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추궁, 분노, 모든 방법을 동원해봤지만 무슨 수를 써도 그는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그런 상태가 된지 며칠째. 어느 날 아침,
그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있잖아요, 버트씨. 나 지금 죽어가고 있어요… …. ”
뜻을 알 수 없는 말이 서늘하게 가슴에 저며듭니다.
죽어간다니, 잠시만… … .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그의 장난이 심한 것 같습니다.
버트 크린스:...뮤니아, 그게 무슨 소리에요. 나와서 이야기해요. 많이 안좋아요? 뮤니아...(며칠째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들긴다. 하염없이 열릴거라 붙잡아도 그 기대는 사그라들어 의무적으로 문 앞에 버텨선지 오래였다.) ...혼자 틀어박힌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요...
죽어가고 있다니.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라도 한 걸까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덜컥 내려앉는 가슴이 당신의 이성을 뒤흔듭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그러나 그 말 이후,
그는 방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가느다란 목소리를 낼 뿐.
몇 일동안 방문을 갑자기 걸어잠궈 자기한테 무슨 화가 날 일이 있나,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유는 떠오르지 않고 갑자기 죽어간다니.
죽어가고 있다니.
무슨 방법이든 문을 억지로 열어도 되며, 혹은 이 상태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당장은 포기한 듯 문에 기대어 주저 앉는다. 이제와서 무력을 쓴다고 해도, 나아지는게 없을 것 같았다.) ...몸은 괜찮아요? ...좋아요, 이야기해요. (질나쁜 농담이라면 차라리 좋을텐데. 네가 그런 적이 있던가. 자꾸만 불안해 애꿏은 바닥만 두들긴다.)
단델 뮤니아:...네. (차마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건 왜였나. 사실 너무, 너무 막막한데. 사실은 이런 말도 하기 싫었는데 제 상태에 머리가 제정신이 아닌것 같았다. 고작 네, 한마디 이후로는 다시 침묵을 유지하다가 겨우 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괜찮은, 지는. 모르, 겠어요.
버트 크린스:...나와주면 안돼요? (기대었던 몸을 돌려 문을 붙잡는다. 문고리를 돌릴 용기마저 없었음에도 막연히 그래야 한다는 감각만 남아, 차갑기만 한 그것을 붙잡는다.) ...어디가 안좋은거에요. 죽어간다는 건... 농담이죠? 뮤니아...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어요. 괜찮아요, 함께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잖아요. 네? (그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내게 상태를 보일 수는 있는 것 아닌가. 가늘게 이어지는 목소리만으로는 불안한 마음만 더 커질 뿐이라 애타는 목소리로 내뱉는다.)
단델 뮤니아:...네. (이것도 네. 아니 사실은 그러지 못한다는 말에 가깝나. 하지만 뒷말 역시 이어지지 않았다. 아, 그나마 붙어있는 이성도 날아갈듯 했다.) 말, 말 그대로... 죽어, 가고 있, 어요. 갑자, 기 막, 이렇게 이야기해서 미안, 해요. 그동안 제대, 로 말할, 말해버릴, 자신이 없,어서. (야속하구나. 너에게 만큼은 이기적인 자신을 죽여보려고 했는데 천성이 그런 것이지. 이 빌어먹을 가족의 핏줄을 속일 수 없는거야. 역시나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떨렸다.)
버트 크린스:...(짧게, 그리고 적어도 자신에게는 단호하게 와닿는 그 목소리에 잠시 침묵을 유지한다. 그것 말고 다른 선택지를 스스로는 찾을 수 없었다.) ...기다릴게요. 그러니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나무라지 않을게요. 걱정되서 그래요. ...무슨 일이 있던거에요? ...왜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거에요? (떨려오는 목소리에 당신도 결코 편치 않다는 걸 눈치챈다. 당신의 불안마저 심화시키고 싶지 않아 가라앉힌 목소리를 겨우 뱉어낸다. 차라리 얼굴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던가.)
단델 뮤니아:(미칠거 같다. 이런 와중에도 너는 화 한 번 내지 않고 나를 배려해주는 저 목소리가 정말 자신을 미치게 만드는거 같았다.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져 흘려보내면 그 뒤로 천천히 숨을 쉬었다. 그래, 일단은 네 대답에 대답부터 해보자. 차근차근, 하나씩.) ...좋지, 않은 꼴을 보이,면서 죽어가는 병,이라서. (나는 네게 죽어서도 아름다운 보석같이 보이고 싶었으니까. 흉한 이딴 꼴을 감히 보여주기 싫었다. 그래서 나가지 못했어.)
무슨 일인지 나도. 나도, 나도 모르겠어. 병원, 에서도 알 도, 리가 없대요. 미안,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감히 용서해달라고 빌었나?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나? 아까했었어야지. 지금와서 매달리듯 사과를 하면 뭐가 달라진다고. 네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대충 알았으면서. 여전히 숨이 찼다.)
버트 크린스:(문 너머에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자신은 알 수 없었다. 그저 들려오는 목소리가 젖어있어 한결같은 걱정을 삼키고, 흐리게 떨려와 여전히 힘조차 주지 못하는 손으로 문고리를 붙잡는다.) ...뮤니아... 당신이 보고 싶어요. 제가 아는 모습과 다르다 해도 괜찮아요.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적어도 자신에게는 그러했다. 그러니 네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기적인 답변이었던가. 그걸 눈치채지못하고 늘어놓는다.)
...왜 사과하는건가요? 당신이 원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잖아요. ..제게 이기적으로 굴어도, 도움을 요청해도, 화를내도 좋아요. 그러니 사과하지 말아요...제발...(미안하다는 그 말에서 도리어 나는 무력함을 느낀다. 틀어박힌 당신에게 무엇하나 하지 못한 건 자신인데, 어째서 감히 그런 사과를 들을 수 있는지. 복잡한 감정을 꾹 내리담듯, 입술을 짓누른다.)
단델 뮤니아:(네게 하지 않고 넘긴 대답이 있었다. 그래도 자기한테는 말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건 순전히 제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닌걸 알면서도 네 앞에서 무너져가는 자신이 한탄스럽고 두려워서, 혹은 자기도 모르게 죽기 싫다고 매달릴까봐, 네 맘을 찢어놓을까봐, 날 떠날까봐. 일어나지도 않는 일과 네 행동을 어림짐작했다. 기어이 문고리가 덜컥거리는 소리가 나면 아, 그래. 이야기는 이쯤하면 되나, 싶었다. 사실은 이렇게 있어야했지만 그래도 결국은 네가 보고싶은 내가 있는데 어쩌겠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너져내리고 매달리는 나인데 어쩌겠어. 떨리는 한숨을 쉬면 이가 딱딱 부딪혔다.) ...저, 지금 문을 못, 여는 상태라, 부수거나 해도 좋, 아요. (웃기지. 우리 둘의 집인데 내가 먼저 걸어잠그고 부수라니. 지독한 겨울이다.)
:길고 짧은 대화가 얼추 마무리 되면 그는 자신이 방문을 열 수 없는 상태이니 걸어 잠군 문을 부수어도 괜찮다는 말을 합니다.
`부수거나 혹은 열쇠로 열 수``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열쇠...가... 어디있는지 제가 알고 있나요?)(암... 띵킹...)
지능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생각이라는 걸 포기한 듯)
:음. 생각나지 않네요.
버트 크린스:(...이런 상황이니까... 마음도 급하고...걱정되고...) ...뮤니아 문에서 떨어져있어요...( 조금 사그라드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고는... 문을 부숴봅니다...)
근력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저 오늘 날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아픈건 아닌가요?)
:하마터면 본인 손이 날아갈 뻔 했습니다.
버트 크린스:(아 아니 힘들어서그래요)(들어감)
:괜찮습니다. 그럴수도 있죠.
버트 크린스:...(가오가 있지. 아픈 손 부여잡고 한 번만 더 ... 해봅니다)
근력 강행합니다.
버트 크린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맘이 급하긴 급했나 봅니다.
버트 크린스:(급함..........)(뮤니아..............)
:급하게 문고리를 부수고 그의 방에 들어서면, 당신은 침대에 무력하게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 눈에 봐도 창백하고, 며칠 먹지 못한 듯 야위어 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는 그런 당신을 보고 힘없이 웃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웠던 걸까요. 눈물 자국은 있지만.
그는 자신이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태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몰랐다니.
:...그러고보니 냉장고에 남은 스프가 있긴 했는데. 일단 뭐라도 먹여야겠습니다. 이제껏 방에 틀어박혔으니까요.
버트 크린스:...(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한다. 누가봐도 야위어 그 작은 체구가 더 작게 담긴다. 애써 표정을 숨기려 해도 걱정은 숨겨지지 않았으며, 그럼에도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선다.) ...뭐라도 먹는게 좋겠어요. (조심스레 상태를 살펴봅니다... 이마에 손도 올려보려는 듯 떨리는 손을 들어올립니다....)
:이마에 손을 올리면 차갑진 않지만 어쩐지 한기가 도는 기분이 듭니다.
버트 크린스:...(일반적인 병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라 하니... 이불을 잘 덮어줍니다...) ...스프라도 가져올게요. 기다려줄래요? (덩달아 조급해지는 마음이라, 서둘러 몸을 돌립니다...)
:목까지 덮혀있던 이불을 좀 더 여미면 그는 작게 끄덕거립니다.
확실히 작은 몸이 더 야위긴 했네요.
버트 크린스:...(온갖 무거운 걱정들을 삼키고 부엌으로 향합니다... 제대로 챙겨주고 싶지만... 일단은 급하니까... 이제와서야 챙기는게 한스러워 드물게 한숨을 뱉으며)
:방을 나오면 당신이 아는 우리의 집입니다.
다만 조금 추운거 같기도 하네요. 겨울이니까요.
부엌엔 열기가 식어있고 전부 그대로 입니다.
버트 크린스:...(원래 이 정도였나? 계절이 계절이니... 난방을 더 올려야겠다 생각하며, 스프를 데웁니다...)
:뭘로 데우고 있죠? 전자레인지인가?
버트 크린스:(냉장고에 있던거니... 네... 접시에 옮겨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립니다.)
:전자레인지에 돌릴 땐 내열성 용기 및 접시를 이용해주세요.(thank)
버트 크린스:(넹. Thank you! 모두 환경호르몬을 조심합시다. )
:스프를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나면 곧 띵,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버트 크린스:(스프를 쟁반에 올리고, 수저와 미지근한 물을 챙겨 돌아갑니다.)
:스프와 물을 챙겨 방으로 돌아가면 그는 여전히 파리한 안색으로 누워있습니다.
한 번도 움직이지 않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버트 크린스:(가까이 다가가, 침대 근처에 쟁반을 올려두고...) ...뮤니아, 앉을 수 있겠어요? 뭐라도 먹어야죠. (다시 한 번 상태를 살펴봅니다... 한줌이지만 의료판정이 가능할까요?... 슬프다...)
버트 크린스:...(뭐라 말할수도 없어 창백한 낯으로 내려본다. 당신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가. 어째서 더 빨리... 이렇게 될 때 까지... 무거운 마음에 원망까지 들 것 같아 차라리 네가 먼저 뭐라 전하기를 기다리듯 한참을 아무말 없이 침묵한다.) ...언제부터...
