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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 6. 2. 02:04
작성자
굔정뱅이

2022.6.2 [피치/카즈]마지막으로,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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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쌰으쌰 가기전에!
 
정말로 준비 됐다면... 뭐하지
 
캐입으로 각오 한마디?
 
카즈미어 로웰:다들 지들끼리 들떠서 난리인데... 내가 잃을게 있을까 싶어. 난 안잊을거야. 안잃을거고. 각오는 나 말고 바라보는 댁들이나 하도록 해.
 
오... 열폭 쩌는데... 화이팅 우리 애!!!!!!
 
✧✧✧✧✧
 
 ‿︵‿︵ ʚ˚̣̣̣͙ɞ・🎈・ʚ˚̣̣̣͙ɞ ‿︵‿︵ 
 
풍선 구분선
 
COC 7th fanmade scenario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그리고 회상합니다.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 없는 우울 뿐입니다.
 
바라건데,이것이 네 마지막 성장통이길 빈다.
 
시나리오 타이포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진상을 듣고 싶으면...이곳으로 와
 
W. 전복의 시
 
KPC 메리 수_피치
 
PC 카즈미어 로웰
 
2022. 6. 1 PM 4:00 ~
 
풍선 구분선
 
 ‿︵‿︵ ʚ˚̣̣̣͙ɞ・🎈・ʚ˚̣̣̣͙ɞ ‿︵‿︵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진상을 듣고 싶으면...이곳으로 와
 
당신은 어떤 고민을 했던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 문을 열자 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카즈미어 로웰:(네가 남긴 쪽지에는 입에 넣지 않아도 지독한 단맛이 가득함을 알았다. 딱히 이름을 적지 않아도 네가 남기는 모든것에는 역겨울 정도의 설탕향이 가득했고. 그런 종이를 한잠 매만지다 구겨 주머니에 찔러넣고는 하염없이 걸었다. 걷다보면, 담기 싫어도 확연하게 제 색을 내며 서있는 네가 들어와. 걸음을 멈추지 않았으나 언제나 너에게 다가가면 저는 방어 자세를 취하며 숨기전 손톱마저 내세웠다. 동물적 감각이 주는 불쾌한 신호들.)
 
… 이번에는 그래서 무슨 생각인데?
 
피치:글쎄... (밝게 빛나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고 손가락 안에서 빙빙 돌린다. 네 물음에 대답한 것인지 아닐지도 모를 만큼 미묘하게 내놓고 문득, 고개를 들었다.) 딱히 속셈... 이 있는건 아니지만. ...아무렴, 그래. 진상이라고 할게 뭐가 있을까아... 그보다, 이것 좀 불러줄래.
 
바늘을 든 그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냅니다.
 
당신이 뭔가를 물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즈미어 로웰:...아?
 
(얼떨결에 정신차려보면 제 손에 쥐어진 부풀러오르지 않은 풍선. 네 앞에서만큼은 단 1초라도 순간의 기억이 끊기듯 네 말대로 행동하다 늦게나마 반항하는 자신이 있었다)
 
하.
 
 
카즈미어 로웰:(풍선을 들고 네 앞에서 흔들거리며 다소 얄미운 웃음을 보였나, 그래. 키도 작은 겁없는 인간에게 높이도 맞춰줘야 겠지. 픽 비웃는 한숨을 내뱉고는 상체를 굽어보았다)
 
갑자기 뭐야? 파티라도 열어? 고작 이걸로 날 부른건 아닐거 아냐. 무슨 생각인데?
 
.... 아아. 오늘 컨셉은 대답안하는쪽인가봐요?
 
 
카즈미어 로웰:(콱, 주먹을 쥐어보자 손바닥안에 공기없는 풍선 고무가 구겨진다. 비웃던것도 잠시 아무런 얼굴의 변화도 없이 그저 물끄럼 저를 바라보는 네 모습에 ...결국 쯧 소리를 내더니 입에 풍선을 물고 중얼걸었다)
 
그래. 고작 이런걸로도 부를 너지.
 
(살짝 질근 거리더니 이내 푸우 소리를 내며 풍선을 불었다)
 
피치:...그래.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파티를 한다는 쪽으로 할까. 풍선은 그런 용도로도 쓰이긴 하지. 어쨌든, 즐겁기 위해 하는 건 매한 마찬가지니까 말이야. (자신은 너를 말리지 않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투정이란 투정은 다 부려도 결국 너는 네 입으로 풍선을 부니까. 그래, 너는 끝끝내 풍선을 불고야 마는, 그런 애매한 존재. 네 말을 빌리자면 정말로 오늘의 컨셉은 말도 대답도 하지 않는 쪽인가보지.)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그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커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삑, 삑, 삑, 삑, 삑….
 
그 동안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당신, 풍선 좋아하나요?
 
카즈미어 로웰:(바라보고 싶지 않은 대상임에도 언제든지 어떤 방식으로도 저를 갉아먹으며 들어올사람인지라, 눈은 차마 너를 피하지 못하고 네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 관찰했다. 숨을 쉬고 내뱉는 속도, 뭔가를 적어내리느라 힘이 살짝 들어간 손가락.
 
그렇게 바라봄에도 왠만한 놈이라면 어떤 사고방식이니, 어떤것을 원해 행동하는지 뻔히 보기 쉬운 인간이 어째서 네 몸짓은 단 하나도 이해하지 못할건지, 네 하는짓을 바라보다보면 결국 먼저 입을 여는 자신이었다. 거슬리는 소리, 귀가 좋은 자신에게는 마찰되는 소리가 달갑지는 않았다. 약해 빠져서 펑 하니 터지는 꼴이라니, 얇은 막에 팽창한것이 전부인데도 돋보일려 속도 빈 것이 크기만 부풀며 뽐내는 꼴을, 터지고 나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수 없는 고무쪼가리가 되는 풍선을, 좋아하지 않았다.)
 
...뭐 하는거야 너?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을 끝냅니다.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습니다.
 
피치:...있지, 알잖아. 이건 그냥 농담이야. 한 번 터트려 볼래? (아무래도 좋을 소리, 어쩌면 들어도 모를 소리, 거슬리는 소리, 의미가 분명한 소리만 이제껏 이어지고 있었다. 네 대답에는 제대로 맞지도 않는 말을 흘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중이므로. 멀뚱거리며 흘러내린 제 옷차림을 올릴 생각도 하니 않은 채 두 손에 그 풍선을 들어 내밀었다.) ...어떡할래?
 
그가 풍선을 들고 서 있습니다.
 
카즈미어 로웰:(다시한번, 눈은 분명 네 손에 들어있는 풍선을 바라보고 있었을 터인데, 감았다 뜬 눈에는 제 손에 가볍게 올려져있는 풍선이었다. 무엇하나 들지 않은, 없다고도 무방비할 자신의 호흡만으로 가득 차올라 부풀러 올라와 있는 풍선.)
 
....농담은 웃겨야 농담이라던데. 아아~
 
(큰 고민은 없었을더러, 어떻게 돌아가든 제 알바가 아니었다. 풍선을 불어되느라 잠시 넣었던 손톱은 어느새 아마 네가 들고있던 바늘보다 더욱 날카롭게 날을 세웠고, 두손을 주먹쥐자 별 힘 없이도 크게 펑 소리를 내며 터지는 풍선. 아까까지의 크기를 뽐내며 있던 풍선은 무색하게 바람이 빠져, 이리저리 제 손톱에 찢기고 틈생겨 주글해진 덩어리진 조각이었다. 그 조각을 쥐어 네 앞에서 살랑거리고 있자하면 또 다시 나오는 그만의 야비하고 얄미운 웃음이었다)
 
 
카즈미어 로웰:그래서, 진짜 사람이 죽었나? 전부터 이세상에 없어졌으면 하는 인간이 있긴 했는데요-....
 
펑!
 
그가 허공에서 펑,
 
터집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아갑니다.
 
당신, 만족하나요?
 
 🎈 그런 당신, 이성 판정입니다. 🎈 
 
카즈미어 로웰: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2 감소합니다.
 
아, 뼛조각도 날아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 회피 판정입니다. 🎈 
 
카즈미어 로웰:
회피
기준치: 38/19/7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세상에,
 
그래도 당신의 뺨을 치고 지나갔어요.
 
꽤 얼얼하겠습니다.
 
코피가 나지는 않나요?
 
체력 1 감소합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나요?
 
그가 터졌습니다!
 
마치 풍선 처럼… ….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 한 명 죽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그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 #1 ───────체력이 초기화 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진상을 듣고 싶으면...이곳으로 와
 
당신은 어떤 고민을 했던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문을 열자 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카즈미어 로웰:‘펑’
 
‘-후두둑’
 
(눈앞에 무언가 날아오면 그것을 파악하기도 전에 몸 부터 재빨리 움직이고 피하는것, 그것이 태어낫을때부터 자신이 가지고있는 감각이자 움직임중 하나였다.
 
 
카즈미어 로웰:내가 힘을주고 터뜨린것은 풍선, 두 손톱이 파고들어간것은 질척거림 하나없이, 찢기는것 하나없이, 그저 바람이 빠져 터져버린 풍선)
 
아.
 
