스씨가 고치니까 정말 고쳐졌네요. 1년 동안 제가 수리하려고 했지만 아무리해도 안 됐어요. … …. 당신이, 없어서 그랬나봐요. 저는 여전히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나봐요. ...카시우스씨, 당신이 없다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떤 것도 고칠 수 없습니다.
:애달픈 확신, 어쩌면 부탁이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곳에 있어달라는.
하지만 그럴 수는 없잖아요.
당신은 돌아가야 합니다.
자기 정신을 이 따위 폐허로 만들어 놓은 채 살아가는 현실의 그에게.
사랑하는 그에게.
:그래서 이 세계의 그가 아무리 애걸해도… 그 눈빛이 아무리 간절하대도,
아오바라:겨울이 너무 길어졌어요. 눈이 매일 옵니다. 매일, 매일… … 당신도 없는데 눈이 엄청 왔어요.
:같이 있자는 부탁만은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아오바라:일기도, 책도, 사진도, 녹화된 영상들도… ... . 이곳에는 당신의 기록들이 엄청 많습니다. 저는 그것을 전부, 전부 봤어요. 1년쯤 당신의 방에 못들어갔지만. ...그 전까진 당신의 방에 자주 들어갔습니다. 폐허가 되기 전에도 방의 수도, 물건도, 별로 없었지만, 어느 날 생긴 당신의 이름을 가진 방 하나가 어느 순간 이 곳에서 가장 큰 곳이 되었어요. 많아서, 너무 많아서 큰 도서관 같아요. 모든 방의 것들이 한꺼번에 그 방 안으로 몰아넣어둔 것 같이.
:4퍼센트의 돌아오지 못한 자들이 왜 갇혔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이 저렇게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하면, 저렇게 쓸쓸한 얼굴을 하면 누구든 흔들리겠죠.
누구든지요.
카시우스:.....
(당신의말에 가만히 부서진것들을 바라보면서 눈을 느릿하게 깜박인다. 옷자락을 당기고 잡힌 옷자락. 처음은 아닐지어다 하지만 당신이 저에게 부탁하는것은 표현하는것은 다른사람들에 비해서 어찌 거절하겠는가. 할 수가 없을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표현하는것이 아니던가. 너의 감정, 너의부탁. 너의바램들이.
맞아.4퍼센트이 사람들이 왜 못돌아가는지 이유을 알것같고 그 기분을 알것같아. 몸을 천천히 돌려 당신과 마주보고 그리고 웃어본다.)
..역시 내가 잘못했네요. 당신을 두고 어디간거람.. ..많이 헤맸나보다. 나... 그쵸?(그리고 길다란 당신의 머릿결을 조심히 귀뒤로 넘겨주며 눈을 느릿하게 깜빡인다.) .... ...내가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아니다. 네가 무책임하게 가버릴 사람이 아니라는걸 자신이 잘 아는데도 이 믿음을 어떻게 소화했어야 했고 적당히 조절했어야 했는지 몰라 그저 기다렸을 뿐이었다. 멍청한 내가 그랬다. 심지어 부탁이라는 이름 아래의 대화를 너는 눈치챘으나 자신은 눈치채지도 못했다는게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느낀 바를 말하는 것은 너로 인해 단련되었으나 깨닫는 일이 어전히 느렸다. 몰랐으니까. 참으로 만능키인 결론이었다. 그런 결론 너머로 너를 올려다보고 손길을 마냥 받았을 때, 역시나 바람처럼 술렁이며 뭔가가 지나갔다. 아, 바람. 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밖은 여전히 추웠으나 네가 단번에 고친 집으로 아까보다 작아진 바람소리. 바람... 아, 바람. ...내 바람은?)
... ... ...응. (오랜 공백 끝에 나온 대답이 간단하고 초라했다. 모르겠다는 말이 당연하게 덧붙여 오는게 나았을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아오바라:(아니, 아니다. 네가 무책임하게 가버릴 사람이 아니라는걸 자신이 잘 아는데도 이 믿음을 어떻게 소화했어야 했고 적당히 조절했어야 했는지 몰라 그저 기다렸을 뿐이었다. 멍청한 내가 그랬다. 심지어 부탁이라는 이름 아래의 대화를 너는 눈치챘으나 자신은 눈치채지도 못했다는게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느낀 바를 말하는 것은 너로 인해 단련되었으나 깨닫는 일이 어전히 느렸다. 몰랐으니까. 참으로 만능키인 결론이었다. 그런 결론 너머로 너를 올려다보고 손길을 마냥 받았을 때, 역시나 바람처럼 술렁이며 뭔가가 지나갔다. 아, 바람. 바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밖은 여전히 추웠으나 네가 단번에 고친 집으로 아까보다 작아진 바람소리. 바람... 아, 바람. ...내 바람은?)
... ... ...응. (오랜 공백 끝에 나온 대답이 간단하고 초라했다. 모르겠다는 말이 당연하게 덧붙여 오는게 나았을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카시우스:(느릿하게 숨을 내뱉어본다. 이 집의 공기는 무거웠다. 무거워서 나 조차 가라앉하버릴것같았으니까. 처음으로 당신이 나에게 부탁을, 그리고 자그만한 바램을 선사했다. 어쩌면 기쁠지도모르면서도 슬펐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저에게 처음으로 부탁하는걸까? 만일 그 처음이 거절이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당신은 현실로 돌아간다면 이 일들은 잊을것이다. 나만 기억할테지. 아니 나도 기억하지못할려나...)