단델 뮤니아:... (언제부터였지. 언제부터였더라. 한기가 도는 주변에 까마득 잊고 있었는데. 그나마 네 얼굴을 봐서 기분이 좋아졌다가 다시 처참히 떨어졌다. 제 기분이 제 것이 아닌거 같았고 어떤 식으로든 깍여가고 있는 것 같았다. 배가 시려웠다.)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쯤부, 터.
버트 크린스:......왜 말하지 않았어요. (자신의 감정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꽤 오래전부터 배워왔던 것들을 상기하며, 당장이라도 흐려질 것 같은 눈물을 참아낸다. 입술을 꾹 내리눌러도, 일그러지는 얼굴마저 어쩔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니 물어오는 것은 고작 이런 것이다. 그간 혼자 견뎌냈을 네게 미안해 어쩔 줄 몰라 그저 확인하는 것.)
단델 뮤니아:아니, 그냥... (살고 싶었어요. 내가 그 기간을 견디며 어떻게 너와 이렇게 만났는데 갑자기 죽을거 같은 병에 걸려서 이러고 있을 수 있겠어. 화났나, 혹시 이런 제 몰골에 화가 난건가. 네 얼굴을 살피지만 평소처럼 눈치빠르게 뭐라고 할 수 없었다. 그저 울상인 얼굴로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고 그나마 멀쩡한 팔로 눈가를 훔쳤다.) ...나 좀 일으, 켜줄래요?
버트 크린스:...(상황을 받아들이는게 어려웠던가. 그제야 정말 제가 사랑하는 당신이 죽어가고 있다는게 덜컥 와닿기 시작해 어쩔줄 모르는 아이마냥 굳었다. 이 기분을 뭐라 정의할 수 있단 말인가. 곧, 네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레 팔로 네 등을 받쳐 침대에 기대도록 도왔다.) ....우선 뭐라도 먹는게 좋겠어요. (몇번이고 같은 말을 꺼내는 기분. 그제야, 야위어 버린 네 몸이 크게 와닿아 아직은 따뜻한 스프를 들고 옆에 걸터ㅍ앉는다.)
단델 뮤니아:(춥다. 점점 온기를 뺐겨가는 기분이라 숨을 뱉으면 입김이 눈 앞에 보일거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차마 네게 식사는 했냐고 물을 수 없었다. 제 입장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없다는걸 그저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삐걱거리며 겨우 일어나 그릇 밑에 손바닥을 대면 새삼스레 이렇게 따뜻한 것이 있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이제는 웃을 기력도 없는데 실없이 웃었다. 제 처지가 참 동정받기 좋고 안타까워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어설프게 동정했다.) ...고, 마워요. 이제 혼자 먹.. 을 수 있어요.
버트 크린스:(네 손에 수저를 들려주고는, 머리를 쓰다듬는 조금 어루만진다. 보고 있으면, 그간 혼자 고생했을 시간들이 훤해져 걱정과 죄책감은 한데 어우러져 무겁게 내려앉는다.) ...천천히 먹어요.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요. (그저 가까이 있을 뿐인데 서늘한 공기가 와닿는 것 같아 쓴 웃음을 삼켜낸다. 영문을 모르니 묻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오랜만에 먹는 음식에 체할까. 그저 기다린다.)
단델 뮤니아:(무어라 대답하기 전에 얼른 숟가락을 입에 물었다. 다름이 아니라 그저 뭔가 더 터저나오기 직전에 제 입을 자신이 막아버린 것이다. 그나마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따뜻한 음식이 안으로 들어가니 살거 같았지만 속은 일시적으로 따뜻하나, 겉은 여전히 추웠다. 괜히 숟가락을 잘근 씹어냈다. 왜, 왜 더 묻지 않지. 나같으면 궁금해서라도 이것저것 물어볼텐데. 이것도 배려인가? 지독하게 상냥한 사람이면서도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라고 깨달았다. ...언제 이렇게 자존감이 내려가고 있었지. 여전히 매마른 웃음만 나왔다.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 싶을 정도로.) ...그동안 방 안, 에서 숙식... 을 해결했어요. 근데 그, 것도, 이틀 전부터, 인가. 움직일 수 없, 어서. 굶었, 지만.
버트 크린스:(그래도 네가 말하는 모습을 보니 나았고, 따스한 음식을 삼키는 걸 볼 수 있어 나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문 밖에서 기다리던 때 보다는 살 것 같았다. 결국은 자신의 이기심이었던가.) ...부르지 그랬어요. 왜 이렇게 된건지, 어떤 병인지... 뮤니아도 모르는거에요? (결국 가장 두려운 것도, 걱정되는 것도 당사자일텐데. 여지껏 혼자 견뎠을 당신이 상처받는게 두려워, 마땅히 해야할 반응 조차 감정조차 꺼내지 못한다. 그런다고 그 걱정들이, 감정들이 눈녹듯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증상은요? 녹일 수는 없는걸까요...(그러니 그 모습은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차게 얼어버린 그 몸 위로 제 손을 얹어보았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정말 이대로 당신이 죽는다면 어쩌지. 그런 본능적인 공포에 순간 낯빛이 창백해진다.)
단델 뮤니아:응. 병원, 도 가봤, 지만. (결국 방법을 못찾았다. 오죽하면 제 앞으로 있는 돈을 써가면서 수소문 해봤지만 제자리 걸음이었고 눈 앞이 암담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어차피 죽어가는 목숨에 굶어 죽거나 이래죽거나 같아도 살고 싶었는지 너를 불러 그나마 있던 스프를 그저 밀어 넣었다.)
...발끝부터 그러, 기 시작해서. 핫, 팩, 대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냥... 그냥, 얼어붙었어. (이 말고는 더 이상 설명할 방법도, 표현도 몰랐다. 네 온기가 느껴졌으면 했으나 되려 네 손이 차가워질까봐 그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체하든 말든 몽땅 먹어버리고 그릇을 내려놓았다. 이러고 있는 시간도 아까워서. 아까워 죽을거 같았다.) 나, 부탁, 있는데...
버트 크린스:...그런가요...(그런 말 밖에 꺼낼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은 무지하다. 지금부터라도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지만. 그럴 생각이지만, 정말 끝이 도래한다면 우리는 어떤 시간을 보내야하는가. 막연한 슬픔과 고민들에 그저 음식을 삼키는 네 모습만 눈에 담는다.)
...(냉기가 손에 닿았다가 곧 네 손에 의해 밀려난다. 차게 남아있는 그 한기를 문지르고 있으면, 모든 건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깨우는 것 같았다.) ...어떤 부탁이요? (애써,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려보았다. 어울리지 않게 일그러져, 결국은 우스운 몰골이 되고 말았지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다. 지금이라도.)
:누구보다 살고싶었을 그인데.
결국 삶의 마지막까지 잘 부탁한다며, 매마른 부탁이 흘러 나옵니다.
아, 그래요.
당신은 이를 수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물이 많아 항상 울고 있던 그가 먼저 슬퍼하며 이 시간을 보낼 수 없지 않냐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야. 저건 마치 이미 포기했으니까 나올 수 있는 말이잖아.
:그럼에도 그는 여기서 더 할 것도 없으니 책을 읽어달라고 청합니다.
그의 방 안에 있는 [책장 1]과 [책장 2], 달려 있는 [책상]을 살필 수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마지막. 아, 정말 우리는 이별을 준비해야하는구나.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대로 앉아 버틸 자신도 없었다.) (...책상부터 살펴봅니다......)(하아......)
:인스턴트 식품 봉지가 간간이 눈에 띄는 책상 위에는 커다란 종이 박스가 놓여 있습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박스를 열면 그 안에는 그의 물건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습니다.
당신과 맞춘 커플링, 한 여름에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날의 사진, 갖은 악세사리,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가득합니다.
아. 현실감이 물씬 풍겨옵니다.
… … .
설마가 아니라 역시 유품을 정리해둔 박스였던 모양입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버트 크린스:(인스턴트 봉지며, 가득 정리되어 있는 물건이며 막연한 기대마저, 붙잡는 희망마저 깨지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살고싶은 당신이었을텐데,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한 우리였는데. 결국 또, 우리에게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원망한다. 대상조차 모를 그 원망을 품으며 상자안을 그저 멍하니 들여다본다.)(...혹시 모르는 물건이 있나 해서... )
들여다 본다면, 자료 조사 판정합니다.
버트 크린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살펴봅니다... 추억이 정리된 상자라면, 자신 역시 언젠가 정리해야 하는 것들이겠지. 여전히 믿고싶지 않은 마음에 꽉... 입술을 깨물며....)
핸드아웃 확인.
당신이 책을 펼치면 ‘얼음달’이라는 동화가 가장 먼저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삽화가 가미되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아이용이 아니라 어른용 책인 모양입니다.
당신이 책의 내용을 전부 읽고 나면, 그는 그런 책이 있었던가? 하며 반문하지만 곧 넘겨 버립니다.
버트 크린스:......(내용을 훑어보고는 이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그대로 자리에 둡니다... 책장 1을 살펴봅니다...)
:최근에 사오거나 빌려온 듯한 책이 책장에 가득히 꽂혀 있습니다.
[ 한 눈에 보는 세계 희귀병 목록 ] , [ 테일러 박사가 말하는 ‘회복에 대하여’ ], [ 희귀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 ] 등,
병에 연관된 내용의 책이 가득히 꽂혀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세계 희귀병 목록에 뮤니아가 걸린 병이 있나 살펴봅니다. 혹시 모르니까...)
… 세상에는 평생 무균실에서 살아야 하는 병도 존재한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세균 및 박테리아와 같은 온갖 유해종에 노출되는데,
이와 맞서 싸울 면역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닌 듯 하네요.
버트 크린스:...(남의 일이 어떻고, 그런게 지금 중요할까. 책을 덮어 꽂아넣고 '회복에 대하여' 라는 책을 훑어봅니다.
)
우스갯소리같지만, 회복은 반쯤 환자의 의지에서 나오기도 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분명 다수 존재하나,
환자가 회복하고자 하는…
마찬가지로 신경쓸만한 내용은 아닌 듯 합니다.
버트 크린스:...(쓴 웃음을 삼키고는 책을 덮습니다. 이미 물건까지 정리되어 있는걸. 희귀병에 걸린 사람들 이야기라는 책을 또 훑어봅니다...)
...
인간들은 대부분 자신과 다른 것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데 익숙하며,
지구가 생긴 이래 인류는 희귀병을 향해 무수히 많은 억측과 혐오를 쏟아내 왔다.
… 더 읽어봐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네요.
곳곳에 병명이나 증상을 메모한 메모지도 보이지만, 쓸만한 내용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버트 크린스:(작은 한숨을 내뱉고는 책장2를 살펴봅니다. )
:평소에 그가 자주 읽던 책들이 차곡차곡 꽂혀 있습니다.
그의 성격 탓에 문학적 책은 하나도 없으나 보석 관련, 패션 관련, 이 달의 잡지, 꾸밈 관련 등등…
그런 것들이 가득 채워져 있네요.
버트 크린스:(그럼.... 책장1로 돌아가봅니다. 여기에도 동화책은 없나요?)
:그 외에 별 다른건 없으며 책 사이에 병원에서 받아온 듯한 약 봉지가 놓여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살펴봅니다.)
:일반적인 처방전으로 받은 약인듯 합니다.
더 자세히 볼 경우, 의료 판정이 요구됩니다.
버트 크린스:(...여전히 한줌이지만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시도합니다...!)
가자, 의료 판정!
버트 크린스:
의료
기준치:
21/10/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안해!)
:무린듯~
다만 정신적인 안정을 주는 약인건 대충 알겠습니다.
