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연히 높아진 기온과 여기 저기 열리는 행사들로 인해 사람들 역시도 잔뜩 풀어지는 달입니다.
5월에 식을 올리는 신부는 평생 행복해진다고 했던가요.
당신의 아버지로부터 재혼을 알리는 청첩장이 당신에게 도착합니다.
신랑의 이름에는 당신의 아버지 성함이,
그리고 신부의 이름에는 그녀가 적혀 있습니다.
결혼식 일자는 일주일 뒤입니다.
버트 크린스:...(익숙하지만 결코 붙어있는걸 보고 싶지 않던 이름들을 바라본다. 뮤니아... 익숙한 이름 위를 손가락으로 쓸어보다... 입술을 꽉 깨물었다)
관찰력 판정합니다.
버트 크린스: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청접장의 뒷면이 보입니다. 거기에는...
『나의, 당신의, 그리고 '우리'의 행복을 바랍니다.』
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에서 으레 볼 수 있는 축복 어린 문장이군요.
D-4
※:청첩장을 받은 뒤로부터 사흘이 지났습니다.
당신은 이 결혼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분노할 수도, 또는 받아들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따지고 싶어도 결혼 당사자인 당신의 부친과 그녀는 사흘간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혼 준비가 그렇게 바쁜 걸까요?
버트 크린스:(사정이 있었다면 말을 해줬음 좋았을텐데. 청첩장을 받은 마당에 어쩔 수 없었을거라.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는 자신도 싫었다. 처음엔 믿지 않았고, 다음엔 화가 났고, 지금에서는 놀랍게도 받아들인다. 묘한 무력감과, 도망가고픈 기분을 느끼며. 버리지도 못한 청첩장을 다시금 바라본다. 정말 나의 행복도 바라는게 맞나요?)
※:당신에게 그런 의문이 생길 즈음, 당신의 부친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버트 크린스:...(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받습니다) 여보세요?
※:곧 수화기 너머에서 조금 지친 부친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결혼 준비가 너무 정신이 없어 그러는데, 그녀와 함께 웨딩 드레스를 대신 보러 가 줄 수 있겠니?’
버트 크린스:...제가요? 새엄마(...)될 분이랑요? (최대한 목소리를 내리누른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아무래도 신랑쪽까지 바쁜 모양이라 부탁한 모양입니다. 대충 뭐, 그렇다고 하는군요.
버트 크린스:...그럴게요. (무슨 생각으로 대답했더라... 이러면 네가 날 더 피할 수 없다는 생각?)
※:어쩔 수 없는 부탁이고 그것을 받았습니다.
곧 웨딩 부티크의 장소를 찍은 문자가 도착합니다.
버트 크린스:(....)(문자 봄... 하............... 천장 한 번 봄...)
※:안가요?
버트 크린스:(가야죠...)
(근데 좀... 가기 싫어요...)
(아니 가고 싶은데...)
(천장 봄.. 방바닥 봄...한숨 푹... 쉬다가 옷 주섬주섬입고... 나갑니다...)
※:이해합니다. 어쨌든간에 결국 옷을 챙겨입고 나섰습니다.
가고싶거나 가고싶지 않은 마음 중에 갈팡질팡 했지만 웨딩 부티크에 당신이 들어서면 그녀는 이미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는지 당신이 부티크의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을 반깁니다.
단델 뮤니아:앗, 어, 어서오세요! 오지 않으, 셔서, 무슨 일이 있, 나 했어요. (뽀로로록)
버트 크린스:...좋아보이네요. 오래 기다렸어요? ...제가 올거라고 당연히 생각한 것 처럼...(조금 씁쓸한 웃음을 삼킨다. 반기는 얼굴에 티를 내고 싶지 않은 유치한 마음도 들어서, 표정을 가다듬는다.)
단델 뮤니아:아... 너무 티가 났, 났나... (얼굴을 주물주물 만졌다가 다시 삐뚤삐뚤 입꼬리가 올라가고) 그, 그래도, 올, 거라고 생각해서. 아니, 물론 오지 않아도 혼자 드, 레스를 봤겠지만... 같이 드레스 봐, 줄거죠...?
버트 크린스:(오랜만에 마주하니 반가운 것은 잠시, 그 얼굴을 보니 온갖 생각이 몰려들었다.) ...부탁받았으니까요. 그러려고 온거고... ...제게 바라는건 그게 다인가요? (시선을 조금 돌린다)
단델 뮤니아:어, 음... 그렇, 죠? (바쁠텐데 멋대로 불러내서 역시 무례했나 싶었고 괜히 눈치를 보니 금방 위축되었다. 그건 금방 얼굴에 들어났고 최대한 모른 척 손가락끼리만 엮었다.) 그, 그래도 시간 많, 이 뺐지 않을, 게요. 고, 골라주면 좋, 좋은데...
버트 크린스:(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언제나와 같이 얼굴에 다 보이는 감정들이 도리어 반칙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괜찮은 드레스를 골라주면, 그걸 입을건가요? (조금 삐뚤어진 마음으로 어쩌면 이것도...)