(하지만, 거절은힘들다. 나에게 복잡한감정들이 온몸을 감싸 휩쓸어버렸다. 휘몰아치는 파도처럼, 휩쓸린다. 작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당신의 말이 가슴이 꽂힌다. 저렇게 원하는데. ... .저로서는 아무 말도 못해준체 입을 다물었다. 시선은 가만히 당신을 응시하면서 그리고 손은 조심히 당신의 뺨을 어루만져본다. )
... ...같이있으면 편해질것같아요..? ..아오바라. .. 나 어쩌지. 당신이 나한테 처음으로 부탁하는거일것인데. 나.. 그 부탁을 대답해주지못할것같아. 미안해..미안해 아오바라..(웃어 줄 수가 없었다. 너를 향해서. 미안해서. 너의 바램일터인데... ....어루만져추던 손은 천천히 내려가 당신을끌어안은체 주저 앉아버렸다.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알려주는 상처일까. ..불안했다. 많이 상처받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아오바라:(들어주지 못하는거구나. ...그렇구나. 딱 그 정도 되는 짧은 감상이 끝나면 자신은 역시나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지 몰랐다. 너는 네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권했으며, 시도를 했지만 자신이 뭐라도 하는 낌새가 보였다면 너는 네게 마냥 그러자고 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승락해줬던 사람이라고. 그게 완전하다고, 무조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건 전혀 아니었으니 기대는 하고 있었던게 분명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마음이 이미 자리잡았는데도 불과하고 들려오는건 명백한 거절의 의사라니. 여전히 얼굴은 예쁘장하게 놓여있었고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차라리 아까처럼 울음이라도 조금 흘렸다면 나아질 것을, 왜 지금은 그러지 못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네가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고개를 끄덕거리며 알겠다고 대답하는게 다였다.)
...네, 당신의 뜻대로. (네가 주저 앉으면 자신도 따라 밑으로 꺼지고 꺼져 너를 올려 안듯 껴안았다. 나는 네가 느끼는 감정을 반조차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너를 받았다. 상처였는지, 아닌지, 혹은 다른 것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말끔한 얼굴과 폼새였다. 언제나 기품을 잃지 않는 푸른 장미처럼 곧게 허리를 펴고 너를 안는 것이 고작이였고 그게 다였다. 초라했다. 고쳐지기 전의 집같이, 집을 닮아 있었다. 네가, 그런거면 그런거겠지. 내가 너를 거스를 수 있을리가 없다. 그치만 네가 떠나버리면 나는... 이제 또 어쩌지. 또 다시 망가지는 일이 있다면, 그 때는 이럴 수 없겠구나. 무너진 집 안에서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는 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겠구나. 그러나 네가 바란다면 부디 그렇게 하길, 나는 바랬다. 아, 그래. 나는 스스로 바란다.)
카시우스:(저에게 부탁하는것들이, 처음으로 저에게 부탁하는것인데 나는 대답해주지 못했다. 아니 대답을 했음에도 당신이 원하는대로 해주진 못했다. 숨을 들이키고 마신다. 당신에게 느껴지는향일려나. 그럴지도 모를터다. 하지만 이것도 작은 발전이지 않을까라는 희망일터다. 아무리 당신이 현실에서 눈을 떠 이 상황을 기억하지못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나에게는 기억되는 발전일터다. 너에게 가르쳐줄것들이 많았다. 이 아픔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야만이 너를 만나고 너를 가르쳐주고 할것이기때문에. 마른침을 삼키며 진정해본다.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여보면서 말이다. 지금은 당신이 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해도 괜찮다. 아니 지금 이해하지않아도 상관없었다. 그야 기억하지못할터..)
... ....고마워요.(나지막하게 이야기해주며 당신의 머릿결을 조심히 쓸어준다. 이것이 감사의 인사일것이다. 아오바라. 나의 장미. 그리곤 아무 말이 없이 가만히 있을뿐이다. 당신의 향을 느끼고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서.) ...난 당신을 기다릴테니까. 알았죠? (이 말을 당신이 기억할까,. 잘 모르겠다.내가 여기를 떠난다면 되려 당신이 저를 기다리는 경우일턴데. 하지만 ..이해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해보며 환하게 웃어본다.)
아오바라:...네. (과연 저 한마디 말고 뭐라 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무슨 대답을 해도 이 상황과 네 대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 근거없는 확신이 앞섰다. 그냥 평소처럼 받아들이자, 그러자. 그렇게 마무리 지으면 또다시 본인이 모르는 틈 사이로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네가 기다린다곤 했지만 나는, 하지만 나는... 아니다. 더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생각해도 모를 것이 아닌가. 네 웃음이 왜이리 술렁거리는 일인지 도통 알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당신은... 항상 그렇네요. 책, 일기, 사진, 영상, 전부... 역시나... 그대로네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웃어요. (나는 그걸 모르는데도. 그런데도 너는 말끝에 항상 웃어버리고 말더라. 이것마저도 네가 알려주고 싶었던 무언가였지만 그걸 따라가기엔 내가 아직도 너무 부족하고 모자란건 어쩔 수 없다면 넘어가도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편리한 대답이다, 알 수 없다, 모르겠다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종류의 모든 것들이었으니까. 고개짓에 따라 머리카락이 흘러 내렸다.)
2021.01.15 PM 9:18 ~
카시우스:....괜찮아.(나지막히 당신의 말에 대답하고는 고개르 까딱였다.무슨 대답을 하든간에 나는 당신을 본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래. 다행인거지 나는. 천천히 제 두손으로 당신의 뺨을 조심히 쓸어주었다.)
...그래요? 하지만 뭐...괜찮잖아요?(히죽, 늘 그래왔듯이 웃어보며 손은 당신의 머릿결을 만지작거리며 귀뒤로 넘겨주었다. ...당신의 긴 머리카락도 어울리던데. 그리 생각했다. 그래서 손을 뻗어 그나마 긴 머릿결을 조심히 잡아 느릿하게 입을 맞췄다.)
..그래서, 많이 힘들어요? 제가..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웃는것에 말이에요.
아오바라:...힘들지는. (않죠. 힘들지는 않지만 알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하며 이어지지 못하는 말이 여전히 빙빙 돌았다. 어쩌면 처음으로 보인 자의와 부탁을 거절받았을 때, 속이 꾹 눌리는 기분이긴 했으나 그저 가볍게 넘기듯 수긍하는게 다였다. 말 잘듣는 아이에서 자랐으니까 그럴 수 밖에. 그래, 그런거라며 제 머리카락도 그저 그렇게 두었다. 물러나는 타이밍이라고. 이 주제는 여기서 마무리 해야할 것이었다.)
