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8 [알티] HEATH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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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un0 (GM):우리애 능력치 장난없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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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un0 (GM):아 미안 이게 아니네
됐다! 가자, 남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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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8 PM 8:03~
[알티] HEATHCLIFF
내일은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놈의 가문의 명성.
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저녁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상당히 피곤한 일정입니다.
식 시간은 거의 주어지질 않는군요.
모두 이 결혼과 축하연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
모두는 아닌가.
문간에서부터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정략 결혼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부터
묘하게 변한 낯이던 그녀입니다.
봐요. 지금조차.
누구보다 재빨리 움직일 그녀가 손도 잠시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잖아요.
그녀는 당신의 파티 준비를 돕습니다.
깔끔한 옷을 입히고 머리를 정돈해줍니다.
무엇이든 그녀는 지독하리만치 힘이 없습니다.
혹은 덤덤하거나.
티나 그라벨:‘참석해준 모든 이한테 아름답고 멀끔한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겠습니까.’ (거울 너머로 마주보며 잠깐 하던 것을 멈추고 손짓만 휘적거린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참석해준 모든 이한테...... 그럼 티나, 너한테도?' (얌전히 당신이 저를 정돈해주는 것을 지켜보다가 손을 움직여 보인다.)
티나 그라벨:'그래야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같은 사용인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 솔직하게 대답하고 옷을 작게 턴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런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티나에게라면 잘 보이고 싶긴 한데.' (이제 와서는 아무 소용없는 소리를 수화로 표현하며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티나 그라벨:‘제겐 언제나 훌륭하고 멋진 분이십니다. 허나, 이런 정략결혼은 정말 괜찮으십니까?’ (먼저 꺼내긴 했지만 이건 꽤 우문이 아닌가. 정략결혼에 괜찮고 말고가 어디있겠어.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었다면 애초에 정략결혼이라는 단어가 붙지는 않았을테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언제나...... 말이지. 솔직히 정략결혼에 싫고, 좋고가 어디 있겠어. 여기에 내 의지가 별로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데 말이야.' (어깨를 으쓱이며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래도 티나가 내 옆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
티나 그라벨:(그건 그렇지. 그리고 제 의견따위가 무슨 소용인가 싶어 뭔가를 더 이어가려다가 먼저 포기한건 본인이었던가. 주름 하나없이 깔끔하게 정돈한 등을 내려다보자니 조금 묘했던 것 같기도.) '유감스럽지만 틀린 말씀은 없으시군요. 원하신다면 저는 항상 곁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위치에서 힘내주세요. 저 또한 그럴테니.'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응. 내가 티나를 원하지 않게 되는 일은 아마 없을 거야. 나도 지금의 위치에서 힘낼게. 약속해.' (저가 당신을 원하지 않게 되는 일은 아마 없을 거라고, 중의적인 문장을 내뱉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와서는 다 소용이 없게 되어버렸지.)
티나 그라벨:(아무리 생각해도 제 위치와 입장에서 결혼을 하지 않을 순 없나, 따위를 묻는건 하등 쓸모도 없고 그저 멍청한 감정 호소론뿐이라 처음부터 접었다. 그래서 듣는 듯 아닌 듯 그 말들을 흘려 보냈고 한발자국 물러났다. 다 됐습니다, 따위의 말도 하지 않고 거울 너머로 까딱거릴 뿐. 이 이상의 대화 역시 약간의 다름이 있을 지언정 그 이상은 아니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다 된 거야? 고마워.' (아무리 봐도 덤덤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며 참 당신답구나 싶었다. 예나 지금이나 당신은 참 변화 없이 한결같기만 하지. 그래서 저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이었지만.)
저택의 홀과 거대한 앞 정원에는 사람들이 벌써 모여 웃으며
당신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당신의 곁을 당연하게 지키고 선 그녀가 유지하는 침묵만이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안기는 고요입니다.
주위는 어디를 보아도 왁자하기만 합니다.
몇몇 귀족들이 다가와 왁자하게 무어라 무어라 떠들어댑니다.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귀족1:오랜만일세! 자네가 어렸을 때부터 영특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린튼 가와 결혼을 하다니, 이건 정말 경사로군!
귀족2:그 집안은 예로부터 아주 유명하지 않았나.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말이야. 남은 건 만사형통이겠어!
있는대로 아는 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양반들, 본 기억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것 같으니 일부러 친하게 구는 거겠죠.
주위를 둘러보면 초대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어라 대화하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렇지 않아도 피곤한 일 투성이인데 이런 치들까지 꼬이니 정말 골치가 아프군.)
손님1:그러고보니 린튼 가에서 근래에 실종자들이 늘어났다며?
손님2:결혼식 날짜가 발표된 이후에 계속 그렇다더라고. 무슨 마가 껴서, 이 경사스러울 때에…
손님1: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 그도 그럴게 결혼이잖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당신을 알아본 몇 사람이 웃으며 다가옵니다.
번에는 또 뭐라고 인사하려는 셈일까요.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을 놔줄 생각인 이가 단 한 명도 없나봅니다.
당사자도 힘들겠어요.
자유롭게 파티를 볼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린튼 가에서 실종자들이 나왔다고?)
:방금 들었던 수근거림 외엔 별 다를 바 없습니다.
그렇게 둘러보고 있으면,
저 먼 발치에 있는 결혼 대상 집안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린튼 가.
문득 당신은 린튼 가에 관한 소문을 떠올립니다.
가장 명예로운 집안!
왕족과도 줄이 이어져있다 했던가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가문.
뭐, 당신만 하겠냐만.
그러나 희한하게도 저들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가문 구성원조차 전부 공개하지 않으니 말 다했죠.
다만 조금 미친 이들이 많다 했던가?
불미스러운 소문은 그 정도입니다.
곁에 선 그녀는 린튼 가를 보자마자 낮게 으르렁거리며
보이지 않을 만큼의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당신의 친척이 다가와 웃으며 잔을 건네는 순간에도요.
인사해야지.
이제 사돈인데 말이야.
친척이 사라진 이후 그녀를 보면 꽤 놀랄지도 몰라요.
대놓고 사라진 친척의 뒷모습을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보고 있으니까요.
그녀 치곤 제법 낯선 광경이로군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티나, 왜 그래?' (린튼 가와 제 친척에게 적대적으로 구는 당신을 보고 의아한 듯 손을 움직인다.)
티나 그라벨:(아. ...흠. 정신차리자, 정신차리자. 이 무슨 추태를. 사용인으로서 방금 행동은 확실히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잠깐 시선을 내렸다가) '별일 아닙니다. 다만, 저들과는 가능하다면... 너무 가까이하지 말아주세요.' (인사하지 마세요. 인사조차 하지 말고, 마주치지도 말고. 그 뒤로도 별다른 의사없이 정원쪽을 보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저들이라니, 린튼 가 사람들 말이야?'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이제는 사돈인 사람들인데 가까이 안 할 수가 있나. 당신이 저들을 왜 적대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묻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정원 쪽을 바라보는 당신을 곁눈질하다가 린튼 가 쪽을 다시 본다.)
티나 그라벨:(그건, 그렇지. 맞는 말이긴한데... 아니야.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제 생각을 추스르듯 먼지묻은 제 옷만 조금 털다가 저쪽을 번갈아 손짓했다.) '감히 제가 쓸데없는 말을 드렸군요. 그들과 더 어울린다면... 전 잠시 먼저 정원 쪽에 가있겠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아니, 그런 뜻이 아니란 거 알잖아. 다만 티나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서 좀 신기했을 뿐이야. 그럼 먼저 정원으로 가있어. 나도 인사만 살짝 하고 바로 뒤따라갈게.'
먼저 정원에 나가 있겠다 말합니다.
그대로 한 번 인사를 하고 쭈욱 가버리네요.
담담한 행동에도 린튼 가 사람들과는 말조차 섞고 싶어하지 않는 기색이 섞여 있습니다.
저렇게 싫어할 일인가요?
그래도 장인 어른 될 분도 계시고,
린튼 가는 왕족과 연관된 집안이고…
잘 보여야하지 않겠어요.
이 모든 건 가문을 위한 일인데.
꽤 불편한 기색의 그녀가 발을 옮기면 결국 당신 혼자 남습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 다가가면
그들은 반갑게 당신을 맞이합니다.
린튼 가의 사람1:이게 누구야, 우리 새가족 될 사람 아니야!
린튼 가의 사람2:만나서 정말 반갑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총명하고 영특하게 생겼군.