버트 크린스:...(이런것도 필요했던 거군요... 홀로 노력했을 시간들이 보이는 듯해 무거운 마음으로 그저 제 자리에 약을 내려놓는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얼음달이라는 동화책을 챙겨 돌아온다. 이 책을 읽어주기 싫었던 건, 당신과 달리 전 아직 이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인가봐요.)
:당신의 마음이 어떻든 나긋하게 읽어주기에는 이것보다 더한 책이 없을 것 같습니다.
*
버트 크린스:(네 옆에 걸터앉고는) ... 가져왔어요. 상자 안에 있던 책이요. (일부러 말을 꺼내놓는다. 네가 어떤 마음으로 물건들을 정리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걸 보았노라고. 그러니, 혹시라도. 실수였다면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들려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려는 미련한 사람은 나 하나였던가.)
단델 뮤니아:(아, 봤구나. 그러면 그저 고맙다고 한마디 내뱉었다. 자신도 살고 싶었으나 사람이 정말 죽을 위기에 처하면 그걸 직감하게 되는거 같았다. 야속하고 잔인하게도 덜컥 찾아오는 그런게 있었다. 설마 이런 기분을 맛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서도. 나는 감히 네게 웃으며 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렇기엔 이미 너무 지쳤으며, 몸은 아팠고, 정신은 깍일대로 깍인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주제에 드라마나 영화처럼 나 죽으면 다른 좋은 사람 만나라곤 말하지 못했다. 질투가 날거 같아서. 그럴거 같아서. 차가운 이불 위로 두 손을 올렸다. 그저 네가 그걸 받아들이고 그걸 읽어주길 바라면서.)
버트 크린스:(고맙다는 말이 꼭 선을 긋는 것 처럼 느껴졌던가. 그럴리가 없는데, 그저 감사인사일 뿐인데. 아직 네 죽음이라는 이질적인 단어를 받아들이기엔 머릿속이 어지러웠고, 감정들이 갈무리되지 않았다. 들려있는 책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 잠시 아무말 없이 냉기가 느껴지는 이불을 의미없이 시야에 담고 있으면, 부탁이라던 네 말이 떠올라. 나는 또 그걸 이기지 못하고 그 책을 펼친다. 필시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하나에도. 널 정말 보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결코 그럴 수 없을 것 같았다. 겨우 붙잡은 정신으로 책을 천천히 읽어 나간다. 목소리는 묘하게 가라앉아. 신경쓰이는 부분을 입에 담노라면 쉽게 떨려왔다.)
버트 크린스:...이게...(현관문을 열고 나가봅니다. 주변에도 아무것도 없는지 살펴보며...)
관찰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리번... 두리번...)
당신이 현관문을 열어 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택배 박스가 한 개 도착해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박스를 살펴봅니다. 발신이나 주소나... 없...을 듯...)
놀랍게도.... 있습니다.
택배 박스 아랫면에 적힌 발신인이 있네요.
버트 크린스:(충격...............)
(확인합니다.)
[ (주) UReport ]
택배 상자는 별다른 특별한 포장이 없어 쉽게 뜯을 수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발신인으로 적혀있는 곳은 제가 아는 곳인가요?)(뜯기전에 생각해봅니다...)
글쎄요. 생전 처음들어 보는 곳이네요.
이 세상 문명인답게 검색 시도 한 번?
버트 크린스:(헐... 문명인답게 살아봅니다.)(시도!)
아자! 자료 조사 판정!
버트 크린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자!)(
:오~
휴대폰으로 검색해봐도 좀처럼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을 알아챕니다.
버트 크린스:(오~... ..............)
(그럼 뜯어봅니다... 억울해서라도...)
:그 외엔 UReport는 NASA와 협력관계에 있는 극비 회사라는 찌라시 기사를 찾아냅니다.
UReport는 NASA와 협력관계에 있는 극비 회사라는 찌라시 기사를 찾아냅니다.
택배를 뜯자 검고 비싼 윤택이 나는 상자와 엽서 한 개가 놓여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엽서부터 읽어봅니다.)
핸드아웃 확인
지구 외적인 것이라니?
지능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머리 굴림..)
...이게 무슨...
:여기서 칭하는 ‘지구 외적인 것’과 ‘그의 질병’을 연관지어 집니다.
‘그가 걸려 있는 병이 혹시 외계에서 온 병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만, 상황이 급박하니 흔들립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1d4 굴려주세요.
버트 크린스:3
이성 3 감소합니다.
버트 크린스:...(이게 이럴 수 있나?... 그렇다 하더라도 왜 그게 하필 당신에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정신에 잠시 벽에 기댄다. 마지못해. 정말 혹시 모르니까. 검은 상자를 열어봅니다.)
:그리고 엽서의 맨 아래에 회사 이름인 UReport 옆에 NASA의 공식 인증 마크가 찍혀 있음을 알아챕니다.
상자는 별다른 장치 없이 매끄럽게 열립니다.
상자는 별다른 장치 없이 매끄럽게 열립니다.
안에는 투명한 재질로 이루어진 은행용 발권기 같은 장치가 들어 있고, 옆에는 사용설명서가 놓여 있습니다.
안에는 투명한 재질로 이루어진 은행용 발권기 같은 장치가 들어 있고, 옆에는 사용설명서가 놓여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사용설명서를 읽어봅니다.)
핸드아웃 확인
이상의 내용을 읽은 당신, 비현실적인 내용에 머리가 아파옵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당신은 이 기기를 사용할지, 사용하지 않을지, 또한 이 사실을 그에게 알릴지 말지, 결정하여야 합니다.
...얼어 죽어가며 앓고 있는 그가 눈에 선합니다.
오로지 당신의 선택이며 그 누구도 이에 대하여 번복할 수 없습니다.
버트 크린스:...(가만히 글을 읽는다. 연장할 방법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반가워야 할 터인데 나는 왜 그러지 못하지? 도저히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아 그저 그 기기를 내려다본다. 오랜 시간 함께 했기에, 오래 감정을 나누었기에 그 말이 제대로 와닿지 않았던가. 결국 한참을 그대로 서있다가 당신에게로 돌아간다. 어떤 판단에도 자신의 이기심이 담기게 될 그 선택을 들고서) ...뮤니아...
지능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의 이름을 부르고 나면 문득 방문을 닫고 틀어박혔던 그가 떠오릅니다.
애초에 혼자 죽으려고 했던 그가 이 기기의 사용에 동의할 리가 없겠죠.
버트 크린스:(명백히 이기적인 욕망이었다. 옛날부터 제 마음대로 되는 일이라고는 없어, 드물게 제 바람대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당신을 나는 놓을 수가 없었다. 당신이 날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것, 고작 그 사실이 이토록 사랑하는 널 보내는 것 보다 나을 리 없는데. 머리로는 정리된 사실들이 감정과 얽혀 혼잡하게 흩어진다. 줄곧 욕망들을 눌러오며 살아왔기에 한 없이 커져버려 마주한 애정에 대한 욕구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제서야 자신은 본래 이토록 욕심이 많고, 바라는게 많은 사람이었다는 걸 눈치챈다. 겨우 직면한 그 감정을 나는 다시 내리누를 수 있는가. 그럼에도 그 커져버린 어긋난 갈망을 눌러내겠다 결심한 건, 당신도 원치 않을 선택을 하겠노라 다짐한 건. 자신은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하겠다고 감히 결심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가장 이상적이고,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멀리 돌아가더라도, 한참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예전으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이 있지 않은가. 늘 원치 않게 흘러가는 운명이라는 작자를 원망했고, 수긍했다. 이번만큼은 그러지 않겠다 내린 결론이었다.)
...
당신은 기기의 버튼을 눌러 봅니다.
기기의 패널에 무언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1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나온 종이를 봅니다...)
발권되고 나서도 얼핏 별다른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끙끙 앓고 있던 그의 얼굴이 어쩐지 편해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기계를 뮤니아의 방과 가장 가까운 곳에 숨겨둡니다... 침대 뒷 방 서랍장 정도... 그리고는 방으로 돌아갑니다.... 뮤니아 자고 있나...)
:그는 자고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이마를 살짝 쓸어본다. 여전히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네가 알게된다면 용서해줄지. 아무런 확신은 없지만 약간은 편안해진 감정을 느낀다. 필시 자신의 이기적인...)(이불을 조심스레 거둬봅니다. 조금이라도 녹았을까...)
:배 위까지 올라왔던 얼음이 약간 내려간 것 같기도 합니다.
기기를 숨기고 그가 잠든 후 몇 시간, 어느덧 저녁입니다.
한참을 잠들어 앓던 그는 어쩐지 한층 편해진 얼굴로 당신을 부르며 깨어납니다.
다름이 아니라, 배 위까지 올라왔던 얼음이 약간 내려간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회복되는 걸지도 모른다며 한동안 중얼거리던 그는 문득 당신을 붙잡습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회복되는 걸지도 모른다며 한동안 중얼거리던 그는 문득 당신을 붙잡습니다.
:최대한 같이 붙어 있자고, 절절한 부탁입니다.
최대한 같이 붙어 있자고, 절절한 부탁입니다.
버트 크린스:...그럴게요. 꼭이요. (그래도 정말 그 터무니없는 설명서가 맞았나보다. 옅은 미소를 지어낼 수 있던 건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라는 희망 덕이었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당신의 사랑을 누리겠다는 듯, 천천히 그 뺨을 쓸어낸다.) ...오늘은 오랜만에 같이 잘까요.
단델 뮤니아:응. (무지는 죄라고 했던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말이라지만 지금이라면 그 말이 딱 맞았다. 모르는 것은 죄악이며 순수함은 벌이다. 그저 잔인한 벌일 뿐이다. 헛된 희망을 품으며 그 손에 얼굴을 맡기고 베시시 웃었다.)
따스한 이불 속에서 깨어난 그는 옆에 있던 당신을 흔들어 깨우고는, 병이 나아가는 게 자신의 착각이 아닌 것 같다며 얼음이 아랫배까지 내려간 자신의 상태를 전합니다.
이에 그는 언제나처럼 눈물방울을 하나씩 흘려 떨어트립니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난 후, 당신이 시계를 보면 어느덧 어제 기기를 사용한 시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슬슬 기기를 사용해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버트 크린스:(그 눈물을 보니 결정에 후회란 없는 것 같아, 익숙한 온기를 담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낸다.)(잠시 먹을 걸 가져오겠다 말하고... 기기를 사용하러 갑니다...)
:그를 뒤로 하고 숨겨진 기기로 왔습니다.
발권하나요?
버트 크린스:...(발권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기기를 눌렀습니다.
발권기 패널에 익숙한 문구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2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그는 분명 괜찮아질 겁니다.
당신만 되살아난다면 더 이상 애정받을 수 없게 되는 것 정도는… ….
...정말 괜찮은가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크리스마스였지요.
그도 깨어 있겠다, 조금 늦었지만 선물을 사 올까요~
버트 크린스:(...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야 한다. 애써 그 화면에서 고개를 돌리고는 옷을 걸쳐입는다.) 모처럼 크리스마시기도 하고... 먹을걸 좀 사오려 하는데, 뮤니아 혹시 필요한거 있어요? (익숙하게 일상적인 물음을 던져본다. 여전히 당신을 혼자두는 건 내키지 않지만, 그냥 지나가고 싶은 날이 아니었다. 발권을 한 지금은 특히나.)