단델 뮤니아:아, 무래, 도요...? (그렇다고 바로 확정나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마 골라주면 금방 범위가 좁혀지니 다를바 없어 그렇다며 쉽게 대답했다. 꽤 눈치빠른 저였지만 애써 물어보는 의도를 알 수 없어 조심스럽게 기웃거려)
버트 크린스:알겠어요. 가요, 함께 골라줄게요. (미소를 조금 지어낸다. 그런다고 네게 닿는 미련어린 애정이 모두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애초에 감출 생각은 있었나? 글쎄.)
단델 뮤니아:(아, 다행이다! 혹시라도 모르는 사이에 기분을 상하게 했을까봐 마음을 졸였고 금새 마음이 편해져 안도가 담긴 한숨을 푹 쉬었다.) 제가, 또... 그냥 고르, 는건 마음에 안, 차서, 혼자 돌아, 다닐 뻔 했어요. 저쪽부터 같이, 봐요. (헤... 뭐가 또 좋은지 웃었고 정말 다 볼 생각인지 안쪽부터 콕 찔렀다.)
버트 크린스:(퍽 괜찮아보이는 얼굴에 도리어 마음이 쓰리다. 그럼에도 반박할 마음이라고는 없었는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유지한다.) 그래요, 급할 건 없죠. 많이 입어보려면 힘들텐데 괜찮겠어요? (그런 얼굴을 바라보며, 제가 이렇게 물으면, 꼭 저랑 결혼하는 것 같지 않아요? 자꾸만 널 갈망하는 스스로를 깨닫는다. 그런 욕망을 조금 외면하며, 결코 내뱉지 못할 말을 삼켜내며 발걸음을 옮긴다)
단델 뮤니아:그럼요, 원래, 꾸민, 다는건 그러거, 니까요. 저는 그날 아주, 아주... 예뻤으, 면 좋겠어요. (왠지 모르게 속마음이 저도모르게 나온듯 했다. 그래봤자 개의치않은 얼굴로 먼저 너를 끌었고 수많은 드레스 견본을 보며 그저 히히덕거렸다.) 음, 그전에... 어떤 색, 이 좋으세요? 제가 검은, 걸 완전 잘, 받긴하는데에~...
버트 크린스:...뮤니아가 그러길 원한다면 도와줄게요. 그 날은 당신이 주인공이니까요. (네가 이끄는대로 화려하게 걸려있는 드레스들을 살펴본다. 그 화려함에, 흰색이 드리운 눈을 사로잡는 색감에 도리어 잠시 무표정해졌다.) 흰색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검은색이 더 좋아요? 그보다 몰랐어요. 저희 아버지랑은 언제 부터 알고 지낸거에요?(흘끔, 들뜬듯한 얼굴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심리학 판정할래요...ㅠ)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흘겨보면 그녀가 이 결혼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델 뮤니아:어, (드레스 이야기나 신나게 하려고 했더니. 갑자기 덜컹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뭔가 들킨 기분도 들었다. 잠깐 그 상대를 생각하곤 역시나 올라가는 입을 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렀다. 아무래도 얼굴이 생각나면 너무, 너무 좋아서. 좀처럼 숨길 수 없는 표정에 괜히 널 쿡, 질렀다.) 아이 참, 뭘 또 그, 그런걸. 저 많, 이 티가 나, 요? 아휴... (빨개진 얼굴에 대고 팔랑팔랑 손부채질 해)
버트 크린스:(줄곧 그랬다, 넌 얼굴에 그대로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보이는 편이었으니. 그게 거짓말도 지어낸 것도 아닐거란 생각을 삼킨다. 붙잡고 있던 희망마저, 툭 끊어지는 감각이 생경하다. 그런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미소를 지어내며 네게 조금 더 묻는 듯 했다.)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그래도 저희 아버지니까... 제가 무언가 알려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썩어 문드러질 것 같았다. 그럼에도 현실을 마주한다.)
단델 뮤니아:음...? (원래 이런 주제였던가? 분명 드레스를 고르는데 도움을 받을 줄 알았는데. 괜히 옷 사이사이로 손을 집어넣으면서 틈틈이 살폈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입만 달짝거렸다.) 왜, 그런, 거 있잖, 아요. 나는 꽤... 그런, 걸 동경했, 어요. 사랑을 주고, 받는, 그런게 좋아요. 내가 받, 아도 겁나지 않, 는 그런거? (뭉퉁하지만 결국 하나로 찝어서 네게 말해주지 못할 만큼의 것이라는 점이었다. 제 가정 환경을 생각하면 더더욱 와닿는 말이었지만 뒤늦게 이런 대답이어도 괜찮나? 싶어 슬그머니 올려다 보았다.)
버트 크린스:(이어진 대답이 제 예상보다 훨씬 묵직한 것이라. 꼭 자신에게로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발걸음이 무겁고, 잠시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 듯 했다. 그럼에도 웃고 있던 건 네게 이런 내면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당신이 알게된다면 필시 신경쓸테니까요. 자신을 올려보는 시선에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분이에요. ...행복하길 바랄게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는다. 진심으로 그런 걸 바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명이나 있을까. 애써 드레스로 시선을 돌려본다) ...이거 어때요? 검은색도 좋지만 이것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깔끔하면서도 등으로 내려오는 장식이 화려한 드레스였다. 당신의 바람이라는데. 어차피 제가 피할 수는 없는거잖아요.)