린튼 가 사람들을 자세히 살피면,
대부분 눈동자가 흐리다는게 보입니다.
어째서인가 눈밑이 거뭇하고 대다수 낯빛이 창백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안녕하십니까, 델라 로베레 가의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입니다.(린튼 가 사람들의 안색을 살피며)
햇빛을 오래 보지 않은 사람처럼.
혹은 잠을 오래 자지 못한 사람들처럼.
그들의 인상은 대체로 그렇게 보입니다.
린튼 가의 사람1:그래, 그래. 자네 가문이라면 누가 모르겠나? 파티는 괜찮고? 우리 사람들과 이미 인사는 나누었나?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아뇨, 방금 막 인사를 드리러 온 참입니다.(무해한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가볍게 숙인다.)
린튼 가의 사람1:훤칠하게 생겼는데 예의도 바르구만. 암, 그래야지. 그래도 내일이면 우리 가족이자 사돈이 될 사이인데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하하, 네. 물론입니다.
린튼 가의 사람2:그래, 그럼 잠깐...
얼추 인사를 하고 나면 그들은 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을 부릅니다.
하퍼, 하퍼 린튼!
곧 부부 될 사람끼리 춤 한 번 춰야지 않겠어.
그렇게 나타난,
처음 마주하는 결혼 대상자는 썩 말끔하고 멀쩡한 생김새입니다.
정중하게 당신을 에스코트 하는 모습마저도 귀족답네요.
모든 이들의 주목 속에서 배우자 될 사람과 춤을 춥니다.
미끄러지듯,
물 흐르듯 부드러운 몸짓은 그가
오랫동안 교양을 배워온 사람임을 증명합니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모두가 이 순간을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 사람만 제외하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정작 당사자는 그리 달갑지 않은 결혼인데 말이지.)
이 세상 귀족들의 결혼이란 거의 수단이니까요.
하퍼 린튼의 어깨 너머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요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그녀의 얼굴은…
무슨 표정인가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눈가가 굳은 상태임은 확실합니다.
원하지 않음을,
이 순간을 바란 적이 단 한 번도 없음을 잔잔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하퍼 린튼을 빤히 응시하고 있습니다.
마치 감시라도 하듯이.
찰나입니다.
귓가에 내려앉는 속삭임.
하퍼 린튼:당신의 친구가 굉장히 당신을 아끼나봐요.
하퍼의 속삭임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네? 아...... 티나 말씀이시군요.
하퍼 린튼:이름이 티나라고 하는군요? 어쨌든 관리는 좀 해두셔야겠습니다. 저게 사심이 섞인 거라면 저희 쪽은 썩 달갑지 못하니까.
그렇게 드러내는 웃음은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불쾌감이 문득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이밍 좋게 춤이 끝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이런 불쾌한 웃음을 짓는 여자랑 결혼을 해야 하다니 내 신세도 참 안됐군.)
어쩌겠어요, 현실이 그런걸.
정중히 인사한 미래의 배우자는 곧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내일 부부가 될 사이인데 더 함께해주지도 않는다니.
더 있으면 당신의 기분이 더 안좋겠지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마음 같아서는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 보지 말자......라고 하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결혼할 사이라 그럴 수가 없군.)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이 후 정원으로 갈 수도, 혹은 그냥 돌아가거나 이 파티를 더 즐길 수도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나중에 예의 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정도로 인사는 해뒀으니 어서 정원에나 가봐야겠다.)
정원에 나오기 무섭게 고요가 찾아옵니다.
시끌벅적하던 파티홀 내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녀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온화해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시간은 밤 9시고 달은 보름달이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해 별이 쏟아질 듯 무수히 많습니다.
마침 홀에서 들려오는 음악도 바뀌는 것 같네요.
달빛을 등지고 앞으로 걸어나갈 뿐입니다.
티나 그라벨:‘파티는 마음에 드십니까?’ (오랜 침묵 끝에 던지는게 고작 이것뿐 이라니, 싶지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아니...... 솔직히 말하면 별로 마음에 안 들어.' (결혼 상대도 최악이라는 말을 당신에게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꺼내지 않기로 한다.)
티나 그라벨:(그런가요. 그러면 본인 감정소모만 있을텐데도. 애써 꺼내지 않고 일단 알겠다는 낯으로 안쪽을 향해 까딱거린다. 음악은 들리지만 춤이라도 신청할건 또 아니니까.) '방금까지 결혼 상대분과 있으셨는데, 파티가 아니라 그 분이라면 어떠십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제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결혼 상대에 대한 말을 꺼내는 당신을 조금은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역시 다 지켜보고 있었구나. 솔직히 그쪽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아. 그건 왜?
티나 그라벨:(아무래도.. 그렇죠. 어차피 개인 사정을 길게 늘어놓지도 않을테니 적당히 줄이듯 한 번 끄덕거리고) '이것도 별건 아닙니다. 굳이 정의와 뜻을 붙이자면 호기심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혹 그가 무례한 발언이라도 하셨는지?'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호기심이야? 티나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무례한 발언인지까진 모르겠고, 네가 나를 굉장히 아끼는 것 같다고 하더군. 다만 그 뒤에 지은 웃음이 좀...... 불쾌하다고 해야 되나, 찜찜하다고 해야 되나. 왠지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느낌 같기도 하고.'
티나 그라벨:(그렇게 보였다면 그냥 그런거겠거니, 싶었다. 당신이라면 모를까 저들까지 본인이 신경써야할 이유가 어디있지? 그저 저 멀리 하늘을 보자니 머리카락만 날리는 기분이 들었을뿐이라) '제 주인은 당신이지 않습니까. 아끼는... 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이 한 몸 받치겠다는 맹세는 어릴 때부터 유요합니다. 게다가 감이 좋으시니 그 감을 믿으시는건 어떨까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건 그렇지. 하지만 내가 지금 내 감을 믿는다면 지금 당장 이 결혼을 엎어야 할 텐데? 내가 그런다면 과연 가문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까?' (요컨대 엎고는 싶지만, 그렇게 하면 여러 사람이 곤란해진다는 이야기였다. 제 감과 사적인 감정에 기반한다면 지금 이 결혼은 지금 당장 엎는 게 맞았다.)
티나 그라벨:'아니겠죠.' (딱 한마디로 축약한 대답 외엔 하지 않은건 정말로 달갑지 않을 결과 밖에 없을테니까. 그렇다면 이건 더 이상 이어갈 정도의 영양가가 없는 주제였고, 그런 식의 소통은 하지 않는 주의였기에 가만히 수긍하는 듯 아닌 투로 마저 이었다.) '그래도 그 위치에서 힘내시겠다고 하셨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응, 그랬지. 그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까 말이야. ......결혼 상대를 직접 보니까 갑자기 이게 과연 모두에게 좋은 일일까 싶은 의심이 들기는 했지만.'
천천히 걸으며 정원을 지나가니,
조금 바람이 붑니다.
적당히 기분좋을 정도의 바람은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런 당신, <관찰> 판정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엄마야) 옷으로 감춰진 목 부분에 희미한 상처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러고보니 팔뚝에도…….
뭘까요? 이건.
어쨌든 그녀쪽에서 먼저 발언하지는 않을거고, 적당히 돌아갈 시간입니다.
파티도 어느 정도 끝무렵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당신은 정말 결혼식에 참여하게 되겠지요.
결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자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다프:(디엠 확인 부탁드린다는 손짓발짓)
△▲△▲△▲△▲△▲△▲△▲
2020.12.28 PM 9:47 CUT
:https://jukebox.today/yusangyun
△▲△▲△▲△▲△▲△▲△▲
이 사실은 당신도,
이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그리고 심지어 그녀마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 그만 발걸음을 옮기려 하는 찰나에
그녀가 당신을 붙잡는 건.
한 번 눈꺼풀을 느리게 감았다 뜨는 그녀가
어색하게 담은 감정으로 의사를 건냅니다.
결혼하지 마세요.
결혼하지마십시오, 제발.
그녀는 요지부동입니다.
그냥 제 시선에 닿는 곳에만 계세요.
아니, 이 결혼만이라도.
정말이지 이토록 보기 어색할 정도의 손짓이 있던가?
계속 손과 팔을 뻗어 흔듭니다.
제 시선에 닿는 곳에 계세요.
한 번만이라도.
단 한 순간이라도.
사람 흉내라도 내는 무언가처럼
그 끝에서야 그녀는 조용히 당신을 놔줍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티나 그라벨:(아. 잠깐 정신 차린듯 제 손만 내려보다가 탈탈 털고 시선 돌린다. 별일 아니라는 듯)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넌 내가 결혼하지 않기를 바라는 거야?'(손짓으로 이야기한다.)