(눈보다 후각이 빨랐다. 코끝에 비릿하게 내오는 고깃덩어리, 제 뺨을 스치는 둔탁한 뼈. 비릿한 고깃덩어리, 둔탁한 뼈. 인간의 뼈, 근육, 심, 풍선, 팽창하다 결국 제손가락에 터져 흩어지던 호흡. 고깃덩어리, 풍선, 뼈)
 
 
카즈미어 로웰:‘터트려 보라며’
 
….하. 하하하.
 
(죄책감? 있지 않다. 그저 네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길 누구보다 바랬다. 하염없이 저보다 작고 약한 살갗에 비실하게 살아있는 너를 내가 뜯지 못함에 언제나 분해있었고, 꿈속에서도 너의 목에 제 두 송곳을 깊게 박다 보면 턱에 힘을 주지도 못한 체 몇번이고 꿈을 깨며 일어나는 자신이었다. 펑 터지던 갈기갈기 찢어지던 늙어 죽던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을리라. 네가 죽기만을 나는 간절히 바랬다. 그저, 바랬다고 해서 그것이 오늘이라 생각하지도, 이런방식으로 네가 터질지도 몰랐을 뿐. 있잖아? 이렇게 죽기에는 너무 이상하지 않아?)
 
 
카즈미어 로웰:농담이야 이게? 터트린건 풍선인데, 터지는건 너라서. 그 점에 웃으면 되는거지? 그렇지? …야. 그렇다고 해봐. 역겹잖아. 웃으면 되는거 맞지 이거? 하. 하하하.
 
하하.
하.
 
(툭 하고 비릿함에도 어째선인지 단향기가 그득한 고깃덩어리가 제 발밑에 두근거리며 움찔거릴때면, 고개를 들었을때에는)
 
카즈미어 로웰:
(... 걷다보면, 담기 싫어도 확연하게 제 색을 내며 서있는 네가 들어와. 걸음을 멈추지 않았으나 언제나 너에게 다가가면 저는 방어 자세를 취하며 숨긴 손톱마저 내세웠다. 동물적 감각이 주는 불쾌한 신호들. … 이번에는 그래서 무슨 생각인데?)
 
(아무말이 없는 자신이었다.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낼 이유를 모르겠다. 그야… 그야)
 
너는
 
카즈미어 로웰:
(방금 내 앞에서 터졌으니까. 그래 말이 안되는, 현실적으로 허용될수가 없는, 풍선처럼 터져가며 비릿내와 달콤한 향이 섞여 매스꺼운 냄새로 사방에 퍼져가는 너를 내가 보았는데)
 
….왜?
 
피치:...무엇이? (그래도 꼴에 대답해준다는게 이 모양 이 지경이었다. 고작해야 뭐가? 정도의 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짜고짜 흘리는 말은 이 여자에게 그 정도의 것이었나. 여전히 뒤에서는 빛이나고 이 여자는, 자신은, 그런 빛을 등지고 있었다. 무슨 얼굴인가? 보이지 않는다. 보이려고 하면 보일테지만.)
그래. 진상이라고 해봤자 뭐가 있겠어... 그보다는 말이야,
이것 좀 불러줄래.
 
바늘을 든 그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냅니다.
 
당신이 뭔가를 물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즈미어 로웰:(네 손에 쥐어진 풍선)
 
‘깜빡’
 
(내 손에 쥐어든 풍선)
 
 
카즈미어 로웰:( 바람이 불지 않아 납작한 풍선은, 찢어지지도, 뼛조각도, 고깃덩어리도 아닌)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주먹을 쥐어보면, 힘없는 고무는 접혀 제 손바닥에 접혀 찌그러진다. 너를 매섭게 바라보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제 앞에 있는 이 거지같은 계집인간은 나의 이런 시선에 무엇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 죽은듯 산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기분나쁘게 분열된 동공, 초점 하나 없어보이는, 만약 입안에서 씹어본다면 설탕 덩어리마냥 으스러질것같은 저 눈알을)
 
 
카즈미어 로웰:….장난하자는건가? 마법? 환각? 아니면 꿈이라도 꾸는거야? 내가? 그걸 모를것같아?
대답 안하는거지?
 
(아니, 지금은 현실이다. 꿈을 꾸고 환각을 보고있다면 그것조차 아는것이 나다. 이 너머 누군가가 이야기를 만드는것도, 댁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몰라 놀라는것이 당연하지 내가 놀라면 안돼. 나는 모든 이야기와 모든 흐름을 아는 존재니까. 여태까지 그래왔잖아? 그들도 꽤 즐기지 않았나? 지금 보는 너도 그런점을 꽤 즐기지 않았나? 왜 이제와서 이런 이야기를 보이는거지? 지랄하지 말라고 중얼거린다. 잊지 않아, 없어지지 않아, 이 모든것, 이 모든 힘, 모든것은 나의 것. 내가 이딴 이야기속에 잃을거라 생각해? 웃기지도 마. 이거는 내거야. 평생 내가 가져놀다 죽어버릴 힘이다)
 
난… 난 다 알아.
 
카즈미어 로웰:네 그 거지같은 대가리 속에 뭘 생각하는지, 어떤 생각인지, 그들이 보고싶어하는것이 무엇이고 자극적인것에 열광하는것도. 난 다 알아요. 내거야. 잊지않아. 잃지않아.
 
(넘어가지 않는다. 혹여나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간다 착각하면 언제나 나의 길로 개척해나갔다. 지금도 다를 바 없어. 호흡을 넣어, 고깃덩어리가 아닌 풍선은 팽창해 피와 뼈가 아닌 제 호흡을 머금고 커져간다.)
 
피치:하지만 정말로 그랬다면 너는 아마도 그런 생각을 안하지 않았을까? (이 여자의 눈은 각설탕처럼 싶힐 것이 분명하다, 분명, 분명하게 그런 식으로 쉽게 으스러질테니까. 생각해봐. 정말 자기 것이었고 확신이 있었다면 너는 여유를 가지고 대하지 않았을까? 채 이어질 필요도 없는 말이 들리는 듯 싶었다. 아니, 애초에 네 속내를 이번에도 다 안다는 냥 구는 꼴이 짜증났을지도 모르겠다. 아... 그래도 상관없나? '지금의 나'는 대답해주지 않아야 할 것 같고. 게다가 너는 풍선을 불어주고 있으니 결과 올 라잇. 뭐, 그런거지?)
너는 정말 모순되어 있어. '지금의 나'는 무엇이든 대답해주지 않는 걸로 되어있으니까 가능하면 따를거야아. 그건 비단, 너를 업신여기는 것도, 기만하는 것도, 우습게, 불쌍하게 보는 것도 아니지. 알잖아...? 다만 너는 정말로 모순 되어 있어. 그것이 흥미로워. 그러니까 내가 선택된거겠지. 이 말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받아든 그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커로 또박또박 글씨를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삑, 삑, 삑, 삑, 삑….
 
그 동안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당신, 풍선 좋아하나요?
 
카즈미어 로웰:….잘 말하고 있는 것 보니 죽은건 아닌가봐?
 
(아아. 듣기 싫어, 듣기 싫어. 이게 싫었어. 내 마음대로 할수 있는 주제에 내가 알 뿐 결국 모든놈들을 내 마음대로 할 순 없잖아? 더불어 너는 그중에서 제일 내 마음대로 되지않는 인간. 듣기 싫어. 나보다 아는것도 하나도 없는것이 꼴에 맞다는듯 건조하기 짝이없는 낯짝으로 중얼거리는것이. 듣기 싫어, 풍선에 마찰되는 마커의 소리도, 네 목소리도. 흥미롭다 바라보는 네 녀석도 짜증난다 말이다. 거기, 선배도 재밌어? 너는 어떻고, 그쪽도? 당신도?)
 
흥미로우면 흥미로운대로 작작 건드세요. 재밌다고 더 뜯어물지 말고. 그런행동하는거 보면 매번 나한테 뭐라하는데 그쪽도 하고있지 않아? 모순된게 여기서 그럼 누구겠어요 쌤?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냐고. 나만 나쁜놈이냐고요. 니들을 어떻게 생각하는데.
 
 
카즈미어 로웰:....
 
….그러니까 씨발. 풍선 안 좋아한다고. 들었잖아. 작작 닥치고 그만 물어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을 끝냅니다.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습니다.
 
피치:알잖아. 이건 그냥 농담이야. 나 장난 좋아하니까. 한 번 터트려 볼래?
 
그가 풍선을 들고 서 있습니다.
 
카즈미어 로웰:…….그래. 그 빌어먹을 농담.
 
(앞서 너에게 다가가면, 역광을 뒤로해 네 얼굴에는 더욱 큰 그림자가 진다. 어둠에서도 머금고 아끼던 빛을 내는 짐승의 눈.)
 
장난은 나도 좋아하거든요. 아무리 좋아해도 네가 좋다고 하면 정이 다 떨어지더라?
 