단델 뮤니아:...어, 왜요? (순간 어색한듯 널 봤다가 조금 반사적으로 왜요, 라는 물음이 먼저 나왔다. 아니, 왜라니? 같이 살면서 그럴수도 있는거 아닌가? 자신은 이 꼴이며 네가 대신 해주겠다는데 어색하긴 뭐가 어색해서. 손을 살살 저어내고 히히, 웃는다.) 그, 음. 필요한건 없... 어, 요. 그, 그래도 크리스, 마스 선물은 받고, 싶을, 지도...
버트 크린스:(짧게 되묻는 질문에 순간 굳었던가. 곧 그저 옅은 미소를 지어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내뱉어야 하는 이 상황이 무거웠다.) ...들켰네요. 사실 그걸 사려고 했어요. 빨리 다녀올게요. (당신과 오래 붙어있고 싶은 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그 애정이 언제 어떻게 자신을 떠날지 두려웠기에 더욱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직원:네. 물론이죠. 포장은 여기서 하지만 계산은 따로 1층에서 부탁드립니다. 제가 임의로 포장을 해드릴까요?
버트 크린스:네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1층에서 하는구나. 끄덕끄덕)
직원:(보라색이 어울린다는 말에 반들거리고 촌스럽지 않은 고급진 바이올렛 계열의 포장지로 깔끔하게 감싸고 흰 리본을 비스듬하게 달아서 건낸다.) 여기 있습니다. 좋은 시간 되시고 다음에 또 방문해 주세요.
버트 크린스:(간지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착잡한 기분으로 받는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 번 더 전하고는...크리스마스이니... 식료품을 사러 6층으로 가봅니다.)
:화려한 7층을 벗어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6층으로 내려갑니다.
(어 미안 착각했어)
지하로 쭉 내려가면 식료품 및 일반 생활용품이 가득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쪽엔 카트를 들고 다니는 가족이 많네요.
버트 크린스:(아 지하네.)(이 사람이 헷갈림 ㅠ 한 번 헤맨듯 ㅠ )
:헤맷나요?(ㅋㅋ)
버트 크린스:(푸드코트에서 음식냄새 맡다가 내려왔습니다)(넹...)
(어쨌든... 식료품... 술은 좋지 않으니 와인같은건 제외하고, 뮤니아는 많이 먹지 않으니 그만큼 괜찮은... 스테이크용 고기를 찾아봅니다...)
:냉동쪽으로 발을 들이면 시원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와인칸을 지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두리번... 오늘 만큼은 할 수 있는 건... 다... 해줘야지... 비싼 고기 골라봅시다! )
고기를 찾는 버트, 관찰 판정!
버트 크린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이걸... 못 찾아?)(푸드코트에서 냄새 너무 열심히 맡고 온 듯)
:미치겠다...
고기는 충분히 많아서 찾을 필요없지만요.
버트 크린스:(멍하니... 좋은 고기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눈을 몇 번 깜빡이고 다시 찾아볼... 수 있나요?)
:그럼요 당연하죠~
한 번 더 볼까요.
버트 크린스:(한 번 더 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넹...)
:아까랑 비슷한데?
버트 크린스:(심지어 조금 더 못함)
ㅋㅋ 행운 판정!
버트 크린스:(하지만 행운이라면 어떨까.)(네!)
행운
기준치:
40/20/8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자...)
:오~ 이리저리 손으로 뒤지며 찾다가 우연히 뭔가 걸립니다.
들어보면?
버트 크린스:(뭔가 걸린거 탁 들어봄)
:스테이크용 질 좋은 고기가 팩에 잘 포장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세일 스티커~
버트 크린스:(내적 기쁨.)(뿌듯하게 챙깁니다. 이것도 1층 계산이겠죠?)
:1층에 계산대가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빨리 뮤니아와 함께 있고 싶으니... 서둘러 계산대로 갑니다.)
:화장품 및 명품관가 있는 1층입니다.
그 옆으로 계산대가 즐비해 있고 줄도 꽤 있군요.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가족들일지도.
버트 크린스:(어쩔 수 없지... 차례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버트, 행운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아자...!)
행운
기준치:
40/20/8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넹...)
:아깝다~
버트 크린스:(얌전히... 기다린 듯)
:빨리 줄어들거 같은 줄에 섰으나 그 바로 옆에서 갑자기 우르르 줄어드네요.
버트 크린스:(................)
(그럴 수 있지............. 응.......)
:1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면 겨우 차례가 왔네요.
그는 기다리고 있겠죠... ...
얼른 계산하고 돌아갑시다.
버트 크린스:(....얼른 계산하고.... 집으로 서둘러 돌아갑니다... 택시 탄 듯...)
:새삼 진짜 돈 많긴 하구나.
곧바로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아직도 방에 있네요.
버트 크린스:(저희 집 아직 장사 잘... 되고 있어요.)(그렇고 그런 발언...) ...뮤니아? 저 왔어요.
(짐 내려놓고... 살짝 얼굴 비춰봅니다...)
단델 뮤니아:(어. 멀쩡한 상체로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딱 눈 마주친 얼굴. ... ...조금씩 어색하게 봤다가 헤헤, 웃어) 오, 오셨어요. 조금 늦, 었네요. 밖에 많이 춥, 나요?
버트 크린스:(그래도 어제와 달리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에 안심한 듯 웃음이 새어나온다. 어색하게 인사하는 모습까지도 좋았을까. 가까이 다가서 짧게 이마에 입을 맞대고는) ...조금이요? 사람이 많아서 늦어졌어요.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단델 뮤니아:(어, 어어. 분명 나쁘진 않는데 이.. 렇게까지 인사를 하나? 여전히 숨기지 못하는 얼굴로 이마 문지르다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듯 이마 딱 때리고 네 손 잡고 위아래로 흔든다.) 아니, 아니에요. 저도 그, 운, 운동했어요. 네. 크리스, 마스라, 그렇죠? ... ...선물도? (와중에 물욕이 있으신듯)
버트 크린스:(하고 싶을수도 있죠... 딱 소리난 네 이마를 손으로 살살 쓸어주며)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에요. 어디 아픈 곳은 없고요? (물욕이 있으신 애인을 보며 조금 웃다가. 따로 빼두었던 작은 상자를 내민다.) 물론 있어요. 마음에 들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단델 뮤니아:앗, 저 봐, 도 괜찮아, 요? (좋다~ 몸상태 전에 상자부터 받아들고 조금 차캬차캬 흔든다. 그렇게 큰건 아닌거 같고, 뭐지? 포장지가 꽤 마음에 들어서 붙은 곳을 깔짝거리면서 하나씩 풀어냈다가 상자를 뽈깍, 열었다. 목걸이다. 내가 좋아하는 악세사리. 보자마자 날뛸 줄 알았는데 여전히 조금씩 어색한 마음에 한동안 그것을 보기만 했다. 싫다는건 결코 아니었지만 단지 어색하고, 그래서 얼른 목걸이를 손에 쥐어 제 목에 되었다. 어때요? 그리 묻는 것처럼.)
버트 크린스:(몸... 상태는요? 조금 눈을 가늘게 뜨고 봤던가. 곧 흔드는 모습이며, 상자를 여는 모습이며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니 오랜만에 마주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나아진 것 같아 편안한 미소를 담았다. 꽤 괜찮은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다. 짊어지는 것은 자신이 하면 된다.) 제 눈에는 잘 어울려요. ...사실 보석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는데...(우물쭈물... 늘어놓듯 네 마음에는 드는지 눈치를 살피는 듯 싶었다.)
단델 뮤니아:그, 래요? (에이, 거짓말이지? 그런거치곤 잘 사온거 같은데. 혹시 이것도 배려인가? 다소 어색한걸 제외하고 내가 아는 너라면 하나하나 배려심으로 넘쳐서 그랬을거 같기도. 뒤늦게 그 얼굴을 보고 조금 머뭇, 거렸다가 네게 목걸이를 가만히 들어서 건냈다.) ...이, 런건 보통 해, 주는건, 데. ... (해줄거죠? 왜인지 마음을 다잡고 그런 소리를 해야했다. 한 번에 나오지 않는 그 사실에 이유를 알 순 없었으나 그래야 한다고 제 감이 말해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나는 너와 같이 살고 또... ...생각이 잠깐 끊겼다.)
버트 크린스:(중간중간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들에서 자신이 발권한 기기가 떠오른다. 아, 정말 이렇게 사라지는 거구나. 감정이라는게 이리 담길 수 있는 거구나.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어, 그런 것이 티나지 않도록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내미는 목걸이를 받아들인다.) ...그럴게요. 그러고 싶었어요. (두 손을 네 어깨 너머로 감쌌고, 고개를 기울인다. 여전히 네 하반신은 얼음으로 얼었던가, 그 사실이 이 먹먹한 감정마저 외면하게 만들었다. 익숙하게 가까이 맞닿았음에도 멀게만 느껴진다면, 그건 미래를 알고 있는 자신의 괴리감이었을까.) ...자. 다 됐어요. 마음에 들어요? (고개를 들었을 때 그런 것들이 네게 비춰서는 안되었다. 이제와서 돌릴 수는 없으니. 그렇기에 익숙하게 눌러담는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
단델 뮤니아:...음. (삐걱거리는 상체를 그나마 움직여보면 작게 흔들리는 목걸이가 보였다. 예쁘다. 나는 아주 잠깐, 찰나의 순간에 너를 잊고 보석만 빤히 내려다 보았다. 보석과 예쁜 물건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라서, 나라서 그렇다고 합리화 하면서. ...합리화? 아니다, 이건 그런 의미에서 나온게 아니라 진심인것을. 손바닥으로 들어올려 그것을 한 번 유심히 살펴봤다가 그제서야 네 쪽을 올려다 보았다.) ...응. 엄청 좋아, 요. 예쁘다. 정말, 정말 고, 마워요. 크리스, 마스... 선물, 줘서. ...난, 준비 못, 했지만. (여기서 뭘 더 말해야 했더라. 흐름이 자꾸만 끊겼다. 보라빛으로 예쁘게 빛나는 그 목걸이를 손에 쥐면 장을 본거 아니냐며 콕 찔렀다. 점점 어색해져갔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닌 이유를 모르겠고 당황스러워서, 그저 지금 상태가 나를 그렇게 만드는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네 일을 모르니까.)
버트 크린스:...(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본다. 네가 만족했으니 될 일이다. 평소라면 자신을 조금 더 신경써 줬을까? 그런 고민이 들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는다.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는 걸. 겨우 억누른 욕심이 머리를 들도록 둬서는 안될 일이다.) 다행이다... 마음에 든다면 받아줘요. 꼭 그 선물을 보며 제 생각을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요. 제 선물은... 뮤니아가 다 낫는거에요. 알죠? (그러니, 이 말은 언젠가 자신에 대한 마음이 사그라들더라도 죄책감 없이 목걸이만큼은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 콕 찌르는 손길에 머리를 몇번 쓰다듬고는 일어선다.) 괜찮은 식재료를 사왔으니 기대해요. 누워있을래요? 금방 준비해올게요. (여전히 너와 함께하는 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예전같지 않아, 앞으로는 더욱 바뀔 관계에 두려운 마음이 들어 조금 피하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버트 크린스:(접시에 담아 여전히 미지근한 물과 함께 건넵니다.) 여기요. 배고프지는 않았어요?
단델 뮤니아:(우음... 시간은 좀 지난거 같은데. 조금 멀리 시계보다가 뒤늦게 헤, 웃어) 으응. 괜찮, 아요. 근데.. (오... 대체 이 요리는 뭐란 말인가... 대게... 끝내주는 실력이네요? 하면서 봐요...)