티나 그라벨:'주제넘지만.' (뉘앙스만 봤을 때 결국 그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으나 애써 뒷말은 붙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래, 솔직히 나도 결혼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미 늦었잖아. 티나가 나랑 사랑의 도피라도 해주지 않는 한은, 불가능할 걸.'(농담 같은 한마디를 씁쓸하게 웃으며 덧붙인다.)
티나 그라벨:(그러네요. 아마 본인이 원하고 그러겠다고 먼저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이상 자신이 선뜻 그렇게 하지는 않을테니까. 역시 주제 넘었다, 순간 머리가 빙글 돌아서. 잠깐 눈주변을 꾹꾹 누르다가) '살벌한 농이시군요. 정말 그러진 않으시겠지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살벌하게 들려? 하지만 말이야, 사랑의 도피라는 건 혼자만 할 수 없는 거잖아. 눈앞에 있는 티나가 동의를 해야 할 수 있지. ......그러니까, 이 가정은 애초부터 틀려먹었다는 소리야. 널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도 않고.'
티나 그라벨:(가문이나 사용인 입장으로 들으면 보통은 그렇겠죠, 자신은 그렇게까지는 아니었겠지만. 아, 안되는데. 진짜 안되는데. 좀처럼 평정심이 굳어지지 못했다가 슬그머니 머리부터 든다.) '그러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전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합니다. 그냥 그것만 알아주세요. 그러니 이 이야기는 마무리 하고 잠깐의 장난으로 치부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결혼 전 날 밤의 당사자가 긴장하기 않기 위한 작은 장난입니다. 저는 장난에 서툴러서.'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날 위해서라면 뭐든지? 그거야말로 정말 살벌하게 들리는 걸. 난 혹시라도 나 때문에 사랑하는 네가 위험에 빠진다면 그거야말로 살벌하다고 생각할 거야. ......아무리 그래도 이 이야기가 모두 잠깐의 장난이라니까 좀 슬프지만. 그리고 네가 장난에 서툰 거야 어릴 때부터 익히 알고 있지.'(어깨를 으쓱인다.)
티나 그라벨:'주인을 위해 못할 것따위는 없는 존재라 그렇습니다.' (이것도 나름 농담인데 알아들었을지는 모르겠다. 그나저나 엄청 대단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는건 알고 계시고요? 보통은 하루 전 날 결혼을 앞 둔 당사자가 사랑하는, 따위를 다른 사람에게 하지는 않으니까요. 제법 정신을 차린 낯으로 옆으로 비켜서서) '그럼 송구하지만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농담을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해버리면 다들 진담으로 알아들을 걸.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나 같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말이야.'(결혼을 하루 앞둔 상황이기에 더욱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시는 이런 말을 솔직하게 할 기회 따윈 주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그래, 알았어. 나도 조금 이따 들어갈게.
이성을 차린 듯한 태도와 함께
정중히 인사를 하고 먼저 등을 돌려 사라지는 게 아닌가요.
어째서인가 그 뒷모습이 묘한 기분을 안깁니다.
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 사이 이상하게도 그녀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코빼기조차.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보이네요.
본인의 의사가 조금도 담기지 않은 정략혼인데도 말인가요?
귀족들이란.
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여전히 그녀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전날 밤 그런 말을 했대도 인사는 해야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도착한 식장,
그러니까 린튼 가의 대저택의 분위기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묘하게 풍기는 기묘한 서늘함.
어디선가 나는 미미한 시큼한 냄새에 기시감이 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분이기 속,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결혼식을 할 곳인데 이렇게 장례식 같을 일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분위기가 왜 이러지? 안을 살펴보고자 돌아다녀 본다.)
조용히 발을 들여 내부를 살펴보면
홀 쪽이 소란스러움을 깨닫습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말이 뒤섞이는 가운데,
묘한 한 단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뭐지 진짜?)
듣는다면 <듣기> 판정을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엄마야..
소란스러운 장소로 다가가면
린튼 가의 부인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부인의 남편 또한 넋이 나간 기색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마주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
하퍼의 시체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무슨......
그걸 본 당신, <이성> 판정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이성 감소 없습니다.
경찰들이 분주하게 현장을 검거하는 가운데
바로 그 경찰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경찰에게 말을 걸어본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상황 설명을 좀 듣고 싶습니다만, 가능할까요?
:말을 걸면 경찰은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동정의 시선을 건넵니다.
경찰:아, 네. 보시는대로인데 일단 사인은 총살입니다. 두 시간 전, 부엌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뛰어왔을 때 이미 목숨이 끊어진 상태였다더군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총살......이라니. 그럼 범인은 누구인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까?
경찰:일단은 그렇습니다. 현재 저희도 막 알아보는 참이고요. 아,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경찰은 먼저 무리로 사라집니다.
현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비록 경찰과 린튼 가의 사람들이 있지만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새 가족이 충격에 점철된 낯으로 조금 살핀다 하여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겁니다.
현장은 1층 응접실로,
카펫 위에는 쓰러진 하퍼 린튼-당신의 배우자 될 사람-의 시체가 있습니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린튼의 시체], [카펫], [열려있는 창문]과 [장식장] 정도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솔직히 결혼을 안 하게 되어서 좋기는 한데, 그렇다고 이렇게 사람이 죽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다. 시체를 먼저 살펴본다.)
:총살 당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채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손에 뭘 쥐고 있는 거지? 현장에 손을 대도 되나? 조금 망설이면서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무언가를 꺼내본다.)
쥐고 있는 것을 뺀다면, <은밀 행동>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대체 뭐길래 죽는 순간까지 놓지 않은 걸까. 쪽지의 내용을 확인해본다.)
:쪽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마주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으 징그러)
:쇼샤샥 숨깁니다. 아무도 눈치 못챈 것 같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명색이 예비 배우자인데 감정이 없는 정략결혼이었어서 그런가, 그의 죽음에 슬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조금 안타까울 뿐. 카펫을 살펴본다.)
:카펫은 핏자국으로 너덜합니다.
<관찰>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떨어진 탄피를 발견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리볼버...... 범인이 누군지는 몰라도 상당한 사격 실력을 갖춘 이인 모양이다.)
:창문 근처에는 마침 경찰이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어쩐지 익숙한 크기인데. 신발 자국도 그렇고...... 기분 탓인가?)
:문득 바라본 장식장은 한쪽 문이 미미하게 열린 채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뭔진 모르겠지만 빼갈 게 없어서 사진을 빼가나? 왜 하필 저걸 빼갔지?)
:흠... 글쎄요. 여기에 걸린 사진이니 주변인에게 물으면 알려주지 않을까요? 주변엔 여전히 하인들이나 경찰이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굳이 물어볼 필요까진 못 느끼겠다. 이제 더 둘러볼 만한 것은 없나? 두리번......)
경찰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정말 심각한 얼굴입니다.
이 망한 결혼식날 당신을 집에 귀가시키기 위해
하인들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코앞에 도달한 경찰이 신중하게 묻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경찰:혹시 티나 그라벨을 아십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예? 아뇨...... 안타깝게도 모릅니다만.(정확히 말하면 오늘 하루종일 안 보였다는 쪽이 더 맞는 표현이었지만,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괜히 의심을 사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짧게 대꾸했다. 설마 티나가, 아니, 무엇보다 그에겐 그럴 이유가 없다.)
모른다는 말에 경찰은 심히 미심쩍은 표정으로 일단 수긍하고 돌아섭니다.
아무래도 당신의 집까지 함께할 예정인 모양이네요.
그녀를 찾기 위함이 분명합니다.
찜찜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이 결혼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현장에 오늘의 주인공이 더 머무를 이유는 없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이 바닥으로 추락함에 모든 이들이 슬퍼합니다.
귀가하는 마차가 준비되는 가운데,
하퍼 린튼의 부모님 되는 사람들이 망연히 앉아있다
당신을 응시하는 게 느껴집니다.
무어라 위로의 한 마디라도 전함이 좋을까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따님의 일에 위로의 말씀을 표합니다. 저도 이렇게 충격을 받았는데, 두분께선 얼마나 충격이 크셨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군요.(입에 침도 안 바르고 번드르르한 말을 늘어놓았다.)
딱히 아쉬운 마음은 한 톨도 없지만.
그러나 당신이 무어라 말을 해도
그들은 당신만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어쩐지 그 태도가 다소 기형적이라 느껴질 지경입니다.