 
카즈미어 로웰:(콱, 잡은 손은 네가 들고있는 풍선의 윗부분을 감싼다. 천천히 올라오는 손톱, 끼긱 소리를 내며 애처롭게 부들거리는 풍선. 눈을 크게뜨고 상체를 한참 굽어 네 얼굴을 바라보며 제 송곳니까지 보이며 씨익 웃었다)
 
터져봐. 내가 신경쓰나.
 
(손톱은, 이윽고 풍선의 얇은 고무막에 틈새를 만들고 제 손톱과 함께 찢어지다 주먹쥐었다)
 
펑!
 
그가 허공에서 펑, 터집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아갑니다.
 
 🎈 당신, 이성 판정입니다. 🎈 
 
카즈미어 로웰: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뼛조각도 날아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이성 3 감소합니다.
 
 🎈 피해야죠, 당신? 이어 회피 판정입니다. 🎈 
 
카즈미어 로웰:
회피
기준치: 38/19/7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세상에,
 
그의 대퇴골이 당신의 안면을 완전히 강타했습니다.
 
홈런입니다!
 
피치, 고관절로 당신을 격퇴!
 
체력 6 감소합니다.
 
오만한 당신, 꽤 아프겠군요.
 
어디 하나가 부러졌나요?
 
자신이 더 잘 알겠군요.
 
하지만, 그러네요.
 
그는 이제 없군요.
 
살덩이처럼 고무조각이 나폴나폴 눈 앞에 내려옵니다.
 
죽습
 
다
 
이풍
 
터뜨리
 
선을
 
면사
 
니
 
이한명
 
… ….
 
어느 새 주저앉아 바닥에 나뒹구는 당신의 손에
 
척추 뼈가 만져집니다.
 
구멍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신경다발,
 
콸콸 쏟아지는 수액들,
 
그러니까 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 한 명 죽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그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 #1 ───────체력이 초기화 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진상을 듣고 싶으면...이곳으로 와
 
당신은 어떤 고민을 했던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문을 열자 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카즈미어 로웰:‘펑’
 
‘-후두둑’
 
(눈앞에 무언가 날아오면 그것을 파악하기도 전에 몸 부터 재빨리 움직이고 피하는것, 그것이 태어났을때부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자 움직인중 하나였다)
 
 
카즈미어 로웰:큭-
 
(제대로 제 안면을 강타한 서늘했으면 좋을련만 아까까지 네 몸안에 잘만 박혀있던 뼈라서 그런지 뜨거웠다. 기분나쁜 온기, 뼈울림있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구는것을 보면 이제는 제 코에서 피가 흐르는것을 알았다. 그야, 단순 너의 단향기 그득한 비릿함이 아닌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의 피냄새가 코안을 잔뜩 채웠으니)
 
(비라도 확인하듯 살짝 펼친 손바닥에는 후두둑 떨어지는 자신의 피, 그리고, 빗처럼 내리는 당신의 피.)
 
 
카즈미어 로웰:..아아. 가지가지 하네 정말.
 
(손바닥에 피가 잔뜩 웅덩이져있던 말던, 한손으로 제 눈가를 쓸다 볼, 턱을 마른세수하듯 문질거리며 내린다. 얼굴 한쪽만이 뜨거웠다. 진득하고, 눈을 뜨면 한쪽은 온통 붉게 물들어 있다)
 
농담.
농담.
 
카즈미어 로웰:…농담.
 
야. 이래선 아무런 의미도 없잖아.
…들려? 이자식들아. 들리냐고.
 
(허공을 향해 소리치다보면, 하도 네가 뿜는 피덕에 입안에 네것이 튀었을 지도 모른다.)
 
카즈미어 로웰:
죽으면 뭐해, 저 새끼는 또 살아돌아올거잖아. 이게 내가 바라는거라고 생각해? 그래, 화려하게 터지는것 정도는 꽤나 좋은 연출이라고 하겠어. 하지만 그게 다야? 추하게 죽던 아름답게 죽던 내 목구멍에 넘어가던 저 여자는 계속 살아 돌아올거 아니냐고!!
 
하. 봐.
 
내앞에
 
카즈미어 로웰:
(.. 걷다보면, 담기 싫어도 확연하게 제 색을 내며 서있는 네가 들어와. 걸음을 멈추지 않았으나 언제나 너에게 다가가면 저는 방어 자세를 취하며 숨긴 손톱마저 내세웠다. 동물적 감각이 주는 불쾌한 신호들. 이번에는 그래서 무슨생각인데?)
 
….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서있잖아.
 
피치:... 진상이라고해서, 별 거 없을 뿐인거지. 봐. 아무 일도 없잖아? 그것과 다름 없는거라구... 어때. 풍선을 불겠어?
 
바늘을 든 그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냅니다.
 
당신이 뭔가를 물어도, 여전히,
 
여전히 그는 대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즈미어 로웰:‘어때, 풍선을 불겠-’
 
(네 말이 채 끝나지 않으면 네 손에서 풍선을 들고 제 호흡을 불어넣었다. 한번, 두번, 세번… 두어번을 더욱 불다 보면 제 호흡을 머금어 다시끔 팽팽해진 풍선이었다)
 
하아..
 
 
카즈미어 로웰:(숨을 들이키고, 다시 삼키며 뱉는것을 반복한다.)
 
…왜. 그 다음은, ‘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명 죽습니다’ 라고 쓰게? 농담도 계속하면 식상해지는거 알지? 다른건 안쓸건가? 아?
 
피치:...그럼 다른 걸 쓸까? 뭘 원해? 다른 걸 쓰고 싶어하는 줄은 몰랐어.
 
그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냐는 얼굴입니다.
 
카즈미어 로웰:………………..아?
 
(제 손에 쥐어진, 대충묶은 풍선을 놓는다. 살짝, 네 뒤로 굴러간다. 통통. 이제 풍선을 쥐던 제 손은 얇디 얇은 네 목을 콱 잡았으며, 두어번 풍선을 터트릴려 내세웠던 손톱은 이제 정말 네 살갗을 쥐고 아슬하게 피부끝을 누른다)
 
저기. 네가 초대했잖아. 내가 누구도 아니고 너에게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제와서 그 별 거지같은 농담 마저 나한테 떠넘기는거에요? ….책임이 너무 없는거 아니야? 당신이 다 생각해놓은 시나리오일거 아니야. 적으면 뭐해, 적은대로 진짜 되는것도 없는 것 같은데. 죽는다며, 지금 살아있잖아, 잡은 손에 네가 헐떡이는게 다 느껴지는데. 업신여기는것도 기만하는것도 우습게 보는것도 아니라면서 이제와서 날 위해 하는척…. 봐주는척… 하지 말란말이야.
 
 
카즈미어 로웰:(힘이 더 들어간 손은 여유가 있을정도로, 각설탕마냥 쉽사리 부스러질 너인데도. 어째서인지 항상이고 힘이 들어가지 않더라. 쳇, 하고 허탈하게 웃어보았다)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말이야, 풍선이 터지는데 왜 당신이 터지나? 반대로 내가 풍선을 터트리는게 아니라 당신을 터트리면 뭐라도 바뀌나? 뭐하자는거야 지금?
 
이야기의 끝을 알고있다며….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라며… 사람을 불러놓고 하는게 예의야? 내가 인간들과 살면서 배운걸 토대로 하면 이건 예의가 아니라 오만이고 조롱인것같은데….. 나도 이제 알건 얼추 다 안다고. 웃기지마. 나한테 물어보지마. 날 깔보지 말라고.
 
피치:...케훅... (목을 강하게 쥐어진 사람치고는 대단히 건조하고 마른 기침 한 번이었다. 생리적인 현상으로 몇 번 콜록거렸으나 정말이지 그게 다였다. 고작해야 그 뿐이지만 확실히 숨은 떨리고 있었다. 그야, 네가 제 목을 쥐고 있으니까. 당연하지? 하지만 역시 그것 뿐이지. 어쩌면 쉽게 뒤집을 수 있는데도 불과하고 이렇게 있는 걸 보면 그 또한 이상했다. 뭐, 실제로 그렇게까지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고. 어째서인지 이곳의 여자는 평소보다 더 의욕이 없었다. 의욕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그것보다는 행동 자체를 숨 죽이듯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실제로, 풍선을 불거나 권하거나 무엇을 쓰는 것 외에 말이라도 제대로 하던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네 이야기를 천천히 다 들어준 주제에 호흡 한 번으로 휙 뒤집어 눈을 한 번 깜박거리면 네 등 뒤 위로 살포시 앉아 켈록거리며 숨을 몰아 쉬었다. 흐르던 침도 채 닦지 않은 채 땅바닥에 주저앉은 사람처럼 팔 다리를 쭉 늘어트리고 그냥 그렇게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헬륨이 아니라 그저 숨이기에, 가볍게 부유하고 있던 풍선을 제 손 위로 올리면 이빨로 펜 뚜껑을 열어 삐곡삐곡 적다가... 멈춰버렸다.)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피치:...역시. 네가 말한대로 다른 무언가라고 적을까. 그치만 나도 모르게 벌써 여기까지 적어버렸는데... 적당한 단어라도 붙여서 써보겠어? 무엇이든 상관없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거기로 향하겠지. 이야기는... (이어지는 말에 노이즈가 끼었다. 분명 말을 하고 있는데도 지직거려서, 어쩌면 알아도 상관없을 것이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진상이라고 해봐야 별 거 있겠어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도 이번 경우엔... 그래. 네 하기에 달렸겠지. 네가 원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은 다가오고, 네게 주어질거야. 그건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 됐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이... 애써, 말하자면... 그래. 이건 모두 널 위한 일이야. 필요가 됐다고 판단이 된거야. 나도 너무 빠르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결국 그것마저 시간의 문제거드은... 자, 어때. 이 다음엔 무엇을 쓸까. 카즈.
 