단델 뮤니아:네, 고마워요.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했다. 나는 이제 최고로 행복할 5월의 신부가 될 것이고, 또... 머리를 크게 흔들며 주먹을 꽉 쥐었다. 괜히 약한 마음 들지 않기! 스스로 다짐하며 골라준 드레스에 눈길을 돌렸다. 필시 그쪽이 더 유익하고 도움이 될 것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애써 그것을 제 손으로 들어 몸 앞으로 대보았다.) 잘, 어울, 리나요?
버트 크린스:(드레스로 시선을 돌리자 그제야 조금 씁쓸한 웃음을 삼킨다. 드레스를 대보는 모습에 잘 어울린다고. 그 한마디를 내뱉는게 힘들었다. 잠시 조용히 볼을 긁적인다.) 음... 괜찮은데, 이걸로 입어보는게 어때요?
※:한참 둘이 웨딩 드레스를 고르고 있으면, 부티크의 전속 디자이너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5월의 신부에게는 순백의 웨딩 드레스가 가장 잘 어울려요. 신부를 행복하게 해 준다고 하거든요.’
※:마침 잘 고른 둘을 보고 하는 듯한 말입니다.
그녀는 디자이너의 말이 신경 쓰이는 듯 역시 순백의 웨딩 드레스가 결혼식엔 좋구나, 따윌 생각했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그녀는 당신의 부친보다는 분명 당신과 더 가까웠고, 당신과 더 어울리는데도 말입니다.
부티크의 그 누구도 당신과 그녀가 어머니와 자식 관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혼 부부라고 생각하겠죠.
※:디자이너의 말을 따라 몇 벌의 옷을 더 고르기를 몇 시간 후, 여러번 착용해보았지만 결국 말이 나온건...
당신이 처음 골라준 드레스였습니다.
이럴거면 괜히 빙빙 돌아왔나 싶지만요.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 식사를 할 점심이 되면, 그제서야 제 옷을 갈아입고 나온 그녀가 몸을 탈탈 털어냅니다.
단델 뮤니아:에쿠... (제 치마를 탁 털고 뻣뻣한 허리를 쭈욱 펴내) 벌써 시간도 이, 만큼 흘렀, 는데. 이 근, 처에 레스토랑이, 있, 어요. 일단... 밥을... 먹죠...! (주먹 꾸욱)
버트 크린스:(자신도 기지개를 켜낸다. 애써 외면하는 듯 괜찮은 척 하는 듯 입꼬리를 조금 올린다.) 아, 레스토랑이요? ...저희 둘이서요?
단델 뮤니아:...그럼요? (뭐, 뭐가 문제지. 식사 정도는 예비 가족끼리 할 수 있는거 아닌가? 괜히 또 실수했나 싶은 마음에 입만 찰싹 쳐) 부, 불, 불편 한, 한가요? 어, 그, 죄송합니다...?
버트 크린스:(아? 네 모습에 아니라는 듯 조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게 아니라. 아버지라도 오셨나 해서요. ...전 좋아요. 마침 배도 고프고요. 아직은... 뮤니아라고 계속 불러도 괜찮나요? (문득. 착잡한 마음을 가라앉히다 지나가듯이)
단델 뮤니아:아, 아아... 그렇구나. 오늘 일, 정은 맡겼, 다고 해서. (아무래도 바쁠테니... 조금 딴 생각을 하다가도 히, 웃어보인다.) 음, 뭐, 사실 저도 그 쪽이 더 익숙, 하니까요. 좋아요.
버트 크린스:(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말 걸 그랬나. 이미 늦은 후회를 삼키며 머리를 조금 쓸어넘긴다. 함께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깨닫는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아직 저는...) ...좋아요. 뮤니아, 안내해줄래요? 이 주변은 처음이라.
단델 뮤니아:네, 그럼요. 반대로 저는, 익숙, 하답니다!... (아무래도 자주, 혹은 여러번 방문하고 나가길 반복했으니 그럴 수 밖에. 뭔가 알려주는 입장이 되어 기쁜건지 뭔지, 저한테 맡기라는 냥 가슴을 통! 치고 몇 발자국 앞서 걸었다.) 음, 그래봤자 금, 방걸으면 나오지만요.
버트 크린스:(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약간 새어나온다. 오랜만이었다. 이런 만남도, 이런 상황도. 달라진 것이라면 우리의 관계 뿐일텐데. 그 하나가 너무 커서. 네 뒤를 따르는 발걸음이 무겁게 끌렸다.) 그나저나 꽤 깜짝 놀랐어요. 청첩장으로 알기 전에 미리 언질이라도 해주지 그랬어요. (...)
단델 뮤니아:아. 아무, 래도 좀, 그렇죠. (이건 나도 좀...) 저도 갑, 작스러, 운건 알아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날짜는 찾아오고 그만큼 바쁘고 그런 틈이 없어서 그랬던거라고 한다면 핑계였지만 사실이기도 하니까. 멋쩍은지 괜스레 머리카락을 꼬아내며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 그래도, 응, 그래도 하고 싶어서.
버트 크린스:연락도 안받아서, 다시는 절 안보려는 줄 알았어요. (그런 것 치고 가족이 되어버렸지만)(...) 어디서 처음 만났나요? 아버지도 언질이 없고. 제가 얼마나... (... 잠시 말문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는게 낯설었다. 그 대상이 자신의 부친이라는 것도.) ...당신이 행복하다면 된거겠죠. 어머니라 부르는 게 한 동안은 힘들 것 같은데 이해해 줄 수 있나요?