예의상 인사는 건냈으니 그만 자리를 뜰까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뭐야...... 기분 나빠.)
기분도 나쁘고, 이만 자리르 뜨고자 린튼 가의 저택을 나섭니다.
그 때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장소는 린튼 가 저택 한구석에 있는 풀숲 속이군요.
시선뿐이라 별 다른건 없네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풀숲 쪽을 시선으로 본다.)
본다면 <관찰>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하얗고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당신을 응시하다 사라짐을 발견합니다.
뭐였지? 결국 그대로 돌아갑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뭔진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징그럽고 기분 나쁜 곳이야......)
돌아온 집안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것도 심지어 결혼 대상이.
당신은 어떤가요? 괜찮나요?
...괜찮아 보이는군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왠지 모르게 후련하기까지 함)
그러나 괜찮든, 괜찮지 않든,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가 미심쩍은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장 경찰이 한 말만 봐도 말이에요.
그녀와 닮은 사람이겠거니 하려 해도
여러모로 찝찝한 구석이 많은 사건입니다.
하지만 설마, 티나가?
그렇게 극단적인 성격이었나?
가끔 그럴 때가 있긴한데...
일단 두 사람은 아주 오래 알아온 사이잖아요?
고민해봅시다.
어…
납득이 갈 듯 말 듯 하지만...
증거는 없으니까요.
방에 들어가 잠시 쉬고 있는 가운데
창밖으로부터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인과 제 가족이 뛰어나가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도대체 여태까지 어디 있었냐며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심부름을 다녀왔노라 답하는 게 시야에 잡힙니다.
<관찰>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이게 무슨
그녀가 어딘가 피곤해보인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문득 창문 너머로 그녀와 눈이 마주친 듯합니다.
당신을 보고 눈을 꿈벅이던가요.
속을 알 수 없는 저 분위기…….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아래로 최대한 빠르게 내려가 본다.)
:그녀가 있는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럼 그렇죠.
그녀가 사람을 죽일 리 없잖아요.
그것도 단지 당신이 결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왜이리 찝찝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당신만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녀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녀는 언제나와 같습니다.
평상시 짓던 그 표정입니다.
다를 바 하나 없어요.
그녀는 가진 짐을 잠시 두고
보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그 사이 그녀의 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이래도 되나 싶지만...... 티나가 두고 간 짐을 몰래 살펴본다.)
:짐가방 안에는 심부름과 무관해보이는 신문이 한 장 들어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신문......?)
:신문을 꺼내보면 1면부터 린튼 가와 당신의 집안의 결혼 소식으로 떠들썩합니다.
<자료 조사>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일정 페이지에 사망, 실종자 명단이 적혀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살펴볼 만한 건 신문 뿐인가? 짐가방을 좀 더 뒤져본다.)
:신문 말고는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이 들어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신문 외에는 따로 볼 게 없구나. 몰래 뒤져서 미안해...... 원래대로 잘 정리해놓는다.)
마침 돌아온 그녀는 당신이 뭘했든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의 상태만 살핍니다.
티나 그라벨:‘괜찮으십니까? 무리하고 계신건 아닌지 염려됩니다.’ (동태를 조금 살피다가 슬그머니 올려다보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나는 괜찮아. 무리는 무슨...... 평소랑 똑같은 걸.'(어차피 죽은 건 저쪽인데. 결혼이 무산되어서 집안 사람들은 속이 좀 쓰리겠지만 말이다.)
티나 그라벨:'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래도 집안은 난리던데. 방금도 오자마자 어딜 갔다왔냐며 호들갑 떨던 동료들만 봐도 눈에 그려졌지만 그려려니 했고) '그래도 큰 일이 하루 아침에 일어났으니 다들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저도 그렇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큰일이긴 큰일이지. 적어도 저쪽에서는 말이야. 만약 내가 예비 배우자의 죽음에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티나 그라벨:'아뇨. 저는 그러지 않습니다. 제 생각은 곧 당신의 생각이기에 만약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으신다면 저 또한 그럴 뿐이기에.' (당연한 말을 잘도 대답했다며 스스로도 생각할 정도였다. 제법 뻔뻔스럽지 않은가? 결혼하지 말라고 확김에 전한건 자신이었는데. 조금 더 살폈다가 짐가방 안을 다시 정리하고 든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당신이 다시 짐가방을 정리하고 드는 것을 보며) '그나저나 경찰이 너를 어지간히 의심하는 모양이던데, 이야기는 잘 풀렸어? 알리바이가 확실하니 더 이상 의심할 건덕지도 없겠지만 말이야.'
티나 그라벨:(아, 그거. 역시나 크게 개의치 않는 투로 가방을 탈탈 털다가 다시 팔에 걸어) '아침 제가 자리를 비워서 어쩔 수 없는 의심이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알리바이도 있고, 동선도 맞지 않습니다. 의심이 드셨습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아니, 딱히. 티나가 하퍼 린튼을 죽여서 특별하게 득을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랬겠어. 단지 경찰이 나한테도 심각한 얼굴로 다가와서 네가 어디 갔냐고 묻기에 걱정되서 해본 말이야. 오해는 잘 풀렸나 하고.'
티나 그라벨:'그런 일이 있으니 심각해질 수 밖에요.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괜히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만들어서. 다음부턴 조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밤이 이미 늦었습니다. 괜찮으시다니 다행이지만 주변의 일은 쉽게 정리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군요. 저도 이제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서 마저 용무를 끝내야겠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죄송할 게 뭐 있어. 그럼 나는 방에 가보든지 할 테니 나중에 다시 봐.'
정말 밤이 늦었습니다.
엉망이 된 결혼식날이 이렇게 저뭅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일 린튼 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넌지시 말합니다.
취소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오는 것 같다고.
문득 허공을 응시하던 그녀가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뜹니다.
당신이 무어라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인사를 한 뒤 나갑니다.
닫힌 문 너머 그녀가 무슨 표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새벽이 가까워지고,
잠을 잘 수 없는 밤입니다.
...
문득 문틈으로 빛이 비춰졌다 사라지는 것을
밤잠 설치던 당신은 발견합니다.
복도로 나가면 끝에 위치한 그녀의 방이 불이 켜진 채 열려 있습니다.
안 자고 여태 뭘 하는 걸까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문 틈으로 슬쩍 들여다본다.)
그녀의 방으로 다가가 들여다보면
내부엔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흐트러진 물품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뭐가 떨어져 있는 거지?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본다.)
:안으로 들어가면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진 장면을 마주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수첩이네.(이런 사적인 물건을 들여다봐도 되나 싶었지만 일단은 펼쳐본다.)
:살피면 이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 의문에, <지능>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이것이 신문에 적힌 실종, 사망자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근원지를 살피니 침대 밑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어렵지 않게 노트 한 권을 발견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거래자......?)
거래자? 문득 문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티나인가?)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면
그녀가 방으로 들어오다 당신을 보고 멈칫 합니다.
잠옷 차림의 그녀는 반팔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팔은…….
온갖 상처로 가득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싶을 만큼 깊은 흉터들입니다.
당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눈치 챈 그녀가
빠르게 겉옷을 챙겨 입겠지만 이미 늦었죠.
모든 걸 봐버린 뒤인데.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티나. 이게 도대체 다 어떻게 된 거야?'
그녀는 당혹감이 미미하게 서린 얼굴입니다.
티나 그라벨:(대답 대신 어떻게든 당신을 내보내고자 문을 재차 열고 눈짓하며 본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대답은?
티나 그라벨:'대단히, 대단히 송구합니다만. 질문에 대답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문 옆에 정중하게 서있었고 시선을 아래로 내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어째서야. 내가 경찰에게 모든 걸 말할 거라고 생각해? 난 그저 진실이 알고 싶을 뿐이야.'
티나 그라벨:'저는 제 주인되는 분의 의견과 행동이 무엇이든 그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래왔으니. 다만, 말 그대로의 의미일 뿐이죠. ...밤이 깊어 집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답답한 듯 당신을 보다가 결국엔 문을 향해 발걸음하며) '......날이 밝으면 다시 제대로 물어보러 올게. 일단은 너도 너무 늦기 전에 자.'
당신이 완전히 나가기 직전,
문득 자리에서 멈춰서 조용히 의사를 건내옵니다.
마지막 순간,
만약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그 때 제 곁에 있어줄 수 있으시겠습니까?
시야.
곁.
제 곁.
그녀가 근래에 유난히 자주 언급하는 말입니다.