카즈미어 로웰:…..
 
그러니까. 나에게 물어보지 말라고.
 
(싫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저 풍선에 자신의 힘으로 바램을 적어내는 것 자체가 싫었다. 말하지 않았는가, 나는 싫다고. 모든것이 저 사람 마음대로 가는것이 싫었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눈을 맞추듯 시선을 내리며 ‘그럼 네가 하고싶은것이 있니?’ 따위를 물어보는 뉘앙스가 싫다고.)
 
 
카즈미어 로웰:(저벅저벅 제 신발소리를 내며 쓰러져 침을 흐르며 켈록거리는 여자의 옆에서, 네가 쥐고있는 손과 풍선을 빼앗아 삐걱거리며 확연하게 달라지는 글씨체를 보이며 문장을 완성해나갔다)
 
‘-람이’
 
애새끼도 아니고, 나는 너보다도 오래 살 사람이야.
 
 
카즈미어 로웰:‘..한 명 …죽습’
 
입에 떠먹여주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것이 있으면 스스로 알아서 쟁취해.
 
‘...니다.’
 
 
카즈미어 로웰:그것을 위해서는 나 자체를 바꿔가고 과거를 아무것도 아닌것마냥 씹어 삼켰어.
무슨말인지 알아? 뭐든 할수 있다는거야. 원하는게 있으면.
 
(마커를 닫지도 않은 채 바닥에 던지자, 마커가 꾹 누른 자리는 검정 자국을 내며 데굴데굴 바닥에 굴러갔다. 한 손으로는 사람의 머리를 잡고 들어올리듯 풍선을 제 큰 손으로 들어올려 제 옆얼굴까지 들어올리고는 서서히 손톱을 세웠다)
 
….저기. 선생. 그래서. 댁 학생 중 한명이 원하는게 있거든. 네가 끄적이면서 적어놓은 진상이고 나발이고, 알고싶단 말이야.
 
카즈미어 로웰:
‘끼긱-’
 
(손에 힘을 쥐면, 풍선은 마찰되는 소리와 함께 거슬리는 비명을 내뱉었다)
 
이번 다음에 살아남으면, 뭐라도 해볼까? 뭘 해야 그 별것도 아니라면서, 펑펑 터져가는 주제에 나를 끝까지 부르게 하는 진상이 뭘까? 나, 그걸 원해. 죽도록 알고싶어. 어디 한번 말해봐. 어떻게 하길 바래? 자신이 터지는것을 몇번이고 즐기는 변태새끼는 아닐거아냐?
 
피치:... ...내가, 나도 생각하기에, 이 방법 자체가 네게는 꽤... 어쩌면 많이 힘든방식이라고 느껴.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거기에 동참했을거야. 지금처럼. 이건 필요한 일이야. (말을 고르듯 순간 입을 뻐끔거렸다. 잘 생각해보면, 아주 조금만 누그러진 채 해보면, 답은 바로 가까이 있는데 너는 그걸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재촉하지도, 타박하지도 않는다. 너무 빨리 자란 어린이는 그저 몸뚱이만 컸을 뿐이지 결국 그 속내는 아직도 어린아이일테니. 그런 대상에게 화를 내는건 올바르지 못한 어른이며, 선생이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선생으로 있을 것이고 그것만은 절대 굽히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본인은... 그렇게까지 좋은 어른은 아니었다. 좋은 선생님이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노력 중이긴 하지만... 글쎄. 멍하고 어디를 보는지 모를 갈라진 동공이 불현듯 네쪽을 꿰었다. 스스럼없이 일어서면 몸은 힘없이 흔들리고 비틀거리며 네 앞에 서있는 것이다. 이 여자는, 팔을 들어 스스로 풍선을 살포시 손에 얹었고 그리고...)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바늘을 손에 쥡니다.
 
피치:있지이, 카즈. 생각보다 더 어려워 하는 네게 선생님으로서 힌트를 조금 줄게. 카즈, 모든 건 네게 달렸어. 네가 하기 나름인거야. 나는 네 뒤에 있어, 네가 주인공이야.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너를 위해 있지. 나는 거기에 가장 적합하기에 선택된거란다아... 네가 알아내지 않으면, 아니지... 스스로 무언가를 깨우치거나 결론내지 않으면 안돼. 바라거나 결정된 결말은 없어. 끝이 오더라도 그 변화는 네게 달렸어. 나는 어느 쪽이든 받아들일거고 오로지 너만이, 너를, 네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어.
카즈. 만나자 마자 나한테 ‘모든 일의 진실’에 대해 물어 봐. 무서워 하지 마. 겁먹지 마. 초조해 하지마. 괜찮아. 이건 그냥 풍선일 뿐이야. 우리는… … 후훗. 그래도 태어났으니까 말이야.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 중 가장 첫번째는… 바로 태어났다는거야. 그 하나만은 어떻게 해도 너와, 나와, 우리의 잘못은 아니지. 유쾌하지이. 바라건데,
이게 네 마지막 성장통이길 빌어.
 
스스로 풍선을 터트립니다.
 
펑!
 
그가 허공에서 펑, 터집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아갑니다.
 
 🎈 이성 판정입니다. 🎈 
 
카즈미어 로웰: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4 감소합니다.
 
아, 뼛조각도 날아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 잘 할 수 있죠? 회피 판정입니다. 🎈 
 
카즈미어 로웰:
회피
기준치: 38/19/7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세상에, 당신의 뺨을 치고 지나갔어요.
 
꽤 얼얼하겠습니다.
 
코피가 나지는 않나요?
 
체력 3 감소합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나요?
 
그가 터졌습니다!
 
마치 풍선 처럼… ….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 한 명 죽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그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 #1 ───────체력이 초기화 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진상을 듣고 싶으면...이곳으로 와
 
당신은 어떤 고민을 했던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문을 열자 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카즈미어 로웰:‘펑’
 
‘-후두둑’
 
………………..
 
 
카즈미어 로웰:(눈앞에 무언가 날아오면 그것을 파악하기도 전에 몸 부터 재빨리 움직▦고 피하는 것, ■▦이 태어■을 때■■ 자■이▦지■ 있■ ■■▦▦■….)
 
………….
 
(바닥을 적시는 피. 아마 그 웅덩이 속에는 자신의 피 또한 섞여있으리라. 스스로 터지는것을 선택한 당신은. 내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 안에서부터 터져나온듯 공간속 모든 방향을 향해 흩어져간다.
 
 
카즈미어 로웰:아마,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고,
아마, 저도 모르게 쥐어지는 작은 고깃 한점 조차 주먹에 쥐어보았고
아마, 저도 모르게 입은 ‘안돼’ 라며 뻐끔거렸으리라.)
 
………………………..왜.
 
 
카즈미어 로웰:(손에는 근육조직이 아직 살아 움찔거리는 네 파편이 두근거렸다. 고동이 살아숨쉬듯, 불규칙하게 발작하며 제 손바닥위를 간질거렸지. 가능했다면 지금 내 안에 남은, 그 인간들이 남은 흔적을 찢어서라도 분리했을텐데)
 
아무도 없지.
괜찮지?
 
(어라 없었나.)
 
카즈미어 로웰:
보고있었을텐데.
 
(나 혼자가 아닐텐데. 그야, 보고있었잖아. 그 방에서)
 
…무슨 방
 
카즈미어 로웰:
(잊지않아, 잃어버리지 않아. 그렇게 말했잖아.)
 
아. 거기.
 
(그는, 분명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주위를 한참 바라보고, 어린아이처럼 눈치를 보다, 울었다. 너무 과하지도 않게, 눈물이 나지도 않게, 안에서만 흘러내렸다. 우는법은 잊은지 오래였다)
 
카즈미어 로웰:
………쓰레기, 쓰레기같은 인간들. 고깃덩어리. 씨발. 나는 원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나는 이대로도 좋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좋아하면 뭐해. 버릴거잖아. 나를 알아주는것은 코이밖에 없어. 버릴거잖아. 다르다며 손가락질 하고, 잘못 태어났다며. 뭐가 성장통이야. 나는 이미 다 컸어. 내가 성장하겠다는 길을 택했다고. 씨발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아마 한참을 울었다. 눈물 한방울이 나오지 않는것은 스스로도 이미 자각하고 있었던 그때 아무것도 모를 적 과거도, 부모도, 사랑도 잊겠다 스스로 지운 날 눈물샘이 터지는것도 막아놨으리라. 시원하게 울고싶었는데 눈물은 차오르지만 결국 나오지 않아 지끈거리고, 매마른 눈가를 자꾸 비비적 거렸다. 아파서 주먹을 쥔 손을 풀어보면, 제 살갗을 스스로 파고들어 손톱 끝마다 제 피로 떡진 구멍난 손바닥이 있었다.
 