카시우스:...있잖아.(나지막히 당신을 불러본다.) 아오바라. ..저 거짓말 못하는거 알잖아. 그치..? 그러니까. 아오바라.. ..당신 데리고올게. 알았지..? 걱정하지말아..꼭 데리러올게..응?(닿는 머릿결이 차가웠다. 장미가 얼어붙는구나. 그리 생각했다. ...더 이상은 당신을 잃고싶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을 욕심낼것이다. 그때는.. 욕심내지못했어. ..바보같지. 말을 꾹 삼켜내며 당신의 손을 잡아 제 뺨을 어루만지게 했다.)
저랑 있을때는 착한 아이처럼 있지 않아도 돼요. ..누가 뭐라고하지않잖아. ..천천히 하자.
아오바라:(그럼요. 제가 어떻게 당신에게 의심을 품을 수 있을까요. 대답없이 고개만 한 번 끄덕거리는걸로 대신했다. 어느 날 사라진 당신이었으나 지금은 집이 고쳐지고 있고 다시 온다고 했으니 더 잇지 말자. 그냥 그렇게 알고 있자. 역시나 한마디없이 그 손에 제 볼을 톡 올렸다.)
네. 하지만 착한 아이가 아니라면 저는 이 집과 같습니다. 너덜하거나 춥거나, 그런데도 고치지 못하는. 당신만이 고칠 수 있는 존재같은 것.
카시우스:(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만든걸까. 그것은 나도 포함일것이다. 그때 내가 당신으 구해주지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는 ... 어떻게서든 구할거니까. 조금씩 조금씩 치운 집. ..괜찮아보이는것같지만서도. 불안했다. ..이렇게 두고 가야하니.. 멀뚱 당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렇다면, 내가 고칠게, 이제 더 이상... 부서지지 않게 노력할게. 아오바라. 알았지? 그러니까. ...미안하고 사랑하고 보고싶었어요.
이제야 원상태로 돌아온 액자가 눈에 띕니다.
… 저 액자에 당신의 사진이 걸려 있었군요.
평소와 같은 표정없는 얼굴이지만 조금 웃어보이는게 잘 보이고 있는 사진입니다.
창밖에는 당신이 이곳으로 올 때와 같은 폭설이 내리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고쳐지고 말끔한 거실이 되면,
째깍째깍…….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카시우스:...?(째각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선 소리가 나는곳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그건 괘종시계입니다.
괘종시계 쪽을 바라보면,
시침과 분침이 저절로 돌아고 있습니다.
눈으로 가늠도 가지 않는 속도로 고속 회전하던 시침과 분침은
다시 얌전히 멈춥니다.
도대체 저 괘종시계는 정체가 뭘까요.
그 역시 전혀 모르는 눈치입니다.
언제 생겨났는지, 왜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거실을 다음으로 [주방]과 [집 바깥], [방이 늘어선 복도] 가 보입니다.
카시우스:(괘종시계.... 그것을 빤히 쳐다보다가 일단, 방이 늘어선 복도로 향한다.)
️:갖가지 명패가 걸린 문이 가득한 복도입니다.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가늠이 잘 되지 않습니다.
다른 낡은 곳에 비해 이곳은 그나마 멀쩡한 편입니다.
카시우스:(여긴, 왜... 좀 멀쩡한거지? 뭐지? 서성서성거리다가 명패를 본다. 뭘까.)
️:[다과] [예절] [별가] [옷방] [사무전] …
그런데 이것들, 조금 이상하군요.
분명 방은 많지만 갈수록 빈 명패가 걸린 방문만 늘어서 있습니다.
수도 점점 없어지고…
그리고 가장 바깥 쪽에 나와 있는 방은 [카시우스]라는 명패가 걸린 방입니다.
아마 이 방들은 그와 관련된 추억 속의 장소를 따서 무수히 늘어서 있을 겁니다.
️:방은 많지만 명패가 비어있는 것도... 어쩌면 그 탓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나마 있는 방의 명패도 그의 사적인 요소로 보이지 않고… 굳이 따지자면 어린 시절과 연관되어 보입니다.
카시우스:아..(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내 이름이네. 가만히 그것을 보고 있었다. 여기는 아오바라의 기억일까. ..이럴려나. ..손끝으로 문자락을 쓸어보고 어루만져본다. 그리곤 천천히, 천천히 먼저. 다과 명패를 단 문을 열어본다.)
️:문을 열자 바로 보이는건 다다미 방입니다.
온통 일본 전통으로 꾸며진 한 칸의 방은 깔끔하며 깨끗하고 고풍스럽네요.
방석과 다과에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만...
손님으로서 대접하는 방이 아닌, 가르치기 위한 방에 가깝습니다.
카시우스:(손님용인가. 그렇기에 이런공간이 나오는걸까. ..뭐 특별한건 없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크게 눈에 띄는 곳은 없습니다. 다과에 필요한, 그러니까 녹차를 우리기에 좋은 도구들이 방석 앞에 가지런히 놓여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밖에 비하면 상당히 깨끗하군요. 너무 이상할 정도로...
원한다면 쉬었다가 갈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
️:참고로... 아오바라는 녹차를 우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교육 받았거든요...
카시우스:(당신이, 그러니까 여기는 당신의 과거일...까. 주위를 한번, 두리번 거렸다가 조심히 자리에 앉아본다. 그리곤 공손이 앉았을지도 모르지 .. 아.. 여긴 아오바라의 기억일까. 아니면... 로즈의 기억일까. 잘 모르겠네.)
(내 애인 오지잖아......)
️:답을 굳이 알고 싶나요? 그렇다면 로즈의 기억입니다...
카시우스:(진짜.....냉글돈다...)
(냉글돌아......)
아오바라:(돌지 마세요?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음...) 차 드릴까요?
카시우스:....응.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요.)
아오바라:(음... 찻잎과 물, 다관, 거름망, 숟가락 등등... 몸에 밴 익숙한 동작으로 제 앞에 착착 가져오고) ...따뜻한 것으로 드시겠어요?
카시우스:..좋아요. 차는 따뜻한게 좋죠.(여긴 춥기도했으니까. 따뜻한게 좋겠지.. 그리 생각했다.)
아오바라:(찻잎이 아니라 가루를 넣어야겠다... 싶어서 맛차 가루를 작은 그릇에 전용 스푼으로 딱 두 스푼을 떠 채에 걸러내며 탈탈 털어 넣는다. 오래 방치되어도 변하지 않는 적정 온도의 뜨거운 물을 붓다가) ...혹시, 쓰게 드시나요? (어라? 나 좀... 애인 취향을 너무 모르네?)