당신의 대답이 어떻든 그녀는 스쳐가는 옆모습과 함께,
방문을 닫습니다.
완전한 단절.
...
아침이 옵니다.
집안은 그야말로 성화가 따로 없습니다.
축복해야 마지 않을 결혼식 당일 아침에 일어난 살인 사건 때문이겠죠.
신부와 신부측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고,
당신의 집안 사람들은 다른 의미로 분주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오기 전까지 [부엌], [휴게실], [뒷마당]에 갈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부엌으로 가본다.)
결혼식 다음날의 동이 텄습니다.
아침부터 집안이 분주하면서도 침잠한 이유는 어제의 살인 사건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린튼 가의 사람들이 오기로 했습니다.
두 집안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함이겠죠.
가족들의 분위기를 보면 좋지 못합니다.
좋을 수 있을리가요.
가문의 위상을 위해 잡은 정략 결혼인데 하필이면 이런 식으로…….
물론 자식의 혼사가 망쳐졌다는 사실이 더해 더더욱 초상 난 분위기일 겁니다.
:하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듣는다면 <듣기> 판정을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하인1:린튼 가 사람들이 가문 구성원도 공개하지 않는댔잖아? 그런데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하퍼 린튼 씨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더라.
하인2:그럼 뭐야? 그 부부만 남은 거야?
하인1:글쎄, 아직 일가 친척이 몇 살아있긴 했다는데 전부 죽으면 대가 끊기는 거겠지…….
:그 후로 다시 다른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 여자가 마지막 후계자였다니. 어차피 남의 집안 일이긴 하지만.)
:참고로.. 그 외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이번엔 휴게실로 가본다.)
:휴게실은 고요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손님이 아직 안 와서 그런지 조용하네. 탁자를 살펴본다.)
:탁자를 보면 손님 수에 맞게 놓인 찻잔이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신문에 아마 지금쯤 하퍼 린튼의 사망 소식이 대문짝만 하게 실려있겠지? 신문을 확인해본다.)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1면에 하퍼 린튼 살인 사건이 보도되어 있습니다.
:(머리.. 머릿 속..)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티나라는 글씨를 보고 작게 한숨을 쉰다. 찻잔은 살펴봐도 별 게 없나?)
:찻잔은 안이 비어있고 티포트도 없는걸로 봐선 그저 수에 맞게 놓아둔 정도인듯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휴게실에서 볼 수 있는 건 다 본 것 같으니 뒷마당으로 가본다.)
:잠깐! 벽난로가 남아있어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아 맞다)
:(나데나데~) 벽난로 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응?
:그럼요. 조심스레 종이 조각을 꺼내면 기묘한 글자들이 일부 적혀있습니다.
알 수 없는 것에 이성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이성 감소 없습니다.
:일부만 보일 뿐... 다른 종이의 내용은 알아보기 힘드네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뭔진 모르겠지만 꺼림칙하네...... 뒷마당으로 가본다.)
:찝찝한 마음으로 벽난로를 보고 지나칠 때 카펫 아래에서 삐죽 튀어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응?
:꺼내 내용을 살피면 암호처럼 무어라 적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뭐지 대체...... 종이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일단은 뒷마당으로 가본다.)
:뒷마당에는 마당 정원을 가꾸는 그녀가 있습니다.
티나 그라벨:'아십니까? 이 꽃의 이름은 에리카인데. 히스라고도 불립니다. 꽃말은 고독이라 하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새벽의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당신의 모습을 보고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다가) '......어제의 일은 어떻게 된 건지 이야기해주지 않을 거야?'
티나 그라벨:'제가 지금 답변해 드릴 수 있는건 없는 듯 합니다.' (아쉽게도요. 아니, 아쉬운가? 곧 손님이 올거고 그 손님들에게 꽃을 선물해 드리고자 한다는 의미를 담아 작게 손을 휙휙 흔들어) '자식분을 잃으셨으니.'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결국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겠다는 뜻이군. 이럴 때 보면 은근히 고집이 세다니까. 그리 생각하며 당신 옆의 꽃을 들여다보았다.) '티나도 꽃을 좋아해? 아니면, 그냥 그 사람들한테 선물하려고 그러는 것 뿐이야?'
티나 그라벨:'고르자면 후자군요. 선물하기 위함일 뿐입니다. 제게 좋고 싫고는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게 꽃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니지. 자신도 모를 웃음을 지우고 마저 하던 일을 하듯 주변을 다듬는다.) '손님의 접대도 저의 업무중 하나이니.'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렇구나.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당신이 만지고 있던 꽃에 손을 뻗어 살펴본다. 제법 예쁘니까 그냥 단순하게 좋아할 만도 한데도.)
티나 그라벨:(솔직히 말해서 큰 감상이라던가, 느껴지지도 않았다. 꽃의 미적 기준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예술성으로 본다면 그 뿐일테고... 조금 피하듯 먼저 손을 떨어트려) '... 한참 바쁘시고 정신 없으실텐데 이 곳에 있으셔도 괜찮으십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슬슬 그만 들어갈 때가 되기는 했네. 아직 손님들이 오기 전이라 여유가 있어서 나와본 거였거든. 하지만 이젠 그들이 올 때가 됐으니 들어가 봐야겠어.'
티나 그라벨:(굳이 대답하지 않고 물끄러미 봤던가. 새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구나, 싶기도 했고.)
그저 잔잔한 대화 끝에 그녀는 문득 당신을 응시합니다.
말없이 한참이나.
그 눈에 깊게 박힌 애정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그녀만의 맹목.
그리고 지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그녀가 입을 엽니다.
무슨 뜻이죠?
의중을 묻는 당신에게 더 의미 모를 문장만 전달할 뿐입니다.
그리고 꼭 방아쇠를 당겨달라고만.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뭘 의미하는 이야기인가요?
그녀는 꽃다발을 들고 자리를 떠납니다.
그리고 바깥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인이 찾아와 가족분들이 먼저 응대할 테니
잠시 방에 가 있으셔도 된다고 이릅니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총 소리가 울렸습니다.
명백한 총 소리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근원지는 현관.
현관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피가 묻은 에리카 꽃다발을 든 그녀가 서 있습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악에 물든 낯으로 그녀를 응시합니다.
그녀의 손을 보면,
그래요.
리볼버.
리볼버가 쥐여져 있고,
그리고…….
이성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많이.. 냉정한 당신.. 이성 1 감소합니다.
피가 튄 뺨을 든 그녀가 당신을 응시합니다.
어쩐지 이 현상이 익숙한 얼굴.
지독할만큼 담담한 낯입니다.
숨을 뱉은 그가 소리 없이 눈에 담아 되내이는건
당신의 이름입니다.
아르세니오님, 아르세니오님.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 중얼거림.
누군가 외칩니다.
날카로운 비명입니다.
살인자!
살인자야!
사용인들이 뛰쳐나가 그녀를 제압하고 총을 뺏어듭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분주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그녀는 단 한 번의 반항도 없이 순순히 무릎이 꿇렸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보는 그 눈은 여전히 담담했던가요,
간절하던가요. 절박했던가.
추락한 꽃다발이 무참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짓밟힙니다.
망가지고 뭉개진 꽃이 지금의 그녀 같습니다.
마침내 고개를 떨군 그녀의 어깨 너머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그녀를 구속하고 끌고 나가는 과정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문득 마주친 그녀가 눈짓 합니다.
권총.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어.
제가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절 만나러 오시길 바랍니다.
마침내 연행되는 그녀가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납니다.
충격은 여전히 당신을 강타한 채 여파를 남겼습니다.
살인마.
그녀가 살인마라니.
어떻게 할까요.
지금부터 당신의 선택이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할 텐데.
만나러 가거나, 그러지 않거나, 할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다고 했었지. 우선은 티나의 방으로 가본다.)
그렇다면, 권총을 챙기려 가는 길목에 그녀의 방을 더 볼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티나의 방을 좀 더 들여다보기로 한다.)
:그녀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 밑을 살피면 정말 그가 말한대로 여분의 권총과…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딱 봐도 수상해보이는 상자를 열어보기로 한다.)
:꺼내 뚜껑을 열려 하면 비밀번호가 걸려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지능을...... 굴려보나?)
오.. 가능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그러고보니 종이를 이것저것 챙길 때 숫자 하나가 있지 않았나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6이었나? 다이얼을 6으로 돌려본다.)
:그 때 본 노트에 적힌 숫자라곤 그것뿐이었지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뭐가 쓰여있는지 어디 보자...... 양피지를 펼친다.)
:종이를 펼치면 한 호텔의 주소가 적혀있습니다.