(네 앞에 서있는 나를, 네가 알지 못하길 바랬다. 흉한 모습을 보지 않았길 바랬다. 어디서부터 울기 시작했고 언제부터인가 이 공간에 다시 떨어져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너를 나는 눈치채지 못했으니. 다른건 몰라도 그 흉한 모습만큼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순간에도, 너만큼은 보여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카즈미어 로웰:
충분히 알고 있어. 너란 인간은 자신을 아마 보살펴 줄것이다. 성장통에 작은 몸과, 커다랗게 자라고 있는 뼈가 맞물리면 아픈 이 통증을 너는 주물러주며 괜찮다고 해줄거라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싫었던거야. 여태 그것을 안 순간 너를 똑바로 바라볼수도 없었다. 저 울타리 안에 갇힌 순간부터 이곳은 내가 편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곳임을 잘 알았다. 가장자리를 바라보지 않았고 애먼 벽만 손톱이 닳다 손끝이 찢어지도록 그것을 외면했다. 이제와서 올바른 길이니, 다시 그 보살핌을 느끼니, 드디어 그 많은 저를 죽고 나가는것을 봤음에도 스스로 희망고문하며 살고싶지도 않았고. 더이상 자신의 것, 그녀 외에는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부모의 이름을 잃고 그들의 붉은 속살을 지우자 마음먹은 날 부터 내가 택했던 길이다.
 
..어째서인지 서서히 탁해져 가더라. 나는 네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을것이다. 물어보지 않을거야. 입을 열지 않을것이다. 나의 의지다. 내가 만든 의지, 죽을때까지 내가 원하는것만을 갈구하고 원하며 행동하고 말하리라. 여태 그래왔으며, 앞으로도)
 
...모든 일의 진실을 알고싶어.
 
처량하게 늘어진 고무 풍선을 가만히 보고만 있는 당신을.
 
그 또한 마찬가지로 가만히 바라봅니다.
 
끈질기게.
 
그가 당신에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당신이 말을 듣지 않을 거라는 것을 느꼈는지
 
당신의 질문을 들은 그는 눈을 깜박입니다.
 
피치:... ... 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은 다른 거야. 카즈. 너는 이곳에 왔어. 네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왔어. 우리는 살면서 왜 이런 일을 겪는 건지,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어서 이렇게나 엉망진창으로 이리저리 굴러 다녀야 하는지… … …
 
무슨 뜻인지 모르겠나요, 당신.
 
그는 재차 말합니다.
 
피치:하지만, 생각해봐…. 너는 미래로 가고 있어. 과거로부터 온 것이 아니야. 근데 이것 좀 봐. 풍선이 여기 있어. 있지이… 모든 사람은 풍선에 열광한대. 풍선을 불겠어? 괜찮아. 괜찮아. 할 수 있어. 모든 건 네가 잘 가고 있다는 뜻이야. 그게 설령 아는 걸 반복한데도. 중요한건 지금 네 상태니까. 잘하고 있지만, 단지 아직 멀었다는거야. 괜찮아. 그게 너의 의지라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걸 도와줄 것이리라.)
 
무언가 많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미래로 가는 사람이니까요.
 
꼴을 보아하니 그렇지도 않은가 봐요.
 
...아닌가?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향하든…
 
의미없지는 않을 겁니다.
 
카즈미어 로웰:(네 말을 듣지 않은것이 아니야. 말했잖아. 너는 내 시야에 담고 싶지 않아도, 듣고싶지 않아도 결국 들어오던 존재다)
 
…열광?
 
(네가 안보는 사이에 그렇게 울었던 주제에, 저도모르게 허 하니 웃음이 다났다. 네가 말한 농담이 이런거였을까)
 
 
카즈미어 로웰:있지, 그 사람이라는 것은 나도 포함되는거야?
 
(저벅이며, 발걸음을 옮기면, 새삼 이곳은 발자국소리는 울리는지 궁금했다)
 
그 열광이니 뭐니 하는것을 내가 꼭 해야해?
 
 
카즈미어 로웰:(다 이제는 의미 없잖아. 너라면 열광이니 쾌감이니 자극적인것이니 그런것에 매달릴 사람이 아니잖아. 싫어하는 만큼 내가 너를 모를리가 없다)
 
꽃이라도 지면, 한순간 고약해지만 결국 그것도 거름이된다고 하더라.
 
(너에게 다가가, 그 풍선을 잡고있는 손목을 꽉 쥐어보았다. 손톱하나 세우지 않고, 손바닥과 손가락만으로 너를 으스리듯 강하게 잡았다)
 
 
카즈미어 로웰:풍선은 터지면 그만이야. 다시 쓸 수도 없을 더러, 쓸 용도도 없어. 한순간에 부풀려서 아름답고, 그래. 네 말대로 열광하면 뭐해. 네가 의미없는짓을 반복하는 사람인가? 터지면 반복되고, 의미없이 열광만을 요구하는게, 너일리가 없잖아. 짜증나게도 아니야. 이런걸 말 하는 나 자체도 짜증나…
 
그러니까.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 마.
넌, 누구야? 그거 벗고 본 모습이라도 보여줘봐. ….이 새끼야. 재밌어?
 
카즈미어 로웰:
가져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가져와. 흉내도 할수 있는 얘를 흉내내야지, 너는 그자식과 무엇 하나도 닮지 않았어.
 
(손목을 잡자면, 우둑 소리가 났을지도 모른다. 파릇하게 떨리나 여전히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저를 바라보는 누군가)
 
불지 않아. 그 고무쪼가리 몇개라도 내 앞에서 가져오면 동이 날때까지 찢어 발겨버릴테니.
 
카즈미어 로웰:
사람은 열광할지 몰라도.
나는 열광하지않아.
아마 그 여자도 이런식으로 열광하지 않을거다.
하물며 지금 이걸 보고있는 놈들도 열광하지 않을거다.
그러니까 난.
 
카즈미어 로웰:불지 않아.
 
피치:...반대로. 반대로, 말, 이야. 이건 왠지 내 입으로 하고 싶지는 않, 지만... 윽... 이렇게까지 하면서, 이 무대에, 이 이야기에, ...선뜻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단연컨데 아마도 없지 않을까? 아니지. 제멋대로 자기 옆에 세운 그 친구라면 가능할지도? 다만 그 사람과 자신의 차이점이라면 지독하다는 것이지. 알면서도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만 그 앞을 보고 내다볼 수 있다면, 그렇다면 자신은 망설임없이 그 책임을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처럼. 손목이 으스러지면서도 비단 웃음이 나는 것은 이 순간 그 자체가 네 성장의 밑걸음이자 증거가 되기 때문이리라. 너는 잘하고 있구나. 잘 되어 가고 있구나. 정말 다행이다, 하면서.)
 
그는 눈을 느리게 몇 번, 깜박거립니다.
 
그는 아주 천천히 가까이 다가온 당신의 옷깃을
 
손으로 느릿느릿 잡아 살며시 당깁니다.
 
당신을 짜증나게 하는 그 노곤한 소리와 코를 찌를만큼의 달큰한 향은,
 
왜인지 당신을 휘집는 폭풍 같습니다.
 
시야가 거꾸로 뒤집힙니다.
 
피치:있지… 그럼 넌. 너는. 뭘 하고 싶은거지? 너의 사명은 뭐야? 이 곳에 왜 왔지? 왜 풍선을 불지 않을까?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는걸까? 뭐가 그렇게 무서워? 카즈미어, 뭐가, 무엇이 그렇게나? 사람으로 태어났으면서… 그래도 존재하며 태어났으면서… 사람은 누구나 풍선에 열광해. 예외를 두지마. 그게 어느 누구라도. 진실을 알고 싶지 않아? 저기, 카즈미어군. 우리는…
대체,
왜,
태어난거라고 생각해?
(네 말마따나 네가 생각하는 자신은 그걸 아무 생각없이 할 인물은 아닐테니까. 그렇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점이, 네 안의 나는 그렇구나. 기쁘네. 이런 개고생을 하는 의미가 점점 보이기 시작해서. 내가 바라는게 뭘까, 뭐라고 생각해? 이런 짓을 하면서까지. 그거야 자명한 일이지. 하나 밖에 없다.)
오로지 내 학생의 바른 성장을 위해서.
 
그는 덤비듯 당신에게 팔을 쭉 뻗어옵니다.
 
목숨을 걸어야 할 것 입니다.
 
고작 풍선 때문에.
 
카즈미어 로웰:(으스러진 손목에 아파올법도 한데 너는 나를 향해 덤빈다. 말과 다른 그 행동은 무엇인지 잘 알았다. 누구보다 여기서 제일 짐승인 자신이 모를리가 없지. 생각보다 몸과 머리가 먼저 반응하듯 덤벼오는 네 손 을 잡 지않)
 
..왜 죽이게?
 