단델 뮤니아:아? 아아, 네, 물, 물론이죠. (그 정도야 어디 뭐 어려운 일이라고. 애초에 그럴법 하다는 것을 자신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무안했던가, 아니면 미안했던가. 괜히 발걸음이 빨라지고 네 손이 아닌 옷을 잡아 무안하도록 잡아 당겼다.) 빠, 빨리, 가요. 원래 밥은 자, 잘 챙겨야 하니, 하니까...
버트 크린스:(옷을 잡아당기는 모양새에 겨우 발걸음을 서두른다. 질질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가 꽤나 우스웠겠지만... 오늘 내내 이런 기분을 느낀다. 이럴거면, 꼭 저를 불러야만 했나요? 당신도, 나의 부친도 제게 너무하다고. 약간의 투정을 삼킨다.) ...네, 알겠어요. 어서 가요. 배가 등에 붙겠어요.
※:당신보다 한참 작은 그녀가 낑낄거리며 겨우 도착한 곳은 적당한 레스토랑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까운 곳이지만...
가까운건 여기인듯 합니다.
뭐라고 할 틈도 없이 그녀가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고, 안은 한산합니다.
적당히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금새 추욱 처집니다.
단델 뮤니아:으, 으으... (뒤늦게 무진장 피곤해져서 바르르 떨어) 갑자기, 갑자기 막... 몸에 힘, 힘이 빠지는거 있죠... 긴장, 긴장인가, 그런건가...
버트 크린스:(바르르 떠는 모습에 당황한 듯 네 어깨를 잡아 편히 기대도록 세워준다. 아까까지는 괜찮아보였는데...) 너무 무리한 건 아니에요? 요새 결혼준비하느라 바빴다던지... 긴장... 드레스 고르느라 그런거에요?
단델 뮤니아:으응, 뭐... 막상 편하게 앉, 아서 그럴지도요... (아니 근데 이렇게 그, 막, 기대도 되나? 가만히 기댔다가도 연신 의문만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메뉴판이나 활짝! 열어 제끼고) 긴장이니, 드레, 스니... 어느 쪽도 그, 렇죠. 신부는, 바쁘네요.
버트 크린스:건강 챙겨야죠. 결혼도 결혼이지만, 몸 버리면 아무 소용 없잖아요. (잠시 손을 머뭇거린다. 살짝 머리를 쓸어주려 올라왔던 그 손은 곧 닿지 못하고 내려간다.) 걱정되네요. ...친구로서요. (열리는 메뉴판을 흘끔 바라본다) 먹고 싶은걸로 시켜요. 전 편식 잘 안해요. (싫어하는 음식이라면 있지만... 무엇을 시켜도 잘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말을 덧붙인다)
단델 뮤니아:(맞는 말이라 입만 딱 다물었다. 반박할 마음도 없지만 정말 딱 그랬으니 한숨만 안으로 삼키고 만다. 속으로 앓듯이 조금 끄응거렸다가 지나가는 점원을 불렀다가 짧게 속닥거리고 보내버려) ...그, 그래도 잘 먹는게 좋, 좋아요. 응... 일단 대충 시켰는, 는데, 네...
버트 크린스:(가만히 앉아서는 조금 웃음을 지어낸다. 뭐, 당신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그렇다지만. 명분은 있지 않나? 당장에서는 이 감정이 헷갈린다. 가족이 될 사람에 대한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것인지, 나의 친구에 대한 것인지.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럴게요. 그러고보니... 뮤니아도 많이는 못 먹잖아요.(조금 고개를 기울인다. 내가 아는 너임을 확인하듯이 말을 꺼냈다.)
단델 뮤니아:그건... 그렇, 죠? 그치만 그렇, 다고 배가 고프지 않는건 또 아니, 니까요. (그래서 적당히 시켰다는 말은 또 삼켰다. 굳이 꺼내야 할 이야기도 아닐거 같았고 무엇보다 별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무안한지 자세를 고쳐잡고 마냥 나올 음식이나 기다리는듯 탁자 위로 손가락만 톡톡톡 두드렸다.)
버트 크린스:그럼요, 알고 있어요. 그래도 오늘은... 적당히 기운 차릴만큼은 먹어두고요?(어쩐지 불편해보이는 자세에 미소를 지어낸다. 자신이 불편하게 했다는 걸 그제야 깨닫는다. 아, 무언가 숨긴다는거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구나. 잠시 목 언저리를 만지작거린다.)
단델 뮤니아:(자신은 네가 불편해 할까봐 애써 고쳐잡은 일이었지만 그게 또 다르게 닿았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그저 자신이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았을까 급급해 눈치를 볼 뿐, 그 이상을 살피기엔 스스로도 이 상황이 미묘하고 괜스레 어색했다. 뒷꿈치를 주물거렸고 침묵만 흘렀다가 오랜만인거 같은 한마디만 뱉었다.) ...버트도요.