카시우스:(아예 그냥 노골적으로 턱을 괴면서 애인을 보기로했다. 응응 나쁘지않아. 히죽 히죽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뭐가 그리좋다고. 하지만 좋은걸 어떡해.) 네, 저는 상관없어요.(지금부터 알아가면돼.응응.)
아오바라:(그렇군요... 어린 사교육이 무섭다고 가족에게서 도망친지가 몇 년인데 버릇처럼 깔끔하게 차센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휙휙 저었다. 뭐, 전문가가 아니라면 보통은 못알아채겠지만. 어느 정도 거품이 나면 손님용 잔에 따로 담아 바로 앞까지 내밀어주고 두 손을 땅에 모아 머리까지 조아렸다. 이걸 애써 할 필요도 없는데 하는걸 보면 버릇인지 그냥 성실한건지 모르겠지만.)
카시우스:(가만히 당신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역시.. 집에서 배운것들은 습관적이구나. 그리 생각했다. 굳이 할 필요는 없는데.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아니 많이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게서 도망친 당신이. 이제는. ..나랑 지내면서 행복하게, 아니 행복이 뭔지 알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그리고 받은 잔을 조심히 들어 호호 불어본다. 입김으로 일렁이는 녹차. ..천천히 한모금 마시곤 고개를 끄덕인다.)
아오바라:(맛의 평가가 있을 때까지 말을 하지 말 것, 공손하게 있을 것, 한 순간이라도 흐트러지지 말 것. 훌륭한 로즈가 되기 위해 받은 것들은 사사로운 것을 없애고 개성을 없애고 아이의 감정마저 없애버리는 것들 뿐이지만 의문은 갖지 못했다. 가지지 못했다는 쪽에 가까웠겠지. 이런 곳, 이런 방에서도 그걸 실천하듯 가지런히 무릎 위에 두 손을 포게어 두는 꼴이 눈에 선했다. 마지막으로 시선은 마주보지 않고 아래를 향하도록.)
카시우스:(라비앙로즈.. ..입가에 잔을 대어두고 시선을 옆으로 굴렸다. 내가 만났던 아이였다. 하지만 내앞에 있는 사람은 아오바라인데. 안되겠다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빨리마셔서 식도가 뜨거웠지만서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의 옆에 털썩 앉아본다. 그리곤 답싹 당신의 손을 잡았고 제쪽으로 손을 당겼다.)
..아오바라.
아오바라:? 네, 아오바라입니다. (차에 무슨... 문제라도 있었나. 제 의지따위는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차의 맛은 문제 없었을텐데. 그것보다 그 뜨거운 차를 한번에... 쉽게 사라지지 못하고 이미 잔향으로 남을만한 그 때의 모습을 언뜻 보이면서도 자신이 말한건 적어도 제 본명이었다. 당신의 장미, 본래라면 나올 수 없는 색의 그것. 조금 반응하듯 손가락 하나만 까딱거렸다가 고개를 들었다.)
차가 뜨거우셨을텐데. 괜찮으... 십니까? (이건 또 명백한 자기 의사에 가까운 물음이라 해도 좋았다. 본인이 먼저 '걱정'을 해서 물어본거니까. 가끔 이런 식으로 기분에 따른 말이 튀어나올 때, 자신은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카시우스:(당연히, 차에는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정말 맛있었어. 누가 끓여줬는지 정말 맛있었거든. 이거 동네방네 소문내야하는데 참 그걸 할 수 없다는것에 아쉬워. 하지만 내가 그것보다 더 신경쓰이는건.) ..응 그렇죠. 내 앞에 있는건 아오바라죠? (차근히 말을 꺼내보며 당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야 천처히 알려주고..해야하니까.)
..음, 아프긴하지만. 괜찮아요.(나는 거짓말하지않는다고 약속을 했고, 그것에 대해 말해주는게 좋겠지.) ...그러니까.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아오바라에요. ..로즈가 아니구요.(그러니까. ..로즈가들고있었던 버릇은..바로 고칠 수 없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하면되는거니까. 그치?)
아오바라:(사실,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로즈와 아오바라의 차이를 크게 구분짓지 못하고 그저 감각에 의지하며 이름을 붙이거든요. 느낌은 알지만 말로 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못할 그것을 입에 머금은 채 그대로 삼켰다. 그런데 가끔, 아니 이런 주제가 될 때 마다 확실히 선을 긋고 싶어하는 당신이 보여서 자신은 어떻게 해야 그게 맞는건지 몰랐다. 이건 없앨 수 없는 기술이자 버릇이었고 이미 몸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럼에도 당신이 뭔가 걸리는게 있다면 자신은 그걸 없애, 주고 싶을지도 몰랐다. 천천히 몸을 돌려 다시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마주본 채 앉아 남은 손을 포게어 올렸다. 먼저 한 행동이야.)
...저는, 아오바라입니다. 왜... 그것과 경계를 두는지 지금의 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저는 아오바라가 맞습니다. 당신의... 아오바라가 맞습니다.
카시우스:(모르는것이 당연하다. 그야,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행동해왔고, 그것들을 몇년 , 아니 혹은 내가 모르는 몇십년일지도 모를터다.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함부로 행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이건 떼어낼 수 없는.. 그러니까. 몸에 베여진 것이라서 내가 관여할 수 없는것이라면...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당신을 마주보고 있었다. 그 긴 세월을 내가 어찌할 방도가없다면 나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만했다. 가만히 포개어진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제 손으로 제 손가락으로 그 손등을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응, 그러면 그러면된거야. (나는 한번씩 네가 없어질까봐 두려웠어. 아오바라가 없어지고, 로즈가 간간히 앞에 보여서 그래서 조금은... 내가 두려웠을지도 몰라. 그래서 억지로라도 경계를 두고, 확인을 하고 했어야할지도 몰라. 나 은근 겁쟁이라니까.)
..그러면됐어요. 내가 ..내가 아끼는 사람이라면야.