…목숨을 걸어야 할 것 이라고 하네.
아직 남았나봐.
 
카즈미어 로웰:
(제 머리를 톡톡, 손가락으로 두드린다)
 
태어난… 본질을 찾는것이 그렇게 중요해?
그저 태어났어. 그뿐이야.
넌 모르겠지만, 그 여자가 알려줬거든.
 
카즈미어 로웰:그녀의 말을 믿어? 아니.
어차피 그녀도 터져버렸어.
 
공감해? 아니.
 
수많은, 그녀의 모습을 따라한 풍선 속 유일한 그 인간이, 유일하게, 이 반복되는 속에서
 
카즈미어 로웰:스스로 터지며 생각했으니 너네들처럼 크게 똑똑하지도, 겨우 책을 이제 읽기 시작하고 이해한 나라서. 아직은 듣고싶은것만 들어.
 
네가 뭘 하려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까부터 안개낀것마냥 흐릿하거든 이제는. 정말 끝인가보다.
 
그래도 남아있는동안 어떻게라도 써먹어야지. 아쉬울거야. 그리울거야. 더 재밌게 이용해 먹으며 살걸 그랬어.
 
 
카즈미어 로웰:(무릎이라도 꿇어줄까. 너라는 작은 여자가 나같은 놈을 죽일려면 높이부터 맞춰줘야지. )
 
선배라면 이렇게 하겠죠? 보이시죠?
저 이제 이런짓도 길게 못할것같아서
선배는 제가 참 좋아하고 앞으로도 아마 좋아할 사람이니까.
 
 
카즈미어 로웰:이왕 아직 남았을때 좀 이용해 먹을게요.
 
(그는, 나는, 허공을 바라보며, 티비너머 바라보는 너에게 얄밉게 웃어보았다)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볼까.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 쾌감과 성욕에 마지못해 태어난 생명일수도 있고, 어느 둘 사이의 사랑의 열매라니 뭐니 꽤 오그라드는 말로 태어난걸수도 있지.
 
 
카즈미어 로웰:있잖아, 난 애초에 네가 그런 질문에 매달리는것 자체부터가 그 여자가 아니라 생각하거든.
아프다 정말, 몇년이고 외면하는것을 이제는 사람인지도, 풍선인지도, 그여자인지도 모를 새끼한테 주절주절 이야기 해야하는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 중… 가장 첫번째는… 바로 태어났다는것.
그것에 매달리고 원망하다보면 내 꼴 나는거겠지. 악어자식 꼴 나는거겠지.
그니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잖아. 이게 목숨걸고 싸울 이유야?
 
카즈미어 로웰:
…참으로 가지가지 한다.
 
그 여자가 이렇게 흥미로운 나를 두고 죽게 만들까. 그 여자, 나 못지않게 변태거든. 흥미로운것은 죽어도 안놓을걸? 아니, 자신이 닿을수 있는 거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야. 난 죽어도 안죽을걸. 발버둥 안칠테니까. 태어난 이유를 찾지않는것처럼 죽는 이유도 찾지 않을테니까 어디 한번 그 공기만으로 가득 차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약한 몸으로 한번 죽여보던 해보고싶은거 해. 저거, ‘목숨을 걸어야 할 것 입니다’ 에 마땅한 행위를 해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두 팔은 완전 힘을 빼고 축 늘어져 제 옆을 데롱거린다)
 
카즈미어 로웰:
난 그냥, 태어났어. 그뿐이야. 세상이 거지같았고. 나를 받아주지 않았어. 그것도 그거야. 사랑하는 여자를 찾았어. 그거면 됐어. 꼴받는 어른 한명이 있어. 내가 이지랄 하는데도 멍청이같이 보살펴 준대잖아. 편하네, 보살핌 받으며 살아가는건.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되고싶었어. 그러면 편하잖아.
근데, 이제와서 그건 글러먹은것같다. 지금 죽을수도 있을 것 같거든. 안죽을테지만. 죽겠네. 죽어도 안죽을걸. 아직 잘 모르겠네. 인간은 그렇게 태어난 본질을 중요시 여기는거야?
 
 
카즈미어 로웰:좋겠다. 풍선하나에 열광하는 인간들이라면, 나도 열광하고싶네.
 
…………하하.
 
아아. 쪽팔려.
 
 
카즈미어 로웰:(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눈물이 난다. 아니, 오히려 태어나서 처음으로 흘려보내는 것 같았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 모습으로 날 목숨까지 걸고 덤벼들려 한다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선생님 꽤 아프네요? 보살펴 준다고 했는데, 이제는 지금 당신의 모든 행동이 진심으로 날 죽일려 드는건지, 아니면 시험하는건지, 만약 그것도 아니라면 결국 희망고문에 빠져 자신일 죽일려고 드는 사람을 믿고싶어서 이러는건지. 그자식들도 다 보고있을거 아니야. 아아, 나 울면 어떻게 닦는지도 잘 모르거든요. 선배라고 울었나, 내가 본적이 없는데. 눈이 아파 죽을것같은데 이게 맞아요? 모르겠다. 일단 손바닥으로 두 눈을 누르고 있다보면 네가 진짜 날 죽이던 뭐던 하지 않을까.)
 
..너한테 마음주는게 아니였어.
 
피치:정답이야. (문득 등 뒤로, 그러니까 너의 등 뒤로 그 지긋지긋한 소리가 불현듯 퍼졌다. 이상한 일이지.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근처에 있는데 또 목소리가 등 뒤에서 나타나다니. 이상하게도 그 쪽을 볼 수 없는 것 또한 너를 위한 일련의 무언가 때문이겠지.)
우리는 그냥 태어났어. 어쩌다가 태어났지. 어쩌면 목적이 분명할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 이유없이 태어났을수도 있지. 하지만 너는 이곳에 왔어. 이번이 몇 번째지? 그 동안 너는 무얼 알았어? ...봐. 너는 태어났는데 지금 이런 일을 당하고 있어. 너를 위해, 너만을 위한 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네가 끝내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지속될거야.
잔인하지? 울지 말라고는 안해. 사람이 사람인 이상, 존재하는 이상, 당연히 슬플 때가 있어. 슬프면 보통 울지.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고 너는... 보통의 일을 하고 있는거야. 어느 누구나, 사람들이 하는 것처름. (또각거리는 낮은 굽소리가 났다. 이것도 뒤에서. 마치 네가 보지 않길 바라고 그게 목적인 마냥.)
고마워. 마음을 줘서. 그러니까 나도 이렇게 된 이상 방침을 바꾸기로 마음먹었어. 이 이야기는 본래 그렇게 되어 있지 않는 것 같지만 나를 여기에 둔 이상, 너를 그렇게 울린 이상 나라도 비틀지 않을 순 없지.
 
뒤에서 풍선을 크게 호흡을 담아 부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그것을 터트립니다.
 
펑!
 
뒤가 아닌, 당신의 바로 앞에 있던 그는 산산조각 나버렸습니다.
 
당연하지만 그는 온전히 붙지 않습니다.
 
풍선이 아니니까요….
 
우리 함께 흩어진 그를 주워 모으자.
 
그것으로 탑을 쌓고 성벽을 만드는 거야.
 
잔교마다 풍선을 매달고,
 
열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춤을 춰. 당신….
 
아니면 이 무의미한 이야기를 계속할까요?
 
다시 그를 만나러 가겠어요?
 
이 이야기의 끝에 무언가 근사한 것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나요?
 
정말 그럴 수 있어 보여요?
 
카즈미어 로웰:……………당신은.
 
…넌 책임을 져야해.
 
(뒤돌아 보지 않고, 흩어진 고깃덩어리 사이로 제 뒤에 그늘져 길게 저를 감싸는 너의 존재에 말을 걸었다. 얼굴을 보지 않는것은, 큰 이유도 없었어. 단지. 그래. 창피하니까. 익숙하지 않으니까. 이런상황에서도 나는 제 고집을 꺽지 못했고 아마 이런 무대에서도 나는 끝까지 대놓고 솔직하진 못하겠다)
 
 
카즈미어 로웰:(끼익- 마찰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면 제 품에 안고있는 붉은 풍선)
 
싫다고 거부했는데도 어거지로 목구멍에 처넣었잖아. 씹게 만들고 삼키게 했잖아.
그럼 책임을 져야해 당신은.
 
(이것은 나의 무대,
 
카즈미어 로웰:나의 성장통.
무대위의 주인공이 없으면
이곳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리라.
 
울다 지친 자신은 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아니, 어쩌면 아직 들릴수도 있을지 몰라.
 
카즈미어 로웰:여전히 티비 넘어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얼굴이 보였다.
 
어떤반응을 하는지 얼추 당신들의 행동도 보였다.
 
허나, 그것또한 풍선이라면.
 
 
카즈미어 로웰:나는 제 손톱도 아닌 저 뒤에 뒹굴던 바늘을 줍고는,
무색풍선들과 다르게 어째서인지
한껏 소중하게 안고 있던
 
붉은 풍선을
 
 
카즈미어 로웰:터트렸다.)
 