버트 크린스:(...요리도 운이더라구요. 그게 되더라구요. 조금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볼을 긁적인다.) 크리스마스잖아요? 그래서... 노력 좀 해봤어요. 먹어볼래요? 맛이 어떤지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 (느낌이야 좋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다소 긴장한 얼굴로 바라보며)
단델 뮤니아:맛있겠다. (솔직한 얼굴... 야채가 좋으냐, 고기가 좋으냐, 하면 당연히 고기라는 부르주아 성격머리라 일단 고기 썰어서 입에 넣고.. 넣고... 씹는다. 어.) ...왜 맛있지? (아니, 농담아니라 진짜 어디 파는거 같아서 입에 침 고이는 바람에 생각 그대로 나와버리고 네 쪽 흘끔.. 본다.)
버트 크린스:(고기를 당연하게 입에 넣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곧 들려오는 대답에 웃어야 하나? 도리어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이다, 그 시선에 뿌듯함 반, 부끄러움 반 이라는 심정으로 조금 볼을 붉힌다.) ...글...쎄요? 다행이다... 먹고 싶은 만큼 들어요. 뮤니아와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다는게 기뻐서... 노력했어요.
단델 뮤니아:어, 으응. (뭐지. 분명 좋은건데 미묘하게 저걸 그냥 받아들일 수 없어서 조금 떨떠름하게 봤다가도 그걸 감추듯 얼른 고기를 입에 물었다. 왜지? 모르겠네. 이런 상황에 내가 보통 무슨 생각을 하고 너를 대했더라? 얼핏 알거 같은데 그게 선뜻 되질 않아 그저 망설임만 자리 잡았다. 여기서 해야할 말이 있지 않나? 괜히 아스파라거스를 와드득 씹었다.) ...아, 응. 크리스, 마스지. 응. ...버트씨도 좀, 들, 어요. 이거 맛있, 다고요? (다른건 몰라도 이건 진심이었다. 맛있어서 차라리 이걸 더 들먹여 어색함을 감추고 싶은 마음, 약간의 방패막.)
버트 크린스:(크리스마스고, 필시 행복해야할 오늘 느껴지는 어색함에 현실을 바라본다. 20%는 실감할 수 밖에 없는 수치던가. 예상하지 못한 일도 아니었기에 최대한 감정을 갈무리한다. 모든 건 네 허락없이 내가 결정한 일, 그러니 그것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무슨 면목으로 네 앞에 서 있을 수 있는가. 네게 잘못은 없다. 그러니 괜히 티를 내 네게 죄책감을 안겨주는 건 안될 일이다.) ...그럴게요. 제 몫도 있으니 걱정말고 들어요. 필요한게 있으면 말해주고요. 다 나을때 까지는... 신경쓰지말고 부려줘요. (그 옛날 너와 친구일때는 어떻게 대했더라. 이제는 흐려지는 그 태도를 상기하듯, 애써 장난스런 투로 내뱉었다.)
단델 뮤니아:음, 네... (본인이 그렇다니까 그런거겠지? 적어도 너는 나보다 현명할테니까 그런 것으로 치부했다.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써봤자 얼마나 좋은 생각이 나겠다고. 그저 네가 해준 맛있는 것을 먹으며 차가운 다리를 한 번 내려다 보았다. 정말 나을까, 이거. 내 착각이 아닌데, 분명 갑자기 낫고 있는데. 그저 감에 의존하며 그럴거 같다는 가설만 내려 놓았다. 그나저나 내가 너를 어떻게 불렀는지 갑자기 흐려지는 기분에 잠깐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모르는 뭔가로 경계선이라는게 흐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애초에 나는 뭘 모르는거지? 원래부터 입이 짧았고 그동안 먹지 못했다가 갑자기 무거운게 들어가니 위장이 금방 차는거 같았다. 혹은 어색함에 더부룩하거나겠지만 후자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 식기를 잠깐 내려 놓았다. 우습지만 고기는 다 먹었다.)
...잘... ...먹었습, 니다?
버트 크린스:...(다소 명백해지는 사실이 있었다. 자신의 선택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아마 나는 몇번이고 후회하고, 몇번이고 자신을 원망할거라는 점. 그럼에도 음식을 비우고,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된 당신을 바라보며 결코 이 원망어린 현실을 놓지 못할거라는 점. 그런 복잡한 생각들에 잠시 허공에 시선을 두었던가.)
...잘 먹어줘서 고마워요. 피곤하면 쉴래요? (어제와 달리 오늘은 네 곁에서 잠드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는 걸 알았다. 그저 접시를 정리하고 웃으며 바라봤던가. 너무 염려 말라는 듯. 네 잘못이 아니라는 듯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려는 듯 싶었다. 이렇게 너를 마주하는 건 내게도 힘든 일이라, 도망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단델 뮤니아:으응. 그럴게, 요. (먹고 바로 누우면 나아질 것도 나아지지 않을테니까 등 뒤로 베게를 꽂아넣고 그 위로 푹신하게 기대어 너를 조금 빤히 보았다. 지금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설명을 한다면 그건 대체 뭐지? 바로 말해야 하는건데 그럴 수 없음에 뭔가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나마 있는게 눈치라 네가 자리를 정리하면 순수히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여전히 뭔지 모른 채로 지나가고 있다.)
:그는 어쩐지 어색한 얼굴로 당신을 쳐다보지만, 이내 그런 기색은 지우고 웃어 버리고 맙니다.
식사를 끝내자 얼핏 TV가 눈에 들어옵니다.
별 생각 없이 켜진 TV에서는 마침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상영 중입니다.
흘러나오는 걸 보아하니 작년에 흥행했던 영화 같습니다.
버트 크린스:(다른 곳으로 신경을 돌리고픈 마음에 그저 멍하니 잠시 영화를 바라봅니다.)
:보면 심심하지 않을 내용입니다.
가족들이 볼 만한 것, 연인들이 볼만한 것, 혹은 혼자 즐기기 좋은 것.
밥도 먹었겠다, 바로 누워 자기도 그렇고. 간식을 들고 와서 그와 함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그와 함께 거실에 나오기 위해서는 그의 거동이 아직 불편한 탓에 들어 나를 것을 찾아야 합니다.
단델 뮤니아:아. (그런게 있었나? 자신도 확실히 심심하던 차니까 돌돌돌 회전 의자 보고는 끄덕거린다.) ...저, 근데 혼자 못, 탈거 같, 은데. (널 빤히.. 보고는 손 들어 올린다. 어색해도 아직까진 괜찮은듯 보이고)
버트 크린스:(그 모습에 숨기지 못하고 조금 화색을 띄었던가. 곧 침대 가까이에 의자를 끌어다놓고는...) ...그럼, 잠시만 실례할게요. (한 팔로는 여전히 차게 얼어붙은 다리를 다른 팔로는 등을 받쳐 들어 의자에 조심히 앉혀주었다.) 간단한 간식이라도 가져올게요. 먼저 보고 있어요? (의자를 돌돌돌 조심히 밀어 거실로 이동합니다.)
단델 뮤니아:(조금 신기한 느낌이다. 다리를 움직이지 못해서 남의 힘이 있어야 의자에 앉을 수 있다는건 이런건가 보다. 평생 느껴보지 못할 경험이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느끼는건 왜인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네. 아주 잠깐 네게 기대어 안겼다가 의자를 꾹꾹 눌렀다.) 나는, ... 초콜렛. (그 와중에 먹고 싶은게 떠오르는건 다행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미안하지 않고 당연하게 시켜먹는 자신에 의구심도 가지지 않고 그리 말했다. 자신의 일인데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 척척 진행되고 있는 일이 아이러니 했다. 보고 있으란 말에 그저 TV에 눈을 놀렸지만.)
버트 크린스:(짧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엌에서 간단한 쿠키와 초콜렛... 쥬스 따위를 챙겨 돌아온다. 그대로 그 의자에 앉아... 있어도 괜찮나? 문득 테이블에 간식을 내려놓고는 네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 불편하지는 않아요? 소파에 앉는게...(그저 오지랖이고, 염려였다. 하지만 이 질문을 꺼내는 것 조차, 네 반응이 어떨지 나는 두려웠다. 사소한 것들이 변해간다. 행동에 겁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네 기분을 살피며 눈치를 본다. 그게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인 것 처럼.)
단델 뮤니아:...응? 아, 으응. (솔직히 말하면 당연히 쇼파가 좋았지만 그래도 여차하면 혼자 움직일 수 있는 바퀴 달린 의자가 좀 더 안심이 되었기에 화면에서 눈을 떼고 네게 고개를 돌렸다. 심적이라고 해야하나,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처지에 지금의 의자가 훨씬 좋았다. 그게 무슨 의미로든간에. 다만 왜 하나하나 물어보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아, 너는 상냥했지? 참, 나도 그걸 잊어버리기는. 괜찮다며 웃어보이고는 오히려 제 옆자리를 콕콕 찔렀다. 어색하긴 하나 이 정도라면 무난한 기분도 들었으니까.)
나, 괜찮으, 니까. 버트씨도 여기에, 앉, 아요. 영화가 꽤 재미, 있는데. (그래서 너를 뒤늦게 눈치챈거라고, 어쩐지 자신에게 변명했다. 여전히 이유를 모르고 있었지만.)
버트 크린스:(자꾸만 과거와 현실을 비교하려는 자신이 싫었다. 그렇기에 그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네가 찌르는 자리에 앉았건만 그 거리감이 선명하게 와닿아, 영화고 간식이고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가. 지난 날 너와 보냈던 크리스마스는 어땠더라.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던 때는 어땠지? 지워내려 해도 그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건, 적어도 너에 대한 내 감정만큼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거기에 만족한다. 그러기로 결정했으니 그래야 한다. 그저 멍하니 영화에 집중한다. 그러는 편이 우리에게 좋다는 걸 알아버렸다.)
... 뮤니아는 병이 다 나으면 뭘 가장 하고 싶어요? (그러니, 이런 질문은 우리에게 독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인데, 그저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네가 바라는 것이 알고 싶어. 나는 또 후회할 짓을 저지른다.)
단델 뮤니아:우음... 음. (그러고보니 그걸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 반대의 것은 생각했지만 지금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리 판단하고 조금 앓는 소리도 내었던거 같았다. 뭐지, 뭘할까. 이 병이 낫고 혼자 걸을 수 있으면...)
...어라? (혼자 걸을 수 있으면? 이 다음이 이어지지 않았다. 나는 너와 함께 살고, 함께 살 수 있는 사이고. 그럼 당연히 너와 연관지어야 하는게 아닌가? 그럼에도 불과하고 자신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떠올렸다. 아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아니라고 빙글빙글 돌면서도 쉽게 되지 않아 어느새 영화 소리는 조금 멀어졌다. 괜히 제 다리의 이 얼음을 깔짝거리면 시선을 밑으로 내렸다.)
그냥 걷, 고 싶을거 같아요. 걸, 어서... 어디 갈,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럴거 같아서.
버트 크린스:(너 역시 네 변화가 이질적이라는 눈치챈 것일까? 그 잠깐의 고민 사이에서 다리를 잡아끄는 무게감을 절실히 느낀다. 어제까지만해도 줄곧 함께 있어 달라고 하던 너를 기억하기에 더욱이.)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요. 천천히 생각해도 괜찮으니까요. (그 옆에 내가 없을거라는 걸 나도, 당신도 어렴풋이 알고 있던가. 필시 처음부터 시작하겠다 다짐했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못했지만.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찌 되었든 널 내게서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라.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뱉지 못하고 무의미한 내용만을 내뿜는 그 화면을 바라본다.)