아오바라:...? 네. (사람이 모르는걸 마주했을 때 두렵거나, 혹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거나 괜히 크게 자신을 부풀린다고 하던데. 어느 쪽이든 역시 모르겠지만. 당신이 됐다면 그걸로 좋은거겠지. 목 위로 조금 화끈거려 시선을 내리고 미묘하게 우물쭈물거렸다. 나는, 나는 차 같은거 안마셨는데. 말이나 대화 따위가 다음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를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사용하고 남은 도구부터 눈에 담았다.)
저기, 그러니까. 슬슬... 나가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나가기 전에 저것들도 치우고... 그, 아, 네...
카시우스:(그리고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당신의 손을잡아 당겼고 일어나라는듯이.) 안치워도 돼요. 치우지마. (한번 생떼를 부려본다. 어찌 나올지는 궁금하기도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이렇게 행동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그러면 이제 나가요.
아오바라:(어라? 어라... 그치만. 아니, 아닌가? 조금 번갈아보면서 어리둥절 했다가도 자꾸 시선이 가는건 어쩔 수 없더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매를 들며 다그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그저 그것들을 내려다보곤 네 옆에 조금 붙었다. ...그래, 나가자.)
카시우스:(한껏 당신을 끌어안고는 방을 나갔다. 당신의 손을 꼬옥 붙들어 잡은체 말이다. 그리고 그 방을 나가서, 간 곳은 예절. 이라는 명패가 걸린 방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예절의 방을 열면 예절 교육에 필요한 것들이 수도 없이 나열되어 있거나 쌓여 있습니다.
이것들 역시 깨끗하며 깨지거나 더러운 흔적 조차 없습니다.
상당히 좋아보이는 곳이지만 어쩐지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도 드네요.
주로 책이라거나 필기를 위한 도구들이 있습니다.
한 켠에 자리가 있는 걸 보면 몸으로 익히기 위해 마련된 자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완벽한게 오점이라면 그 정도겠네요.
카시우스:.....
(와아... 감탄사밖에 나오지않았다. 내가..내가 책본건 겨우 사무전에서 알바한다고 도서관에서 있었떤게 전부였는데. 괜히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이다. 그리곤 천천히 둘러본다.)
️:분명 사용감은 보이지만 뒷정리가 완벽한 내부입니다.
그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곳 같으니 그걸 바탕이 된 탓이겠죠.
조금 더 보면 그가 쓰고 공부한 듯한 것들도 있습니다.
카시우스:으흠....(뭘 공부했을까? 괜히 궁금해서 뒤적뒤적거려본다...)
️:예절 교육과 관련된 것들이 깔끔하게 필기된 노트도 보입니다.
펼치면 예상 가능한 것들이 적혀있고, 보다 아름답고 우아한 로즈가 되기 위한 것들을 중심으로 기입되어 있습니다.
어휴... 있는 집 사람들이란~
카시우스:(애를 얼마나 잡은거야.... 짜게 식어버린 눈이다. 이래서, ...난 이런 사람들을 이해못하지... 쩝, 소리를내고는 제자리에 가져다 뒀다.)(다른건 없을려나?)
️:어린 아이가 쓸 법한 것들이지만 글씨는 매우 반듯합니다.
그리고 그건 어느 기점으로 끊어진 듯 하네요.
다른건... 딱히 없을지도?
카시우스:(찢..찢어가고싶다. 언제 이런걸 얻을수있어....왕창..만질문질만질문질...거리고는 제자리에 두고..방을나왔따....)
️:찢어가도 되겠지만... 밖과 다르다는걸 생각은... 합시다...
어디로 갈까요~
카시우스:(이잉..)
(이제 별가로 가봅시다.)
️:별가라고 적힌 방은… 아니 방이라고 해야할까요.
분명 방문을 통해서 들어왔지만 보이는건 넓은 일본식 가옥의 한 마루와 그 마루 너머로 보이는 깨끗한 정원입니다.
정원은 다른 일반 가정 집과 비교했을 땐 크고 정리도 잘 되어 있지만 어차피 이곳도 내부라는 것을 보여주듯 주변엔 벽이 길게 늘어서 있어 밖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것과 상반될 정도로 위의 하늘을 지독하게 맑고 환합니다.
마치 큰 새장 마냥… 그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카시우스:..(집..별가...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아오바라. 여기는 별가인가요..?
아오바라:그러네요. 정확히 하자면 히메미야 부지에 있는 곳 중에서 본가와 따로 떨어져 가장 구석에 위치한 곳입니다. 제가 있던 곳이에요. (다르게 말하면 방치지만...)
카시우스:...그렇구나.(시선을 굴려선 당신이 있었던 공간을 살펴보았다. 어둡고. 어두워서. 밖이랑 너무 상반되는공간이라서 이질감이 들기도했다.)
️:방치되어 있어도 관리 정도는 되어있는 것처럼 내부는 깨끗하고 마루 끝엔 걸터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카시우스:...참... (이해 할 수 없는공간이다. 방치라는 기분이 확실하게 드는데 이상하게도 관리는 한단말이지. 뭘 원했을까. 예절, 말을 잘듣는 아이? 가문을 이어나갈 수있는.. 끙 소리를 내며 마루끝에 걸터 앉아본다.)
아오바라:(어쩐지 무슨 생각하는지 알 것 같다. 보인다고 해야하나... 그 옆에 가지런하게 앉았지만 이번엔 편하게 두 다리를 아래로 내린 채 조금 흔들었다. 익숙한마냥 하늘 위도 보고) ...이 곳은 제가 교육하기 위해 있는 곳이 아닙니다.
카시우스:(당신이 제 옆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을 잡아보며 하늘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그래요? ..그러면 ..원래 살고 있었던공간이였나요..?(천천히 고개를 내려선 당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오바라:아뇨, 보내졌다는 말에 가깝습니다. (의미없이 하공에 발을 차보고 미치도록 시린 하늘과 끝도 보이지 않던 담장으로 옮겼고) 저는 본래 로즈의 이름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어머니께서 딸을 낳으셨기에. (세간의 눈도 있었으니 대놓고 버리진 못했겠지. 그 넓은 집 구석에 차지하고 있던 별채 공간에 방치하듯 버렸다는게 정확했겠지.)