핸드아웃, <시간을 돌리는 주문>을 확인해 주세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이게 무슨......
알 수 없는 주문에 이성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이성 감소 없습니다.
시간 관문에 관한 주문을 습득했습니다.
잠깐,
그러고보니 그녀가 뭐라 했죠.
방아쇠를 당신이 당겨주길 바란다 했던가요.
이어서 <지능> 판정을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떠오르는 그녀의 몸에 나 있던 상처들……. 설마.
이제 이곳의 볼 일은 더 없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설마...... 하지만 왜 티나가 린튼 가 사람들을 죽이려는 거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겠네요.
그녀는 유치장에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일단 권총과 양피지를 챙기고...... 티나를 만나러 유치장에 간다.)
그녀가 구금되어 있는 곳으로 조용히 향합니다.
당신이 피해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관계임을
아는 경찰들은 면회를 허락합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총을 가져왔느냐 묻습니다.
고요하게.
방아쇠를 당겨줄 거냐고도 묻습니다.
그리고 다시 입은 다물어 집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그 전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말해봐. 네가 린튼 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그 이유라든지.'
티나 그라벨:'여전히 드릴 말씀이 없군요. 적어도. ...적어도, 지금은 아닙니다. 송구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적어도 지금은 아니라고......? 내가 방아쇠를 당겨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데?'
티나 그라벨:'글쎄요. 어떻게든 대신할 방법을 강구할 것 같습니다.' (원래부터 그랬으니까, 뭐. 계획은 시작 전에 꼼꼼히 세웠고 안될수도 있다는 가정을 아주 생각하지 않은 것을 아니어서. 눈만 느리게 꿈벅거려) '해주지 않으실겁니까?'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한테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기적이라는 건 알지?'(저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걸 뻔히 다 알면서.)
티나 그라벨:... (죄송합니다, 따위의 변명도 못하고 잠깐 아래로 꺼지듯 숙였다가 다시 든다. 결국 해야할건 변하지 않고 목표만 이룰 수 있다면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게 제 주인의 마음을 다 알면서 직접 손에 쥐어주더라도 이건 이것이고, 그건 또 다른 것이니.) '...적어도. 적어도, 제가 당장 떠올린 사람은 당신이셨습니다. 제가 아무 의심없이 총을 숨긴 장소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니까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변명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당신을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았다.) '......내가 널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게, 네가 원하는 거야?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야?'
티나 그라벨:(그건 조금 다른데. 나를 위해서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할 순 있지만 애초에 본인을 위해서 하고자 했던 일이 없어서. 그래도 애써 알려주고 싶지 않으니 고개만 한 번 끄덕거리고 말았다. 예, 저를 죽여주십시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고개를 끄덕거리는 당신을 보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권총을 꺼내들어 겨눈다.) ......너는 언제나 그런 식이지. 내 마음 따윈 상관없다는 듯이.(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조금 떨리는 손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얼마 남지 않았어.
끌려가면서 속내로 되풀이하던 그 한 마디를 연신 반복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어.
이게 마지막이군요.
못내 다정한 눈빛이 보입니다.
말도 안 돼. 다정함이라니.
다정할 수가 있다니…….
이게 마지막입니다.
저를 죽여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감습니다.
기꺼운 표정입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익숙한 표정.
당신이 꺼낸 권총에 놀란 경찰들이 뛰어와
제압을 시도하려는 순간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소리와 함께 그대로 총알이 그녀의 심장을 관통하고…….
당신을 보고,
희미하게 웃는 얼굴이.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시야가 암전합니다.
정신을 차리면,
햇살이 들어오는 방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달력을 살피니 정략 결혼에 관한 통보를 듣던 날입니다.
결혼식에서 한 달 전.
정말 시간이 돌아갔습니다.
정말로 다시 과거에 돌아온 것입니다.
잠깐, 그녀는 어디 있죠?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간 거예요?
그녀의 방으로 뛰어가면 말도 안 되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깔린 이불과 텅 빈 방 안.
모든 짐이 빠져나간 장소.
그녀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티나의 방 내부를 다급하게 둘러본다.)
:책상 아래 서랍 하나가 아주 조금 열려있음을 발견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책상 아래 서랍을 열어본다.)
:서랍 내부를 보면 거미의 얼굴이 그려진 공책이 있습니다.
:이 명단,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나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의문을 가진 당신, <지능>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사망자의 명단, 그녀가 죽인 이들의 이름과 일치함을 깨닫습니다.
이를 본 순간, <이성>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이성 1 감소합니다.
:그 아래 필기체로 휘갈겨진 한 문장은 그녀의 글씨체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혹시...... 전에 발견했던 그리 멀지 않은 위치의 호텔의 존재를 떠올린다. 거기로 가봐야겠다.)
방을 나가면 사용인이 지나갑니다.
사용인은 그녀의 방에서 나오는 당신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합니다.
사용인:티나는 방금 떠났는데, 인사하고 가지 않던가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뭐? 어디로 갔는데?
떠났다고?
도대체 어디로?
물으면 사용인은 그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이리 답할 뿐입니다.
사용인:음... 마지막으로 남은 일처리가 있다고 했어요. 그것만 말하고 아침 일찍 짐을 챙겨서 저택을 나갔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당장 제 기억 속의 호텔로 달린다!)
그 수많은 살인을 거듭해야만 했던 이유는 당신이었을까요?
손에 피를 그렇게 묻히고,
그렇게 죽어갈 가치가 있는 존재였단 말인가요,
그에게 당신은?
몸에 난 무수한 흉터들.
망가져가면서도 지켜야 했던 건가요?
당신을?
아! 잠시만요!
사용인이 문득 달려가는 당신에게 편지를 내밉니다.
이걸 전해달라 했어요, 티나가.
뛰어가며 편지를 펼치면 간결한 문장이 몇 개 남겨져 있습니다.
[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꼭 돌아오겠습니다.
당신에게 오겠습니다. 그러면 저의 마지막 순간에,
마지막 순간에,
제 곁에 있어줄 수 있으십니까? 그렇게 해줄 수 있으십니까?
저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저는 당신만을 위해 필요로 해집니다. ]
마지막 순간.
마지막 순간!
도대체 그 마지막 순간이 뭐길래.
정작 지금 곁에 없는 건 그 자신이면서!
그래요. 그는 당신을 위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나봅니다.
알고 있었데도, 충분히 알고 있었는데도.
몇 번이고 고쳐 죽어가면서도
이 모든 일을 감내해야 할 정도로 당신을 사랑했나봅니다.
그럼 당신은?
당신은 어때요.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나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나도....... 나도 목숨 정도는 널 위해서 바칠 수 있는데, 널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는데! 왜 이런 걸 의논도 없이 전부 혼자 결정해버리는 거야. 왜!
사실 무엇이든 상관 없을 겁니다.
적어도 그 사람은 할 수 있으니까.
거면 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당신은 지도를 들고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뜁니다.
기차를 잡아 타고 움직이는 당신을 누군가 만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나,
그런 게 중요하던가요?
그녀가 향한 장소는 린튼 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역의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안쪽으로 발을 디디면 그녀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주위엔 호텔 직원, 안내해주는 사람 등등 다양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호텔의 직원을 붙잡고 린튼 가 사람들이 묵고 있는 곳이 어디냐고 현란한 말재주로 물어본다!)
그렇다면 <말재주> 판정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엄마야..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강행해봐도 되나요?)
아니? 일단 강행합시다ㅠ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아 맙소사...
호텔 직원: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음. 린튼 가 사람들이라면 2주 전쯤 VIP룸에서 숙박하고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직원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VIP룸을 향해 호다닥 달려간다.)
호실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괜찮습니다...
마침 룸 서비스를 시키는 전화가 들리니까요.
직원이 저들끼리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린튼 가 사람들이야! 또 룸서비스를 시켰대. 901호실 맞지?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901호실로...... 달려가본다......)
901호실로 올라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에 발을 딛기 무섭게 탕,
하는 총성이 들립니다.
얼어붙어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901호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으니까요.
그녀는 제법 예상한 것처럼 당신을 봅니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이번이 그의 마지막 타겟이었으며,
고로 당신에게 돌아갈 예정이었다는 거겠죠.
총성에 사람들이 몰릴 조짐이 보이자 그녀는 즉시 자리를 뜹니다.
비상구를 통해 사라지는 그녀의 뒤를 쫓아갈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비상구로 사라지는 티나를 쫓아간다.)