버트 크린스:(침묵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너와 함께한 그 어떤 순간보다도 오늘 이 날이 견디기 힘든 날이었다고 단언한다. 입술을 조금 오물거린다. 이렇게 먹었다가는 꼭 체할 것 같다고, 그런 생각을 조금 삼켰다.) ...5월의 신부. 잘 어울려요, 뮤니아. 그 말대로 행복하면 좋겠어요. ...저희 아버지를 많이 사랑해요?(지금이 아니면, 묻지 못할 것 같아서, 덤덤한 미소를 띈 채 툭 던진다. 애써 이 무거운 공기를 외면하듯이)
단델 뮤니아:...네. (원래 분위기라는게 이런 식으로 휙휙 바뀌는 것이었나. 새삼 체험하니 두번은 더 못할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대답은 생각만큼이나 간결하거나 담백했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나는 차마 네 눈을 보지 못했다, 참 이상하게도.)
버트 크린스:(짧게 내뱉는 대답에 도리어 덤덤히 앉아있었다. 알고 있던 일이니까. 그저 확인받았을 뿐이다. 이제는 이 미련하고 질척거리는 감정을 정리하면 될 일인데. 이렇게 까지 어려운 일이었나. 애석하게도 목구멍에서는 바른 아들로서, 바른 친구로서의 대답이 튀어나온다면. 그것은 정말 내 진심이라 말할 수 있는가?) ...다행이에요.
※:숨막히는 사이를 도와주듯 직원은 음식을 들고 셋팅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녀가 주문한 음식이 대부분 육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레어 굽기의 스테이크가 메인 코스입니다.
원래 그녀가 이런 음식을 좋아했던가요?
식사 도중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면 입가에 핏물이 베여 있습니다.
그녀의 붉은 혀가 그 핏물을 핥는 장면이 아주 느리고, 선정적인 동시에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래... 식성이 바뀌었나?...)
※:이성 감소 없습니다.
버트 크린스:...(멍하니 음식을 먹는 걸 바라본다. 원래...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별다른 말도 하지 못하고, 어쩐지 식욕도 전혀 들지 않아서 잠시 침묵을 지켰다)
...뮤니아?
※:(어. 가만히 한 입 물었다가 입 안에 있는걸 보일 순 없고 예의도 아니니 일단 열심히 우물거렸다가 꿀꺽 삼켜) ...네?
단델 뮤니아:(어. 가만히 한 입 물었다가 입 안에 있는걸 보일 순 없고 예의도 아니니 일단 열심히 우물거렸다가 꿀꺽 삼켜) ...네?
버트 크린스:...원래 고기를 좋아했던가요? (핏물이 어렸던 그 얼굴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그런걸 들키지 않으려는 듯 얼굴에 의문만을 띄운다)
단델 뮤니아:...그, 그런데요... (순간 감추지 못한 탓에 허둥지둥거렸다가 급하게 휴지로 입을 틀어막듯 닦아내고) 원래 그, 그랬어요, 네.
버트 크린스:...(원래? 어딘가 이질감을 느낀다. 어쩌면 그럴 수 있는거지만... 그냥 조금...)(심리학 판정하게 해주세요...)(ㅠㅠ)
※:오.. 한 번 해봅시다~
버트 크린스: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저 완전 의심했는데 그냥 바보였네요)
※:그러게요~ 너무 예민한거 아닐까요?
버트 크린스:(정말?ㅜ)
※:당황하긴 했지만 말에 거짓말은 없어보입니다!
버트 크린스:(멍...)(그런가... 그래도 뮤니아가 사준 음식이니까... 불안하고, 끈적이는 기분을 지워내고 나온 음식을 먹습니다)
※:유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둘은 결국 식사를 마치긴 했습니다.
그런 사소한 문제보단 곧 있을 일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D-DAY
※:드디어 결혼식 당일입니다.
당신은 부친과 새어머니가 될 그녀의 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또는 마지 못해서 예식장에 이르게 발을 들입니다.
버트 크린스:(문고리를 힘껏 돌려보고 열리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갈 수 있을까요...)
※:부순다면 근력 판정입니다.
버트 크린스:(다급함에 있는 힘껏 문고리를 잡아 돌립니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여튼 엄청 쎄게 돌림 ㅠ)
※:신랑 대기실로 들어가자, 당신은 오늘의 신랑인 부친이 그녀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고 있는 장면을 목도합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버트 크린스: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녀의 입에 피가 묻어 있고 부친의 목과 손에 끔찍해 보이는 잇자국이 나 있음을 발견하고,
부친이 소리 칩니다.
‘이 괴물!’
※:재혼 상대이자 새신부에게 하기에는 너무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목이 졸려 컥컥거리며 숨이 멎어가는 와중에도,
그녀의 시선은 부친을 지나 당신에게 닿습니다.
아, 5월의 신부는 영원히 행복할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녀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또는 입모양으로 말합니다.
‘사, 살려, 줘.’
버트 크린스:(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부친을 떼어냅니다.) 뭐, 뭐하시는거에요. 지금.
※:부친은 겁에 질려 정상적인 의사소통 시도가 불가능해 보입니다.
버트 크린스:(힘으로 목을 잡고 있는 손 부터 떼어냅니다) 정신차리세요, 네?
※:떼어 낸다면 근력 판정을 진행합니다.
버트 크린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부친은 뒤로 넘어가면서 바닥에 크게 머리를 부딪힙니다.
눈은 여전히 뜬 채로, 몸이 부들부들 떨리다가 뚝 멈춥니다.
분명 죽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삼거리에서 아버지 라이오스 왕을 무심코 죽여버린 오이디푸스처럼, 당신도 아버지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비명 소리가 들리기 전 이 신랑 대기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죠.