카시우스:....(그러니까. 그러니까. 지금 설마, 아들을 원했는데 딸이 나왔고, 그래서 이쪽으로 보내졌으나 거의 방치로 되었지만서도.. ...미묘하게 미간이 꼬깃.해지다가 펴지고 꼬깃해지다가 펴지고. 반복되었다.)
.. ...그래서 어머니는요?
아오바라:히메미야의 로즈들은 생식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온전히 여자인 자에게만 내려집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고, 그럼에도 어르신들들의 뜻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그 뒤로 딸, 그러니까 저의 여동생이 태어났으니 저는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없어진거겠죠. (제법 담담했다. 어쩌면 감정을 어찌 담아야 했을지 몰랐을뿐일지도 모르고.)
이 곳에 온 뒤로 어머니는 한 번도 뵌 적이 없습니다. ...제가, 집을... 나와서도.
카시우스:(끙,소리를 내고는 제 미간을 만지작거렸다. 꽤 ..그러니까 복잡한 집안이구나. 그리 생각했다. 참네. 작게 투덜거리고는 훌쩍 당신을 들어서는 제 무릎위에 앉혀주며 정수리에 톡, 제 얼굴을 올려두며 밖을 구경했다.)
...그렇구나.
(무어라고 이야기해야할지 고민했다. 미안하다? 아니지. ..한동안 말이 없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생했어요.
아오바라:(음.. 미묘한 기분이 든다. 이 곳에서 이런 식으로 누가 다리 위에 눕게 해준 적은 없었으니까. 가끔 식사나 정리를 하러 와주는 사람이 오가긴 했어. 그렇다고 여기에서 고생했냐고 묻는다면... 글쎄. 그것도 모르겠다. 확김에 나간건 인정하지만 그 당시의 감정을 지금도 정의하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자신이 할 말도 고작해야 하나였다.) 감사합니다. 이 방은 저도 오랜만에 들어와 보는군요. 대체로 저와 관련된 이 방들은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어서 관리할 필요가 없으니. 고장나지도 않았습니다.
카시우스:(제가 할 수 있는 말들을 극히 적다. 당연한것이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들 그래도 한 사람의 인생. 그걸 함부로...건들이는건 무례하니까. 꿈뻑꿈뻑 하늘을 한번, 앞을 한번, 그리고 밑. 제 아래에 있는 당신을 내려다보고. 히죽 웃는다.) ..그렇다면 이제 가볼까요? ..(이렇게해서 내가 당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구나. 조금은 두근거리기도했다.)
아오바라:네. (과거의 일이긴해도 딱히 미련이라 부를 것도 없었다. 그저 겪었던 기억에 대한 잔향이고 일부의 방일 뿐이었으니까. 조심스레 일어나 제 옷을 주름없이 탈탈 털고 먼저 문을 열어 까딱거렸다. 어쩐지 조금, 역시 미묘한 기분이라.)
카시우스:(당신이 일어나면 저도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탈탈 옷을 털어보고, 당신의 뒤를 따라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뒤돌아서 한번 당신이..살아왔던 공간을 바라보고,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같이문을 열어 밖을 나섰다. 이제는 두 개의 문이 남았나? ...그리곤 이어서 사무전의 방으로 향했다.)
아오바라:(아무 말 없이 그대로 긍정해야 했다. 걱장하지 말라고 하면 걱정하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왜, 멋대로 입이 떨어지고 시선은 아래로 흐르는지 여전히 모를 일이더라.) ...제, 가 심층부에 다녀오는 동안... 어디로 사라져버리는 건... (아니죠? 의문이 이어지지 않았다. 못했다는 쪽에 가까웠지. 분명 돌아온다고 충분히 들었음에도 왜 납득하지 못한건지 멍청한 스스로는 해답조차 낼 수 없었다. 이 집을 고치지도 못하고, 수리하지도 못하고, 되돌리지도 못하고, 그저 당신만이 고칠 수 있는 이 곳에서... 또 돌아오지 못한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할지 그 땐 정말로 몰라서. 제 옷을 의미없이 쥐었다가 놓았다. 발걸음이 안떨어져서.)
카시우스:(뭔가 불안해보이지만서도, ..뭐랄까. 의문이랄까. 추측하기에는 애매했다. 하지만 괜찮을거라고 생각했고,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그려냈다. 그리고 손은 당신의 손을 조심히 잡아주었고.) 응, 제가 어디가겠어요. 갈 곳이 어디있다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걱정하지말아요.
(이제 다와가는걸까. 그리 생각도 들었다. 그야, ..집도 서서히 고쳐졌고 이 공간도. 조금씩 고쳐지기만하면 이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에.) ...아오바라도 돌아올거죠?그쵸?
아오바라:네, 저는 반드시. (여기서 가장 놀라웠던건 돌아올거란 말에 재빨리 대답해버린 제 모습이었다. 순간 아, 하며 탄식도 흘러나왔지만 잡힌 손만큼 무의미했고 힘이 없었다. 나, 정말 당신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얼핏 알고 있던 걸 어쩌지도 못하게 박아버린 것처럼 문득 든 생각은 기분이 좋았지만 한 편으론 불안했다. 소중하다는 감각은 아주, 아주 모르는게 아니었고 그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차라리 몰랐을 좋았을 정도로 힘드니까. 적어도 텅 빈 자신이 받아 넘기기엔 갑자기 사라진 너와 무너진 이 집이 버거웠다. 인형이 받기에 마음이란, 대체로 무거운 것이니까.)
카시우스:..응, 그거면 된거에요. 아오바라가 돌아온다면 ..그거면 만족하니까.(의외로, 평소보다 빨리 대답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퍼지더라. 조금씩 조금씩 오는 변화이니까. 한켠데 당신에게 오는 이 변화가괜찮을까. 낯설진 않은가. 무거워하지않을까. 무서워하지 않을까. 버거워하진 않을까. 그래서 조금씩 주고싶었다. 적응하면서 조금씩 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 생각도 스쳤기에 되려 망설여지는건 저였다. 잡은 손을 천천히 제 손가락으로 손등을 쓸어주고 되려 말과 다르게 가지말라는것마냥 깍지도 껴보고 흔들어보기도했다.
애 마냥 가지말라고 무턱대고 할 순 없으니까. 그리고 천천히 당신의 손을 놔주었다.)