쫓아간다면, <민첩> 판정 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계단의 중간에서 그녀를 붙잡습니다.
이전보다 더 상처가 늘어나고,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를 거즈와 반창고까지 붙인 피곤한 얼굴은
더 많은 살인을 지나왔음을 알립니다.
티나 그라벨:(이제 다 끝났다. 얼추 그런 뜻을 담긴 눈으로 바라보곤 더러운 것을 참을 수 없다는 냥 옷을 탈탈 털어낸다. 가능하다면 지금 만나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이제 전부 알았어. 네가 왜 이런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지, 전부.
티나 그라벨:... (그러신가요. 그래도 여전히 예상 정도는 했다는 투로 장갑을 훌렁 벗어내) '그러십니까. 제가 답하지 않았는데도, 훌륭하십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대체 어떻게 하려는 거야. 린튼 가의 인간들을 전부 죽이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려고? 계속 내 옆에 있을 수 있는 거야?
티나 그라벨:'지금은 확답을 드릴 순 없겠습니다. 저는 어쨌든간에 제가 있던 방, 그러니까 집에 돌아가지는 못합니다. 마침 얼마 남지 않았네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마침 얼마 남지 않았다니. 뭐가?'
티나 그라벨:'일단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으시겠습니까? 마지막이 머지 않았습니다. 돌아가면 모든 걸 고하겠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그녀는 조용히 약속하며 왔던 그대로 기차에 올라탑니다.
기차 안에서 곤히 잠든 그녀는 살인마라고 믿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투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덜한,
살해를 거듭한 굳은 살이 박힌 손.
그녀가 잠든 사이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신문을 펼쳐본다.)
:1면에는 속보로 뜬 린튼 가 살해 사건에 관한 기사가 적힌 상태입니다.
그녀는 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잠에서 깹니다.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기색입니다.
어느 새 창밖에는 밤이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그곳의 정원의 히스 꽃을 함께 보자고.
저택 뒤쪽에 난 정원으로 따라나가면 그녀가 그곳에 서 있습니다.
달빛 아래 에리카 꽃무리에 섞인 그녀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상처가 가득합니다.
꽃무더기 사이에 주저앉듯 앉는 모습은 일어설 기운조차 없음을 알립니다.
뺨에는 너덜한 거즈가 붙어 있습니다.
어디서 얻어온 흉터인지 모릅니다.
또 늘었군요.
또… 살인을, 함으로…….
문득 달빛 아래 비춰지는 그녀가 흐릿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흐릿합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
제 몸을 살핀 그녀가 느릿하게 말합니다.
저는 이제 곧 사라질 거예요.
티나 그라벨:(잠시 두 팔을 들어 제 몸을 내려다보곤 다시 네게로 시선을 옮겨 고개만 옆으로 기울인다. 궁금한게 많으실텐데, 말씀하시지요. 참 평안한 낯으로.)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이제 와서 그딴 게 뭐가 중요해! 마지막이 머지 않았다는 말이...... 그 말이 이런 뜻이었어? 물리적으로 사라져버린다는?(사라져가는 당신의 몸을 잡고 흔든다.)
티나 그라벨:'거짓은 아니니까요. 말그대로의 의미가 맞습니다.' (그래도 그런 것 치고 이제껏 어느 순간보다 편안하군요. 애써 이어 붙이지 않고 손을 들면 너머로 당신이 보여서 사라지는구나, 싶었을뿐이리라.) '호텔에서 제가 왜 그런지 아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다시 한 번, 훌륭하십니다. 저는 존재를 대가로 시간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 회차였으니 저는 곧 없어지겠지요.'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존재를...... 대가로......(왜,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부질없는 짓이라는 걸 알았지만, 사라져가는 당신을 애써 품에 안았다. 마치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이.) 존재가 대가라는 말은 읽지 못했단 말이야. 이럴 줄 알았다면,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내가 직접 그들을 죽였어.
티나 그라벨:(하지만 먼저 진실을 알아버린건 저였으니까요. 전해지지도 않을 말을 속으로 삼켰다가 저도 똑같이 한 번 끌어안아 보기라도 했다.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이고, 가능하다면 끝이 날 때까지도 들키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라. 어중간하게 올린 손을 먼저 떼어내고 품에서 떨어진 것도 자신이라 이제와선 익숙했다. 진실을 고한다는 말을 이런 순간에도 지키려고.)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차라리 당신이 그들에 대해 몰랐었다면, 아니, 하다못해 자신이 먼저 그들에 대해 조사해서 알게 되었다면. 그랬다면 무언가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자신도 숙주가 되지 않고, 당신도 살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았을까.) 내가 널 도구 따위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 넌 잔인하게도 끝까지 그런 말을 하는구나. 차라리...... 차라리 결혼식 전날 너를 데리고 강제로라도 도망쳐야만 했는데.(이미 뒤늦은 후회를 입에 담아본들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그렇게 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티나 그라벨:'그랬을수도 있었겠군요. 그래도 저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저는 운이 좋을 정도라고 생각할 정도네요.' (그래봤자 어찌하겠나.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 날 그 때 당신을 돌려보낸 채 먼저 등을 돌린 건 제쪽인데. 그래, 괜찮다. 차라리 그렇게 마지막 모습을 잔인한 사람 정도로 생각하면 괜찮겠다며 마무리했다. 차라리 멋대로 품은 이 연정을 들키지 않고 그냥 이대로... 순간 후두둑 무너지는 기분에 두 손 위로 이마를 올렸다. 피곤하다, 정말로.)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당신이 사라져가는 것을 무력하게 바라만 보며 으스러져라 꽉 껴안고 있다가 불현듯 그 입술에 입맞춘다. 마침내 당신이 사라지기 직전이 되어서야 입술을 떼어내며 제 진심을 고백한다.) ......사랑해. 사랑했어. 그리고 이 마음은 앞으로 내가 누굴 만나더라도 변하지 않을 거야.
티나 그라벨:(정말 너무한건 누구인가요. 무력한건 제쪽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입대신 손으로, 팔로 힘들게 너와 자신을 번갈아 가리켰다. 아, 정말 들키기 싫었는데.) '아주, 아주, 오랜 시간, 연모했습니다. 품지 말아야할 마음을, 품고서, 멋대로 저지른 일.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알님. 그래도 할 수 있다면 살아가길, 그러길 바랬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직 당신이에요. 그렇기에 이 마음 그대로 가져가겠습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조금만 더...... 일찍 말해주지 그랬어. 그랬다면 무언가가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라도 너와 내 마음이 같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기쁘다고 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네.(입술을 꾹 깨물며) ......미안해. 언젠가 너와 다시 만난다면...... 그땐 꼭 함께하고 싶어.
너덜하고 상처투성이인 그녀는 그저 평온한 얼굴입니다.
가시면류관을 쓰고 십자가를 진 메시아가 꼭 저런 모습일까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인간처럼 보이죠…….
제 마지막 순간에 당신이 함께하길 바랐다는 손짓.
감히 주제도 모르고 그저 당신 곁에 자신이 있길 바랬다는 표정.
겨우 닿은 마음마저 한없이 무력하면서.
무던한 대화 수단이 스쳐지나가고
아, 맙소사.
이별의 때가 도래했습니다.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그녀가 자신을 위해 할애한 노고를 수포로 돌리지 않고자
시간을 돌리는 주문을 사용하지 않을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삶을 바라고
주문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렇네요.
마지막 만큼은 함께한다던가.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아르세니오 L. 델라 로베레:......(시간을 돌리는 주문을 사용하지 않고 티나의 마지막을 살아서 지켜본다.)
△▲△▲△▲△▲△▲△▲△▲
그래.
보내야죠.
어쩌겠어요.
그가 바라고 있잖아요.
이 마지막 순간에,
그저 곁에 당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듯이…
달빛 아래 당신에게 가만히 기댄 그녀는
어느 순간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감은 눈꺼풀과 잦아드는 숨.
숨결.
아, 숨결.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숨결.
꽃잎이,
수많은 히스-에리카의 꽃들이
향을 내뿜으며 당신의 주위를 감쌀 때,
달빛이,
달빛이 그녀의 몸을 둘러쌀 때,
그래서 눈부실 때,
이 풍경이 견디기 어려워졌을 때,
품안이 가벼워집니다.
빛이 허공에서 맴돌고
누군가의 체온이 완벽하게 사라집니다.
허공으로.
공중으로 흩어져…….
이별.
바람이 불었던가요.
풍경을 메우는 꽃잎이 그저 아름답습니다.
그만큼 서글픈 것입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픈 이별이.