:영화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던 둘은 어느 순간 말이 없어지고 영화의 대사만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영화를 보다 함께 잠에 듭니다.
… ….
얼마나 잠들었던 걸까요.
당신이 정신을 차리면 어느 새 회전 의자가 사라져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아.( 뮤니아는? 황급히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봅니다.)
:다급히 주위를 둘러 보면, 그는 어떻게든 자신의 방까지 회전 의자를 옮겨 그곳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도움을 청했으면 도와주었을 텐데, 왜 혼자 여기까지… … .
지능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하... 제정신이냐 버트 크린스)
:진짜냐.
버트 크린스:(이 타이밍 지능 대성공 산치체크감 아닌지...)(...넹 아닌 듯...)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당신은 그가 자신에게 부탁하는 것이 불편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니, 아닌가.
불편한게 아니라 그럴 필요성을 못느낀건가.
… 그래도 이렇게 자면 불편할테니 미안해도 깨워볼까요.
버트 크린스:(...깨지 않게 조심히 옮겨주는 건... 안될까요...)(솔직히 말하면 너무 절실히 깨달아 버린 탓에... 뮤니아를 깨워 마주하는게 두렵다...)
:가능합니다.
버트 크린스:...(깨지 않도록 조심히 침대로 옮겨줍니다. 이불도 잘 덮어줍니다...)
:깨지 않게 조심스레 그를 옮깁니다.
이불을 덮기 전, 하루가 끝날 즈음에는 그의 하반신 위를 가득 뒤덮었던 얼음이 허벅지 바로 위까지 내려가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입술을 꾹 깨문다. 이러니 내가 버틸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애써 슬픔을 내리누르고... 조용히 문을 닫고 방을 나섭니다.)
:문을 탁, 하며 닫는 그 타이밍에 맞춰 뒤척이는 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버트씨. 정말 좋아해요. 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습니다.
파리한 달빛이 창문을 넘어 그를 비추고 있을겁니다.
메마른 바람이 창문을 스쳐 갑니다.
밤이 깊고, 다시 하루가 갑니다.
*
이제는 기기를 누르는 것을 잊어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의 병이 나아가는 것을 어제 눈으로 보았잖아요.
당신이 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투명한 발권기 패널에 익숙한 문구가 떠오릅니다.
버트 크린스:(...익숙하게 버튼을 누르고, 당연하게 떠오르는 그 원망스러운 문구를 눈에 담습니다. 차라리 나도 이 감정을 잃었다면 서로에게 좋았을까요.)(자꾸만 멤도는 어제의 그 목소리에 눈을 꾹 감으며, 어리석은 생각을 떨쳐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3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아침에 본 그의 안색은 처음 보았을 때보다 몹시 괜찮아졌습니다.
아무래도 병이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가 괜찮아진다면, 애정받지 못하는 것 정도는 괜찮아요.
...괜찮겠죠?
이제 그는 불편하지만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기기를 누르고 나면, 그는 책상에 앉아 혼자서 뭔가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놀라지 않도록 인기척을 내 다가섭니다.) 뭐하고 있어요?
:인기척을 내면서 다가가면, 그는 쓰고 있던 것들 두 손으로 가려 숨기며 은근히 당신을 경계합니다.
그리곤 얼른 덮어 감추네요.
버트 크린스:...(눈만 깜빡.) 비밀같은거에요? (섭섭해하지말자 버트 크린스. 원래 다 그런거 아니겠니. 너도 큰 비밀이 하나 있잖아? 아무렇지 않은 척,)
단델 뮤니아:...어, 그, 그냥. 그냥... 조금 부끄러워서... 으응. (그러고 나면, 본인도 본인의 행동에 당황한 눈치인지 잠시 눈을 굴리다가 네게 보여주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내용이라며 어찌저찌 말 돌려)
버트 크린스:...그럴 수도 있죠. (뭘 그리 당황하냐는 듯 자연스레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걸을 수 있게 된 다리를 바라보며) ...몸은 좀 어때요? 정말 곧 나을 건가 봐요. 다행히도요.
단델 뮤니아:아, 네... 저 이제 걸을 수 있, 을거 같아요. 그래서 부엌에도 갈 수 있을거 같고... (몸이 나아서 그런가, 솔직히 배가 고파지는 바람에 슬쩍 방문 너머 훔쳐본다.)
그는 명백히 당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버트 크린스:...편하게 행동해요. 먹고 싶은게 있으면 먹고,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하고요. (자신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리 말하는 듯 덤덤히 굴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겨딜 수 없어서) ...그래도 혼자서는 어려운게 있으면 부르고요.
단델 뮤니아:(잠깐 찡그리면서 보다가 과연 아침을 먹겠다고 요리를 맡겨도 되는지 고민하는 투였다. 마치 남의 물건에 멋대로 손을 대는 사람처럼 보였고 솔직히 껄끄럽다못해 아니꼬왔다. 따지고보면 두 사람이 쓰던 공용 공간 아닌가? 하여튼 불편했다. 마음에 안들고.) ...저, 느리지만 혼, 자 할 수 있, 어요. 아침 먹을, 거에요?
버트 크린스:(꼭 자신이 잘못한 것 같았다. 무겁게 내려앉는 공기속에 그저 입꼬리만 조금 올렸던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더할나위 없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전 괜찮아요. 알아서 먹을게요. (나름의 배려였다. 아니, 널 마주하지 않기 위한 도망. 명백했다.)
단델 뮤니아:그, 래요, 그럼. (한 번 다시 되물어 볼만도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관심없는 사람처럼 굴었고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자면 친하지 않는 반 친구 정도. 불편한 걸음으로 지나쳐 나오다보면 그제서야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느꼈다.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그럼에도 뒤 한번 돌아봤을 뿐, 어기적거리며 냉장고를 뽈깍 열었다. 말이야 그렇게 했어도 사실상 요리 할 줄 알리가 없어서 뭐라도 줏어먹을 생각이었지만.)
버트 크린스:(아. 그 옛날 첫 만남에도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네가 나가고서야 결국 얼굴이 일그러진다. 정말 견딜 수 있나? 내가 할 수 있나. 막연한 되물음 끝에도 명확히 돌아오는 답이라고는 없어 그저 꾹 담아낸다. 그간의 시간동안 내가 가장 잘 해오던 것이니. ...괜찮을 것이다.)
:결국 마주보며 하는 식사따위를 할 수 없어 당신은 그저 넘겼고 그는 대충 어떻게든 해먹은 듯 했습니다.
어색한 시간이 흐르면 여전히 눈이 내리지만 날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와 산책을 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를 쳐다보면 다른 생각에 잠겨 바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잠깐 눈이 마주치면 머뭇거렸다가 예의바르게 먼저 산책 가자는 제안을 꺼냅니다.
심리학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한 번만 더... 뮤니아를 잘 살펴볼 수 없을... 까?...)(하아아..............)
:음... 가능합니다.
버트 크린스:..(좋습니다. 애써 기쁨이전의 당혹스러움을 숨기고... 다시 그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안할래...)
:아까보다 더 심한데?
버트 크린스:(너무 충격적이라 무슨 생각인지 감도 안옴...)
:먼저 꺼낸 그 속내는 하나도 알 수 없지만 전혀 친밀하지도 않고, 마지못해 한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제안임을 깨닫습니다.
버트 크린스:...(아. 의무감. 그런 걸 제게 느끼고 있나 싶었다. 거절해야하나. 그런 고민까지 들었지만... 제가 어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다고.)
단델 뮤니아:(아, 신경쓰이게스리. 사실은 정도껏 거절했으면 했지만 네가 그러겠다고 했으니 더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네 도움을 받지 않은 채 옷장을 뒤적거려 깔끔하고 예쁜 겉옷을 몇 벌 꺼내어 대보았다. 딱히 상대에게 잘보이려고 했다기보단 어느걸 입어야 내가 예쁠까, 그 정도였지. 만약 네게 잘보이고 싶어서 옷을 골랐다면 좀 더 부끄러워했을 법 했으니까.)
버트 크린스:...(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그저 무거워서 제대로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그저 적당한 옷을 걸쳐입었고, 오랜만에 너와 하는 외출인데도 전혀 기쁘지 않아, 결국 이 정도였나. 자신을 몰아세운다. 어찌 됐든, 그러겠다 말하고 말았으니... 준비를 마치고는 문밖에서 기다렸다.)
단델 뮤니아:(이게 좋겠다~ 그저 전신 거울 앞에 서며 갈아입고 벗기를 10분동안 반복했고 어렵게 반들거리고 베이지색이 깔끔한 롱 패팅을 골랐다. 그제서야 네가 기다리고 있다는걸 눈치챘고 예의상으로나마 얼어버린 발로 힘들게 뛰어온거까지 어쩜이리 완벽할까.) 기다렸, 죠. 가요.
버트 크린스:(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그저 들뜬 당신이 보기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자신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들이 다가온다. 당신을 살리는 대가는 참으로 무겁구나. 내게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구나. 곧 나오는 모습에 그런 무거운 생각들은 잠시 미뤄놓으며. 가벼이 고개를 끄덕인다.) ...전혀요. 네, 가죠.
당신과 그는 하얀 눈이 내리는 길을 걷습니다.
하얀 눈이 뽀득거리며 신발 안으로 차가운 감각을 선사합니다.
말없이 걷고 있자니 그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분입니다.
갑자기 나만 과거에 머문 그런 기분.
그도 그 땐 그랬지 싶은 느낌의 표정으로 가볍게 웃으며 대화를 이어 갑니다.
그러나 대화는 깊게 이어지지 않고 금세 끊겨버리고 맙니다.
좀처럼 그는 대화에 흥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과거 이야기,
날씨 이야기,
날씨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그 여름 이야기… …
주제가 이어지지 않고 겉도는 기분입니다.
대화의 마무리는 결국 그의 감사 인사입니다.
아픈 나를 위해 이렇게 달려와 주어서, 위해 주고 보살펴 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에는 미안함…
보다는 형식적인 감각이 가득 서려 있습니다.
말은 상냥할지도 모르나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말.
두 사람은 눈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돌아오고 난 후,
그는 이만큼 해준 걸로 너무 감사하고,
일모레 병의 차도를 보고 괜찮으면 그만두는 것은 어떻냐고.
버트 크린스:...간호를요? (그게 아니면?)(숨기지 못하고 조금 굳은 표정으로)
단델 뮤니아:뭐.. 그렇, 죠. (잠깐 으쓱거리고)
그 동안 뭔가, 많이 시, 켰네요. 왜 내가, 굳이 당신,을 불러서 이,걸 시켰는지도 모르겠지만. 뭐, 네. (미안과 고마움의 말이 점점 사라져갔다. 그야 그렇지. 원래 나라는 사람은 제 사람이 아니라면 워낙 무감해서. 말하자면 내 일을 도와준 사용인 같다고 해야할까. 사실 형식적인 말이라도 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무시했을 일이었다.) 이제, 내 방 드나들지 않아,도 되요. 당신, 도 당신 일로 돌아가야죠. (어제까지만해도 경어를 붙은 네 이름이 사라졌다. 사람의 감정이란 한순간에 불탈 수 있다면 반대로도 될 수 있다는 걸 한 눈에 보여준 꼴이었다. 이렇게 간사한 것이니라.)