아오바라:(먼저 놓은건 당신이나 자신도 그걸 따라서 슬그머니 놓았다. 미련... 이 없다고 하면 아마 자신의 마음을 모를 뿐이겠지. 지금은 해야할 일이 있고, 그것을 먼저 해야할 것을 알았기에 먼저 걸음은 물린건 제 쪽이었다. 미묘하고 애매한 거리에서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이 역시 의미없는 짓임을, 아주 잘 알았다.) 다녀, 오겟습니다.
그 여느 때보다 다정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꽂힙니다.
그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형같은 얼굴과 눈에서 작은 걱정과, 다른 것들,
…… 애정, 으로 가득한 눈입니다.
당신이 기다리겠다고 대답하면,
그는 수긍합니다.
그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려다…
결국은 가볍게 입맞추고 떨어집니다.
걱정이 됐던 걸까요.
닿았던 짧은 온기가 밀려들던 졸음을 깨웁니다.
이거라면 혼자 조금 더 졸음을 견딜 수 있을까 … … .
언뜻 미련이 담긴 시선이 닿아오고…
그는 당신을 스쳐지나갑니다.
그는 끝없이 이어진 복도를 넘어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합니다.
멀리서 그가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렴풋 금방 다녀오겠다는 인사가 복도에 울린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졸음과 싸워야 합니다.
그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진 지 얼마나 지났을까.
끝없이 밀려드는 졸음을 힘겹게 참고 있다 보면 익숙한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째깍째깍째깍째깍째깍…….
띵!
하는 맑고 경쾌한 음과 함께 소음이 멈춥니다.
이건 틀림없이 거실의 괘종시계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시분침이 얼마나 돌았는지는 몰라도 몇만 바퀴는 가볍게 돌았을 겁니다.
이어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거실의 괘종시계는 자정을 가리키고 있고,
아래의 커다란 문이 열려 있습니다.
카시우스:(그가 떠났다. 아니지 잠시 다녀간거라고하자. 나한테 돌아온다고했으니까. ... ..당신이 기다린다는 마음이 이런 마음일까. 빨리. 빨리..왔었어야했나.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대로 안되니 ..괜히 속상해지는 기분이다.
졸음이 몰려오다가, 익숙한 소리 그리고 문이 열리는소리에 뭐지?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어서는 문쪽으로 향했다.)
️:당신이 그 안을 살펴보면, 그 안에는 라벨이 달린 투명한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라벨에는 [신의 불과 그 심장]이라고 쓰여 있고, 상자 안에는 푸른 불에 감싸인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카시우스:(가만히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함부로 들면안될것같으니 일단 얌전히 들어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다른건 없나?)
️:거실의 것들은 모두 당신이 고친 후 상태 그대로 입니다.
카시우스:(으으음...음...... 상자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얼고 있었던 제 이름이 적혀있는 방으로 향해본다.)
️:상자를 챙겨들고 방 앞으로 옵니다. 이후 무얼 하나요?
카시우스:(얼어져있던..문고리에 조심히 가져다대어보자...아니면 어쩐다니..)
️:이 오브제를 당신의 방 근처에 가져가면, 당신의 방문 연결부를 완전히 막고 있던 얼음이 천천히 녹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너무 서서히 녹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얼음이 다 녹아 문이 열리기 전에 당신이 졸음으로 쓰러지고 말 겁니다.
그는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오래 걸릴 거라고는 했지만…….
쓰러져 잠들기 전에 무슨 수를 내지 않으면...
<아이디어>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래요, 일단... 이 오브제는 여기에 두고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인 듯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방이 늘어선 복도에는 [아무 이름도 없는 빈 방]이 딱 하나 존재합니다.
다행히 잠겨 있지는 않습니다.
카시우스:(일단 들어가보자.)
️:열어보면, 그곳은… 전화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방입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죠?
어쩐지 다른 방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른 방입니다.
사방이 회색인 가운데 구식 전화기만 놓여 있는 걸 보아하니…
그의 방은 아닌 것 같은데… …
전화기는 곧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합니다.
카시우스:...(전화 올 사람이..있나? 일단 울리니까 전화를 받아본다.) ..여보세요?
당신이 전화를 받으면,
녹음된 기계음이 흘러나옵니다.
ㅡ:[ UReport 지원사업부입니다. 원활한 복귀를 위한 행동강령을 안내드립니다.
첫 번째, 졸음이 오실 경우 전화기 아래 배치된 비상용 스프레이를 본인을 향해 분사하세요. 스프레이의 효과는 2시간입니다.
두 번째, 이 세계의 히메미야 아오바라님은 얼어버린 카시우스님의 방에 갇혀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심장 오브제를 습득하셨다면, 그것을 가까이 대서 이 세계의 카시우스님을 깨울 수 있습니다. 단, 이 세계의 카시우스님이 깨어나면 당신을 알아볼 수 있으니 그 분이 완전히 깨어나기 전에 자리를 피해 반드시 왔던 곳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돌아가시기 전, 아오바라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으시다면 그 방을 나와 이 전화기를 들고 1번을 누른 후 아오바라님과의 연결을 기다려주세요. 이상입니다. ]
설마...
가기 전에 그의 얼굴을 보고 갈 수 없는 걸까요?
불안이 있던 그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마음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
하지만 어차피 당신은 외부에서 온 사람입니다.
이 곳에는 이 곳의 당신이 있을 겁니다.
이 곳 그의 옆자리는 그 사람의 자리겠죠.
녹음된 음성이 종료되었는지 수화기가 고요합니다.
전화기 아래에는 스프레이가 있습니다.
카시우스:....(느낌이 이상하네 이 세계의 나라니..허,하고웃어버리고는 일단 스프레이를 들어선 한번 분사했다. 일단 깨워야한다.. 이말인거잖아..)
자신을 향해 스프레이를 뿌립니다.
무슨... 느낌이 나는건 아니지만 일단 졸음으로부터 2시간동안 자유로워집니다.
카시우스:(끄응 소리를 내고는 일단 방을 나서보자, 방..열어야하니까.)
빈 방에서 나오면,
어느새 당신의 문을 꽁꽁 가로막고 있던 얼음이 녹아 사라져 있습니다.
방 앞에는 당신이 두고 왔던 오브제가 덩그러니 놓여 있네요.