머리는 잘리고 몸은 조금 뜯어 먹힌 예식장 직원에게 일어난 일처럼, 부친에게도 무언가 큰 문제가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당장 말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분명 결혼식 날 죽는 신부가 되겠지요.
오이디푸스가 태어났을 때, 눈 먼 예언자는 언젠가 그가 아버지를 죽이고 제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 아직 정식으로 호적에 오르지도 못한 어머니를 위해서 자신을 낳고 길러준 진짜 아버지에게 패륜을 저지르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그녀가 말합니다.
미안해요.
네가 먹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서...
※:당신 먹을 수는 없으니까, 당신을 닮은 거라도 먹고 싶었어.
미안,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
이성 판정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합니다.
※:죽은 아버지로부터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녀의 입가에 잔뜩 묻은 피가 보입니다.
그리고 붉게 물든 웨딩 드레스도요.
일말의 소란이 지나고 나면 직원이 경찰에게 신고를 했는지,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그녀와 당신은 이제 둘 다 살인자입니다.
이대로 잡힌다면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 되거나, 운이 나쁘다면 더한 처벌도 받게 될 것입니다.
다시 그녀가 말합니다.
' 같이, 도망치자. '
버트 크린스:......그런다고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잔뜩 얼굴이 일그러진다. 드디어 상황을 파악한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고의는 아니었다지만, 살인을 했는가? 손이 떨린다. 네게 묻은 피가 더 붉게, 자꾸만 붉고 선명하게 눈에 담긴다.)
신성한 종교의 터전이라고 하기에 주변은 으스스하기 짝이 없고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귓가를 계속해서 때리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조금 멎었다는 사실일까요?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기도실과 예배당이 보입니다.
버트 크린스:(그제야 조금 안심한 듯 숨을 내쉰다. 의자에 뮤니아가 앉도록 내려주고는...잠시 멍하니... 그 얼굴을 바라보다, 머리를 쓸어주었다.) ...지나갔나봐요.
단델 뮤니아:(코만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다가 빨갛게 물든 제 드레스만 쥐었다. 아, 이거 골라준건데. 내가,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거기까지 생각하니 울컥 치밀어 올라와 쓸어준 머리를 마냥 아래로 떨궜다. 뭐라고 말해, 내가 여기서 뭐라고 말해.)
버트 크린스:...(잠시 아무말 없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었다. 네게도 진정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 작은 몸으로 너라고 쉬웠을까. 막연한 생각이었다. 이상하게 네 일이 관여되면 나는 많은 것을 외면한다.) ...괜찮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어요? ......걱정말아요, 여기까지 함께 왔는걸요. (조금 씁쓸한 웃음을 삼킨다. 피에 묻혀 단편적으로 흩어졌던 네 말들을 애써 붙잡아 떠올린다.)
단델 뮤니아:(그렇게 말해줘봤자 자신이 뭐라 말할까. 사실 할 말이야 많겠지만 지금, 여기서, 그것도 이 타이밍에 어떤 식으로 말해야 정답에 가까운걸까. 그저 들키고 싶지 않았던걸 들킨 두려움과 무서움이 없는 이성을 더 깍아내렸으니까. 마냥 입만 뻐끔거렸다. 곧 스스로에 대해 실없는 웃음이 튀어나와 으스스했지만.) ...사랑, 한다는건 정말 이상, 해요...
버트 크린스:(실없이 새어나오는 웃음이 불안정하다고 느낀다. 마음같아서는 진정하라 품을 도닥여주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역시 신경쓰이는 건...) 절... 사랑하나요? 뮤니아. 들려줘요. ...나무라지 않아요, 당신을 미워하지도 피하지도 않아요. 제게서 식욕을 느낀건가요. (도리어 믿지 못할 일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의 일이 차분하게 정리되었다. 조금 상관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그걸로 한주간 줄곧 날 괴롭히던 그 감각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단델 뮤니아:...나는, 나는, 저는 항상, 먹고 싶, 싶었어요. 버트가... (사랑한다느니 그런 말보다도 우스꽝스럽거나 엇나간 말이 나왔지만 대충 비슷한 대답을 됐을 터였다. 그러나 사람이 한마디를 터 놓으면 그 뒤는 쉽다고, 이제껏 하지 못한 것들이 후두둑 쏟아져 나왔다.) 근데, 그러면, 우리, 우린 마지막이잖아요, 그건 싫, 싫잖아... 닮은 사람이라도, 먹, 먹고 싶어서, 그래서, 어... (제대로 미친소리였다. 정상적인 사고가 될 수 없는 발언들 틈에 차마 나를 이해하지? 같은 말따위 어떻게 뱉을 수 있겠어. 5월의 신부따위 알게 뭐야.)
버트 크린스:...(실로 듣는 소리는 예상했던 것이었음에도, 쉬이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네게 어렴풋이 무슨 일이 생겼음을 깨닫는다. 네게 변화가 있었음에도, 눈치채지 못한 자신을 탓한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던가. 오랜 침묵끝에 겨우 목소리를 뱉어낸다.) ...말하지 그랬어요. ... 괜찮아요. 괜찮을거에요. (입술을 조금 깨물었다. 당장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의 해결이라는 걸 알았다. 적어도 그 정도의 이성은 남아있었다고.) ...뮤니아. 저도 당신과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 ...이런 모습이 되어서라도. 견딜 수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줄래요? 내부를 조금 살펴보고 올게요.