버트 크린스:...그럴게요. 그럼.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지?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자신에 대한 네 마음은 사라졌으며, 결국 지난 감정을 붙잡고 있는 건 나 혼자이다. 그저 받아낸다. 그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어찌 되었든 자신이 네게 도움이 되었다는 건 사실이니 그거면 된 일이다. 정말로? 이어진 물음에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 그저 아직 네가 이 집을 떠나지 않는 것에 안심한다.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으니까. 아직... 모든게 끝나지는 않았으니, 내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후회가 밀려온다. 어쩔 수 없는 감정들이.)
단델 뮤니아:(네. 간결하게 내놓은 그 뒤로는 여전히 별 다른 말이 없었다. 이상하지. 아니, 이상한가? 애초에 뭐가 무슨 일인지도 모를 뿐더러 그저 왜 이러고 있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만 들 뿐이었다. 그러고 나면 그저 손을 뻗어 혹시라도 눈이 내려올까 기다렸다. 겨울이네. 새삼스레 느끼는 계절과 과거를 이야기 하다보면 날씨가 이리저리 넘다드는 기분이었다. 여름엔 그래도 좀 더 벅찬 기분이 들었던 것도 같았는데. 뭐가 변했지? 내가 변했나? 스스로의 변화에 의구심은 들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천천히 네게로 얼굴을 돌려 매끄럽게 웃었다.) ...한 바퀴, 만 더 돌, 고 들어, 가요. 춥다.
버트 크린스:(너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이토록 피하고픈 적은 없었다. 차라리 나에 대한 기억마저 잊었다면 나았을까? 아니, 정말 차라리. 너라는 한 사람에게 받아온 애정이 그간 얼마나 컸는지 깨닫는다. 그 애정에 항상 감사하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이제와서야 깨닫는다. 생각해보면 스스로는 늘 무언가 잃고서야. 그걸 놓지 못해 괴로워했던가. 그렇다면 확실한건, 이번이 내 가장 큰 실수였다. 속으로는 그런 생각들을 삼키며 네 얼굴을 마주한다. 그저 웃었다. 어떻게 보이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마주한다.) ...그럴까요? 눈도 오고, 날이 제법 차죠. 네, 돌아가요. 그러는게 좋겠어요. (그저 그런 말만 늘어놓는다.)
단델 뮤니아:(웃고 있으니 다행인건가? 그래,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그저 눈을 밟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새하얀 것이 네 머리카락과 같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 뿐이었고 그 이상, 그 이상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다. 차라리 미련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무언가를 미련이라고 정의하지 못했다. 않았다고 하는 쪽에 가까웠을 분이지만. 그래도 눈을 처음 본 고양이 얼굴처럼 조금 피워져 있었다.)
:대화는 이어지지 않고 그저 대답만 하며 나아가니 역시 당신이, 조금. 불편한 모양입니다.
괜찮습니다.
...괜찮나요?
하지만 이 정도는 각오했잖아요.
모든 게 얼어가는 계절이라, 그의 마음도 함께 얼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식어가는 누군가의 속도 모르고 눈송이는 거리 위로 송이송이 쌓이기만 합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각자의 일로 즐거워 보입니다.
이제 곧 신년이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와 함께 신년을 맞이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예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그만 얼어죽지 않는다면, 좋아해주지 않는 것 정도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
돌이킬 수 없게 되어도 괜찮나요?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그 후로 말 한마디 없이 그저 눈을 보며 좋아라, 하는 그의 얼굴만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리를 털고 옷을 정리하고 나면, 오늘도 어김없이 밝은 달빛이 내립니다.
주위의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그만 변해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그는 당신에게 느리게 속삭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딱 그 말 뿐.
:잠이 들기 전 흘긋 본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해 보입니다.
하반신을 뒤덮었던 얼음은 어느새 종아리 아래로 내려가 있습니다.
내일만 견디면,
그는 정말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들기 전 당신은 며칠째 내리는 눈송이가 창틀에 소복이 내려앉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창문이 무언가 이상합니다.
:뭘까요.
버트 크린스:(창문이...?)(자세히 살펴봅니다...)
관찰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하 나 한 번만 더 다시 볼 수는 하 나 너무 심각해서 그래요 하 저 정말 다급하거든요)
관찰 강행 합니다.
버트 크린스:...(눈을 제대로 뜨고 창문 가까이를 살핍니다.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흐으으윽 이 자식아...)
:어.. 오... 오오...
창문에 영상처럼 희미한 그림이 떠올라 있음을 알아챕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그것은 하늘에 뜬 달을 향해 손을 뻗은 채 달려가는 사람의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을 쫓아가는 사람을 자세히 보면… …
그것은 당신 자신입니다.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달그림자에 헛 것이라도 본 것처럼, 이미지는 금세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그림이 사라진 창문에는 그의 잠든 얼굴만이 아스라이 비치고 있습니다.
날 선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밤이 깊고, 하루는 야속하게 지나갑니다.
*
이제는 익숙해진 기기가 여전히 당신의 앞에 놓여 있습니다.
당신이 기기의 버튼을 누르면, 투명한 발권기 패널에 익숙한 문구가 떠오릅니다.
[ 발병자에게서 발권자를 향한 감정의 일부가 사라집니다. 1일 보호 및 치료 발권하시겠습니까? ]
버트 크린스:...(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멍하니 그 버튼을 누른다. 그러는 수밖에 없었다.)
발권을 선택하면 평범하게 무언가 발권되어 나옵니다.
뽑혀나온 종이에는 [ 24h / -40% ]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그의 잠든 얼굴은 이제 당신이 기억하던 그 얼굴과 거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대로, 그는 다 낫는 걸까요.
당신이 기기를 누르고 난 뒤 그를 찾으면,
그는 어느새 일어나 발목에서 차츰 내려가고 있는 투명한 얼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버트 크린스:...이제 곧이네요. (이제 곧... 자신도 모르게 그 모습을 보고 중얼거린다. 아, 이미 정신이라고는 반쯤 제 것이 아니라 그저 멍한 시선을 던졌던가.)
당신이 가까이 가면 현실감이 없는 얼굴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단델 뮤니아:나 이렇, 게 다 나은 걸, 까. … …. 죽, 는 줄 알았는데. ...고마, 워요. (마냥 웃었던거 같기도 했다.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겠지만.)
버트 크린스:(어쩌면 다행이었다. 나는 그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지 않았던가. 내 판단은 이기적이고도 어리석었음에도 결국 당신이 낫게 만들었다. 그 사실이 슬프고도 감격스러워, 그저 마른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낸다.) ...나을거에요. 꼭 그럴거에요.
그는 그저 웃으며 당신에게 고맙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제 옆에서 당신이 노력해준 덕분이라고,
내 수발을 들어줘서 고생했다는 인사도 건넵니다.
그러나 어쩐지 그의 눈 안은 텅 비어 있는 것만 같습니다.
당신을 보는 눈에 아무런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직감합니다.
비로소 당신을 향한 모든 감정이 사라졌음을.
이성 판정 합니다.
버트 크린스: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합니다.
그는 억지로 미소짓지 않았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자신이 살았으니 그 생존에 대한 기쁨입니다.
그 동안 고마운 것도 있고,
일단 청소부터 끝내 놓자고 합니다.
버트 크린스:(잠시 굳었던가. 곧 고개를 끄덕입니다. 각오했던 일이다. 그러니.... 필시 괜찮아야 할 터인데. )(자리를 피하듯... 청소도구를 꺼내옵니다.)
단델 뮤니아:(이대로 병이 나으면 뭘하지? 기쁘다, 죽지 않는거야. 그러지 않아도 돼! 그렇게 생각하며 제 방으로 먼저 들어갔다.)
:청소할 것이 산더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그 동안 아파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는 책상 위에 올려 두었던 유품 박스를 열어 물건을 차곡차곡 정리합니다.
와중에 삐끗, 액자가 떨어집니다.
버트 크린스:(아...)
:액자가 떨어져 유리에 금이 갑니다.
그러다 그걸 안타까워 하기보단 잠깐 혀를 차며 다시 주워드네요.
이것을 서랍장 위에 다시 올려놓을까, 고민하는 눈짓을 하다가 눈이 마주치네요.
명백한 기쁨이나 그것은 당신을 향하고 있지 않네요.
단델 뮤니아:(왜 저러고 있나, 싶지만 생각난 김에 말해야겠다는 듯 고개만 까딱거려) 저, 그리구. 청소, 끝나면 할, 말 있는데. 얼른, 끝내요.
버트 크린스:...(착잡한 마음이 들었던가. 상처가 쌓이면 쌓일수록 무뎌지기는 커녕 두껍게 패여나간다. 딱지가 앉을 새도 없이 무언가 바뀌어 나가는 감정들이 혼란스럽다. 아, 나는 이대로 있어도. 나 하나는 저말 이대로 남아도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해 그런 일들을 미뤄내려는 듯 그저 청소에 몰두한다. 차라리 그러는게, 차라리. 그러는게.) ...그러는게 좋겠어요. 아직 다 녹지는 않았으니, 무리는 말고요. (네가 듣는다면 오지랖이라 생각하겠지. 그런 걸 알면서도 나는 과거에 붙잡혀 있듯이...)
단델 뮤니아:(여전히 어깨만 으쓱거렸다. 자기 방을 치우는게 너보다 더 중요했고 제 보석들을 다시 하나하나 넣는게 더 조심스러웠다. 상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며 상처를 주는건 정말 이 집안 사람의 내력인건지 거침이 없었다. 정말 그 뒤로 아무런 말이 없다는게 신기하고 기이할 정도로.)
:청소를 하고 잠깐 자리에 앉으면 조금 건조하게 당신을 봤고 그 눈이 몹시 담담합니다.
단델 뮤니아:할 말, 지금해도 되, 나요? (깜박)
버트 크린스:...네, 얼마든지요. (반사적인 답변이었다. 네게 안괜찮다는 티를 낼 수는... 없으니.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내뱉고 만 그런 답변.)
단델 뮤니아:...있잖아요.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당신이랑 뭐, 라도 하고 싶었는, 데. 왜이렇게 막, 당신이 낯설죠? 아니.. 그냥 딱히 내, 관심, 에 안들어와. 이제껏 날 돌, 봐 주고 살펴 준 당, 신이 말이죠. ...왜인지, 모르겠네. (무지는 죄다.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그것은 이 때 만큼 무거운 죄가 아닐 수가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그간의 너와 내 사이, 있었던 일, 관계, 장소, 그 요소가 합쳐져서 그럴 뿐임을 상기시켜줄 뿐이었다.)
이상하지... 더 이상, 걱정, 도 안되고, 기쁘지, 않고. 축하도 진, 심으로 고맙지, 않고. 왜지? 그냥 그, 래. 지금도, 내 사람이 아닌, 거 같아. 이러면 안, 되는걸까요? 모르겠어. 예전... 처럼, 인가. 좋아하, 지도 않고. 소중, 하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결국은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나는 혼란스러운거야. 차라리 기억도 같이 사라졌다면 나아졌을까? 자신은 모를 일이다. 나는 네 일을 끝까지 알 수 없을테니까. 그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지난 날과 겹쳐 혼란스러울 뿐이고, 어떻게든 이 불편한 감정을 정리하고 싶었다. 자신은 예나 지금이나 도망치는 일을 잘했고 숨기는 일에 잘했다. 지겹도록 다가오는 어린 날이 떠오르는데에 화가 나지 않았다.)