다음에 만나면 꼭,
함께 하겠노라고.
빨간 리본은 서로의 인연을 묶어주고
사라집니다.
END 2. 히스클리프
KPC 소멸, PC 생환. PC 보상 이성치 +1d2
△▲△▲△▲△▲△▲△▲△▲
2021.01.06 엔딩........
정말 준비가 되셨나면 저의 키퍼링 전통으로 인해
캐입으로 야옹 한번 해주고 갑시다
긴장해서 실수해

기준치: | 80/40/16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파티장을 가볍게 둘러보고 다니며 사람들 사이에 뭔가 핫한 소문이 없나 본다.)
파티는 천천히 진행되어가고 있네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방금 그건, 무슨 의미야?

(무슨 단어가 반복되고 있는지 들어본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
자세하진 않지만 경찰이라는 단어만을 낚아챕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경찰모를 살짝 들어올리며 힘이 들어간 문장을 내뱉습니다.
총살이니 빼도 박도 못하고 살인 사건이라 할 수밖에요.
경사로운 결혼식 날 이런 일을 겪게 되심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눈도 채 감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죽이려는 셈이었던 듯 머리 쪽에 피가 흐르는 것이 정확히 머리를 쏜 모양입니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
린튼의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은밀한 하루 되세요~
자취 한 번 남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빼보면 찢어진 쪽지입니다.
이건 도대체 뭘까요? 난데없이 왜 거미?
흠... 알 수 없군요.
(징그럽지만 거미 그림이 그려진 쪽지를 다시 접어 쇼샤샥 바지 주머니 안으로 숨긴다.)
외에는 별 다를 것이 없네요. 그저 총살당한 당신의 예비 배우자의 시체 뿐입니다.
그 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습니다.
딱 봐도 고급 재질, 비싼 카펫 같은데. 관리도 어려울 것이 피로 적셔지다니 이 방면에서도 난감한 일이군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매그넘 계열.
리볼버에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딱 봐도 이게 불쌍한 피해자를 죽인 무기겠죠.
(열려있는 창문 쪽을 본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살피면, 창가에 신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크기는 제법 작네요.
…어쩐지 익숙한 크기입니다. 저 신발 자국도요.
(장식장 쪽을 살펴보기로 한다.)
열린 틈 바로 앞에 존재하는 것은 린튼 가의 가족 사진들이 모인 액자, 입니다만… 뭘까요?
유독 큰 액자 안 사진이 빠져 있습니다.
누군가 억지로 빼간 느낌입니다.
그 집의 고용인이라 들었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사용인들이 말하는군요.
그런데 오늘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다면서요? 결혼식을 대놓고 못마땅하게 여겼고.
정원사가 1층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인영에 대한 인상착의를 묻고 다니니 모두 그녀와 비슷하다 증언하길래 말입니다. 혹 오늘 그녀가 이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아십니까?
(예의상 할 말은 했으니 어서 자리나 떠야겠다. 더 이상 이런 기분 나쁜 시선을 받을 이유도 없고.)
(기분 탓인가)
기준치: | 80/40/16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시내에 주문 받은 물건을 사러 나갔고, 그 위치는 린튼 가 저택과 정반대에 있습니다.
물건을 산 영수증과 구매한 상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우자 의심스러운 낯을 하고 입구를 지키던 경찰 몇이 결국 수긍하곤 철수합니다.
이제 내일 신문에는 하퍼 린튼의 부고 사실이 실리겠죠.
기준치: | 80/40/16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명단을 보면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나머지는 별 것 없는 내용입니다.
그냥 심부름을 하고온 가방이네요.

이 늦은 밤까지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정리도 하지 않을 성격은 결코 아닌데 말이죠.
가장 눈에 띄는 건 그녀의 자필로 무어라 적힌 수첩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익숙합니다.
왜?
기준치: | 90/45/18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수첩을 넘기면 가장 마지막 부분에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하퍼 린튼.``
수첩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찰나 발치에 무언가 걸립니다.
탄피입니다.
리볼버의 탄피, 쓰지 않은 탄피가 굴러 왔습니다.
이미 수첩을 봤지만 그녀가 없는데 멋대로 살펴도 되는 걸까요?
그러나 찝찝함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살핀다면, <관찰 판정> 합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부를 펼쳐보면 6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거미 그림.
이건 분명 하퍼 린튼의 시체가 쥐고 있는 쪽지 속 그림과 동일한 것입니다.
옆에 적힌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래자.
'네가 죽였어? 그런 거야? 신문에 적혀있던 실종자들이나 사망자들까지 전부?'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산 자들은 음식을 먹고 살아가기에 맛있는 냄새가 만연합니다.
하인들은 당신이 온 줄도 모르고 저들끼리 무어라 떠들고 있습니다.
은밀한 이야기를 하듯이 속닥속닥.
기준치: | 80/40/16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만 되어 있을 뿐입니다.
[탁자]와 [벽난로]를 살필 수 있습니다.
손님용은 두 개.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오늘자 신문이네요.
어쩌면 당연한 결과겠죠.
용의자가 몇 추려졌으나 모두 알리바이가 있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중이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티나 그라벨.
릿속을 스치는 이름입니다. 티나.
다른 면도 그런 내용과 비슷한 것들 입니다.
(벽난로를 본다!)
금 막 장작을 넣었는지 타닥타닥, 잘도 탑니다.
…응?
문득 벽난로 안쪽에 타다 만 종이조각이 존재함을 깨닫습니다.
(벽난로 안쪽에 있는 타다 만 종이조각을...... 꺼낼 수 있나?)
<아이호트의 거래>, <숙주에 관하여>.
…이런 게 원래 있었던가요?
기준치: | 90/45/18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디 책에서 뜯어온 듯한 종이 한 장입니다.
(카펫 아래에 튀어나온 종이를 주워 들여다본다.)
전부 지역입니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 최종적으로 이곳에 머무름.
가장 마지막에 적힌 글자는 명백한 암호라, 확실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이 역시 확실히 읽기 힘드네요.
당신을 보고도 잠잠한 낯입니다.
그저 고요한 미소와 함께 꽃이 참 예쁘다고 이야기합니다.
꽃의 이름은 에리카, 히스.
침대 밑에 여분의 권총이 있습니다.
제가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걸 들고 절 만나러 오시길 바랍니다.

탕.
바닥에는 린튼 부부의 시체가 쓰러진 상태입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도 하지 못할 정도로.
다이얼을 돌려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단 하나의 숫자면 되는데. 뭐라고 입력해야 할까요?
기준치: | 90/45/18 |
굴림: | 7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6을 돌리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내부에 돌돌 말린 양피지가 놓여 있습니다.
꽤나 낡았고, …예사 종이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귀퉁이에는 린튼의 성을 단 몇 명의 이름이 동그라미 표시되어 있네요.
<시간을 돌리는 주문>이 적힌 상태입니다. 그 방법은 타살.
기준치: | 89/44/17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90/45/18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설마.

탕,

채 닫지 못한 흔적입니다.
공책에는,
[ 아이호트의 일족이 지배한 숙주 명단 ]
[ 숙주의 근원지인 린튼 가문원 명단 ]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 의문을 갖기도 잠시입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8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연스레 다음 페이지를 펼치면 거미 그림과 함께 ‘숙주’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아이호트의 일족’이라는 작은 거미 같은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는 내용.
그 수를 늘여가려 한 내용.
수를 늘여 마침내 저들의 신을 불러 모시려 한다는 모독적인 이야기.
그들의 다음 숙주로 점찍힌 이는,
당신입니다.
기준치: | 89/44/17 |
굴림: | 8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켜야 해.
그녀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어디론가 사라진 그를 찾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더 이상 이 방의 용무는 없습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
(아니면 행깎)
기준치: | 80/40/16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바깥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룸서비스를 시켜도 얼굴을 보이지 않아 어떻게 지내는지는 저희 직원도 모르겠습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알았어. 돌아가면 모든 걸 말하기로 약속한 거다.'
문득 복도 건너편의 누군가가 그녀를 힐끔대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 내에 서술된 용의자 외관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걸까요?
상대방은 애써 말을 걸지는 않습니다.

'당신이 결혼을 하신다기에, 그저 알아두고 싶은 마음에 린튼을 조사했습니다. 시작은 평범했지만 결과는 마냥 그렇지도 않더군요. 그들이 다음 숙주로 당신을 고르려 했는데 제 주인되는 자를 그리 만들 순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당신을 위해 이제껏 존재했는데, 참 다행입니다.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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