단델 뮤니아:(지독하게 상냥한 사람이다. 분명 알고 있었고 그걸 이 지경으로 끌어내린건 다름 아닌 나였단걸 자신이 제일 잘 알았다. 차라리 내가 좀 더 죄책감이 없거나, 덜 이기적이거나, 혹은 더 자기 중심적이었다면 더 나은 결말도 나왔을지, 그 누가 알겠는가. 이 상황 마저 해결하려고 하는 너를 나는 막을 수 없을 것이고 멍하니, 조금 넋을 놓은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봤자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겠지만.)
버트 크린스:(조금 진정한 듯 숨을 내뱉는다.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관 없었다. 이제는 어찌되어도 좋았다. 이미 내 손으로 저지른 일이었으니, 그것이 네 탓이라고 할 수 없었다.) (기도실로 가봅니다...)
※:신도들이 기도를 드리는 기도실 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이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누군가 기도를 하다 놓고 간 듯한 성경책이 보입니다.
버트 크린스:(성경책을 들어 빠르게 넘겨봅니다)
※:[성경책]을 살펴보면, 안에 끼워져 있던 작은 메모장이 떨어집니다.
버트 크린스:(메모장을 살펴봅니다...)
『그 삿된 것은 지하로부터 기어올라 와, 인간의 아이를 제 아이와 바꿔치기 하였다.』
『그것은 인간의 아이에게 고기를 주어 돌보았다.』
『인간의 아이는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인간들에게 섞여 들었으나,』
『한 번 바꿔치기 당한 자의 피가 흐르는 그 후손들은』
※:까지만 적혀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메모장을 주머니에 넣고는 예배당으로 향합니다)
※:예배당으로 발길을 돌릴 때, 그녀가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눈이 조금 풀려있는 것이 마치...
근력 판정으로 대항합니다.
버트 크린스:뮤니아... 우리는 아직...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힘이 많이 부족한 그녀라 다행인듯 합니다.
식인 충동을 못이겨 달려든 그녀를 막는 건 쉬웠지만...
마음은 다른 문제겠네요.
...예배를 보는 [예배당]입니다.
벽면에 [명화]가 걸려 있고 교단 앞쪽에는 [헌금함]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조금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언제부터? 지금도 여전히? 그럼 우리는...)(애써 불안한 기분들을 지워낸다.)(명화를 살펴봅니다...)
※:명화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명한 역작 <최후의 만찬>의 모조품입니다.
문득 뒤에서 겨우겨우 따라오던 그녀가 말문을 띄울 것도 같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방금 했던 것과 미슷한 모양입니다.
사랑한다느니, 그래서 먹고 싶다느니, 그런 미친 이야기들.
버트 크린스:(...시선을 돌리며 현금함을 확인합니다.)
※:헌금함에는 꽤 많은 양의 돈이 들어 있습니다.
이 돈을 챙긴다면 불경하기는 하지만 한동안의 도피 생활과 잠적은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버트 크린스:(헌금함을 잠시 묵묵히 바라보다가...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뮤니아, 어떻게 하고 싶어요? 당신은...
단델 뮤니아:... 모르겠, 겠어요. (사람을 여럿 죽였는데 이제와서 믿지도 않는 종교에 담긴 돈을 뺐자니 어찌되든 좋다는 생각도, 들고.) 하, 하고 싶은대로 하, 세요.
버트 크린스:...그것도 그거지만... 제가 묻고 싶은건요.(잠시 숨을 들이마쉰다.) 저랑 계속 함께있을 수 있나요? 우리는... 괜찮을까요. (막연한 불안함을 내비친다. 네 식욕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무사히 도망친다고 한들, 행복할 수 있을까.) ...차라리 당신이 5월의 신부가 됐다면, 그랬다면... 나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그 옆에 제가 있기를 바랐어요. 제 욕심이 일을 그르친걸지도 몰라요. ...잠시나마 기뻤으니까요.
※:우연인지, 실수인지, 무엇인지, 삐걱거리며 떨어진 헌금함에서 돈 대신 잘못 들어가 버린 것인지 [뜯긴 메모]가 흐릅니다.
그 [뜯긴 메모]에는 얼핏 그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먹고 싶어하는 건, 후손이 여전히 삿된 것이라는 증거이다.』
※:그녀는 여전히 피 묻은 웨딩 드레스 차림입니다.
그녀가 말합니다.
단델 뮤니아:5월의... 신부가 되고 싶어요. 사실은 당신 아버지가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 드레스를 골라 준 것도 버트잖아요... 난, 난 그냥, 너랑 결혼하고 싶어....
버트 크린스:...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어쩌면 저는 줄곧... 그걸 바라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막연히 괜찮을것이라 불안한 마음을 지워낸다. 설령 이 쪽지가 맞는말이더라도, 당신이 어떤 존재이더라도. 내가 아는 당신임은. 변하지 않는 일이니. 그렇다면 잘못한 건 당신을 사랑하게 된 내 스스로가 아닐까.) ...할까요. 결혼하고, 도망가요. 우리의 끝이 어찌 마무리되어도, 5월의 신부인 당신은 행복할 것이고. 저 역시... 그럴거에요.