버트 크린스:(필시 당신도 쌓여있는 기억들과 아무것도 남지 않은 감정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어떠한 설명도 해주지 않은 것은 자신이며, 자신만 감당하면 될 일이라는 것도 결국은 널 붙잡고 싶다는 생각에 눈이 멀어 당신을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판단이었음을. 지금 당신에게 사실을 고한다면, 당신을 살린 나에게 고마워할건가요? 아니면 아무런 감정도 없는 상대가 그런 짓을 했다는데에 화를 낼 건가요. 애초에 나는. 그런 고민을 네게 떠넘길 자격은 있고? 그러니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서. 이 요동치는 감정들이, 억울함과 죄책감과, 막연한 기쁨이라는 감정들을 나는 감당할 필요가 있었다. 더는 눌러담지 못할 그것들을.) ...제가 그랬어요. 제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어요, 뮤니아. (아무리 눌러 담아도, 내 몸뚱아리에는 한계라는게 있어 그제서야 당신에게 고한다. 너는 바로 알지도 못할 소리를 내뱉으며,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답변은 무감각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차라리 네가 날 미워하게 된다면 이보다 못한 사이가 된다면, 모든 걸 놓을 수 있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나는 떨쳐내지 못했다.) ...대가였어요, 당신을 살리는 대가가. 지금 당신이 잃어버린 감정이에요. 미안해요, 결국 멋대로 당신의 걸 빼앗아가서. (한 번 터져나오기 시작하니, 더는 메울 수가 없어 넘쳐나온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지금이라도 멈춰야 하는데. 나는 또 네게 이기적으로 굴고, 홀로 편안해지겠다는 욕심을 품는구나. 뭘 잘했다고 이런 표정을 짓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지? 나는 한없이 가라앉고 그 모든 것들이 버겁기만 해,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순간까지도 네게 한심한 모습만 보이는구나.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오만했는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가.)
...미안해요. 미안해요, 뮤니아. 당신에게 무언가 바란게 아니에요. 그냥... 전... ......(입술을 꾹 내리누른다.) ...당신이 하고싶은대로 해요. 그거면 충분해요. 지금의 당신이 원하는대로. 제게 어떤 죄책감도 의무감도 갖지 말아줘요. (도저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더 이상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감이 오지 않아 한없이 초라한 사람이 되어 그 자리에 멈춰선다. 지금에서야 이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도. 지금의 당신이라면, 차라리 죽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걸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자신의 비겁함에 진절머리가 났다.)
단델 뮤니아:뭐, (뭐라고. 겨우 몇 마디 사이에 그 몇 일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이 상황 자체도 나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데 뭐가, 어쩌고 저째?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혔다. 늘어지는 몸이 점점 굳어가는걸 느꼈고 내뱉는 숨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삼키기를 몇 번씩, 몇 십 번씩, 반복한 후에야 겨우 가느다란 숨을 내지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자. 나는 원래 아팠고, 갑자기 낫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건 전부 네가 한 일이고. 그 댓가는 나의 이 마음인건가? 여기까지 오는데에 5분은 족히 넘은거 같았다. 그런데 결론은 고작 한줄이라니. 앞선 감정은 전부 돌이켜지듯 덜컥 눈물 방울이 굵어졌다. 만약 그게 떨어져 내린다면 그건 무지에 대한 죄이다. 모르는 것은 죄이고, 지금의 나는 죄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무책임했다. 나는, 나는 이 사람보고 뭐라고 한거지? 무관심에서 죄책감을 가지는건 너무나 쉬웠고 추억이 얽힌 관계는 너와 함께 사랑을 쌓은 몸이 쉽게 반응했다. 미치도록 혼란스러웠으며 울컥 쏟아져 나왔다. 그간의 너는 그런 시선으로 나를 돌보며 나를 봐왔는가? 왜, 왜요? 대체 왜?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이 식어가는 마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살았다며 좋아했는데, 왜요?)
... 그, 으, 러지... 말지, 그랬, 어요. 그냥 그, 러지 말, 말지. 죽어, 가게, 내버려, 두지... 왜, 왜 그랬, 그랬어요? 그런, 그런데도 사실, 사실은, 걱정이 안돼. 당신, 걱정이 안되고... 그래. 아는데도, 막, 도망, 치고 싶고. 편해... 지고 싶어. 내, 내가, 이런, 이야기 왜 꺼, 꺼내는지도 모르, 겠어. 그러지 말지... 왜요. 왜? 나는, 항상 당신이 소중, 하길, 바랬, 바랬어요. (제 얼굴이 어떻냐고 묻는다면 그저 눈물에 막혀 말이 버벅거렸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며 변화가 많고 너무나 쉽게 바뀌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네가 싫고 불편하나 그동안 나를 봐주고 좋은 추억을 쌓은 너라 어쩔 수 없는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힘들어요, 나 갑자기 왜이렇게 힘들지? 힘들어서 그냥 죽을거 같은데 그 이상으로 네게 뭔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자신을 더 미치게 하는거 같아요. 숨이 막혔다. 무력하게 울며 상황에서 도망치는건 과거로 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구나. 내가 다 나은건, 네 선택이었단거네. 그런데도 마지막엔 자신도 모르는 진심이 튀어나왔다. 당신이 항상 소중하길 바랬다고.)
버트 크린스:...미안해요... 미안해요, 뮤니아. (반쯤 정신을 놓은사람 마냥, 같은 말을 되뇌인다. 나 때문에 네가 다시 울게 될거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그 당혹감과 죄책감은 더 커져,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다. 네게 손이라도 내밀고 싶은데, 그 눈물이라도 익숙하게나마 닦아주고 싶은데.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마지막 양심이었고, 마지막 배려였다. 더는 네게 내가 소중한 사람인 척 굴어서는 안되는 일인데.)
...그러려고 했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미칠 것 같아서. 그러려고 했어요. 남은 시간 줄곧 함께하고, 웃으며 당신을 보내주려 했어요. 그런데... ......그럴 수 없었어요. (자신의 후회와 같은 발언이었다. 그러고 싶었다는 말. 나는 널 죽게 만들고 싶었다는 말. 그런 잔혹한 발언을 나는 늘어놓는다. 차라리 그러고 싶었다. 그럴수만 있었다면.) ...제 손으로 당신을 떠내보낸다는 결정을 할 수 없었어요... (아, 왜 하필 당신을 살릴 방법이 내 손에 들어온 것일까. 그토록 애타게 찾을 때는 언제고, 그런 희망을 품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소용없는 원망을 삼킨다. 일을 이렇게 끌고온 건, 그 가늘게 이어온 지금마저 망친 건 자신이다.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마지막으로 눌러 담았던 것들마저 넘쳐 흘러, 어느새 제 얼굴을 젖어있던가. 제가 무슨 짓을 한 걸까요. 왜 마지막까지 참지 못했을까요. 무엇이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하는 건 제 몫인데. 갈라지고 흐트러지는 목소리를 움켜쥔다.) ...괜찮아요. 도망가도 괜찮아요, 뮤니아. 편안해져도 괜찮아요. ...다 제 선택이었어요. 제 잘못된 판단이고, 제 실수에요. (후회한다. 명백히 후회한다. 하지만 돌아간다고 한들, 자신은 같은 선택을 할 거라는 걸 알았다. 그러니, 기왕 이렇게 된거. 어차피 돌릴 수 없는 거. 어긋나 버린 운명이라면.)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어요. 원하는대로... 하면. 좋겠어요. (띄엄띄엄 뱉어낸다.)
단델 뮤니아:(...나, 때문인가? ...나 때문, 인거 같기도, 한데. 아니. 명백히 나 때문이지만 아니었음 좋겠어. 그런 무거운 책임, 자신은 가지고 싶지 않았다. 하물며 그게 너로 인해 생기는거라면, 너에게 생기는 이 죄책감이라면, 나는 그저 도망치고 싶었다.이기적이라 해도 어쩔 것인가? 본성이 못되먹은 여자인데. 이건, 마음이 변한, 건가? 이렇게도 쉽게? 너를 그 누구보다 사랑해 마지 않아 미치도록 매달린 기억만은 이렇게 온전한데. 아. 보석도 질리면 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너는 나를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았고 이 일이 다가올 동안 그저 혼자 짊어진 채 왔단 말인가. 상냥한 너라서, 그랬구나. 어쩌면 미묘하게 어긋나는 예상과 오해가 쌓여 다시 한 번 숨이 막혔다. 한 번 막힌 것은 쉽게 뚫리지 못했고 그저 눈 앞이 흐릴 눈물이 평소처럼 넘치다 못해 시야를 가렸다. 마치 너를 보지 않는게 편한거 처럼, 잔인하게도 본능이 그랬다. 너무 울어 점점 머리가 뜨겁고 아파져 왔다.)
...이런 저라도 꽤 노력, 하면 돌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어제까지, 만해도 그럴 줄, 알았죠. 근데, 오늘 지나, 고 아니까, 알겠더라, 고요. 아, 당신을 다시, 소중하, 게 여길 수, 없겠, 구나. 아... 어쩔 수 없구,나. 예전이 어땠는지 모를, 정도로 예전 같, 아 보이지, 않아요. 노력, 해봤는데, 이게… 안되, 는, 거야. (안되는구나. 그렇게 결론을 내리니 뭔가 편해지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했다. 적어도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냥 모른 채 있으면 편했을 정도로 미쳐버릴거 같았다. 이 마음을 잃어버리기 전의 자신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았을 것이며, 얼음으로 된 다리가 깨지는 한이 있어도 네게 달려들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허나 그건 그랬다, 의 마음일 뿐이며 지금은 아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으나 그 이상은 어떻게 되어도 되질 않았다. 너는 네게 원하는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가? 감히, 감히 나에게 그런 선택지를 맡겨도 좋다고 너는 판단한거야? 나는 이런 와중에도 한가지 뿐이었다. 굽힌 무릎 위로 제 이마를 올리고 두손으로 옷을 움쳐 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결론 밖에 나지 않아서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이로 돌아, 가고 싶어.
버트 크린스:......(어찌 돌릴 수 있을거라 판단할 것일까. 지금의 너와 과거의 내가 바라보는 이상은 완벽하게 정 반대의 것이던가? 그렇다면. 만약 정말 그렇다면. 나는 널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간의 추억과 그간의 감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는 그럴 것이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무리하지 말아요.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저도........ 이미 다 알고 있던 일이니까. (그러니, 차라리 네가 나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 이미 흉측하게 감정에 물들어 젖어들었을 얼굴을 보지 않았으면 했고, 마지막이라면 지금의 내가 아니라, 네 기억속의 나로만 남기를 바란다. 그 기억이 길지 않아도, 어느 순간 흩어진대도 좋았다. 내 선택이 받는 벌이다.)
...그렇게 해요, 그럼. 우리... 그렇게 해요. (그저 그대로 고개를 끄덕인다. 쉽게 내뱉지 못해, 입 안을 몇 번이고 멤돌아도, 띄엄 띄엄 뱉어낸다. 그게 널 위한 일이라는 걸 지금의 나는 알고 있었다. 이미 돌아갈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다. 그럼 가장 나은 결말은. 당신의 행복 이 당연하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그래도, 정말 그래도, 언젠가 내가 생각나면 찾아달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가. 목구멍 안쪽에서만 지긋하게 멤돌아 들러붙은 그 단어들을 내가 꺼내는 일은 없었다.)