카시우스:(일단 오브제를 들고는 방문을 열어보자, 열릴려나?)
애써 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만,
문은 조심스레 열립니다.
카시우스:(다 녹았나본데, 그리곤 슬금슬금들어가보자.)
당신 문을 열면,
낡은 소리와 함께 드디어 문이 열립니다.
1년동안 열리지 않았던 곳,
그의 유리된 감정이 존재하는 방.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것은 창백한 얼굴로 눈을 감고
방의 한가운데에 누워 있는 [당신] 입니다.
설명대로라면 아마 이 자가
그와 이곳에서 함께 살았던 당신겠죠.
기묘한 기분입니다.
그의 정신세계에 사는 당신이라.
그래요, 현실의 그가 당신에게 가졌던 감정이
'이 자'의 존재였다면,
현재는 그 쪽에서 당신에게 가진 감정이 없으니……,
어쩌면 이건 당연한 결과일지도요.
고개를 들면 그제야 주변이 보입니다.
할당된 방의 공간보다 훨씬 커다란 방.
일기와 책이 가득 꽂혀 있는 풍경에 잠시 말을 잃습니다.
정말로 커다란 도서관 같습니다.
끝없이 늘어선 [책장]의 군데군데 붙은 것은 사진입니다.
책장의 건너편에는 한쪽이 방 방향으로 뚫려 있는
[원통형 파이프]가 천장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
돌아가기 전에 조금 돌아보고 가도 괜찮겠죠.
카시우스:....(세상에, 진짜 느낌이 이상하긴하다. 내가 저렇게 누워있다니...제 뺨을 긁적이고는 충분히 이 방을 둘러보고 나서야 시선이 책장으로 향했다.)
️:책장에 꽂힌 것들은 모두 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처럼 낡고 삭아 있습니다.
사진들도 그렇습니다.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런 걸 보면, 아마 당신이 썼던 그 기기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책들은 책등에 추억마다 한 개씩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카시우스:...오래되었구나. 그래서 이렇게..(가만히 이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서관같기도하고.. ..이름보면 괜히 손가락으로 쓸어보기도했다. 그리곤 원통형 파이프를 바라본다.)
본다면 <관찰력>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안 안보여..)
️:우와악
한.. 한 번만 더해봐 여기서 내가 신이야
카시우스:(이잉....)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아(ㅋㅋ)
카시우스:(아 진짜 더안보여)
️:[연구완료일자 : 20◇◇. ◇◇. ◇◇ 이후 종료. 파이프 폐기.]
제일 중요한 날짜를 제외하곤 어떻게 입수합니다만...
이어 <아이디어> 판정 합니다.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정말 빨깧따.)
️:미치겠네?
기억을 어찌저찌 더듬어 보면 예전, 글라치에스 치료기기의 사용설명서에서 봤었던 구절이 있습니다만 순순히 떠오르진 않네요.
어떤 구절이었던 것 밖에는...
하여튼 이 파이프가 그 연구에 사용된 파이프인 걸까요…….
파이프에 표기된 일자는 뭔가 관련 있을텐데 그것도 희미하고...
결과적으로 그의 감정에 대한 연구가 끝났다면 지금 하는 짓도 거리낄 게 없습니다.
️:연구가 끝났거나 어쨌거나, 사실 이들은 당신한테는 썩 달가운 존재들이 아니지만요.
카시우스:(영 떠오르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고..엉망진창..이구만..시야가 흐릿하다..)
(여튼... 일단은 나를 깨워야겠지..? 확실하게 자는 것 같기도하니 조심히 누워있는 제쪽으로 걸어가 살펴본다.)
️:이 세계의 당신은 여전히 창백하며 눈을 뜰 기색이 없어 보입니다.
도플갱어를 본다면 이런 느낌일지도~
카시우스:(우아아악.. 정말 이상한 기분이다..)
(일단 ...주섬주섬, 심장을 꺼내어서 가까이 가져다 대본다..)
️:얼음을 녹여 문을 열었던 심장 오브제를 잠들어 있는 당신에게 가져가면,
심장 오브제는 당신의 손을 떠나 누워 있는 이 쪽 세상의 당신에게 심장 부근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집니다.
창백하던 피부에 혈색이 돌고…….
그는 천천히 숨을 쉬기 시작합니다.
아직 잠들어 있는 것 같지만, 설명대로라면 곧 깨어날 겁니다.
가볍게 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
눈을 돌리면,
빠르게 방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삭은 책이 꽂힌 책장에 하나하나 전부 색이 돌아오고,
종이는 새것처럼 말끔해집니다.
너덜한 사진들도 제자리를 찾습니다.
세계가 재구성되는 소리로 방 안이 분주합니다.
소란스러운 가운데 바람이 살랑살랑 당신 쪽으로 불어옵니다.
문득 창 바깥이 고요합니다.
쉴새없이 퍼붓던 새하얀 눈이 어느새 뚝 그쳐 있습니다.
볕이 들기 시작했네요.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그리고 당신 또한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방 안에 시선이 머무릅니다.
그러니까 이 곳은,
말하자면 그가 당신을 기억해둔 공간이겠네요.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고, 방이 말끔해졌습니다.
다른 방들은 과거와 관련있거나,
혹은 빈 명패만 가득한 방인데.
어째 이 방만은 도서관 같다니 묘한 기분도 듭니다.
이걸로 다 괜찮아진 걸까요.
돌아가면 그는 다시 당신을 사랑해줄까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야, 아직 당신이 이 곳에 있으니까요.
… 되도록 이르게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이곳은 당신이 머물 공간이 아니니까요.
더 있고 싶어지면 안 됩니다.
돌아서서 나오자,
빈 방으로 시선이 향합니다.
저 곳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다고 했던가요…….
그렇게 하든, 바로 돌아가든, 당신의 선택 중 하나일 뿐입니다.
카시우스:....(해봤자 혼란스러울것같으니까. 그냥 가도록하자. 되려 내가 약속을 못지켜서 미안해지네. 돌아오면 꼭 .. ...있을거라고 생각할텐데. 하지만 ..'내'가 일어났을테고 이제 마주치면 내가 곤란하고 저쪽도 곤란하니.. 돌아가도록하자. 좀..씁쓸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