단델 뮤니아:(아, 내가 잘못한거다. 내 존재 자체가 이 상황을 끌었고 내가 널 사랑한게 잘못이다. 그럼에도 너를 끊지 못한건 역시나 나약한 자신이었고 결국 끝을 달리는 상황을 대면하지 않았는가. 잊을만 할 때면 자기 혐오가 꾸역꾸역 올라와 목구멍이 막힌다. 정상이 아닌 것을 그저 합리화 하며 울컥 눈물을 쏟았다. 그런 와중에도 좋고, 좋아서, 얼굴이 구겨진채 웃음이 흘러나왔다. 미칠거라면 단단히 미치는 것이 좋을테니.) 저... 행복하게 해, 해줄건가요? 그럼, 좋아.
버트 크린스:...당연해요. 저 역시 당신을 사랑하는걸요. (네 잘못이 아니라 말해주고 싶었다.잠시 벌어졌던 거리를 줄이듯 네게로 천천히 다가선다. 지쳐있음에도, 이런 상황임에도 내딛는 발걸음은 최근의 어느 순간보다 가벼웠다. 손을 조심스레 잡아 올린다. 네 손등에 짧게 입술을 눌렀다 놓아주고, 잔뜩 구겨진채 웃고있는 입가를 그 손으로 어루만진다.) ...뮤니아, 전. 당신을 만나서 행복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그럴거에요. 그 끝에 머물러 당신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끝맺음 짓는다하더라도. 저는...
단델 뮤니아:(뭐가 그리도 벅찼던지 연신 입만 뻐끔거리는게 전부였다. 그 흔한 기쁘다는 말은 커녕 순수하게 네, 라는 대답도 하지 못했고 가만히 네 손 위로 얼굴을 꾹 눌렀다. 참고 참은 눈망울이 굵게 방울을 만들어 떨어질 때 쯤이면 지나간 자리가 싸늘했다. 이렇게 유유부단한 저라도 너라는 사람을 꼭, 어떻게든 옆에 두고 싶어서 이제껏 발악한 것이 아닌가. 가볍게 눈꺼풀을 내리고 뜨면 여전히 네가 보여 이상한 고양감과 안도가 스쳤다.) 그 끝에, 내가 되, 도록, 노력, 할게요. 나 사실, 사실은 버트한테 사랑받고 싶, 었어. (오랜 꿈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때 드레스를 보며 하는 말 전부, 감히 너를 대입해서 꺼낸 말들이었으니 이제와서 숨길거리도 없었다. 이 미쳐돌아가는 상황에서 정상이 하나 있다면 오히려 그게 비정상이라 할테니까. 자, 이제 맹세해주길 바란다.)
버트 크린스:(손에 기대어오는 온기가, 그 익숙하고 작은 무게가 감히 반가웠노라고. 지금이 행복하다고 느낄정도로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 네 사랑이 향하는 곳이 나이기만 한다면. 나는 어제나 만족할 것이다. 네 얼굴을 눈에 담았다. 피로 번져 온전히 하얀 드레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웨딩드레스를 골라주던 그 순간 상상했던 것 처럼 우리는 함께하고 있다. 그거면. 그거 하나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당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일생을 같이하겠습니다. (상상해본 적도 없는 풍경이었다. 너와 함께 도망칠거라고도, 너와 함께 결혼을 하게 되리란 것도. 무엇하나 예상하지 못했음에도 나는 받아들인다. 그것을 기꺼이 행복하게 받아들인다.)
단델 뮤니아:(마음만 먹으면, 이런 급한 상황이라면, 단 번에 말이 나올 줄 알았던건 그저 자신만의 착각이었다. 슬프든 기쁘든 또는 벅차든 눈물부터 앞서 나와 자신을 방해하는건 똑같았고 뭐가 그리도 기쁜지 얼굴은 그것을 감추지 못했다. 기분나쁘고 음침하게 이런 상상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었기에 말못할 벅차오름이 숨을 막히게 했고 빨갛고 하얀 드레스가 흩날렸다. 나는, 그저 네가 한 말을 따라 읊었을 뿐이다. 아, 그렇고 말고. 그 뿐이노라.) 기쁠 때나, 슬, 슬플 때나, 당신을 사랑, 사랑, 하고 존, 중하며, 일생을 같이... (한마디만 더하면 둘만의 약식, 그리고 결혼식이 끝난다. 그저 자기 만족들만 가득한 뭔가의 식이 마무리 된다. 감히 말하건데, 일생을 살아오며 가장 기쁘고 환히 웃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하겠습니다.
버트 크린스:(그 목소리가, 어느 때 보다 밝고, 확실하게 귓가에 들렸다. 나의 사랑. 나의 행복. 그저 가족이 아닌 하나의 부부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럴듯한 하객도, 음식도 없었지만, 반지조차 끼워주지 못했지만. 네 얼굴을 바라보는 내가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기에 편안하게, 환한 웃음을 지어낸다. 누가 이 이야기를 보고 비극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이토록. 이렇게.) ...고마워요, 사랑해요. 당신이 있어 저는 무엇이든 받아들일 것이며, 견뎌낼 수 있어요. (네게 손을 내밀었다. 무엇이든 하겠다 결심한다. 이미 깨끗한 척 하기엔 늦어버린 손이었다. 그 의도가 어쨌든 나는 살인을 저질렀으며, 그 이유도, 그걸 견디는 것도, 당신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렇기에 놓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평생 함께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