‘펑’
 
‘-후두둑’
 
 
카즈미어 로웰:(귓가를 찢는 이명소리에 가려져 이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아니, 나는 듣지 않기를 택했다. 필요 없었고 무의미한, 그저 자신을 갉아먹고 한없이 불쌍하고 목말라 갈망하게 만드는, 원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배불리 먹었다며 이를 거부했다.)
 
…세상이. 불쌍한 나에게 빼앗은것이 많아, 이거라도 먹고 행복하라며 쥐어준거라고 생각했거든.
 
(찢어진 조각을 줍고 한없이 바라보았다)
 
 
카즈미어 로웰:그래서 이것마저 가져가려는 너를, 아아 정말 욕심많고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 여자라고 생각했어. 지금도 원망스러워 당신이. 내가 진정 행복하게 느꼈다는것을 가져가버렸잖아.
 
그러니까 책임을 져야지.
 
(미련남은 붉은 조각은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 그야, 자신의 주머니 안에는 이미 다른것이 들어있었다. 소중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내것인.)
 
 
카즈미어 로웰:다시 별 능력없는 예전의 나로 돌아갈거야.
 
…. 인간이면 고작 풍선같은것에도 열광하는 줄 알았는데.
뭐야. 나부터 여태 열광하고 있었잖아.
 
(붉은 풍선, 언제 누가 숨과 호흡을 불어넣었는지도 모르게 어느샌가 제 옆에 팽창해 떠다니던 붉은 풍선을 나는 열광했다. 그것이 터질까봐 불안했다)
 
카즈미어 로웰:
…이딴것을 이야기라고 하기도 그렇지 않나. 인트로도, 해프닝도, 엔딩도 없는 것을. 베타가 알면 별 쓸모없는 책이라며 버리겠어.
 
(그저 줄줄 멈출줄 모르고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든 되겠지 싶어 손을 놓았다. 두 손은 이미 질척해진 대로 질척 해저 있었고. 이미 이쯤되면 다 들켜 겠거니.)
 
몇살인지도 몰라 나.
 
카즈미어 로웰:그냥 19살로 퉁치고 있거든.
사신님이. 내 외관이 그렇다고 하니깐.
근데 아마 나 그것보다 어릴걸.
 
내 짐승의 피가 어머니에게 왔는지 아버지에게 왔는지도 몰라.
안말해 주셨어.
 
카즈미어 로웰:알면 원망할지도 모른다고 하셨거든.
세상이 이 꼬라지라서.
맞지.
그래서 이제는 그냥 둘다 원망해.
 
책도 이제 겨우 읽어.
 
카즈미어 로웰:글씨 쓰는건 아직도 어렵더라.
 
…너무하지않아?
그렇게 까마득한 어린애한테 이런 이야기는 너무하지 않냐고.
 
…그러니까 어른이면 책임 져. 선생이잖아. 어른이잖아. 보살펴 달라고.
 
카즈미어 로웰:
…어떻게좀. 해봐.
버리지말고.
 
이젠 좀 누가 됐던 작작 날 버리고- …아.
(숨소리가 다났다, 꾹 누르려고 하니 오히려 목구멍이 끊어질 듯 꼴 사납게 다 꺽꺽 거리며 중간중간 끊어지는 목소리가 다났다. 순간 저도 놀라 두 질척거리는 손으로 입가를 막았으나 이제는 몸에 무엇이 맞지 않는듯 들썩였다. 누군가 지탱해주면 좋겠는데. 숨쉬기가 버겁다. 과호흡이 오듯 여태 제 몸에 맞지 않는, 그래 마치 풍선처럼 찢어지며 속안이 터지는것 같았다. 이제 모두 잊겠구나. 없어지겠구나. 희망고문에 빠져 착각하는 나만이 아니기를 간절하게 빌고 또 빌었다. 네가 자신의 등을 쓸어주길 바랬다. 어른이니까, 그래주길 바랬다. 춤을 추지 않을거야. 인간이 되지 않을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상은 돌아가니. 반인반짐승으로 열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되 원망하거나 부러워하지 않고, 그냥 나는 나 대로 탑의 꼭대기던 저 멀리 산속이던 길가의 한복판이던 흩날리는 풍선을 웃으며 바라볼래)
 
카즈미어 로웰:
…저 거지같은 불좀 꺼줘.
나만 비추니까 죽을것같아.
커튼이 있다면 막이라도 내려.
 
됐어.
 
카즈미어 로웰:이야기는 끝났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어.
 
…네가 어떻게든 해주겠지.
 
피치: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라스트 공연을 하자. 네게 그럴 의지가 있다면 이미 목적은 이룬거나 다름이 없어. 한 번만 더. 카즈미어 로웰. 이제 딱 한 번이면 괜찮아질거야. 내가 장담할게. (나는 네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너만이 아니라 그 어느 누구에게도, 어느 학생에게도 그렇게 누군가를 구해주며 구원자로 있을 생각도 없다. 그저 너희들 인생에 지나가는, 훗날 그런 선생님도 있었다는 말로 가끔 기억에 회상되는 걸로 만족한다. 조금 오버하자면 그냥 학생이 좀 더 나은 길을 가길 바라는 것 뿐이다. 한 번 더 하자. 마지막 커튼콜이 될거야.)
아쉽게도 나는 이제까지 내가 먼저 내 학생을 내친 적은 없네. 그러니까,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합니다.
 
이제 당신도 그
 
피치:그렇다고 대답해줘.
 
...
 
다시 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는 그것을 터트립니다.
 
등 뒤로, 발 밑으로 피가 비처럼 쏟아져 내립니다.
 
밝은 살구색 풍선 조각이 초라하게 나부낍니다.
 
펑!
 
─────── #1 ───────체력이 초기화 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
 
그러던 중 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진상을 듣고 싶으면...이곳으로 와
 
당신은 어떤 고민을 했던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문을 열자 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달짝지근한 냄새가 납니다.
 
그는 빛을 받으며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사탕을 입에 넣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무언가 달라졌나요?
 
글쎄요.
 
쪼그려진 노란 풍선이 하나가,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습니다.
 
피치:마지막 앵콜이자 커튼콜이야. 뭐... ...대충 비슷하다고 치자. 어때. 풍선 불래? 훗...
 
카즈미어 로웰:…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악-
 
(끈적이게 제 등을 적시는 뜨거운 피, 피 비린내를 진동하며 나뒹구는 고깃덩어리, 그것이 툭 툭 제 등과 옆을 지나치면, 그는 절망했다. 덩어리진 네가 아닌 네 터지기 전 모습 자체로 날 위로해준다며, 보살펴 준다며, 내치지 않는다며, 이 거짓말로 가득한 여자야-)
 
 
카즈미어 로웰:배신자, 내가 힘들다고 했잖아-
제발 그냥 그만 터져. 가지 말라고 씨발,
아아아… 아아아악-... 커흑-
 
(정신차려보면 나는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머리를 쥐며 괴로운 괴성을 내뱉고 있었다. 한없이 그렇게 흐느끼고 나면, 달짝지근한 냄새가 제 코끝을 머문다. 그리고 머릿속에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
 
 
카즈미어 로웰:... ……… ………. 걷다보면, 담기 싫어도 확연하게 제 색을 내며 네가 들어와.
 
(뻐근한 눈으로 지친듯 너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 꼬라지야. 뭐든 다 안다는듯 웃어보이는 모습이, 작은 몸에 저를 깔보듯 다리까지 꼬며 앉아 저를 내려다 보는 저 두 눈이. … 나를 버리지 않을것이라며 펑 하고 터져간 여자. 나의 잔인하고 비릿하며 달짝지근한 희망고문아.)
 
(고개를 천천히 들어, 지칠때로 지친, 눈물자국이 그득한 얼굴로 너를 매섭게 바라보았다. 원망스러운, 배신감이 섞인, 한없이 저 재수없는 얼굴을 제 손으로 갈기고 싶은, 그럼에도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나까지. 거칠게, 다시보면 피도 무엇보 묻어있지 않는 손으로 제 볼을 닦아냈다. 아파.)
 
 
카즈미어 로웰:(입을 열었을때 처음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제 목을 쓰다듬고 다시한번 목소리를 내었으나 나오지 않았다. 세번째쯤에서야 잠긴 목 사이에서 숨소리가 나왔고, 네번째가 되서야 물에 잠긴듯한 목소리가 세어나왔다)
 
……. 불지 않아.
 
피치:뭐어... 필요한 과정이야. 나는 좀 강하게 키우는 편인지라. 그래도 미안하게 생각해? (둥글고 복숭아 향이 나는 사탕을 입안에 굴렸다. 그 위로는 웃음까지 머금고 꼬아진 다리를 까딱거렸다. 거만하기보다는 나른하게 늘어져 있는 것에 가까운 모습은 힘까지 빠져보였다. 대답에 큰 의미는 없던건지 어깨만 으쓱거리고 잠시간 아, 소리를 길고 가늘게 뱉으며 입을 벌렸다가 단 맛에 흐르는 침을 삼킨 채 다시 다물었다. 앞으로 등을 둥글게 말고 다리 위로 팔을 올려 손에 턱을 괴면 사탕이 절로 이리저리 굴려졌다.)
애초에 이 이야기는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지겨워도 어쩔 수 없어. 그러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고. 대신 나도 조금 화가 났으니까 멋대로 틀었어. 그러니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을 할게. 쉬는 타임이라고 생각해. 공연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 전까지 후회가 되지 않도록. (손가락 사이에 대충 끼워져있던 황금색 풍선을 손가는대로 꼬아댔다. 고작해야 풍선, 풍선일 뿐인.)
... 나는 처음부터 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갈 생각, 없었어.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어떤 생각으로 어떤 결론에 닿든, 그걸 존중할 생각이었거든. 바라는게 있다면 네 스스로 깨닫는 그 과정 자체였지. 이해하려나? 이 세계는, 아. 실수. 이 이야기는 그렇게 되어 있거든. 나는 거기에 응했고... 너 또한 실제로 이 곳에 와있지. 그런데... 네가 그렇게까지 지칠줄은 몰랐는걸.
 
카즈미어 로웰:………..퍽이나.
 
(쓰러질것같았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밀려오는 이 무게감은 그저 졸린것인지 지쳐 모든 에너지가 다 사라졌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솔직히, 네 태도에 퍽 화가 났지만 화낼 힘도 없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너를 원망하면 될텐데 원망과 동시에 이제는 희망까지 안고 들어가니 너의 무게감은 배가 되는구나. 저를 언제나 억누르던 너, 겨우 팔과 다리의 힘으로 네가 내 위에 앉아도 나는 지탱할수 있었으나 이제는 지치다 못해 바닥에 푹 꺼질것같았다)
 
….당신의 방식은 최악이야. 그것만은 확실해. 왜 그 악어가 그렇게 지쳐했는지 잘 알겠어. 넌…너의 방식은 최악이야.
 
 
카즈미어 로웰:(이런 눈물은 처음이네. 그야, 오늘 겨우 우는것을 배웠으니 뭘 다르게 울어도 처음이긴 할려나. 얼굴은 여전히 매섭게 너를 바라보았고, 다른점이 있다면 그저 그 얼굴에 맥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몸은 참 신기하구나, 뭘 흘러보낼것이 얼마나 더 남았다고 이렇게 지랄하는 자신을 보면)
 
…. 불지 않아.
내 호흡을 밀어넣지 않아도, 풍선은 풍선일 뿐이니까.
 
그게… 무엇을 상징하던, 정말 풍선 그 자체이던,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이곳에 이제는 무슨 의미가 싶지만 난 안불래. 지쳤어. 윽..…말하기도 버거운데 씨발, 하. 후우.. 그것도 모르고 네가 자꾸 말,을 걸잖아.
 
카즈미어 로웰:
(끊기는 목소리는 나오지도 않았다. 저 마디를 마지막으로 입을 뻥긋 거렸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아직 하고싶은, 해야하는 말이 남아있는데. 컥 소리를 내며 제 목을 손으로 꾹꾹 눌렀다)
 
큭- 아 윽-.. 하- …………..크흑-
 
(한번만, 단 한번만이면 끝난다. 이 이야기가 끝나면, 잠이라도 먼저 자고싶어. 아아 너무 힘들어, 이젠 정말 못할것같아. 너무 오랜 길을 뛰어왔잖아, 조금 쉬어도 괜찮지 않아? 누군가 나를 공격할까 잠들지 못한 밤을 끝내도 될것 아니야. 그야, 약해빠진 인간이 기꺼이 나를, 항상 세상에 공격받던 나를 보살펴 줄텐데. 맞지? 희망고문이 아니지? 그것 하나만이라도 맞다면 목소리를 낼 수 있을것같다)
 
카즈미어 로웰:
(휘청거리고, 몇번이고 주춤거리며 흐려지는 시아였지만 고개를 떨구지도, 다른곳을 보지도 않고 무서워하는 네 눈을 그렇게 주시했다. 네 앞에 도착하면 무릎이 으스러질 정도로 쿵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고, 지칠때로 지친 어린 아이는 네 무릎 위에 제 무거운 머리를 올려놓고 온 힘을 풀며 너에게 기댔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까마득히 잠들법한 정신을 겨우 잡고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내었다. 졸려도, 이 커튼콜은 보고 잠에 들리라… 나 노력하니까. 이제는 그만하자….)
 
..나,는. 열광.해.
 
…이, 거지같은 세상에서도, 난. 열광할거야. 내 인생을
 
카즈미어 로웰:누구도 가지지 못하는 나의 인생을, 내 삶을,
 
…난 ….열광-.....해….
 
 
 
피치:그 대신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지. (적어도 제가 쓴 방법 중에서는 제일. 굳이 이런 방법들을 고수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글쎄? 그저 성격 탓이 아닐까? 지친 너를 앞에 두고 으하하 웃어버리려는 꼴을 간신히 눌러 참았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이런 모습이 평소 네가 알고 있던 나 아니겠어? 정말로 끝이 다가온다. 이건 커튼이 치기 직전의 마지막 파트인거야. 몸은 지독하게 솔직해서 생각하기도 전에 다리를 풀고 너를 받았다. 이렇게나 작고, 덜 자란 아이인 것을.)
...사람이라면, 태어났다면, 누구나 다 힘들어해.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건 대단히 힘든 일이지. 남들도 힘드니까 네 일이 별거 아니라는 말이 아냐. 그냥... 당연하단거지. 다만 너는 억지로 빨리 성장해야 했고 몸에 맞춰야 했을 뿐이야. 우리도 힘든데 어떻게 너라고 그게 쉽겠니이...
이 이야기를 끝낼 방법은 꽤 많지만 확실하고 구체적인건 있었지. 카즈, 모든 인간은 풍선에 열광해. 나도 그렇지. 또... 너도. 이건 어찌 할 수 없는 자명한 진실, 어떤 사실. 생각해봐. 너는 어떤 문을 열고 여기에 온거야. 문이 있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들어오는게 가능하다면...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소리지. (훗. 낮잠 자기 싫다고 버티는 어린 아이 같다. 귀엽네. 네가 기분나빠할지도 모르는 걸 알면서도 머리카락 사이로 제 손가락을 끼워놓고 살살 쓰다듬었다. 자신도 이걸 이용하긴 했지만 이런 너를 보니 괘씸하기 짝이 없어서, 작지도 크지도 않지만 소리가 날 정도로 발을 쿵 굴렸다. 그러면 조명은 꺼지고 문은 고사하고 상자같은 공간자체가 사방으로 열리는 것이다. 끝이 왔다.)
잘했어. 이제 쉬자. 내 자랑스러운 학생.
 
─────── #19 ───────마지막 공연까지 즐겨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안녕히 돌아가세요.
 
흰 정사각형 상자처럼 쿵, 쿵, 소리를 내며
 
넓게 열리듯 무너집니다.
 
그는 당신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피치:카즈. 너는 과거로부터 온거야.
 
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이곳에 왜 왔나요?
 
당신은 무슨 진실을 알고 싶어서 왔나요?
 
당신이 이해할 수 없어 괴로웠던 것은 무엇인가요?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단지,
 
모든 인간이 진실로 풍선에 열광했기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된 것 뿐입니다.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그곳에 내렸을 때 상품으로 방게 되는 풍선이
 
멀리 날아가지 않도록 꼭 쥐는 것처럼.
 
그러니까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엇이든 하세요.
 
우리는 모두 그냥,
 
어쩌다보니 창조되었습니다.
 
규명해야만 할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저 지금 상대의 손을 잡고 거리에 나가세요.
 
당신은 그럴 수 있습니다.
 
당신과,
 
...
 
당신 너머의 플레이어 모두.
 
그럼 마지막으로,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한다는 이 자명한 사실을 알립니다. (完.)Credit.END ??????.KPC???.PC???Staff.KP메리 수_피치.PL카즈미어SponserW. 전복의 시
 
2022.6.2 AM 12:38 END!
 
... ...
 
... ...
 
... 인생은 놀이공원의 청룡열차와 같은데, 우리의 굳은 마음은 너무나 고지식한 나머지 열차에 탈 때 당신으로 하여금 이게 진짜라고 믿게 합니다.
 
열차는 위로 아래로 여기저기 잡아 돌고 한동안 스릴과 오싹함도 느끼고 오색으로 빛나는데, 무엇보다 재밌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오랬동안 열차를 타다보면 문득 의문을 갖기 시작합니다.
 
" 이거 진짠가요? 아니면 그냥 놀이기구인가요? "
 
그럼 이게 무엇인지 잘 기억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이 와서 말해줍니다.
 
" 걱정마. 겁먹지 마. 이건 그냥 놀이이구일 뿐이야. "
 
그럼 우린 이 좋은 사람들을 쏴 죽입니다.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악마가 활개치고 다니는 겁니다.
 
하지만 별로 큰일은 아닙니다. 이건 그저 놀이기구일 뿐이니까요.
 
- Bill Hicks / 단지 놀이기구일 뿐이야._It's Just a Ride.

 

 

Thank you!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